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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아동학대가 더해질 때

최악이죠.
비슷한 사례는 많은데 없는얘기 하나 쓰면
저희집엔 중학교 때 까지 제대로 된 욕실이 없었어요 . 고등학교 들어갈 때 변기랑 수도에 천장이 생김.
저 80년대생입니다
수세식 화장실도 없었어요. 80년대생입니다
친척집에 놀러가면 항상 목욕을 했어요
샤워라는 개념이 없었죠 어릴 땐
목욕탕을 한달에 한 번 가서 때를 밀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가난 하다는 것 만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광경이죠.
어르신들이 본인 어릴 때 힘든 얘기를 저한테 가끔 하시는데
듣다보면 실제로 제 얘기랑 별 차이가 없어서 ... 가만히 듣고 있다가 얘기 하면
처음엔 안믿으시다가 듣다보면 놀라심요
부지깽이 아세요. 80년대생입니다. 연탄도 날랐고요..  단칸방에 석면나오는 플레이트 지붕 ... 쥐....
국딩때 엄청 부잣집인 친구네 놀러가면 집에 가기 싫어서 되게 오랫동안 놀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머리도 잘 안감고 추운 겨울에 얇은 옷 입고 있는 제가 눈으로 보기에도 티가 났을거 같아요.
매번 제가 올 때 마다 저녁 해 먹이던 친구 어머님이 생각나요. 다 커서 생각해보니 감사하더라구요
중학교 쯤 되었을 때 부터는 그렇게 다닐 수가 없으니까 이틀에 한번씩 머리를 꼭 감고 갔어요
고등학교 땐 매일 머리를 감았고요
온수가 잘 안나와서 가스렌지에 물을 데워서 써요
잘 헹궈지지 않으니 그 탓에 두피가 어릴때 안좋았죠.
샤워는 하기 힘드니까
세수 따로 머리감는거 따로 상반신 따로 하반신 따로 씻어요
근데
매일 머리감고 자주 씻는다고 혼났어요
아빠가 한번은 내 앞에서 씻어 보라고 다 큰 딸내미 .....
대야에 물을 딱 두번 받게 하더라고요. 하나는 씻고. 하나는 헹구는용. 그걸로 세수 머리감는거 양치 다합니다 ....
그걸 내눈 앞에서 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고등학생 딸내민데 ...
참고로 그거말고도 폭력 상황이 많았던터라 저건 약과임
대학교와서 탈출 했어요
가난 지긋지긋해요
기숙사 생활하고 집에서 탈출 한 뒤로는 그거에 강박증이 생겨서 오히려 너무 씻어서 병이났죠 피부병 ㅎㅎ
지금도 이상한 포인트에 결벽증 있고 알콜로 소독 다하고 너무 씻어서 습진 걸리고 ...
그래도 정상을 찾아나가고 있어요.
먹는거야 뭐 ...
밥이랑 김치만 싸가서 점심시간에 입맛없다 그러고 굶거나 끝나고 상가 화장실가서 혼자 먹었어요
가난보다 무서운건
부모의 자격지심입니다
가난해도 부모가 아이들을 위해 애쓰는걸 알면.
아이가 일찍 철 드는건 어쩔수 없다 하더라도 서로를 위하며 살 수 있어요.
근데 자격지심과 이기심이 더해지는 순간 세상을 비뚤게 보고
아동학대와 방임으로 이어지면
그 아이의 평생에 깊은 상처를 남기죠 ..
아동 학대가 어른 학대보다 더 안좋은건
정상 사고 방식을 배우기 전에 비뚤어진 사고 방식이 세뇌되거나 학습 되기 때문인것 같아요.
주눅드는 성격에도 한 몫 하고 ....
저는 차라리 어릴땐 괜찬았는데. 학교 갈 즈음 부터 가난과 부모의 학대가 시작이 되었던 터라
그 전의 기억을 되살리고 꺼낼려고 노력했어요.
근데 처음부터 계속 그랬다면. 정말 아무것도 없는 데서 내 자존감을 찾을 수 있었을까 모르겠더라구요 ...
적어도 엄청 힘들었을것 같아요.
그런 상황에 계신분들. 힘내세요. 누구도 못해낸 일을 하고 계시니까요.

