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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내 집에 다른사람 함부로 초대하지 않을 겁니다.

 
 
 
독거생활 시작한지 한달도 안된 시점입니다.
바로 오늘 일어난 일입니다.
 
 
 
 
 
나는 오늘 너무 화가 났다.
일요일 저녁, 친한 동생이 우리집에 놀러왔다.
나는 그 동생이 우리집에 놀러온다길래, 수육과 함께 술을 준비하고 그 친구가 오자마자
술을 함께 나눠마시며 좋은 이야기를 하고 즐겁게 놀았다.
나는 월요일 출근을 하고, 그 친구는 월요일 휴무였다.
 
월요일 아침 내가 출근을 하려고 하는데, 그 친구가 말했다.
 
"형 저 형님 출근하고 좀 놀다가도 됩니까?"
 
"어 그래. 뭘 물어보노. 천천히 놀다가라."
 
"예 행님 그러면 행님 올때까지 기다릴게예"
 
하루 일을 하고, 퇴근준비를 하려는데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머저리가(주 : 병신과 머저리이기에 나는 녀석을 머저리라고
표현한다. 병신은 본인을 지칭하는 말이고 머저리는 그 친구를 지칭하는 말이다.) 부산에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럼 같이 가서 술을 마시자고 한 뒤에 친한 동생에게 전화했다.
 
"어 니는 그냥 따로 가야겠다. 내는 부산가가 술묵고 여서 출근할낀데"
 
"아 그렇습니까 그러면 다음에 뵙지요 잘 놀다갑니다 행님"
 
 
그리고 나는, 어젯밤을 부산에서 보내고 오늘 일을 한 뒤에 집으로 왔다.
 
근처 사는 직장 상사가 오늘 우리집에서 밥을 먹고 싶다길래 그러시오 하고 나는 먼저 집으로 왔는데...
 
피가 거꾸로 솟았다.
 
 
수건은 아무렇게나 바닥에 널쳐져 있고, 화장실 불은 그대로 켜져있는데 재떨이는 비우지도 않은 채 그대로 말라가고 있었다.
화장실 슬리퍼는 아무렇게나 되어있고 원래 쓰던 샴푸가 아닌 새 샴푸가 뜯어진채로 욕실 바닥에 뒹굴고 있다.
책상에는 마른 콜라가 담긴 잔이 굴러다니고, 언제 까먹었는지 숙취음료수와 빈 잔들이 싱크대를 굴러다니고 있다.
자기가 먹겠다고 놔둔 수육은 락앤락 안에서 이슬이 맺힐 때까지 그대로고, 베란다에는 세제가루가 굴러다닌다.
 
49H라고 적힌 밥솥에서는 이틀전에 해 두었던 밥이 거의 말라가기 직전 상태로 되어있다.
내가 빨아놓은 배갯닢은 이부자리 위에서 아무렇게나 굴러다니고 있다. 나는 도저히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다.
 
- 아 행님 무슨일이십니까.
 
"야 이 씨ㅍ놈아"
 
- 하하 행님 또 욕하시네예 뭐가 또 빡치는가예
 
"마 장난같나 이새끼야. 니 집안 아주 개판으로 만들어놓고 갔네? 뭐? 정리를 다 해놔?"
 
- 아... 그거 제가 좀 신경을 못썼네예 죄송합니더"
 
"죄송? 죄송같은 소리하네. 야 이 ㅆ팔놈아 입 쉽게 뚫리제? 내가 말했지? 집안에 뭐 굴러다니는 꼴 내 못본다고.
근데 뭐? 죄송? 뭐 까쳐먹었으면 제대로 버리고 뭐 담아묵었으면 제대로 설거지 해놓고 가야될거 아이가. 니 ㅆ팔놈아
니 온다캐가 내 밥을 안쳐맥였노 뭘 안했노 니는 내한테 이런식으로 하제? 그리고 ㅆ놈새끼야. 내가 화장실 휴지통
휴지담는 용도 아니라고 ㅈ나 이야기했는데 똥휴지 그대로 넣어놨대? 귓구녕에 ㅈ박혔나 ㅆ팔놈아"
 
 
 
- 아 그게... 제가 신경쓴다고 했는데...
 
