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360650

영화 박열과 군함도의 비교

영화 박열과 군함도는 똑같이 일제 강점기를 다루었으나, 관객들의 반응은 전혀 달랐습니다. 박열에 대해서는 조용하던 대중 여론이 군함도를 상대로는 큰 분노와 반발로 이어졌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은 두 영화의 성격부터 알아야 합니다. 박열과 군함도는 비슷해보여도 완전히 다른 시각을 가진 영화입니다.


일단 박열은 영화 내에서 선과 악의 기준이 뚜렷합니다. 일본 제국주의는 절대악이고, 그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는 조선인과 일본인 사회주의자들은 절대선의 위치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내에서 선량한 일본인들이 자주 등장해도 한국인 관객들에게 별 거부반응을 사지 않았던 것입니다.


반면 군함도는 영화에서 절대악을 선정하지 않습니다. 물론 일본 제국주의가 나쁘게 묘사되기는 하지만, 그 일본 제국주의를 공격하는 미군도 조선인들을 죽게 한 악으로 묘사되며, 조선인들 역시 상당수가 일본 제국주의에 협력하는 악으로 그려집니다. 이 정도면 누가 진짜 악인지 애매모호하죠. 그렇기 때문에 군함도는 한국인 관객들에게 거부반응을 샀던 것입니다. 


또, 박열에서 조선이라는 나라나 조선인은 대부분 긍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집니다. 영화 후반부에서 주인공인 박열과 가네다 후미코가 조선의 옷을 입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장면에서 영화를 보던 관객들은 즐겁게 웃었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실제로 극장에서 박열을 보면서 체험한 사실입니다.) 반면 군함도에서 조선과 조선인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묘사됩니다. 영화 초반부와 후반부에 나오는 "이러니까 조선놈들이지...."라는 대사가 잘 말해줍니다. 이 역시 한국인 관객들의 반감을 사기에 딱 좋습니다. 


영화 박열의 핵심 주제는 제국주의에 맞선 사회주의자들의 투쟁입니다. 박열의 주요 등장인물들은 국제 사회주의자들의 주제가인 인터내셔널을 불렀고, 조선인과 일본인을 막론하고 일본 제국주의가 악이라는 확고부동한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군함도의 핵심 주제는 그저 생존에 불과합니다. 군함도의 주인공들은 박열과는 달리, 일본 제국주의가 악이라고 확고하게 믿는 신념 때문에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가만히 있으면 일본인들이 자기들을 다 죽일까봐 그게 무서워서(사실 이것도 감독이 만든 허구에 불과하지만) 어쩔 수 없이 싸우려 들 뿐입니다. 


그런 면에서 박열은 대의(大義)를 표방하고, 군함도는 소아(小我)인 수준에 그친다고 할 수 있죠. 


하나 더, 박열은 가급적 있는 그대로 역사적 사실과 고증을 살리는데 주력했습니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화려한 볼거리도 없고 다소 밋밋하지만 역사 왜곡 시비에 휘말리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군함도는 후반부의 대규모 탈출씬을 위해 역사적 사실이나 고증을 대부분 무시한채로 진행되었습니다. 이 역시 박열은 조용했는데, 군함도가 역사 왜곡 영화(사실이지만)라는 비판을 받게 된 주요 이유입니다. 

댓글
  • 대양거황 2017/09/05 13:10

    만약 군함도 제작자들이 정말로 이 군함도를 가지고 역사왜곡 문제에 진지하게 대응하고 싶었다면, 차라리 박열이나 택시운전사처럼 역사적 사실 그 자체에만 집중해서 영화 줄거리의 흐름을 짰어야 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일본인들한테도 날조 영화라고 조롱받고 한국인들로부터도 친일 영화라고 욕을 먹으며 외면을 받았죠.
    애초에 군함도는 암살이나 밀정 같은 오락영화인데, 그렇다면 처음부터 오락영화로서의 정체성을 솔직하게 밝히는 식으로 나갔어야지, 개봉 전에는 무슨 역사왜곡에 진지하게 대응하는 내용인 것처럼 포장했다가 막상 개봉하고 나서는 전혀 그런게 아닌 것처럼 나오니까 더 공분을 샀죠.

