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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카탈루냐 사태에 대한 이해를 위해

 간혹 아직도 카탈루냐가 스페인의 다른 지역과 언어와 민족이 다르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카탈루냐에 대한 사실 몇가지


1. 스페인의 다른 지역들과 민족도 같고 가톨릭 문화권으로 문화도 같습니다. 민족이 다른 건 바스크 지방입니다. 


2. 언어는 고유의 카탈루냐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카탈루냐어는 카탈루냐 지방에서는 공용어입니다. 이미 중앙정부에서 승인되 것이고 그밖에 독자적인 사법권도 가지고 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제주어가 공용어고 독자적인 사법권까지 있는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자치 충분히 누리고 있음요.


3. 카탈루냐는 스페인이 강제로 병합한 것이 아닙니다. 아라곤 왕국(카탈루냐)과 카스티야 왕국이 왕들끼리의 결혼으로 합쳐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스페인이 탄생했습니다. 이게 15세기말. 비유를 하자면 스페인땅에서 고구려 백제 신라가 계속 쭉 존재해 오다가 임진왜란도 끝난 이후인 15세기말에야 삼국통일이 이뤄진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각 지역들의 지방색이 매우 무척 강합니다. 


4. 통일 이후에도 카탈루냐가 스페인의 적국(왕위계승 전쟁에서 반대편)에 붙어서 깔짝대다 진압당한 적은 있어도 중앙정부 차원에서 카탈루냐를 무력으로 침략하거나 제압한 적이 없습니다. 


5. 카탈루냐에서 분리독립의 열기가 제일 뜨거웠던 때가 20세기초입니다. 당시는 민족자결주의가 나왔던 때라 전세계적으로 '독립'이 핫템이었을 때입니다. 우리도 그 영향을 받아 3.1만세운동을 하고 그랬을때. 이때 스페인왕위계승전쟁때 적국에 붙어 깔짝대다 박탈당했던 자치권도 찾았습니다. 


6. 저 당시 스페인내 분리독립 움직임을 경험했던 프랑코가 스페인 내전에서 승리하면서 상황은 다시 역전됩니다. 공화파는 분리독립에 호의적이었으나 프랑코는 자비없이 분리독립을 추진했던 카탈루냐와 바스크를 숙청, 억압, 차별했습니다. 


7. 그런데 프랑코 시대는 스페인 전체가 암울했다는 것이 함정. 카스티야, 안달루시아 할 것없이 다른 지역도 프랑코에 반기를 들면 자비없는 탄압이 가해지던 때였습니다. 


8. 민주화 이후 프랑코 시대의 유산들이 청산되기 시작하면서 카탈루냐도 자치권을 회복합니다. 카탈루냐어 공용어 인정, 독립적인 사법권과 세수 관할권 확보로 완전한 자치로까지 나갔습니다. 


9. 그럼에도 극단주의자들은 끊임없이 분리독립을 추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분리독립 여론은 약화됩니다. 


10. 그러다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발발했고 PIGS가 휘청거리게 됩니다. 그때 카탈루냐 상황도 악화되면서 급기야 중앙정부에 구제를 요청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11. 그것이 도화선이 돼 우리가 부담하는 국내 예산 비중은 19%인데 우리가 중앙에서 지원받는 비중은 고작 9%. 그렇게 우리 세금으로 안달루시아처럼 가난한 지역을 부양하다 우리가 거꾸로 중앙에 구제를 요청해야하는 상황에까지 내몰렸다는 문제의식이 확산됐고 그걸 계기로 극단주의자들의 분리독립 선동이 강해집니다. 


12. 그와 동시에 자신들의 실책을 중앙정부에 떠넘기는 것으로 책임을 모면하려는 자치정부 정치인들의 지역주의 자극이 본격화됐고, 카탈루냐 분리독립에 우호적인 포데모스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13. 그 결과 카탈루냐 사태가 지금처럼 커진 것입니다.


작금의 카탈루냐 사태는 지난 총선때 국민의당이 지역주의 선동을 어떻게 했고 어떻게 표를 확보했는지 상기하면 이해하기가 한층 쉽습니다. 


개인적으로 카탈루냐 독립이 인정된다면 한 공동체내에서 잘사는 지역이 못사는 지역을 부조하는 원칙 내지는 관행을 불관용하는 것을 승인하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댓글
  • solonge 2017/10/02 00:22

    7번은 그렇긴 한데, 프랑코가 카탈루냐를 많이 조진것도 사실이죠. 공화파 세력이 강했던 곳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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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HappyFew 2017/10/02 00:22

    [리플수정]포데모스의 지지자들이 전부 독립에 찬성하는 건 아닙니다. 저번 여론조사에선 47퍼센트 정도 나왔습니다. 다른 당에 비해서야 많지만 압도적 다수는 아닌 거죠. 반대로 스페인 시민당은 국민당 만큼이나 독립진압에 강경한 모양새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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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테니스 2017/10/02 00:23

    언어가 다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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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ULS 2017/10/02 00:23

    추천합니다. 너무 잘못된 설명들이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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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ULS 2017/10/02 00:24

    테테니스// 언어적으로도 그냥 사투리 정도로 봐야죠. 말이 언어가 다르다지 제주도 사투리랑 비교하면 제주도 사투리가 더 다른 언어에 가깝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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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일이형 2017/10/02 00:26

