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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역사] 조지 커스터와 제7기병대 (1)

어제 쇼미랑 소사이어티 게임이 하는지도 모르고 업로드했다가 그냥 뭍혀버려서 내용 보강하고 수정할거 수정해서 재업로드 해봅니다.
이 글을 올리는건 어제 19세기 미국의 서부개척에 관련되서 미국의 다소 더러운(?) 역사에 대한 내용들이 올라오길래 저도 허접하지만 소소한 주제에 대해 아주 짧게 얘기해보고싶어 쓰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역덕들과 미국을 좋아하는 국내 역사덕후들에게 모르는 사람이 없고 미국 역사에서 한 인물로서 이정도로 심층적으로 탐구되고 현재까지도 온갖 떡밥을 양산해 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거라 생각됩니다.
그 인물은...............

[커스터의 초상화]
다름 아니라 조지 커스터(George Armstrong Custer) 중령(혹은 명예 소장)입니다.
서부극 좋아하시는 분은 한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인데, 제가 기억하는 최근 드라마나 영화 매체에서 등장했던게 HBO드라마 중에 "데드우드"라고 있는데 시즌 1에서 길거리에서 행인들끼리 대화하는데 "어이 들었어? 커스터 샛퀴 거들먹거리더니 수족에한테 뒤졌대"라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게 바로 커스터가 전사한 "리틀빅혼 전투"얘기입니다.
커스터는 오하이오(Ohio)주 출신입니다. 청소년기를 미시건(Michigan)주에서 보냈습니다. 평소에 매우 친했던 배다른 동생이 살고 있어서 어려서부터 독립을 꿈꿨던 커스터가 얹혀살면서 학창시절을 보냈습니다.
커스터의 아버지는 농부이면서 대장장이였는데 가난하진않았는데 농가 특성상 자식들이 많아서 누구를 팍팍 밀어주고 그럴 형편은 못되었습니다.
[생도시절의 커스터]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그랬듯이 가난한 청년들의 몇 안되는 출세길인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려고 빡시게 공부를 합니다.
이 당시에는 육사에 진학하려면 주별로 추천을 받아서 시험을 쳤는데 보통 지역의 유력자의 추천을 받아야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기는데 커스터 집안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열렬한 지지층이었고 조지 커스터 또한 죽는 순간까지 민주당 빠돌이였습니다. 한때 민주당의 대선 경선 후보로 거론된 적도 있었습니다.
(이당시 민주당의 스펙트럼은 넓지만 간단하게 말하면 노예제를 주로 지지한건 거의 남부주에 포진한 민주당 세력이었습니다. 아주 비약하면 지금 공화당하고 민주당을 뒤집어 생각하면 됨)
그러나 당시 오하이오주는 대표적인 노예제 반대주였고 공화당의 위세가 강했습니다. 이 때 추천을 해주는 유력자도 공화당 지지지였구요.
그런데 커스터는 그 유력자에게 편지도 보내고 직접 찾아가 설득해서 결국 시험을 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커스터는 인생내내 매우매우 화끈하고 저돌적이며 호탕한 멋쟁이 마초 Bad-ass였습니다.
그런 성격 덕분에 출세를 했고 그런 성격 덕분에 젊은 나이에 요단강을 건네게 되었지만....
여차저차 시험에 통과해서 육사에 들어가긴했는데 성적이 신통치가 않았습니다.
문제아 취급도 받긴했는데 당시에 육사 입학생이 졸업 도중에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매우 많았는데 그걸 끝까지 버텨낸거보면 군대랑 체질은 맞았던 거 같슴다.

