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pixiv.net/artworks/96012395
나는 게임이 종합 예술이라는 말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종합 예술은 독자성을 갖지 못했다는 의미니까.
폭력적으로 말해보자면 게임의 예술적 내러티브는 극의 영역이고,
게임의 예술적인 OST는 음악의 영역이다.
그리고 게임의 예술적인 그래픽과 장면들은 회화와 비디오 아트의 영역이다.
게임이 종합 예술이라면, 이 모든 것을 뺐을 때 게임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따라서 비디오 게임을 예술이라 주장할 때, 우리는 게임의 독자적인 예술성을 내세울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체험과 상호작용이다.
인터랙티브 무비나 브레히트의 연극, 몇몇 실험 미술 등,
기존 매체에서도 향유자의 직접적 체험, 상호작용을 시도한 바 있으나
게임은 이들과 차별되는 향유자의 적극적인 체험을 자연스레 유도한다.
하위징아에 의해 인간은 놀이하는 동물이라 명명되었고,
놀이는 더 이상 한가한 사람들의 시간 낭비가 아니게 되었다.
놀이를 연구한 책 중 가장 스테디셀러로 읽히는 건 로제 카이와의 '놀이와 인간 : 가면과 현기증'일 텐데,
이 책은 놀이를 네 가지로 분류했다. 그중에서 미미크리(= 모방, 의태)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미미크리는 소꿉놀이, 인형극이 있고,
비디오 게임 중에서 설명하자면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등의 시뮬레이션 게임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놀이를 통해 우리는 나의 삶 바깥, 다른 누군가의 삶을 추체험하는데.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 경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세계의 한계를 넓힌다.
정리하자면 재밌게도, 우리는 이야기를 보고 실제 역할극을 해보면서
타인의 개인적인 삶을 이해함으로써 곧 세계를 이해한다.
그리고 우리 역시 세계를 이루는 존재자 중 하나이며
그렇기에 타인을, 세계를 이해하는 행위가 곧 나 자신을 이해하는 행위로 이어진다.
매우 어두운 분위기의 꿈속(이라는 설정)의 세계를 돌아다니는 게임입니다.
특별한 이야기나 목적은 없습니다. 걸어 다니는 게임입니다.
- Kikiyama
유메닛키를 '이펙트'를 모두 모으는 게임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더 근원적으로, 유메닛키는 그녀의 꿈을 돌아다니는 게임이다.
이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이벤트나 장소 중에는 이펙트와 전혀 관계없는 장소들도 즐비하다.
특별한 목적 없이, 주인공의 꿈을 여행하는 행위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주인공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반드시 스스로를 마주하게 된다.
자신의 경험과 세계관을 등불로 비춰, 이 어두운 게임 속 불친절한 기호들을 연결해 읽어 나가는 것이다.
에르곤과 파레르곤
사람이 감상하는 이상, 예술은 구조적으로 모두가 똑같은 감상을 남길 수 없다.
텍스트는 저자의 손을 떠난 시점에서 수많은 독자에게 각자 다른 방식으로 다시 읽히고
같은 예술을 바라보는 수천수만의 눈동자는 모두 다른 풍경을 봐온 예술 바깥의 파레르곤이다.
불친절하고 비어 있기에, 유메닛키를 한다는 건
이 비논리적인 모든 풍광에 플레이어 자신을 갖다 대어 퍼즐처럼 맞춰 보는 일이다.
실제 로르샤흐 테스트에 사용되는 그림은 아님
유메닛키에 대한 나의 모든 감상은
그녀가 최후에 꿈속에서 마음을 정리할 때
그 모든 이펙트가 알로 표현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알은 세상에 태어나지 못한 것이고, 세상에 발현되지 못한 어떤 마음이니까.
아직도 문학을 사랑하는 바보 등신들은
역설적이게도 세상에는 허구를 통해서만 가닥을 잡을 수 있는 진실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당신은 게임에서 무엇이 보이는가?
https://www.deviantart.com/zeekzter/art/C3a0e423-eab3-4496-8fdd-e0f2000ab302-1005392311
공부가 많이 부족하여 혹시 고수분께서 점마 저거 공부 대충했네 ㅄ 하는 오류 있다면 부디 알려주신다면 좋겠음.
유메닛키 좋았지.. 초딩때 방송으로 본거지만
정말 좋았었어 처음엔 공포겜인줄 알고봤었는데
그닥 공포요소도 없었고
20년전게임이네 ㄷㄷ
저 게임 사람들 막 멀티로 요즘 뭐 하던데
단순히 기괴하고 이상한것을 넘어 정신분석학에 관심이 생기도록 해준 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