    (hMIxDb)

  • 대양거황 2017/09/05 13:14

    앞으로도 군함도에서 나온 것처럼 양비론적인 역사관을 갖고 만드는 영화들은 한국인과 일본인 모두로부터 외면을 받을 겁니다.
    차라리 택시운전사처럼 선과 악의 구도는 뚜렷하되, 사실 자체를 잘 살려내는 영화가 더 좋은 평가를 받겠죠.

    (hMIxDb)

  • 대양거황 2017/09/05 13:25

    왜곡을 해도 좋으니까 군함도 문제를 알렸으면 된 거 아니냐고 할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일관계에서 역사 문제는 굉장히 예민하고 조심스럽게 다뤄야 합니다.
    이걸 잘못다루면 자칫 우리가 역풍을 맞게 됩니다.
    뉴욕 타임스퀘어에 군함도의 조선인 노동자라고 내세운 사진이 사실은 일본인 노동자였다고 밝혀지자
    일본이 이걸 빌미로 한국이 역사왜곡 한다고 공격을 했죠.
    마찬가지로 허구로 가득찬 영화 군함도 가지고 일본을 공격해봐야 오히려 한국이 날조 영화 만들어서 모함한다고 역풍을 맞기 딱 좋습니다.

    (hMIxDb)

  • 진실의저울 2017/09/06 13:21

    그렇게 말하면 친미성향을 가진 사람들 입맛에 맞춰야 할까요?
    전 군함도 안봤으니 쉴더니 뭐니 안하셔도 될듯 합니다만,
    가쓰라 태프트 밀약이 미국은 필리핀 먹고 일본 니들은 조선 먹어라
    단, 상호불가침 조약을 맺자로 시작된게 일제 강점기 입니다.
    미국은 일본 보다 나을뿐 악의축이 맞습니다.(네 친미인 분들에겐 거북한 소리겠죠)
    "히바 너 반미냐?" 친미인 분들껜 그렇게 보일겁니다.
    역사 인식을 제대로 하자고 하면서 미국 까면 바로 반미냔 소리 하도 들어서 이젠 충격적이진 않습니다만,
    군함도 줄거리도 안본 입장에서 본문 글만 보고 쓴 내용이라 어떨지 모르지만,
    채찍만 든 일본과 채찍과 당근을 준 미국 중 어느 놈이 착하냔 질문엔 전 둘다 나쁜놈들로 보입니다.
    그리고 반일 반미 감정은 정부 놈들에게 있는거지 그 나라 국민들 전부 혐오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그 잘난 맥아더가 이승만 대통령 만드는데 큰 기여를 했는데, 과연 맥아더를 의인으로 봐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친미인 사람들은 물에 빠진거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노란거냐? 그렇게 말할테고
    저 같은 놈은 적절하게 물건 팔아 먹을 호구 잡아서
    뒤에선 일본놈들에게 패라고 시키고 앞에선 아픈데 바를 약팔이로 보는거구요.
    "원폭 덕분에 광복도 했는데 은혜를 모르냐?" 할지 몰라도
    상호불가침 조약 깨고 일본이 진주만 공격해서 보복성으로 날린거지 조선을 위해 날린게 아닙니다.

    (hMIxDb)

  • 대양거황 2017/09/06 13:33

    정말 궁금한데, 군함도를 까면 입에 거품물고 달려들어서 바락바락 악을 쓰는 사람들은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영화 관계자라면 자기네 수익에 지장이 생기니 그럴 만도 하겠지만...
    그런 관계자도 아닌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가요?

    (hMIxDb)

  • 낮낯낱낫낳 2017/09/06 19:14

    또한 화가 나는 점은 실제 군함도 로케이션 촬영을 한 결과물이 이것이라는 것이죠.
    그냥 오락영화를 찍을 생각이었으면 그런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로케이션 촬영을 했어야 했을까요.
    그냥 대충 CG하고 세트로 때우지.
    지금 우리가 생각하기엔 한참 모자르지만, 어쨌든 일본은 자신들이 군함도라는 영화로 까였다고 생각하고 있으므로, 앞으로는 정말로 군함도에서 군함도를 주제로 영화를 찍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죠.
    그런 영화가 고작 오락 영화라니.
    통탄할 일입니다.
    정말로 딱 박열만큼만 해주기를 바랐는데...하아...

