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368510

어머님이 돌아가실거 같아요

심난해서 잠이 안 오네요


말기암 진단 받으시고 투병하신 지는 2년 반 정도 되었구요, 수술 두 차례 하셨고, 더이상 수술은 불가능해서
여러가지 치료 쭉 해 오시다가 화학요법 중이세요
어제 병원 다녀온 신랑이 화학요법도 이제 더 이상 효과가 없다고 한다고 
다른 치료법이 없을 것 같다고요
이제 집에서 실험적인 치료 같은거 받으시며 지내시게 되는데 
아무래도 올해를 넘기시기 힘드시지 않을까 라고 말 하네요. 

진단받으시고, 수술하고 치료 받으시면서 힘들기도 하셨지만, 그래도 치료 받는 주에만 아주 힘들어 하시고
일상생활도 (힘들지만) 하시고, 좋으실 때도 있어서 이렇게 버티며 지내는구나.. 했는데
갑자기 더 이상 치료가 효과가 없고, 마지막일 수 있다고 하니까 참...

해외인데, 신랑이 어릴 때 와서 여기 가족이라고는 어머님, 아버님 아주버님뿐인데
어머님이 돌아가신다고 생각하니까 신랑이 너무 안쓰러워서 울었어요..
연세도 아직 62밖에 안 되셨고, 은근히 더 오래 사실 거라고, 더 버티실거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어서 그런지 갑자기 아무 생각이 안 들고
뭘 해 드려야 할지도 전혀 모르겠구요. 
혹시 투병하는 부모님을 먼저 보내드리신 님들... 이렇게 해 드렸으면.. 하고 마음에 남으시는게 있나요?
신랑 마음 너무 안 아프게 후회가 많이 남지 않게 보내드리고 싶은데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병원에 계시는데 다음주 쯤 퇴원하시고, 집에 병원 침대 들여놓고 생활하시게 되는거 같아요. 
지금까지는 샤워, 식사, 화장실 거의 문제 없이 지내셨는데, 그것도 힘들어져서 도와주시는 분이 오게 되는거 같구요..

드시고 싶어 하시는 거 많이 해 드리는 거 이외에.. 어떤게 행복하게 보내드리는데 도움이 될까요...
어떤 조언이든 감사히 듣고 참고하겠습니다. 





댓글
  • 루드z 2017/09/15 11:14

    사랑하고 고맙다는 말 매일매일 해줄껄, 마지막을 받아들이고 엄마의 삶을 정리할수있게 도와줄껄, 손 많이 잡아줄껄, 엄마 동영상 많이 찍어둘껄, 치료에 전전긍긍하지말고 여유있게 하루하루 조금이라도 웃게해주게 노력할껄, 좀더 현명하게 진통제써서 통증좀잡아줄껄, 애고 남편이고 다 신경쓰지말고 24시간 엄마옆에만 있을껄, 아빠도 회사 관두고 엄마옆에 있으라고 할껄..  모든게 후회돼요. 저희엄마도 암투병하시다 돌아가셨어요. 부디 통증없이 편하게 지내시기를 기도합니다.

    (Xnx4eR)

  • 에임이 2017/09/15 14:37

    저희 엄마도 올해초 암투병 하다 돌아가셨어요
    그냥 옆에 있어 주세요.
    대화 많이 하고 무섭거나 외롭지 않게...
    먹고 싶다고 하시는거 몸에 나쁘니 좋으니 생각하지 마시고 다해주세요
    저희 엄마는 항암 부작용으로 입이 다 헐어 돌아가시기 전 이주간은 알갱이 하나도 없는 물같은 죽만 드셨어요
    입만 나아지면 엄마 좋아하는 음식 잔뜩 사다놓고 같이 먹자고 했는데 끝내 못 드시고 죽만 드시다 돌아가신게 그게 그렇게 마음이 아파요
    입이 헐기 전에도 호떡, 도너츠 같은 건 몸에 안좋으니 자주 먹지 말자고 하다 너무 먹고 싶어 하셔서 사다 드렸는데 그걸 그렇게 맛있게 드셨던 것도 생각하면 너무 속상해요
    엄마가 많이 아파도 여자기 때문에 머리 다 빠지고 초라해 진 자신의 모습을 속상해 하셔서 예쁜 모자 사다 드리고 예쁜 양말 사다 드리면 그렇게 좋아하셨어요
    모자 예쁘게 씌우고 붉은 계열 립스틱 칠해주고 참 예쁘다 말해주니까 신나하셨던 기억도 나네요

    (Xnx4eR)

  • 다잊었다 2017/09/16 23:00

    보통날보다 과하거나 더욱신경써서 케어하시는게 오히려 임종임박을 상기시키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그냥 말씀에 최대한 귀 기울여 주시는게 최선 아닐까 싶네요..