 
"신경 쓴다고 한게 이거가? 내가 니한테 화낸적 없제? 니는 앞으로 우리집 올생각 하지도 말고
이딴식으로 할거같으모 다른데 갈생각도 하지마라 이새끼야"
 
 
그리고 나는 전화를 끊었다.
우리집에 누가 오는건 상관없는데, 즐겁게 놀다가면 그걸로 좋은데 제발 우리집 룰에 관해서 정해놓은 이 집의 법은
지켜줬으면 좋겠다. 여섯시에 집에 들어왔는데 밥먹고 설거지하고 집청소하고 이제서야 짬이 생겼다. 내가 잘못한게 맞는 것 같다.
내가 신신당부를 했기 때문에 그 친구가 예의를 지켜서 내 집에서 만큼은 내 집의 룰을 따라주길 바랬다.
그런데 이제는 그 친구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우리집에 초대하기 힘들 것 같다. 물론 손님이 오면 그 집에 있는 물건들이
신기하고 냉장고 한번이라도 열어보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겠지만 나 역시도 다른 집에 초대를 받았을 때 그런식으로 행동한 적이
없거니와, 그것이 대단한 실례임을 알기에 함부로 행동한 적이 없는데, 그런 나의 마음과는 다르게 다른사람들은 그러지 않은 사람도
분명히 있는 것 같다.
 
보여주기 위해서 내가 화를 낸 것은 아니다. 진심으로 화가 났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인데
내가 화를 많이 내는 모습을 보니 우리집에 저녁을 먹으러 왔던 직장상사도 오늘만큼은 평소보다 더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화장실 쓰는 것 까지도 나에게 물어보고 썼다. 분명히 말하지만, 내가 화가 난 것은 자유롭게 하되 최소한의 룰은 지켜달라는 것 뿐이였는데
그 룰조차 지키지 않고 멋대로 행동해 집안을 어지럽힌 것이였다.
 
화장실 청소용으로 쓰는 쓰레기통은 몇번이나 닦았고, 봉투도 쓰지 않은 채 아무렇게나 코휴지 버린 안방의 휴지통도 열심히 닦았다.
덕분에 싱크대 대청소도 한번 하게 되었고, 온 그릇을 다 꺼내 닦고 엉망이 된 싱크대까지도 재정리를 마쳤다.
술병이 쓰러져 있고 제대로 닫히지도 않은 냉장고 안 반찬그릇도 싹 꺼내 청소하고, 뒤죽박죽이 되어있던 파김치도 정리하느라
진땀을 뺐는데 이게 그렇게 간단하고 별 일 아닌 그런 것들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지금 제일 화가 나는건, 그 친구가 나에게 전화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했습니다 한마디만 하면
그래 내가 더러운거 싫어해서 그런다 하고 그냥 넘어갈 일인데, 지금까지도 전화가 없다는 것이다.
댓글
  • 홍시홍시 2017/11/21 23:40

    예의를 밥말아 ㅊ먹은 동생이네요

    (hYXNqj)

  • S.Guri 2017/11/21 23:50

    경험상
    '아 ㅅx ㅈ도 아닌걸로 오버하고 있네'
    이러고 있을 확률이 아주 높죠......
    제정신 박혔으면 일단 빌고 봐야지

    (hYXNqj)

  • 멍썅마이웨이 2017/11/21 23:53

    ;;; 저 동생이라는 사람은 친한 형 집에서 놀고가는 데도 저 정도라면.. 펜션이나 모텔가면 어떻게 하고 나올지 그림이 그려지네요 ..
    저런 무개념들이 어딨나 했는데 존재하긴 하군요 욕보셨습니다 ㅠㅠㅠ

    (hYXNqj)

  • 끼야오 2017/11/22 00:10

    전화 안오는거에서 끝...
    저는 저정도는 아니었지만 음 후배랑 둘이 술집에서 술마시는데 이 친구가 맘에 드는 이성이랑 잠깐 나갔다오겠다하고 안왔거든요
    저는 이때까지만 해도 뭐 젊을때 이러는거지하면서 집에 먼저 갈게~했는데 자꾸 기다리라 같이 가자해서 혼자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그냥 혼자 집에 갔는데 하나도 화 안 났어요 근데 다음날 먹은거 칼같이 더치하자고 그 술 한잔값..돈을 달라는데 음..아무리 내가 괜찮다해도 어제밤엔 내가 기다리게해서 미안했고 술 한잔값..안 주셔도 된다고 할거같은데 어제 만원 여기 계좌로 보내주세요~라고 하는데 순간 화가 어마무시하게 나더라고요ㅋㅋㅋㅋ 길 걷다가 중간에 서서 카톡으로 엄청 뭐라했어요 여기서 못 알아먹고 웃어넘기면 다신 안 봐야지했는데 정말로 미안하다고 기프티콘까지 주면서ㅋㅋㅋㅋ;; 다신 이럴일 없다고..그래서 잘 풀려서 아직도 친하게 지냅니다
    친동생도 아니구요 화도 냈고 이런 저런 부분응 알려주는데도 전화도 진심어린사과도 없는 사람은 미련 안 가지셔도 될거같아요

    (hYXNqj)

  • 철전열함 2017/11/22 00:27

    누가 와서 자고 가도 뭐라 안하던 내가
    현관 비번을 대학교학번에서 군대총번으로 바꿔버린 이유임ㅡ.ㅡ
    설마 내 총번을 어찌 알겠어

    (hYXNqj)

  • 베오베상주녀 2017/11/22 00:33

    ...와....남의집에서 어떻게 저렇게 가능하지..