    (hMIxDb)

  • Ssunny 2017/09/07 04:46

    박열은 나중에 다운받아서 보고
    군함도는 개봉 첫날에 영화관에서 봤는데요.
    군함도는 진짜.... 나오자마자 그 배우들로....라는 말이 나오더라구요. 감동은 있지만 딱히 기억에 남을 영화는 아니었어요.
    박열은 몇일 전에 봤는데 음악이며, 대사며...
    배우들의 표정까지도 기억에 남더라구요.
    이제훈을 제외한 다른 배우들까지도
    그 영화와 너무 잘 어울렸던것 같아요.
    박열이라는 인물과, 그들이 살았던 시대, 당시 활동했던 수 많은 독립운동가들까지도 한참을 찾아보고...
    후미코라는 여자가 쓴 책까지 빌려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hMIxDb)

  • 가식의제왕 2017/09/08 19:55

    군함도 박열 둘다봤는데,
    군함도는... 모독이라는 단어가 떠올랐고
    박열은.. 애국심 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어요.
    군함도는.. 왜 이딴영화가 그렇게 오래 상영관을 차지고하고있었나 싶네요.

    (hMIxDb)

  • 반대로생각 2017/09/08 20:04

    실제 군함도는 지상에 펼쳐진 생지옥이었습니다. 그에 반에 영화 군함도는 살만한곳이었습니다...

    (hMIxDb)

  • 닉네임무 2017/09/08 20:15

    우리나라 영화에는 신파가 중요 구성요소 중하나지요.
    하나는 억지스럽고 만들어 낸거라면
    다른하나는 자연스럽고 따뜻했달까요?
    박열은 보고나서 친구에게 한 감상편은 또라이와 그 또라이를 사랑한 또라이의 따뜻하고 슬픈 사랑이야기였습니다
    군함도는 그냥 사람들평가와는 다르다.
    하지만 친일영화 여부만 생각이 다르지 가치있고 뭔가 남는 영화는 전혀아니다
    감독특유의 오바와 억지스러운 면들로 인해
    그저 내겐 짝패 2  조선시대버전으로 느껴졌다
    거기에 여친소2  송중기 영웅만들기로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사람 생각은 다를수있고 영화는 영화감독마음이지요
    허나 내 작품에 실제 사건이 들어간다면 책임감을 가져야합니다.
    그것도 한참 이슈화된시기에, 게다가 일반인들도 미스터리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아픔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곳중하나인데.
    왜 그 속까지 볼 줄모르고 흥미로만 다루었나...
    차라리 군함도말고 다른 섬의 이름으로만들지...
    개봉전 다큐?라도 공개하지를 말지...
    실망이컸어요
    저에게는 택시운전사와 군함도가 더 큰 차이로 느껴졌습니다.
    역사적 아픔이있는 사건을 다루면서
    사건이 약간 완화된 모습으로 보이지만
    한 영화는 고맙고 미안하고 보고나서 참 감정이 확 올라와서 자리에 멍하니 앉아있다가 나왔는데
    한 영화는 머지... 하면서 그냥 나왔었죠.
    감독스스로 돌아봐야할 영화입니다

    (hMIxDb)

  • 다돌개울 2017/09/08 20:16

    둘다 나름대로 의미있고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깔 이유도, 옹호할 필요도 없다고 봄.
    난 오히려 여러 시각이나 다양한 변형이 가능한 영화 하나를 두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씹는 님같은 분들이 이해가 안가요. 아마 비슷한 글 수십번씩 쓰지 않으셨나요? ㅎ
    당연히 단순한 선악의 개념이나 권선징악적 구도가 아니니 보면서 찝찝 할 수 있고, 역사적으로 민감한 주제에 특히나 예능에서 다뤄져서 널리 알려진 소재를 영화적 상상력으로 역사왜곡처럼 느끼게 했으니 불편할 수 있지요.
    그럼 당연히 사람들이 싫어하면 안볼테고 흥행에 참패하고 묻히겠요.
    그럼 된거 아닌가요? 불매운동을 하고 광장에 끌고 나와 화형식을 라는게 더 맞는 건가요? ㅎ
    영화 나온지도 꽤 됐고 이젠 이런글 안보나 했더니 아직까지고 뷰글부글 한 분들이 많나 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도 유태인들에게 쉰들러리스트로는 찬사를 받고 뮌헨으로는 욕 업청 들어 먹은 일화도 생각 나네요. 물론 나치와 팔레스타인에 대한 국제적 시각과 유태인들의 시각차이겠지만, 어쨌든 영화 하나에 너~~~~무 심각하고 예민한 거 아닌가 싶어요.

