자 천사가 있다. 봐봐
천사가 있어요
천사들이 거짓말을 해, 안해?
안하지?
그래 천사들은 거짓말을 안해요.
근데 막 지금까지 인생을 암울하게 살아온 사람이 있었어
이 인간이 막 걸어가다가 천사를 딱 마주친거야
그래서 그 사람이 물었다구
제 미래는 어찌 되는 건가요?
근데 있잖아 천사는 거짓말을 못 한다구요
그래서 있는 그대로 다 이야기해줬어
너네 집은 빚더미에 나앉고 결국 망하고 나서
당신은 병을 얻게 되고
니 병원비 내려고 니 아내가 뼈빠지게 일하다가 사고나서 죽어버리구
너도 병이 악화되서 뒤질거랬지.
그래서 그 사람이 절망감에 빠졌어, 응?
근데 거짓말만 하는 악마가 딱 나타났네.
악마가 창을 들이대면서 낄낄거려 막
그래서 거짓말을 막 해요
천사의 말을 믿지 말거라.
너는 나중에 우연한 기회로 빚을 해결하게 되고
니 아내도 열심히 일 하다가 나중에 그 가게를 인수받은 다음에
네가 얻을 그 병은 흔적도 없이 사라질 거라고 했어요
거짓말이잖아?
근데 이 남자가 거기서 희망을 본 것이여.
그래서 막 노력해서 결국 진짜 성공을 하고
악마가 말했던 것처럼 됐어.
근데 있잖아.
그 사람 눈에는 누가 천사고 누가 악마로 보일까?
아니 말을 끊지 마시구요, 일 하기 싫으신가.
저 사람들한테 나는 천사라니까?
비록 거짓말이었지만 그 사람들한테 희망을 보여준 거라구
아니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속은 사람이 잘못 아닌가?
그러게 다 꼼꼼하게 따져 봤어야지.
난 분명 희망을 보여줬어
내가 보여 준 희망을 놓친 사람들이 뒈져버린 거 아닙니까, 예?
그리구 몇몇은 진짜로 성공했다고?
자 이제 당신이 말해봐요
내가 천사야 악마야?
좋다. 너무 좋다.
이런 발상 너무 좋다.
선이 선을 보여주는것인가 악을 보여주는것인가
받아 들이는 사람은 악으로 받아들인것인가 선으로 받아들인것인가
그렇다면 선은 무엇이고 악은 무엇인가
결론은 추천
그리고 결말은 깜빵...
크! 이런거 좋네요
우리가 평소에 인식하고 있는 선과 악이
과연 어떤 경우에서도 선과 악인지
그 선과 악을 재단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나에게 선이라고 남에게도 선이고
나에게 악이라고 남에게도 악인지
어차피 미래가 변하는거라면 천사가 알려준 것도 진실은 아니네
결국은 사기꾼의 헛소리
정해진 운명이었다면 악마의 입바른 거짓말에 얻은 희망과 노력에도 실패해서 더 큰 절망을 얻을것이고
정해진 운명이 아니라면 천사가 저 말만하고 끝나지 않았겠죠.
개인적으로 이글의 포인트는 선악의 관점문제보다는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기꾼의 언변에서 나오는 무서움같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읽고 제목을 다시보니 소름돋네요
플롯부터 필력까지 너무 훌륭하다.
눈에 사기꾼이 변론 펼치는게 보이는 느낌임
와우...두 번 보러 왔어요;
+ 저 말투는 제 군생활 시절 행보관의 말투를 인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