    (hYXNqj)

  • rkdrjsdl 2017/11/22 00:33

    에휴.....애초에 글러 먹은 사람이네요. 아무리 친한 형님이라도 남의 집을 엉망으로 해 놓고 가다니.. 하물며 호텔에 가도 그렇게는 안해 놓는데...어딜 가든 욕 처 먹을 사람입니다. 잘 하셨어요.

    (hYXNqj)

  • 라힐렌 2017/11/22 00:35

    우와 저도 (남이) 집 더럽게 쓰는 건 못 참아서 웬만하면 사람 안 부르거나
    부르면 적어도 설거지까지는 하게 합니다만... 진짜 짜증나는 인간이네요.

    (hYXNqj)

  • 낭만우히리 2017/11/22 00:35

    그런 사람은, 이쯤에서 정리하는게 나아요!
    참...

    (hYXNqj)

  • 초코조아 2017/11/22 00:38

    방정리 깨끗이 안하고 가서 인심좋은 사람과의 인연이
    끊길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줄만 알았다면
    저런 실수를 하지 않았을텐데.
    가끔 예의는 지능의 문제가 맞다는 생각이 들어요

    (hYXNqj)

  • 한국소주 2017/11/22 00:39

    어려운 사람이었다면 저렇게 했을까요? 하다못해 편하게 느껴지는 수준을 떠나서 만만하게 보지 않는 다음에야 저렇게 했을지.

    (hYXNqj)

  • 세찬원(문지기) 2017/11/22 00:39

    지 딴엔 지가 한건 생각 안하고 욕먹은것 때문에 ㅆㅍㅆㅍ 하고 있나보네요

    (hYXNqj)

  • 오덕막후투 2017/11/22 00:42

    흠... 믿었던 사람의 배신 같은 느낌일듯...
    생각하기 나름인데
    저도 남의 집에선 최대한 물어보고 뭘 하는데
    그런 의식 없는 사람 입장에선 작성자님이
    별거아닌일에 화내는 사람으로 생각 할 거 같네요
    화를 조금 누르시고
    주의 정도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드네요

    (hYXNqj)

  • 제품특징 2017/11/22 00:52

    축하드려요! 이제 인생에 도움안되는 상ㅄ을 거르셨네요!

    (hYXNqj)

  • 하루종일해요 2017/11/22 00:54

    아니 이거는;; 작성자님만 친한 동생이라고 생각했고 상대방은 그냥 아는 애, 얼굴 아는 형 정도로만 생각한 걸껄요..

    (hYXNqj)

  • kjgksdg 2017/11/22 00:56

    진짜 저런거 인성인듯
    집에 초대하면 그럴 필요없는데 자꾸 정리해주고 집갈때 대청소 하고 가려는 애들도 있고
    지 과자 쳐먹은것도 안치우고 싫은소리하고 몇번 얘기해야 겨우 먹은 과자봉지 치우고 말안하면 다 던져놓고 갑디다 ^^ 참다참다 화내면 그제야 미안하다 미안한척하고 (하지만 안고쳐짐 ㅋㅋㅋ)
    진짜 저런 것들은 초대하지마세요ㅠㅋㅋ

    (hYXNqj)

  • ReVeluvReVel 2017/11/22 00:59

    헐... 자취하는 친구네 놀러가면 반찬 들고가서 설거지거리 밀린거 설거지하고 밥 안쳐서 같이 냠냠 밥 먹고 빨래 개며 수다떨고 새벽까지 놀다 나란히 취침. 다음 날 함께 대청소 후 나오고 그러는데...
    반찬은 못 주더라도 정리는 하고 나와야지 못됐다

    (hYXNqj)

  • 노잼러 2017/11/22 01:08

    하...
    나 자취할때 하루만 자고 간다고 하고
    집나왔다고 세달을 눌러살던 새끼 생각나네
    존나 짜증나서 방뺀다니까
    지가 산다고 그러다가...
    막상 내짐 빼니까 거기 못살겠다고 지랄하던..

