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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도서정가제에 대해서 좀 생각을 해 보고 책게분들과 얘기를 나눠보고 싶습니다.
 
도서정가제는 2014년에 시행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강화된 도서할인율 제한제도라고 해야 하지만 그냥 다들 쓰는 표현으로 도서정가제라고 하겠습니다.) 예전에는 도서의 정가에서 총합 20%(10%는 할인, 10%는 적립금)를 할인해서 판매할 수 있었고, 발행된지 18개월이 지난 책은 할인율에 제한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것이 할인율은 10%, 적립금 5%로 바뀌었고, 18개월이 지난 책에 대한 할인은 불가능해졌고, 대신 정가를 다시 책정해서 판매할 수 있게 변경이 되었습니다.
 
도서정가제의 시행목적은 명확합니다.
1. 사라져가는 동네 책방을 살려야 한다.
2. 중소출판사가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서 다양한 종류의 책이 발간되도록 돕는다.
법안이 발의되었을 때부터 논란이 많았고, 지금까지도 책을 많이 사는 사람들이 폐지되어야 하는 악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험 1 - 책사재기 대란
도서정가제가 시행된 날이 2014년 11월 21입니다. 책게에는 그 때를 기억하시는 분이 많으실 겁니다. 인터넷 서점이 마지막 세일을 단행했고, 온통 난리가 났었습니다. 저는 평소 사려고 마음만 먹고 있던 책들을 200권 정도 질렀습니다. (카드할부는 위대한 빚쟁이 양산 음모입니다. ㅠㅠ) 인터넷 서점들은 트래픽이 집중되어 마비가 되기도 했었죠. 그리고 다음날부터 모든 책값이 올랐습니다.
 
경험 2 - 북페스티벌 망함
매년마다 홍대 인근에서 와우북페스티벌이 열렸었죠. 저도 매년 가서 책을 몇권씩 샀었습니다. 그런데 2015년 이후로는 와우북페스티벌이 열리는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도서전에 가면 평소보다 할인된 금액으로 책을 살 수 있었는데 그것도 막혔기 때문에 도서전에 가는 재미가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죠. 다른 도서전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경험 3 - 양도 줄고, 구입비도 줄고
저는 베스트셀러는 잘 사지 않습니다. 책이 나온지 18개월 안에 책을 살 가능성이 낮습니다. 그리고 책을 사는데 한달에 10~15만원 정도를 사용합니다. 지출은 그대로인데 책의 수량은 확실히 줄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는 지출도 줄었습니다. 이전에는 읽고 싶다고 생각하면 일단 사놓고 나중에 읽어야지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고민을 좀더 많이 합니다. 책 충동구매가 없어진 거죠.
 
기사 1 - 안 팔리는 책 소각
얼마전인지 좀 오래되었는지, 파주출판단지인지, 아닌지, 팔리지 않은 책을 모아서 소각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싸게 팔 수는 없고, 그렇다고 계속보관하자니 보관료가 계속 들고.. 가서 책 좀 집어 오고 싶었습니다. 어차피 태워 없앨 책.
 
기사 2 - 도서정가제 연장 결정
도서정가제는 일몰법입니다. 법률을 시행하는 기간을 두고 폐지해야 하는 법이었습니다. 그게 올해입니다. 3년 일몰법이니까요. 그런데 얼마전 뉴스를 보니 3년 더 연장한다고 결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좀 기대하고 있었는데, 망했습니다. ㅠㅠ
 
경험 3 - 재정가같은 소리 하고 있네
책이 나온지 18개월이 지나도 재정가 되는 책을 못 봤습니다. 제가 관심있는 분야 한정입니다. 재정가되었다는 책을 보면 책 많이 읽는 사람들이 읽을만한 책들은 없습니다. 최소한 전 못 봤습니다. 당연하죠. 책 좋아하는 사람은 가격이 어떻든 사야 하는 책은 사서 보거든요.
 