    [리플수정]그냥 강남자치구랑 비슷한 소리.....
    명예 카탈란들이 왜이리 불펜에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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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암갈매기 2017/10/02 00:29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추천도 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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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yrion 2017/10/02 00:30

    치킨무// 저보다 어떻게 더 자치를 누리나요? 바스크는 바스크 민족으로 민족적 차이라도 있는데 카탈루냐는 그렇지도 않습니다. 저보다 더한 자치를 줘야한다면 중국 홍콩같은 관계로 가야 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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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yrion 2017/10/02 00:32

    [리플수정]WeHappyFew// 오늘 실시한 여론조사가 중앙정부의 투표 저지 공작 이후에 실시된 것인데도 찬성이 51%밖에 안되더군요. 극단주의자들을
    제외하면 국경과 화폐가 달라지는 수준의 독립을 원하는 카탈루냐 사람들이 정말 얼마나 될런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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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리이다에 2017/10/02 00:51

    해축 유입초기에 바르샤와 레알의 관계를 설명하는게 지나치게 카탈루냐쪽에 편향적이었던게 그대로 이어진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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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나제로 2017/10/02 00:56

    solonge// 프랑코야 카탈루냐 조진만큼 마드리드도 조졌죠
    그보다 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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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yrion 2017/10/02 01:01

    알리이다에// 저도 그 영향이 크다 생각합니다. 바르샤가 받았던 탄압에 감정이입되면서 카탈루냐를 마치 일제강점기때의 우리 처지 비스무리하게 여기게 되었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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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의은하수 2017/10/02 02:21

    좋은글이네요 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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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타이머 2017/10/02 05:24

    글쎄요.. 이것도 좀 애매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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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공장장!! 2017/10/02 11:04

    좋은 글이네요. 추천합니다!
    저도 일본에서 우리가 독립되는 것처럼 생각했는데
    그저 강남이 독립하겠다는 뜻이랑 비슷한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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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움가르텐 2017/10/03 16:16

    tyrion//제주도에 독자적인 사법권이 있다는 건 사실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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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움가르텐 2017/10/03 16:17

    [리플수정]tyrion//또한 한국 정부는 제주어를 제주 지방의 공용어로 승인한 적이 없습니다. 그냥 방언으로 취급하죠. 승인된 공용어와 단순 방언은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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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yrion 2017/10/03 16:31

    바움가르텐// 제주도가 실제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제주도에 그런 상황이 주어진 것과 마찬가지 수준의 자치를 카탈루냐가 누리고 있다는 말입니다.
    카탈루냐는 저기서 더 나아가 완전한 재정독립을 요구하다 빠구당했고 그때부터 본격적인 분리독립이 추진됐습니다. 추석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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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rkMlb 2017/10/03 17:45

    언어가 틀리다면 완전히 다른 문화권이란건데 독립한다고 해도 막아선 안되는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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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yrion 2017/10/03 19:46

    ParkMlb// 언어가 다르긴 한데 그게 한국어와 일본어같이 차이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표준어와 제주 사투리 혹은 표준어와 심한 경상도 사투리 정도 차이라고 합니다.
    그마저도 현재는 카탈루냐 지방에서 스페인어 사용자가 44%. 카탈루냐어 사용자가 40%로 스페인어 사용자가 더 많습니다. 스페인어 사용자들은 애초 분리독립에 부정적인 성향인데 독립의 포커스가 카탈루냐 민족주의가 아니라 경제문제로 맞춰지면서 저들 중 일부도 독립에 찬성하게 된 겁니다.
    같은 민족이지만 언어와 문화 때문에 다른 문화권/민족으로 나뉘어야 한다면 발칸 정도는 되어야겠지요. 애초 같은 슬라브 민족이고 언어도 세르비아어와 크로아티아어 등으로 나뉘지만 의사소통은 가능해서 당연히 하나의 민족으로 묶여야 마땅하나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는 로마가톨릭, 세르비아-몬테네그로-마케도니아-불가리아는 정교회, 보스니아와 코소보(이쪽은 알바니아계이긴 하지만)는 이슬람.
    유럽에서 문화 구분의 가장 뚜렷한 준거가 되는, 즉 그것 때문에 전쟁까지 날 정도로 한 문화권의 핵심요소로 기능하는 종교가 다르기 때문에 애초 같은 민족이지만 이제는 서로 다른 민족 취급을 받고있고 서로 따로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특히 범기독교권과 이슬람권은 같은 뿌리라고 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이제는 뭐 완전 다른 민족으로 자리를 잡아버렸지요.
    하지만 카탈루냐와 스페인의 다른 지역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가톨릭 문화권이고, 결혼동맹으로 합쳐지기 전부터 스페인을 침략해온 이슬람 세력에 맞서는 가톨릭 동맹으로서 하나의 덩어리라는 의식이 있었습니다. 카탈루냐와 스페인 다른 지역의 문화 차이는 가톨릭 문화권 안에서 피레네 산맥 이북과 이남의 지방색같은 것인데 각 지방의 문화는 그것대로 인정받고 있어요.
    통일된지 수백년이 지나 기존에 있던 민족색도 옅어질대로 옅어졌고 실제로 현재 카탈루냐 자치정부에서도 카탈루냐 민족주의를 내세워서 독립을 추진하는 것도 아닌데(프랑코주의 청산을 기치로 내걸었고 독립에 반대하는 세력은 그게 누구든 지금 프랑코 지지자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왜자꾸 카탈루냐 민족주의 시각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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