    (hYXNqj)

  • 닉이없슴 2017/11/22 01:09

    으....정말 싫다..
    개인적으로 나의 공간에 나없이 타인이 머무른다는 것..자체가 싫은 사람이라..몇배 더 싫네요..ㅜ

    (hYXNqj)

  • 하늘강산바다 2017/11/22 01:14

    친하게 지내는 대학동창이 하룻밤 묵어간 적이 있는데
    제 침대까지 내어주며 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다리가 아프다며 침대에 누워서는 제 베개 위에 발을 올려놓더군요.
    순간 빡쳐서? 야 아무리 다리가 아파도 내가 쓰는 베개위에 발 올려놓는건 좀 아니지 않냐? 라고 했더니 미안한 기색없이
    아 그런가? 그러면서 발을 내려놓더군요.
    물론 너무 친하게 생각해서 그랬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기분이 나쁜건 어쩔 수 없더군요.
    그 뒤로 제 방에 누구 데리고 오는 걸 꺼려하게 됐습니다.

    (hYXNqj)

  • 쟈오 2017/11/22 01:21

    내가 깔끔떤다고 오히려 뭐라하는거 한소리듣고 그 뒤에 그 사람을 포기했습니다.
    저 스스로도 절대로 씻지 않은 상태로 침구에 들어가지 않고 심지어 술잔득 취해도 안씻으면 바닥에서자고
    만약 춥다면 바닥에 이불 내려서 자고 이불  뒷날에 빨래돌리는데
    그걸 집에 들어오기전에도 계속 말했는데
    진짜 몇번이나 말했는데
    그냥 침대에 앉더라구요ㅋㅋㅋㅋ
    내말 그냥 개 쌍으로 듣는사람이라 생각해서 포기했습니다.

    (hYXNqj)

  • 안타깝다야 2017/11/22 01:30

    가끔보면 집에서 가정교육.. 뭐 청소, 빨래 이런거 크면서 손 하나 까딱 안한 친구들이 저래요. 그래서 청소를 왜 하고 정리를 왜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 아예 그냥 개념이 없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런 부류 아닐까싶기도하네요. 그래서 나가서도 늘상 자기집에서 하던 데로 하는거죠 근데 그게 잘못된건지도 몰라요 특히나 집에서 부모님이 그런거 지적안하시고 그냥 알아서 치워주시는 집이면 더.. 여기까지는 뭐 이런 친구들도 있다치지만.. 형님이 당부한것도 있고 깔끔한거 인지하고도 저랬다는건 이건 정확히 처박을 필요가 있는게 맞네요. 평소에 간혹 다른일로 형님을 무시했다던가 하는 행동을 보인적이 있다면 정말 이건 형님 우습게 알고 이런거고 그게 아니라면.. 그냥 형님이 너무 편함+청소정리에 대한 개념1도 없음 이거 아닐까요? 댓글 다신것중에 펜션얘기도 보니 걍 어딜가든 청소 그걸 왜 해? 이런 사람같은데..

    (hYXNqj)

  • 태평하군 2017/11/22 01:33

    그냥 예의가 없네요

    (hYXNqj)

  • 똥짜루 2017/11/22 02:04

    놀러간다고 하면 수육도 해 줘 술도 먹게 해줘 재워주기도 해 다음 날 쉬는 날이라고 하면 비벼대다가 가도 돼...
    게다가 화내는데 반응이 저런 걸 보면 알고 저렇게 하고 나왔네요.
    그냥 동네 호구형으로 보고 있는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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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투아르 2017/11/22 02:06

    저는 반대로 남의 집에 가면 너무 불안해서 몸이 뻣뻣하게 굳더군요. 흐... 상대방의 호의는 알겠는데 전혀 편해지지 않는 그런 상황, 마치 대대장 앞 이등병 신세죠.
    반대로 우리집은 개판쳐두고 편하게 지냅니다. 딱히 깔끔한 걸 좋아하는 건 아니라서 반쯤은 먼지구덩이에서 몸뚱이만 건사해서 지낸답니다. 회사에서는 깔끔보다는 효율성 위주. 깔끔한 편이 효율성이 좋다면 그리하고, 별 영향 없다면 대충 일괄처리 하는 편입니다. 종합해보자면 실용주의라고 할까요.
    결국 사람의 취향 차이라고 하면 될까요. 물론 본문의 건이야 매너없는 행위는 분명하겠지만, '편하다'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른 거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역지사지는 상상이상으로 많이 어렵습니다. 그게 간단했으면 세상의 갈등 90프로 이상은 애초에 존재도 하지 않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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