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히 현실적으로 잘 짜여있는 스카이림의 국경선

기본적으로 산맥, 강, 바다같은 지리적인 장애물들은 국경을 정하는데 크게 영향을 미친다. 산맥과 강, 바다는 인간들의 활동 영역을 가로막고 분리시키는 경계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로마제국의 다뉴브 강과 라인강 국경선이 가장 유명한 예시이며, 우리나라를 봐도 산맥으로 각 도들의 경계가 얼추 맞춰지는 것이 좋은 예시라고 볼수 있겠다.

스카이림에 이런 간단한 원칙을 적용시켜보면, 지정학적 요소를 은근히 잘 반영하여 설정이 짜여지고 국경선이 확정되었다는 것을 알수 있다.

일단 스카이림의 지도와 역사를 비교해본다면, 지리적 경계의 역할이 역사와 문화에 잘 반영되어 있음을 알수 있다.

노르드의 역사를 보면, 처음 이주를 시작한 스타팅 지점이 동북쪽 해안가의 윈터홀드와 윈드헬름 (짙은 푸른색 원)인데,

여기서 가깝거나, 중간에 거대한 지리적 장애물(큰 강, 산맥, 늪지대 등)이 없는 화이트런, 리프튼, 던스타 지역(하늘색 원)은 탈로스 숭배를 위시한 노르드 문화가 정도는 달라도 대체로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늪지대와 강으로 접근이 어려운 솔리튜드(주황색 원)는 수도임에도 불구하고 탈로스 숭배를 비롯한 노르드 문화보다는 제국을 위시한 시로딜 문화가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얼마나 가까운지, 제 3시대에는 셉팀황제의 제위계승을 두고 시로딜이 아니라 솔리튜드(?!)에서 전쟁이 벌어졌을 정도다.)

솔리튜드(주황색 원) 만큼 고립되지는 않았지만 스타팅 지점에서 남쪽으로 깊숙히 들어가야 되며, 대부분 육상루트가 산을 통과하는 팔크리스(주황색 원) 같은 경우에는 원래는 시로딜과 스카이림 사이에서 소속이 왔다갔다 하는 지역이였다.

그리고 마지막 마르카스(빨간색 원)는 산맥(빨간색 선)과 강(파란색 선), 숲과 구릉지대의 4단 콤보로 막혀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카이림에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다르게 말하면 스카이림의 서쪽 국경선은 "인위적으로" 그려진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그것을 반영하듯이 이 지역은 유일하게 완전히 다른 인종그룹(노르드 vs 리치맨/포스원)들이 수도 없이 박터지게 싸우다가 리치맨이 개털리고 학살당한 역사를 끊임없이 반복한 지역이다. 

주황색과 하늘색 지역 모두 다 "정도는 달라도" 스카이림이란 지역에 소속감을 가지고 있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

덕분에 마르카스 주변지역에는 지금도 꾸준히 포스원이 여기저기 고립된 지역에 기지를 두고 게릴라전을 벌이고 있다. 제 1시대에 복속된 이후 제 4시대인 지금까지 수천년 동안 계속 노르드와 리치맨들은 복마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단적인 예시로 리치맨들은 바로 30여전 전쯤까지도 반란을 일으켜 독립했었다가, 울프릭 스톰클록한테 개처맞고 다시 스카이림에 복속되었다.

엘더스크롤 4편 오블리비언의 배경인 시로dil도 이렇게 인위적으로 정해진 국경선을 가지고 있다.

시로딜이 서쪽으론 사막과 바다, 북쪽과 동쪽으론 산맥으로 막힌것과 다르게,

남쪽 국경은 킹왕짱 타이버 셉팁 황제가 주변국들을 전부 다 신나게 두들겨패서 대륙 전체를 통일한뒤,

엘스웨어와 시로딜이 "협상"을 해서(그렇다. 이웃나라를 존나 두들겨팬 다음에 협상을 한것이다.), 인위적으로 박스쳐진 구역을 시로딜로 삥뜯은귀속시켰기 때문에 지리적 경계를 다 씹고 남쪽으로 길게 뻗어있는거다..

이 설정을 반영하듯이, 실제로 이 지역에는 카짓들로 구성된 분리주의 반군조직이 있고 제 3제국이 멸망하자 분리독립을 했다가 또 다시 개처맞고 시로딜에 귀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