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업 외과의사로서 이국종 교수님에 대한 소견을 얘기해보려 합니다.
작년 저희 병원에서의 강의에서의 개인적 인상, 세바시에서의 Talk, 항간의 이야기, 몇 개의 글 등을 토대로 이국종 교수님에 대한 생각을 한 마디로 요약해보면,
바닥을 경험한 의사
입니다.
BIG4 병원 중심의 국내 의료환경에서 아주의대 1회 입학생으로 외과 수련을 위해 세브란스 파견을 나오고, 현재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참아내야 했던 고초는 이루 말 할 수 없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간담췌외과 펠로우를 마쳤으나 자리가 없어서 외상외과를 하게 되었고, 이왕 하게 된 거 제대로 해보자는 소신으로 이 분야에 헌신하게 됩니다.
아덴만 작전 등 일련의 사건을 통해 얻은 유명세와 관심환기를 통해 국내 외상의료현실에 대한 각성을 불러 일으켜 각 지역 거점 외상의료센터를 설치하고, T/O를 받는 물적 인적 인프라 구축에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봅니다.
외상센터를 찾는 중증환자들의 대부분이 저소득층이기 때문에 병원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없지만, 결국 국고 지원을 통해 하나의 의료복지 차원에서의 시스템 설계가 이뤄져야 하는데, MB 정부 이후에 점차 관심과 지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국종 교수의 외상팀은 한계 상황으로 내몰린 것으로 보입니다.
https://www.rapport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106494
그럼에도 이전에도, 앞으로도 가시밭길인 외상외과센터장을 지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디어세례를 통한 개인 브랜딩?
타고난 쇼맨쉽?
개원을 위한 밑밥?
지금도 환자를 보고 있는 같은 외과 의사의 입장에서 조심스럽게 추측해보자면,
환자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헬기로 실려오는 외상 환자들을 외면할 수 없어서.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보호자들의 눈빛을 잊을 수 없어서.
저도 외과의사이고 같은 계열의 병원에서 근무하기에 그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내가 안 하면, 누군가 날 대신해 이 불덩이를 짊어질 의사가 없기에 끝까지 하는 것입니다.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하려고,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원 확보를 위해 몸부림 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보건재정의 물꼬를 틀고, 인적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 적당히 쇼맨쉽도 필요하고, 미디어 노출도 감수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밤에는 다시 환자 곁으로 돌아가는 것이죠. 사실 상의 원맨쇼입니다.
만약, 이러다 이국종 교수가 쓰러지기라도 하면, 그나마 구축해두었던 외상팀과 시스템이 와해될 까 저조차 두렵기까지 합니다. 언제까지 홀로 짐을 짊어지게 할 수 없지 않을까요.
세바시에서 마지막 맺음말은 이렇습니다.
이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동료 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가감없고, 냉소적인 그의 말에서
바닥을 찍고 올라온 외과의사의 결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2011년 이후로 미디어의 관심은 들쑥날쑥했지만,
이 교수의 관심과 삶은 동일하게 외상외과의 일과 시스템 확충에 매여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이국종 교수가 스폿라이트를 받으면서, 이국종 교수의 말과 행동을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개인 영웅심리의 발로로 폄하하는 것은 매우 온당치 못한 것으로 생각되어 제 생각을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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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글에 과분한 추천 감사합니다.
저는 이국종 교수님의 내뱉는 듯한 냉소적인 말이 좋더라고요.
사람과 병원과 제도에 치이고 다치며 얻어진 냉엄한 현실 인식 하에 생겨난
기름기 쫙 뺀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 이국종 교수님의 세바시를 직접 들어보시죠.
훨씬 울림이 크실 것입니다.
특히, 세월호 대목에서는...
https://www.youtube.com/watch?v=A_zuHvBlvkA
[리플수정]이국종이 아덴만 때부터 줄곧 말하는 바는 딱 한가지죠
외상 센터 현실이 얼마나 열악한지 제발 좀 알아달라
의사 갈아넣어서 버티게 하지 말고 시스템적으로 보완해달라
추천합니다
설령 쇼라고 해도 사람 살리자고 하는 쇼인데 색안경 쓰고 볼 필요가
잘 읽었습니다.드릴건 추천 뿐이네요.
글 잘 봤습니다.
추천드립니다
추천드립니다
수 년전의 다큐에서부터 지금의 인터뷰까지 하시는 말씀은 항상 같습니다. 환자를 위해 사시는 분입니다. 항상 응원해요.
너무 위대하고 숭고한 삶이네요. 명예욕과 쇼맨쉽이라 한들 뭐 어떻습니까? 부를 마다하고 장애를 얻어가면서 남들은 쳐다보지도 않은 험지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데 이일로 충족되는 명예나 공명심이 교수님게 차라리 조금의 위안이라도 되면 다행이죠.