댓글
  • noble 2017/11/26 20:39

    상처도 많았겠고...고생도 많았겠어요. 잘 치유하시고 꽃길만 걸으시길.....

    (sxYiSj)

  • ⊙▽⊙? 2017/11/26 20:41

    화분을 사왔는데 조금이라도 마르면 마음이 덜컥 하는데.. 자라나는 새싹한테 이런저런거 더 해주고싶은데 못해줘서 미안해하진 못할 망정 무심하게 손으로 툭 치고 발로 밟고...
    저도 부지깽이 알아요(저는 80년대 후반이네요) 소나무숲에서 낙업 긁어모아다 때고 고구마 궈먹었죠 목욕탕은 할머니가 가기만하면 못밀은 때를 다 벗겨버리겠다는듯이 너무 아프게 밀어서 (커가면서 다른 이유도 추가되고) 지금도 목욕탕 하면 짜증부터 나요. 머리도 머리카락 빠지는데 샴푸 많이쓴다고 할머니 단골미용실끌고가서 무조건 짧게 자르고 깎아달라고 안한적이 없네요. 당연히 매번 갈때마다 그러니 미용사 아줌마도 할머니 앞이라 짜증은 못내고 제 머리는 정성들여 잘라주긴 싫었을거에요. 옷도 잘사는 친척이 입던거 물려입고 옷 입고 놀다가 넘어져서 흙투성이 되먼 빨래감만들었다고 혼나고 다른애들이 놀자고 해도 옷버린다고 집안에만 있으라고...
    낼모레 서른인데 가끔 가아아끔 길에 꼬질꼬질한 정말 부모가 관심없는 듯한 애들 보면 어릴때 생각나서 기분이 좋지않아요.

    (sxYiSj)

  • 愛Loveyou 2017/11/27 00:29

    눈물만큼 강해질 수 있다면 저도 그만큼 해내고 싶어요. 우리 힘냅시다!

    (sxYiSj)

  • eoeoeo 2017/11/27 00:53

    작성자님 꽃길만 걸으시란 의미에서 노래 하나 추천해 드립니다. 즐거운 일만 가득하셨으면 좋겠어요.
    https://youtu.be/26R4tYn99uc

    (sxYiSj)

  • 모모코나나 2017/11/27 02:10

    저도 자격지심 부모님을 둔 케이스...

    (sxYiSj)

  • 모모코나나 2017/11/27 02:11

    그리고 방임도.

    (sxYiSj)

  • 다녜리 2017/11/27 02:19

    고생 많았어 동생
    이제부터 좋은 일만 있을거야
    언니가 기도할게

    (sxYiSj)

  • SoulGuardian 2017/11/27 02:27

    스스로 그상황을 견뎌서 삶을 바꾸셨네요.
    대단하고 장한일입니다.
    제가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못받고 자라서
    강박관념과 자격지심이 매우컸는데
    어른이되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가 생기면서
    큰혼란이 왔었어요. 어떻게해야하는지 몰랐거든요.
    제 삶의 맨토 어르신에게 그고민을 털어놓고
    좋은부모가 되지못할거같다라고 말을했더니.
    아주쉬운방법을 알려주더군요.
    "자네가 어려서 내부모님이 이렇게 해주었다면
    좋았을것을. 이라는 상황이 있었다면 아이에게
    그렇게 행해주고.
    부모가 내게 했던 행동이 너무 안좋았었다면
    내 아이에겐 그렇게 안하면 되는 아주 간단하다"
    라고 해주셨어요.
    좋았던 행동은 따라하고 싫은행동은 절대
    나는 그렇게 하지말아야지라는...
    그게 쉬운거 같더라도 어렵더라구요.
    그래도 하나하나익혀나가니..
    좋은부모가 되어가는 노력을 하는거같아서
    조금 뿌듯한적이 있어요.
    지금 그대의 삶도 멋지게 가꾸어나가는게보이네요.
    찬란한 미래에 찬사를 보냅니다.