    (Xnx4eR)

  • 우리켐 2017/09/16 23:04

    아버지가 12년도 담도암으로 2년 치료받으시다 돌아가셨어요.
    마지막 가시는 모습 못봐서 아직도 맘이 안좋아요 ㅠ
    평소 사랑한다고 말하는것과 동영상 많이 찍어놓는게 좋을거 같아요
    전 동영상 찍어놓은게 없어서 이젠 아버지 목소리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Xnx4eR)

  • 오리지널낭만 2017/09/16 23:28

    집보다는 요양병원이 나을꺼에요.
    가시는길 최대한 고통없이 환자 돌봐줘서 괜찮네요.
    저도 아버님 암 투병중이라 요양병원에 있거든요.
    힘내세요~

    (Xnx4eR)

  • 심심한처자 2017/09/17 00:08

    친언니처럼 지내던 외사촌언니가 30중반에
    암으로 먼저 갔어요..
    형부쪽이 언니 심각한 상태인걸 숨겨서 언니가 제대로 마지막 준비도 못하고 의미없는 치료만 하다 갔어요
    저희 언니가 아쉬워했던게 그런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환자가 스스로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단 몇달 몆주 며칠 만이라도 아픔없이
    즐겁게 웃으며 이것저것 해보고 먹고 놀러가고
    하실 수 있도록 해주세요

    (Xnx4eR)

  • 쿵쾅 2017/09/17 00:43

    수요일에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어제 발인하고 왔는데 아파서 입원한지 20일도 안되서 돌아가신거라 할머니 본인은 본인이 돌아가시게 될거라고 생각도 못하시지 않았을까싶어요. 검사해보니 혈액암인데 이미 온 장기에 다 전이가 되어서 손도 쓸 수가 없는 상태였어요. 돌아가시기 이틀전에도 뭘먹고 기운을 차려야겠다며 뭘 좀 먹여달라고까지 하셨는데 할아버지와 자식들이 결정한거지만 꼭 안알렸어야하나 싶었어요. 결국 유언도 못남기시고 돌아가신게 가슴 한켠이 좀 답답하네요. 하고싶었던 말 보고싶었던 사람 다 만나고 정리할 수 있도록 해드리고 마음 표현 많이 해드리고 추억도 좀 더 쌓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Xnx4eR)

  • 카레면 2017/09/17 01:49

    일반적인 가정이 아니라 뒤늦게
    아버지 암투병을 알고 한번 가고
    그뒤에 바로 장례를 치뤗는데 참 후회되더라구요
    우리 부모님은 더 잘버티시겟지란 생각이 더 들거에요.. 근데 그건 아니더라구요 ㅎㅎ...
    돌아가신뒤로 거의 일년을 술에 빠져살앗어요
    얼굴 자주 볼걸 사소한거라도 통화해서 목소리라도 들을걸.. 톡이라도해서 나중에 볼수잇게 남겨둘걸...하면서 장례치르고 돌아오는 기차안에서 폰보면서 후회하며 오열햇어요
    외국이니 다른건 몰라도 할수잇는건 꼭 하시되
    기록을 남기시길 바래요
    건강해지셔서 이런 조언들이 다 필요없길 바랍니다

    (Xnx4eR)

  • 5년만존버 2017/09/17 02:01

    아프신 모습이래도 동영상 많이 찍어두세요
    나중엔 그 모습도 그리워집니다.

    (Xnx4eR)

  • DUA 2017/09/17 02:50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무조건 동영상, 사진 많이 찍어 두세요. 특히 동영상.
    가장 사랑하는, 보고싶은 사람의 목소리와 얼굴이 점점 기억에서 흐려지는 건 너무 죄스럽고 끔찍한 고통이에요. 후회해도 돌이킬 수 없어요.

    (Xnx4eR)

  • 베노아 2017/09/17 03:12

    이제 몇시간 후면 어머니 발인입니다
    후회만 가득한 새벽입니다
    머리가 복잡하고 멍하고 잠도 오질 않습니다
    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니 목소리 한번만 들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잠들면 아침에 어머니가 깨워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러다 회사 늦는다 빨리 일어나 씻어라
    늦어도 아침은 먹어야지 이거라도 먹어라
    엄마 엄마 엄마

    (Xnx4eR)

  • 몬난폭탄맨 2017/09/17 03:47

    병원에 모시세요  제발요.
    집에서 돌아가시면 안됩니다.
    님과 가족을 위해서요..후회하지마시구요...제발..

    (Xnx4eR)

  • 푸른모래밭 2017/09/17 05:12

    식사 편하게 하실 때, 최대한 입에 맞는거 즐겁게 드시게 이것저것 권해보세요. 먹는게 최고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는데, 식사 가능할 때까진 맞는거 찾을때까지 부단히 찾으셔야...
    배에 복수가 찬다던가...장기들이 일을 안하기 시작하면  통증과는 별개로 불편하고 힘들어 하실꺼에요. 새벽에 외롭게 뜬눈으로 버티고 있진 않은지 살펴주세요. 가끔 같이 안자고 옆을 지켜 주거나 소근소근 대화도 힘이 되실꺼에요.
    후에 거동 불편해지시고 혹시 욕창이라도 한번 생기면 안 없어지고 정말 힘들어 하니깐, 누구든 신경 쓸 수 있게 잘 케어해주세요ㅠ
    사람이 아프면 심통난 아이처럼 변하기도 하더라구요, 변하더라도 끝까지 받아주세요. 그때 화내면 살면서 계속 후회해요.
    최대한 이야기 많이하고, 작은 추억도 만들고, 같이 시간을 보내면...
    살면서 생각나는 대로 그냥 그때 이런일 있었고,  그런 얘기했는데...라며 떠오를 꺼리도 많고, 편하게 말하면서 그순간엔 안 돌아 가셨고, 그냥 다른곳에 있는데 옆에 없는 정도의 느낌으로 살 수 있는거 같아요.
    그러다가 티비에 누구 아프거나 죽는 장면 나오면, 자동으로 수독꼭지 열리지만ㅎ

    (Xnx4eR)

(Xnx4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