결과 1 - 동네서점? 망하긴 마찬가지
동네서점의 숫자에 의미있는 변화가 있나? 난 모르겠습니다. 요새 작은 책방이 많이 생긴다고 하지만 그 책방들은 서점이라기 보다는 하이브리드 카페 개념입니다. 진정한 작은 동네 서점은 여전히 힘듭니다.
 
결과 2 - 작은 출판사? 힘들긴 마찬가지
작은 출판사가 내는 책들은 베스트셀러가 아닙니다. 조금은 주류에서 벗어난 책들을 출판하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읽어야 할 책의 구입비가 올라 가니 작은 출판사의 책에 눈을 돌릴 겨를이 없습니다. 판매이익률은 늘었을지 모르지만 매출 자체가 줄어들고 맙니다.
 
결과 3 - 베스트셀러 집중
같은 비용을 들였을 때, 최대의 효과를 얻고 싶은 건 당연합니다. 책도 마찬가지겠죠. 베스트셀러는 내용이 어쨌든 중간은 갑니다. 실패할 확률이 낮죠. 많은 사람들이 읽고 검증을 했으니까요. 어차피 같은 돈을 쓸거라면 베스트셀러를 사서 읽는게 안전하죠. 하지만 그외의 책은 오히려 읽는 양이 줄었을 겁니다.
 
결과 4 - 인터넷서점이야? 악세사리점이야?
인터넷 서점들은 어차피 책가격에서 차별화할 수 없으니 사은품으로 차별화를 꾀합니다. 사은품을 사면 책이 따라오는 지경입니다. 실제로 사은품부터 확인하고 그 사은품을 주는 책을 주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일부이지만 서점에서 책이 주인 자리를 내주게 되었습니다.
 
결론
...은 내리지 않겠습니다. 그냥 책게에서 도서정가제에 대해서 한 번 얘기해 봤으면 해서 끄적거렸습니다. (소곤소곤.. 솔직히 전 반대입니다.)
 
생각나는대로 적은 글이라서 따로 참고자료나 관련링크는 없습니다. 세세한 내용은 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저는 책게 활성화를 지지합니다
댓글
  • 도미찜 2017/08/31 12:16

    그래서 저는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책을 구입합니다.
    모은 기간이 짧아 없는 책이 더 많기때문에 아직은 잘 이용하고 있지만 신간은 사려면 몇번 고민을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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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로월드! 2017/08/31 13:10

    중고서점 살리는거 좋다 이겁니다.
    출판사들이 대형서점은 싸게 도매공급하는데
    동네서점은 비싸게 공급하고
    카드수수료도 동제 서점이 더 비싸게 부담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동네서점 살리겠다고 정부가 나선거면 대형서점과의 차별을 먼저 없애지 이러한 문제점은 그냥 냅두고 왜 소비자한테 부담을 지게 해서 햐결하려고 하냐 이겁니다. 정부가 세금한푼 들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대기업과 싸울생각도 없으면서 힘없는 소비자한테 그 부담을 주는 방향으로 선택한게 괴씸합니다

    (h9YFCX)

  • 그윈플레인 2017/08/31 14:12

    작성자님의 글에 추천을 10개라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평소에 생각하던 걸 다 담으셨네요. 저도 베스트셀러는 잘 사지 않아요. 오랫동안 기다렸다가, 도서관에서 읽어 보고, 맘에 들면 소장합니다.
    한달 책값은요 평균 5-6만원 되는 거 같아요.
    책이 비싸서 몇 권 사지도 못합니다, 두꺼운 책을 좋아하는데 한 권 사려고 하면 진짜..
    그렇다고 동네서점이 안망하느냐. 네. 안망하긴 했더라고요. 근데 이미 망할 서점들은 다 망하고 하나 남은 거거든요.
    대학교 끼고 3개동에 한군데.
    그러니까 뭐가 잘 됐는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서점주인들에게 도움이 된다하니 참아는 봅니다.
    그런데 독자들에게 이익이 될 가격현실화는 도대체 언제 되는 겁니까. 언제 ㅠㅠ
    책 분야만이라도 블랙 프라이데이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1년에 단 3일. 딱 사흘만 세일을 허락해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얼마전에 책 딸랑 3권 사는데 7만원이 넘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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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닉네임이당 2017/08/31 15:04