[중간에 낀 저 주들이 보더 스테이트]

[캔자스주가 노예제를 폐지하길 바라는 지지자들의 포스터]
[노예제를 둘러싼 캔자스 주민들간의 대립. 이는 후일 비극을 불러옵니다]
근데 생도시절의 미국은 노예제 찬반문제와 남부주의 찬반 논란이 엄청난게 휘몰아치던 시절입니다.
심지어 중간에 낀주들 Border-State라 불리던데에서는 남과 북에서 몰래몰래 지원해준 장비와 자금으로 백색테러와 대리전이 일었났을 정도였는데요.
사관학교에서 생도들끼리도 논쟁과 주먹질도 심심찮게 일어났습니다.
커스터는 당연히 민주당 빠돌이답게 남부주를 지지하고 링컨 욕을 했습니다.
근데 이 와중에 커스터가 당직을 스다가 생도끼리 싸움이 크게 났는데 이거 제대로 말리지 못한 것 때문에 군법회의에 회부되서 구속이 됩니다.
성적도 낮아서 좋은 병과(이 당시는 공병 인기 많았고 보병은 ㅉㅉ)도 못 골라 가는데 깜빵까지 간 커스터ㅜㅜ 아 욘니 불쌍합니다ㅜ^ㅜ
[섬터 요새를 격렬하게 포격하는 남부연합군. 근데 개전을 알리는 전투치곤 사상자도 없이 싱겁게 끝났다능..]
근데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아니 이런! 남부주가 연방에서 탈퇴선언을 하더니 섬터 요새에 포탄을 갈겨댑니다! 커스터에게 기회가 왔습니다!
[로버트 리의 초상화]

[토마스 "스톤월" 잭슨의 초상화]
그런데 웨스트포인트는 남부출신 생도들도 많아서 내 고향 남부주를 지킨다고 대거 탈영을 해서 남부군으로 들어갑니다.
요새 문제되고 있는 그 유명한 로버트 리 장군과 "돌벽" 잭슨 장군도 연방군 장교였음에도 남부연합군으로 넘어간 대표적인 사람들이죠.
리 장군의 경우에는 링컨에게 연방군 사령관직을 제의 받았음에도 고향에 총구을 돌릴순 없다고 야간에 말을 몰아 도망쳐 나옵니다.

[대표적인 민주당 계열 군인이며 링컨 혐오자였지만 남부의 연방 탈퇴에는 부정적이었던 포토맥군의 아버지 "작은 나폴레옹" 조지 맥클레런]
근데 이 당시에 연방군(이하 북군)에 복무하고 있던 남부출신과 민주당 지지자들 중에 남부로 가지 않고 남아있던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비록 내 정치적 신념은 링컨과 공화당을 싫어하지만 그래도 난 연방군 장교고 연방을 깨는 행위는 반란이며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링컨도 전쟁 초기에 남북전쟁의 명분을 어디까지나 "연방의 완전성"을 보존하기 위한 전쟁이라 하였고 노예제 폐지에 관해서는 매우 조심하고 정책적으로 유예를 했습니다.
민주당 출신 정치인들과 군인들을 자극하지않기 위해서...
커스터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여담이지만 노예해방령이 선포된 것도 1863년 승리 아닌 승리인 앤티텀 전투 후에 아주 조용히..하지만 강력한 후폭풍을 불러들이게 말이죠.
근데 여기까지 너무 주저리 많이 썼는데 커스터의 남북전쟁 관련 얘기까지 쓰면 너무 많을거 같아서 간단하게만 써보겠습니다.
어찌됬던 전쟁으로 구금에서 풀려났고 커스터는 두 가지 선택을 해야했습니다. 그 두 가지는.....
1. 연방군이냐 남부군이냐
이건 위에서 언급한대로 커스터는 연방군을 골랐습니다. 여타 다른 민주당 지지자 군인들처럼 말이죠.
근데 커스터가 민주당 빠돌이긴한데 그렇게 정치적 신념과 생각이 깊은 사람은 아닙니다.
흡사 박사모나 일베처럼 어려서 집안에서부터 그렇게 교육을 받아왔고 본인도 그게 맞다고 생각하면서 어른이 되서 신념화가 된 평범한 소시민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생각은 후에 전쟁에서 상관으로 모시게 되는 포토맥군(Army of the Potomac)의 아버지이자 우유부단함으로 결국 해임당하게 되는 죠지 맥클레런(George McClellan)을 만나면서 더 강해집니다.
자기 집무실에 자기 초상화랑 맥클레런 초상화를 걸어놨을 정도죠.
어찌되었던간에 커스터는 이유가 어찌되었던 내 조국을 미합중국을 버릴 수 없는 뼛속까지 원칙주의자이며 강골한 군인이었던겁니다.
2. 용의 꼬리냐 뱀의 머리냐
이게 무슨 소리인가하면은 남북전쟁이 발발하면서 부득이 병력이 필요했던 링컨은 병력을 모집하게 됩니다. 그래서 연방 각주에서는 수 많은 의용부대(Volunteers)가 창설됩니다.
[포스터 문구에 "연방은 지켜내야하며 지켜낼 것이다!"란 문구가 인상적. 북군의 남북전쟁에 대한 명분을 잘 보여줍니다.]