[리플수정]ㅠㅠ
이국종교수님이 쇼맨십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쇼맨십이라고 냉소짓는 사람이 있다면 십수년간 본인 몸상해가며 할 사람이 어디있냐고 묻고싶네요
어제 뉴스룸 인터뷰 보니까 얼굴 혈색도 안 좋은거 같고
한쪽눈 실명상태에 남은 눈도 온전치 않다 하고..
진짜 시스템 개선이 절실합니다..
좋은 글 잘 봤어요...
이국종교수가 줄곧 한말은 한가지죠.
40세 이하의 젊은 사람의 사망원인 1위가 중증외상이니 이걸 공공사업적으로 생각해서 접근해달라.
일개 개인이나 병원에서 할수 없는일이니 정부에서 제도적으로 해달라는 겁니다.
국립병원인 서울대병원은 외상외과도 없더군요.
자기가 아는 한 이 사람 살리려면 심평원 삭감 감수하고 이약 이치료를 해야겠는데 병원에서는 적자를 눈치줄수밖에 없는데 이제서야 어찌보면 인민군 덕분에 심평원 삭감 문제 개선에 어느정도 국민의 동감을 얻어낼 수 있는 상황을 맞이한건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비급여 전면 급여화를 골자로 하는 문케어에 들어갈 비용 반에 반만 대도 전국에 외상센터 차리고 삭감걱정없이 환자 살릴 걱정만 하고 수술하고 진료할 수 있다고 봅니다.
추천합니다. 이국종교수를 포함한 외과의사분들이 심평원,병원 경영의 눈치보지않고 소신껏 도움이 필요한 많은 환자들을 진료하는 더 나은 환경이 어서 오기를 기원합니다.
저희 아버지가 사고가 나서 원주 외상센터로 가서 다행이 목숨을 건졌습니다.
(물론 한쪽다리는 절단하셨지만요..)
그때서야 광역외상센터가 눈에 보이더군요..
전 무조건 이국종 교수님 지지합니다.
명문입니다
동일업종에 계신 원글의 견해를 접하니 더욱 이교수님의 고생과 헌신에 머리가 숙여지네요. 속히 제도적 개선이 빨리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글 감사합니다.
꼭 이 일을 끝까지 같이 할수있는 좋은 동료를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그저 응원밖에 못하지만..
이국종 교수님, 열악한 여건에서 일하는 외과 의사님들 화이팅 입니다
드릴건 추천뿐! 잘 읽었습니다. ^^;
추천합니다.
추천합니다
곧 등장할 엠파커댓글-
-응~ 평균임금3배~
-응~ 남들은 비슷하게 일하고 돈도 덜받어^^
-응~ 의사 월천
-응~ 니들끼리 알아서 양보해~
부와 명예를 충분히 얻을 수 잇는 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힘든 길을 걷고 잇는 분입니다. 욕 좀 하지 맙시다.
Kor2b// 꼬였네요.. 저분들 진짜로 한달에 한번 집에 들어갈까 말까하던데.. 초등학생 딸이 아빠언제오냐고 보고싶다고 써놓은거 라커 앞에 붙여 놓으셨던데.. 가슴이 미어지던데요.. 이국종 교수가 환자 인권 운운하면서 의료진 인권은 안중에도 없냐고 토로 하실때 뭔가 마음이 너무 짠하고 존경스러웠습니다. 특권을 포기하고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선택한 용자들한테 감히 누가 그런 댓글 달겠습니까
진심을 알게되면 세상이 조금씩 바뀌겠지요. 화이팅
[리플수정]콘프로스트// 이해력이............흠..;; 당장 우측담장만 봐도....ㅋ
Kor2b// 님이 생각하는 댓글들은 안달리네요^^ 님 이해력이나 챙기세요
Kor2b// 눈치가 없냐
외상외과가 어떤지 잘 상상이 안되시는 분들은 일본 드라마 코드 블루 -닥터 헬기 긴급구명을 보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재미도 있으니 찾아보시길
공감합니다. 비슷한 연배라 아대 1기 중에 고교 동창 애들이 2명인가 있기도 했고. 개인적으론 이교수 밑에서 레지던트 하다 서울서 페닥하고 있는 사람을 아는데, 대체로 글쓴 분 의견과 평이 일치하더군요.
덕분에 인근 신도시 일부 주민들이 응급헬기 소음 걸고 분탕 치는 거에 광분해서 쌈도 많이 했고. 수원 인근 용인이니 화성, 안산 쪽 노동자들 사고시 의료여건이 얼마나 열악한지 아니까 더 그렇고. kt팬이라 또 그렇고. 암튼 특정 직업군의 의무감, 인도정신 이런 거 말고 제도로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좀만 생각해봐도 쇼맨쉽해서 유명해지고 싶은 사람이
저런 고생만 하며 살 리가 없다 생각합니다.
이분을 까는 사람은 쓰레기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