    저는 도서정가제 자체는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블랙프라이데이는 반대입니당. 특성상  변심 반품이 가능하기 때문에 악용하려면 샀다가 세일하면 반품 후 재구매하는 식으로  할 수 있고, 출판사 품질 관리가 더욱 어려워 질 것 같습니다.
    출판사가  신간을 내서 운영 유지하면서 그 중 하나가 베스트셀러가 되면 수익을 내는 형식이고 도서정가제는  신간의 순환을  유지하고자 했었던 목적이 있었지만, 전자책이나 다른 문화소비재가 많아져서 효과가 미비하다고 생각됩니다.
    또 도서정가제가 오히려 마케팅비용을 크게 늘려서 대형출판사와 온라인 서점에 더 유리해졌다고 생각하고요.... . 프랑스처럼  배송비에 정가제를 적용하면 그나마 동네 책방에 조금이라도 이점이 있지 않을까 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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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통씨팔아요 2017/09/01 20:39

    사고싶었던 책들 꾹 참았는데, 연장된다길레 그냥 샀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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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역전4Life 2017/09/01 20:47

    진짜 박근혜가 만든 패악중에 나한테 피해가 가장오는 정책이죠
    와 씨 뭐 책 보고싶은거 몇개 사면 오륙만원은 기본이고
    책값이 내려갈거란 예측한 좆문가놈들도 있었던거 같은데 책값 계속 오르더라?
    진짜 요샌 책한번 살라면 큰맘먹고 사야되요
    아 할 욕은 많지만 책게라 이정도만...X발!!!! 책좀 맘놓고 읽자 또라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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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낮낯낱낫낳 2017/09/01 20:48

    저희 동네는 동네 소규모 서점은 다 망한지 오래...
    그나마 좀 규모있는데는 학원가 근처 같은데서 버티고 있구요.
    그런거 아니면 마트나 백화점 안에 있는 서점 같은거나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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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큐큐v 2017/09/01 20:51

    완전 공감합니다.. 책 구매 한지가 언제인지..
    저도 거의 도서관 이용하거나 중고로 구매합니다..
    심지어 중고매입가는 책의 10프로정도인데 파는건 50프로정도로 마진도 엄청남겨서 그것도 잘 안사게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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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버맨킹게이 2017/09/01 20:59

    이전에도 다른 글에 비슷한 얘기를 썼습니다만, 중소서점 가격이 더 싸다면 모를까 가격이 똑같다면 어차피 사람들이 중소 서점까지 가서 책을 살 이유가 없어요.
    책 사러 발품 팔 필요도 없이 인터넷서점이면 하루이틀이면 무료로 배송해주지, 책 종류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다양하지, 포인트 관리하기도 편하지, 그런데도 가격은 똑같지...
    그러니 책 사는 사람이 인터넷 서점과 대형서점 책값 오르면 중소 서점으로 옮겨가는 게 아니라 그냥 사라져버립니다.
    책 판매량이 줄어드는데 가격을 할인해서 판매량을 늘릴 수도 없으니 출판사는 책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고, 책 가격이 올라가니 가격 부담으로 인해 중소 서점에서 책을 사던 사람들도 줄어들 수 밖에 없죠.
    당장 저부터도 한달 5~6만원씩 책 구매하던 거 끊고 그냥 도서관에서 빌려봅니다.
    가격은 오르고, 책 판매량은 줄어들고, 동네 서점은 망하고, 인터넷 서점은 살찌고, 소비자 이득은 없고, 가격하한제의 평범한 실패 사례에요.
    최재천씨, 안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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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따시 2017/09/01 21:01

