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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군(?)차량에 문콕을 당했습니다.

오늘 있었던 일입니다.

 

반차를 내고 제가 다니는 대학원에 교수님을 만나뵈러 갔었죠.

 

교수님을 만나뵙고, 시간이 남아 주차장에 차로 돌아와서 잠깐 시트 제껴두고 살짝 잠들어 있었는데,

 

진짜 딱 꿀잠 들때쯤 되서....그 아시잖습니까? 이승과 꿈나라를 오가는 그 때,

 

탁, 하는 소리도 아니고.....퍽!! 하는 차가 흔들릴정도의 소리가 나는데.. =_=

 

하... 블랙박스 바로 삐삑.

 

순간 잠 다깨고 개빡쳐서 벗어둔 신발도 안신고 양말신은채로 나가서

 

 

"방금 문 여셨죠??" 물어봅니다.

 

얼핏 보니까 젊은 남자 2명입니다. 무지 당황합니다. 차는 그랜져 TG. 이때까지만해도 그사람들 얼굴보단 내 차가 우선이었음.

 

조수석 쪽 문짝쪽으로 넘어가서 보니까; 하도 세차를 안해서 첨엔 티도 안남. 어디가 찍힌지 모르겠음.

 

손으로 주변에 쌓인 먼지 쓱쓱 문질러서 핸드폰 라이트로 비춰보니... 솔직히 어딘지모르겠음.

 

문짝 열어서 위치 대조... 다행스럽게도 도어 손잡이쪽 밑에 살짝 스크래치 정도가 났음.

 

"이거 보이시죠?? 문 함부로 여시면 어떡하자는 겁니ㄲ...." 하고 소리지르며 얼굴 보는 순간..

 

제 앞에 왠 군복입은 젊은 사내 2명이 손 모으고 공손하게 서 계심...

 

조금 놀래서 제가 다시 "....군인분들 이세요??" 하고 물어보니

 

선임병같은분 : "아...저희는 XX학교 소속 학군단입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저희 후배 교육을 잘못 시켜서...."

 

"......"

 

후배라는 학군단 학생을 다시 바라보니, 또 저에게 "죄송합니다" 합니다..

 

아마도 후배가 운전을 하고, 운전석에서 내리면서 문콕을 한 상황이겠구나 싶더라구요.

 

 

할 말을 잠시 잃고 제 차만 바라보고 있자니, 젊은 청년들이 시간이 갈수록 계속 "죄송합니다" 를 반복합니다..

 

사실 제가 문콕을 진짜 혐오하고, 한번 제대로 걸리면 아주 인실좆 해줄라고 독하게 맘먹고 있었거든요.

 

근데 이 학군단 학생들이 진짜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니 저도 자연스레 화가 누그러듭니다.

 

하....한숨쉬고는

 

".....다음부터는 문 여실때 조금만 조심해 주세요, 겉보기에는 똥차지만 저한텐 소중한 차예요."

 

하고 그냥 제 차로 돌아와서 다시 시트 뒤로 눕혀버리고 잤습니다..

 

그 순간에도 연달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를 반복하면서 고개를 숙이더라구요... (그 선임학생이 참 멋진듯)

 

그리고 그 다음부터가 참 놀랍습니다.

 

 

(제가 차에서 들은 내용입니다. 썬루프를 틸팅으로 열고 있었고, 지하주차장 이었기에 크게 다 들립니다)

 

이 때부터 선임병으로 보이는 학군단 선배가 후배를 갈구기 시작하는데;;;;;;

 

 

 

선임병 : "야, 너 제일 위험할 때가 언젠지 알아?"

 

후임병 : " ......"

 

선임병 : "바로 차 이제 막 운전해서 자신감이 붙었을때야. 알아?"

 

후임병 : " ....죄송합니다."

 

선임병 : "너 저 차 얼만지 알아?"

 

후임병 : " ......"

 

선임병 : "저분이 그냥 넘어가셔서 그렇지, 저분한테는 소중한 재산이야. 어떤 차든지 다 1000만원이 넘어. 알고 있지?"

 

후임병 : "...예."

 

선임병 : "알고 있으면 니가 문 열때는 옆차를 조심해서 열어야 될 거 아냐"

 

후임병 : "...죄송합니다."

 

선임병 : "너 이따 들어가서 반성문 써서 제출해"

 

후임병 : "...네 죄송합니다."

 

선임병 : ".....아까 그 분 가셨나?"

 

후임병 : "...네 가신 것 같습니다(제 차를 훑어보며)"

 

(저는 이 때 운전석 시트 완전히 제껴서 누워서 있었기에, 제 모습이 잘 안보였나봐요.)

 

선임병 : "죄송하다고 연락 드려야 될 거 같은데, 전화번호 있나 봐봐"

 

후임병 : "...없는 것 같습니다.(제 차를 앞유리를 훑어보며)"

 

선임병 : "진짜 없어??"

 

후임병 : "네. 없습니다"

 

(사실 있습니다. 크진 않지만 명함을 운전석 쪽에 인형이랑 같이 올려 두었거든요)

 

선임병 : "....앞으로 조심해. 항상 조심해야되"

 

후임병 " 예 죄송합니다."

 

그 말을 끝으로 둘은 사라졌고, 저는 괜히 마지막엔 짠한 마음까지 들더군요.

 

이번 일을 계기로, 그 학군단 학생들도 평생 문콕에 신경쓰고 조심하게 되겠죠?

 

 

그냥 오늘 오후에 있었던 일 그대로 끄적여 보았습니다.

 

S대학교 학군단 분들 혹시 이 글 보시면, 차에 큰 무리 간 거 아니니 마음에 두시진 마시고

 

조~~~금만 문콕에 더 배려하는 마음 가져주시면 좋겠고

 

앞으로 힘든 군생활 하셔야되는데, 몸 건강하게 잘 근무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 스카이엑티브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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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CpP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