    (sxYiSj)

  • 쾌변의의미 2017/11/27 02:28

    그런상태의 아이들은 마치 애완견 같아요..
    부모가 아이를 힘들게 너무 힘들게 해도 아이들은 그게 엄청 힘든데 너무 아프고 그런데
    이걸 어떻게 하지를 못해요 심지어 표현도 못하고 그냥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어쩔 방법이 없어요
    그 과정에서 육체적 고통은 서서히 회복되겠지만 정신적 고통은 이 아이가 다 자라서도 잘 해결이 안됩니다
    이후에 강박증과 편집증으로 평생을 살아요,, 죽는순간까지 편안하게 죽지를 못하고
    더 안타까운건 그게 대물림 됩니다. 그 강박증이 그 자식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요...

    (sxYiSj)

  • 바리벼리바리 2017/11/27 02:31

    가난보다 무서운건
    부모의 자격지심입니다
    가난해도 부모가 아이들을 위해 애쓰는걸 알면.
    아이가 일찍 철 드는건 어쩔수 없다 하더라도 서로를 위하며 살 수 있어요.
    근데 자격지심과 이기심이 더해지는 순간 세상을 비뚤게 보고
    아동학대와 방임으로 이어지면
    그 아이의 평생에 깊은 상처를 남기죠 ..
    이 부분... 정말 공감 했어요.  그냥 글을 읽는데, 위로가 되네요. 힘내요 ^^

    (sxYiSj)

  • 초란 2017/11/27 02:41

    ㅡㅡ 근데 우리집은 아직도 연탄안로 때는데...

    (sxYiSj)

  • 天地長久 2017/11/27 05:59

    읽다보니 글쓴이의 마음이 너무 감탄스럽습니다.
    잘이겨내셨고 앞으로도 행복하실겁니다.
    글을 잘안남기는데 글쓴이의 상황과 비슷한 삶을 살아서 공감되어 적어봅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보면 부모마음이 이해가 된다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모가 더욱 용서 안되던시절이 있었지요.
    이렇게 사랑스러운 자식한테 왜그랬을까 라고
    더욱 용서가 안돼더라구요.
    밤새워 사랑하디고 손잡고 말해줘도 시간이 아까운 내 아기인데.... 왜 우리부모님은 그랬을까라고 원망이 더했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건 무엇이든 좋지않은건 내 대에서 끊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군대에서도 구타는 받았어도 내가  하지 않으면 이 악습은 사라질거라고 생각했고 가정폭력도
    마찬기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부모님에 대한 원망도 마찬가지로 내가 부모를 원망하는 모습을 내자식에게 보이기가 싫었습니다.
    앞으로 결혼을 하고 가정을 만드시면 좋은 부모. 좋은 아내. 행복한 가정이 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저도 80년대생이고 나름 동에 살았지만 화장실없는 집에 근처 공중화장실을 사용하고 겨울에는 장작불때고 자다가 얼굴에 쥐떨어지는 집. 근처에는 양공주집에 온갖취객이 다니고 무엇보다 괴로운건 밤마다 술이 깨는 새벽 까지 맞아가며 살았더랬어요.
    지금은 그럭저럭 깔끔한집에서 내 아이랑 아내를 위해 밤새 교대근무중입니다.
    난..... 끊어냈다고 생각합니다. 글쓴이의 지난불행은 앞으로의 불행을 미리 겪으신거라 이제는 더이상 불행 없을거에요.
    미래에는 행복하세요 .

    (sxYiSj)

(sxYi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