    저도 책소비 줄었어요. 예전에는 할인을 하니까 10만원을 써도 10만원에 이정도 권수면 싸지~~ 하면서 샀는데 요즘은 10만원이여도 몇권 안됨.. 그래서 그냥 고민고민하다가 한두권 꼭 읽고싶은것만 사고 끝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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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ieloemar 2017/09/01 21:05

    저도 책은 사서 읽자 주의였는데 요즘은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봅니다.... 책 너무 비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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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더굴소스 2017/09/01 21:44

    저는 요즘은 이북을 많이 구매하는데 장르소설쪽이라 그런지 할인같은 것도 자주하고 리디같은 곳에서 쿠폰발행되는 날만 골라서 사고 충전도 적립포인트 두배주는 날에만 사고 그래요. 다만 다른 책들은 한번 사면 ....중고서적도 웃긴게 알라딘 중고서적가도 새책이랑 가격차이가 안나요. 심지어 2만원짜리책이 천원차이나는 것도 봤는데 새책을 사서 내가 그 첫페이지를 넘기는 기분이 좋은건데 중고가 그 가격이면 그냥 새책사는게 낫죠.
    하여간 예전에는 도서쿠폰으로 참고서나 그런것도 세일해서 좋았는데 생각해보니 벌써 몇년지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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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agonic 2017/09/01 22:22

    가격이 오르면 중소서점이 살아난다 자체가 개소립니다
    중소서점 연합회를 만들어서 포인트나 구매리스트가 연동되게 해주는등 혜택을 줘야지
    당장 우리나라 독서율이나 앞으로 늘어나는 매체 수가 얼마나 많은데 과거에만 안주해서 살아남을수 없는데
    책이란놈을 어차피 사는 필수제가 아니라서 구매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더 적음
    또한 앞으로 책도 소비재 성향이 강해져만 가는데 차라리 e북을 좀 밀어줘라
    아니면 아마존와서 다 잡아먹힐 예정임...

    (h9YFCX)

  • 떠날때깨워줘 2017/09/01 22:33

    중고서점 열심히 이용하긴 하지만 원하는 책이 딱
    나오는건 아니니까 그런 면에서 갈증이 있고요.. 예전에는 두세달에 한번씩 몰아서 쿠폰쓰고 정가제 기간 지난 책 왕창 지르는 쾌감이 있었는데 이젠 그럴수가 없으니 실망스럽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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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ㅁㅈ이 2017/09/01 22:51

    전공이 이쪽이라서 과 내에서도 의견이 많이 분분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당장 내가 보는 책 값이 오른다면 거부감이 느껴지죠. 다만, 본문과 맞는 내용인지는 모르겠으나 중간에 출판사들이 수익을 너무 많이 가져갑니다. 베스트셀러 아니고서야 작가에게 돌아가는 건 수익의 10퍼센트?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 도서정가제 시행하면서 이 이야기도 나온걸로 알고 있어요. 중간 출판사들이 너무 많이 가져가니 작가들 입장에선 도서정가제 = 작가수입이 오름. 이렇게 이해되니 찬성할 수 밖에 없었을거에요. 도서정가제는 결국 출판사 배부르기 밖에 안된다고 생각해요. 당장 책의 가격을 올리는 문제가 아니라 불균형한 수익 구조부터 고쳐야한다고 생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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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발다떼♥♥ 2017/09/02 00:02