    (hMIxDb)

  • 대게는대게커 2017/09/08 20:37

    제가 느낀건 누군가가 실제로 잔혹한 참상을 그저 탈출액션 장르라는 가벼이 여겨지는 오락거리로 사용한 것에 대한 분노였어요.
    마치 쇼미더머니나 송포유처럼 제 주변인의 삶을 망친 10ㅅH끼들이 나와서 랩이랑 노래로 자기 과오를 뉘우치기는 커녕
    철없는 어린시절 어쩌고, 사실 나도 힘들었는데 나만 일진이라고 주변에서 손가락질당했다는 둥 어이가 낭낭하게 사라진 프로그램을 본 느낌...?
    심지어 감독이 일본, 혹은 제 삼자였으면 저 등신ㅅㅋ들 하고 말겠는데 우리나라 감독이 그랬다는 건
    위에 비유로 나온 일찐따 놈들을 싸고 도는 프로그램을 만든 PD가 알고보니 피해자의 부모였다는 느낌 -_-...
    거기에 하나 더하자면 사람들이 PD한테 니 자식이 일진따들 한테 당한게 있는데 어떻게 이런 프로그램을 만드냐!! 하고 따지니까
    "사실 왕따를 당한 아이들도 왕따를 당할만한 문제가 있는 경우가 있거든요. 우리애도 그래요."
    라고 답변한 것과 같은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hMIxDb)

  • 블루베리우유 2017/09/08 21:51

    저는 군함도를 봤을때 지금의 대한민국 상황과 감독이 가진 대한민국의 길? 같은것을 투영시킨 느낌이 들었습니다. 군함도를 종래의 친일의 청산과 구태를 극복하고 새롭고 정의를 위한곳으로 만들고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을 그린 영화 같았어요. 너무 역사적 다큐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지금의 한국이 처한 현실을 비유적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받아들여주시면 모두의 분노가 살짝은 누그러들지 않았을까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생각보다 저평가를 받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살짝 아쉬웠어요.

    (hMIxDb)

  • 임봉봉 2017/09/09 07:10

    사회주의자가 아니고 무정부주의자요...

    (hMIxDb)

  • 블루워커 2017/09/09 10:18

    군함도는 괜히 당시 개봉 전부터 503 게이트 등 시국이 한창 역사, 정치 같은 거에 관심이 많고 뜨거울 때라 거기에 한 다리 걸치겠다고 시도한 게 역풍으로 망한 거라고 봐요. 그냥 암살이나 밀정처럼 군함도에 징용되어 고통받는 조선인이라는 소재만 따오고 어차피 류승완은 액션 활극이나 오락 영화 전문 감독이니까 그렇게 풀어서 그걸로 마케팅 했으면 역사 논쟁은 없고 전에도 한 말인데 그 캐스팅에 그 소재에 그 스크린 점유율에 천만은 기본 예약이었을 거에요.

    (hMIxDb)

  • exhilarating 2017/09/09 10:30

    (틈새홍보) 박열 안보신분 박열보세요!! 친구랑 보러갔었는데 유머요소도 있고 막 무겁지도 않고 뜻있는 영화였어요 거기다 극중 대사가 실제로 박열과 후미코간에 오고간 대화가 많다고 하더라구요~

    (hMIxDb)

  • 쥐색히잡자 2017/09/09 10:31

    이제 류승완감독 영화는 믿고 거를려고합니다!!

    (hMIxDb)

  • Scuderia 2017/09/09 10:34

    크리스마스 가족영화로 성격을 잡은 언브로큰만도 못한 진지함

    (hMIxDb)

  • 인델리 2017/09/09 10:52

    저는 군함도랑 택시운전사랑 비교하게 되더라구요
    역사를 어떻게 다루는지 너무나 비교되는 두 영화..

    (hMIxDb)

(hMIx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