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 졸업하고 나서 다닌 첫 직장에서 돈을 많이 모음.
여러 이유가 있어서 부모님께 손 안 벌리고 안정적으로 독립해서 살 수 있었음.
1. 직장에서 월세 지원해줌.
본래 직장에 속한 아파트에 살아야 하지만, 그게 자리가 꽉 차서 월세를 따로 구해야 했음.
내가 구한 건 아니고 직장 사장님이 구해주셨는데, 무려 집주인하고 쇼부를 쳐 줌.
'전기세를 제외한 난방비는 월세에 고정 금액으로 포함시켜달라'
덕분에 난 난방비는 하나도 안 내고(기름 보일러였음) 한 달 전기세 1~2만원 정도만 내고 돈을 아낄 수 있었음.
2. 취미가 먹는 것밖에 없었음.
주말이 되면 맨날 침대에서 자기만 했지...그래서 딱히 돈이 많이 들어갈 일이 별로 없었음.
그나마 먹는 게 취미인데
근처 마트에서 팔던 한 근에 7천원 꼴 수입 삼겹살 한 토막 사와서 오븐에 구워 먹던 걸 주로 즐겼음.
먹는 것에 돈 쓴다고 얼마나 쓰겠어. 그나마 쓴다고 해도 하루 3만원이면 고기 파티를 열 수 있었는데.
가아끔 7만원짜리 뷔페 가기도 하고 그랬지만...그건 뭐 몇 달에 한 번 정도였고.
3. 직장에서 가구 지원을 해줌.
그때 지원 받았던 게 침대, 컴퓨터 책상, 간이 옷장 하나였음.
덕분에 내가 살 건 냉장고 정도밖에 없었는데....18만원짜리 냉장고 아주 잘 썼지.
다만 직장 선배 중 하나가 '헉 집에 인덕션이 없어? 안 쓰는 거 하나 줄게' 해서 줬던 건 너무 감동이었다...
4. 위의 기반 사항 덕분에 적금을 개빡세게 할 수 있었음
월급 70퍼센트를 적금해도 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로 여유가 생김. 아, 월급 많이 받은 건 아님. 200 중반이었음.
그래도 그 정도 적금 하니까 통장에 돈 쌓이는 게 흐뭇하더라.
자유 적금으로 들어서 가끔 돈 쓸 땐 달에 10만원씩만 넣기도 하고 ㅋㅋㅋ(폰하고 컴 일시불로 살 때 딱 두 번 이렇게 했음)
정말 여유가 있었던 게.
아! 나는 이 직장에서 최소 3년은 있어야지! 하고
오븐에 전자레인지에 밥솥에 기타 등등...을 사서 집에 놓아둘 수 있을 정도였음. 뭐, 전부 저가 제품이었지만.
부모님께 용돈 따박따박 드리면서 편하게 살고....있었는데.....
지금은 다시 부모님 집에서 살고 있음 ㅋㅋㅋㅋㅋ 뻐킹....몸이 아파서 직장을 1년만에 그만두게 되다니. 심지어 직장에서 좀 편하게 하려고 폰 새로 지른 뒤 두 달 뒤에 그만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몸만 안 아팠으면 지금쯤 벌써....ㄹㅇ 6천 가까이 모았겠는데. 1년 동안 2천 모았으니까. 참고 더 다녔다면 어땠을까...했지만. 역시 지금 생각해도 참고 다니는 건 불가능했던 걸로 ㅋㅋㅋㅋ
그나마 다행인 게 지금 부모님 집에 얹혀 살기만 하고 있지 나머지는 손 안 벌림. 적금 빡세게 해서 다행이야.....
뭣. 이런 개꿀 직장을 다니고 싶다고?
어린이집 올래?
님 여자? 운동보냈습니다 쪽지남입니다
쪽지남 줄서봅니다
월세지원이 크더라...
난 월세 지원 안해줘서 돈 많이 깨짐ㅠㅠ
사진 정리하다가 어린이집 실습 했을 때 아이들 사진 보여서
아 남자애들 군대 갈 나이가 됐가? 싶었는데
마지막 문장 보니 좀 기분 묘하네 ㅎㅎ;;
200 중반이면 나쁘지 않게 받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