    이게 참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게 할 말인지 못할 말인지 모르겠지만,
    요즘 들어서 온라인 중고 서점에 터무니 없는 가격의 매물이 보입니다.
    알라딘, 교보, 인터파크등등을 막론하고, 13,000원 짜리 품절된 책이
    50,000원, 70,000원에 매물로 올라 옵니다.
    70년대 출판된 인기서적의 초판본이라든지,
    소장가치가 있거나, 책테크를 하더라도 납득할 만한
    책이면 이해를 하지만, 12년, 14년에 출판된 책이 단지 절판내지는
    품절되었다는 이유로 서너배를 뻥튀기해서 중고시장에 매물로
    내는것을 보면 작성자가 말한 사재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7만원을 부르든 70만원을 부르든 소유주 마음이라고 하면
    할 말 없지만, 꼭 필요해서 찾아보던 책이 새책 기준으로 25,000에 판매되는데,
    이 책이 절판 되면서 70,000원에 중고서점에 올라와 있는 것을 보면,
    이게 지금 무슨일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 역시 도서정가제에 따른 부작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프라인 중고서점 골목에서도 기현장은 발견됩니다.
    도서정가제가 시행되지 한참 전에 출판된 옛날 책이 아니면,
    일부 이름만 중고책인 책들이 그나마 가격도 새책과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중고서점에 나오는 베스트셀러를
    사서 읽어보던 일도 도서정가제가 시행된 이후에는
    가능하지가 않습니다.
    도서정가제를 통해서 누가 돈을 벌어가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일반 시민이거나, 소매점이 아닌건 확실합니다.

    (h9YFCX)

  • 네발톱 2017/09/02 00:26

    동네에 유일하게 하나 있던 서점이 결국 망해서 빵집이 되었습니다 ^-T.... 딱히 살책이 있는게 아니라도 가끔 가서 볼만한거 있으면 집어왔는데
    이젠 그마저도 못하게 되어서 헌책방, 중고서점을 가게 되었죠. 그외엔 도서관 가서 봅니다. 예전엔 적게라도 꾸준히 책을 샀는데 저 이후엔..,

    (h9YFCX)

  • 고양이빵 2017/09/02 00:29

    올초에 국내에서 손에 꼽는 도서 도매상인 송인서적이 부도를 맞았죠
    정가제로 도서 수요가 얼마나 줄어들었는지 알게 해 주는 대목입니다.
    책을 얼마에 팔든 책 사자 읽자가 보편화 돼야 하는데 안그래도 양장본에 압축지가 판을 치는 우리나라 현실에 그 비싼 책이 그리 잘 팔릴까요.
    묵은책 재고가 남으면 밀어내기라도 하면서 돌려야 하는데 가격을 고정시켜 버리면 재고 떨지 못하는 서점이 오히려 부담이 되죠.
    그럼 도매상은 줄여서 주문을 받게되고.. 출판사는 책을 적게 찍고... 악순환이 아닐까요

    (h9YFCX)

  • 냐옹이는냐옹 2017/09/02 00:35

    저 짓 할 시간에 전자도서 보급에 조금이라도 도움이나 되든가

    (h9YFCX)

  • te 2017/09/02 00:52

    10여년 전에는 동네에 책방이 4개쯤 있었는데(대여점X 중형서점) 하나 둘 폐업 하더니 도서정가제 시행하고나서 딱 하나 남았네요.
    예전에는 그 동네에서 장사하는 중형이상의 서점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대형 체인 서점 빼고는 전멸입니다.
    새로 중고서점이 하나 들어왔긴한데 저희 동네 뿐만이 아니라 반경 5km 이내에서 서점을 찾기가 힘들어요.
    사라져가는 동네 서점들에게 도서정가제는 아무 도움도 못되는 생색내기 정책이죠.
    요새는 책을 사도 중고서점에서 사는데 그나마도 구입 횟수가 많이 줄었네요. 1/3 정도 덜 사게됐어요.
    안 그래도 내수도 안 좋고 출판계도 어려운데 왜 시행하는지 이해가 안 가는 정책입니다.
    책 안 읽는 놈들이 정책이랍시고 내놓는 꼴을 보니 울화가 터져요. ㅠㅠ

    (h9YFCX)

  • nellic 2017/09/02 00:53

    중소서점에서 일하는... 일했던 1인입니다
    8월달까지 영업하고 폐점했거든요 ㅠㅠ
    무려 10년넘게 운영하던 곳이었는데... 계속 적자라..
    도서정가제 처음 시작할 때도 이게 뭐하자는 거지
    라고 생각했었지만 그래도 서점경영에는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약간의 기대도 있었는데 결국 이렇게 되더라구요
    다시한번 제대로 살펴봐야 할 제도인건 확실한 것 같아요

    (h9YFCX)

  • 안생겨요!! 2017/09/02 00:54

    1번 ㅡ동네책방은 더죽었고 인터넷 서점은 수익률이 더 높아졌어요 단통법하고 비슷하게됐음 통신사만 노났듯이
    대부분 동일금액을 사용해도 책 구매율이 떨어졌고 애초에 서점가서 한가하게 구경하고 살수있는 인원도 별로 없을뿐더러 이미 오프매장은 거의 죽은상태라서 막상 구매하려해도
    조그만서점은 찾기도어렵거니와 책도별로없음 책을 이미
    구매하려고 결정한시점이면 인터넷구매가 편하고 마일리지도 쌓이고 어쨌든 더쌈
    2번 다양성이 더 사라짐 애초에 책이라는게 작가와 출판사간의 계약으로 인한 작가수익이 생김. 그리고 출판사는 판매마진으로 다시 계약을 수행하는 입장인데 책이라는게 많이 팔린수록이득인 품목임. 만권찍는거보다 십만권찍는게 더 권당 마진율이 높고 책이 많이 팔릴수록 더 찍어서 높은수익을 낼수있는데 이 수익이 있어야 출판사도 도박이 가능해짐
    다시 말하면 출판사도 수익이 생겨야 신인작가와도 거래도하고 도박적인 모험수를 던지기도 함
    보통 10권정도 투자해서 그중한권으로 수익내서 먹고사는
    구조인데 정가제로인해 대박책의 판매량자체가 극히 작아짐
    이문제가 어마어마한 타격인게
    권당인세받는 베셀작가 출판사 인쇄소 판매처모두 손해발생
    함과 동시에 신입작가나 다양성을 줄어들게 하는 주요 요소임
    사실상 책생성구조를 전혀알지못하고 만들어진 법이라고 느껴짐 목적에 전혀 부합하지 못하는 부작용을 발생시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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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마왕빠 2017/09/02 01:14

    제가 그 사라져가는 동네책방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이런 글을 볼 때마다 참 복잡한 기분이 듭니다.
    출판업계가 작아지는건 아주 여러가지 문제가 서로 엉켜서 일어나는 문제들이고 제가 모르는 부분도 많다고 생각해서 함부로 업계의 입장을 표현하기 조심스럽네요.
    이런저런 문제를 접어두고 그냥 제 솔직한 마음만 내뱉는다면,
    부끄럽지만 저는 도서정가제가 폐지될까봐 두려웠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불편해하시고, 긍정적인 효과를 못 느끼신다지만 저는 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도서정가제가 고맙습니다.
    할인 많이 해주고 집까지 배달해주는 인터넷 서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동네서점을 살리기위해  일부러 우리 가게에서 책을 구매해주시는 단골손님들에게 인터넷서점과 똑같이 10프로 할인해드릴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그리고 초중고 도서실이나 국공립 도서관의 입찰에도 참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도서정가제때문에 얻게 되었습니다.
    기존에는 최저가 낙찰이기때문에 도매상이나 전문업자들만의 시장이었는데, 도서정가제 이후로는 10프로 이상 할인할 수 없기때문에 저희같은 동네서점도 참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서점이 아닌 곳들까지 참가하는 부작용도 생겼지만,
    새로운 매출이 생겨서 감사했습니다.
    그럼에도 정가인하같은 순순환이 일어나지 않는 등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도 잘 압니다.
    이런 글을 볼 때마다 모두 불편해하시는 그 도서정가제가 나에게는 경제적 숨통(?)이 된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시대의 흐름속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밖에 없는 동네서점때문에 본인의 소중한 돈이 쓰여지는게 속상하다고 생각하시는 마음도 충분히 공감됩니다.
    그래도 독자가 아닌 판매자의 입장을 한 번은 남기고 싶어 댓글 남깁니다.
    핸드폰 작성입니다.
    오타나 어색한 문장은 너그럽게 넘어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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