[의용군 모집 포스터들. 재밌는 것은 저 당시 연방군은 "형식적"으론 모병제였는데 모병을 위해 입대보상금(Bounty)를 지불했습니다. 가난과 기근을 피해 넘어왔던 아일랜드와 독일의 이민자들이 이에 혹에 상당히 많이 입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의용부대들은 일부 정부 지원을 받지만 어디까지나 지역유력자와 지역민들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뭐 민병대가 그냥 의용부대 바뀐 경우도 많지만 어찌됬던 동네주민들로 만든 부대..
그래서 능력있는 장교 수급에 문제가 생깁니다. 보통 의용대를 보면 연대장이나 대대장들 같은 고급장교는 지역유력자나 정치적인 거물들이고 중대장, 소대장, 부사관은 부대원들의 투표에 의해서 뽑힌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병력질이 좋을 수가 없는 게 당연합니다.
그래서 각 의용부대에서 연방군 장교들을 데리고 오기 위해 노력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영관 장교 계급을 주고 연대장이나 대대장, 참모자리를 주는겁니다.
[남북전쟁 당시 연방군 계급장. 장교들을 실제 계급이 2개 3개인 경우도....]
미국 위키같은데 예전 군인들 검색하면 계급이 두 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연방군 계급"과 "명예, 임시(br에이브이et) 계급"입니다. 의용군 계급도 있는데 길어지니 그냥 패스할게요......
위키피디아의 커스터 약력을 보면 연방군 중령, 명예 소장으로 나옵니다. 즉 연방군 소속 장교 중에 의용부대에서 복무하는 자들은 계급이 두 개인 겁니다.
그래서 많은 연방군 소위, 중위들이 어떻게 했냐?
오예 나도 영관 장교 한번 해보자 ㄱㄱㄱㄱ!!! 합니다.
그런데 커스터는 어떻게했냐?
여기서 또 똥고집을 부립니다. 그냥 연방군 소위 계급을 골라버립니다...........
그런데 커스터가 남북전쟁이 끝났을 때 계급이 뭐였냐?
연방군 대위, 명예 소장입니다.
남북전쟁 당시의 커스터는 약관 23세의 장성으로 "소년장군(Boy General)" 소리를 듣던 미국 언론이 사랑하는 군인이었습니다.
[1864년 커스터에 대해 다룬 신문기사. 커스터는 그 특유의 저돌성으로 "필요 이상의 사상자"를 냈지만 동시에 "예상 외의 성과"를 냈었고 특이한 외모와 복장, 나이 어린 장성이라는 캐릭터는 언론에 매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포로로 잡힌 육사 동기생과 같이 기념사진을 찍은 커스터]
원래는 그냥 1870년대 미국이 서부에서 인디언 학살한 얘기랑 제7기병대만 찌끄리고 끝내려했는데.....커스터 얘기하다보니 길어졌네요. 나머지는 나중에 쓰겠습니다ㅜㅜ

댓글
  • 투승타타 2017/08/26 13:47

    정성글 연재글은 항상 추천~내용도 알차네요

    (KHGXsk)

  • 마그넷정 2017/08/26 13:47

    재밌어요 ㅋㅋ 계속 부탁드립니다

    (KHGXsk)

  • 씨베리아 2017/08/26 13:54

    감사합니다. 근데 태그사용이 서툴러서 글이 좀 지저분해도 양해 바랍니다ㅜㅜ

    (KHGXsk)

  • deepblue 2017/08/26 14:49

    금발의 인디언 도살자 이야기가 불펜에 올라올 줄 몰랐네요 ㅎㅎ
    미국 서부개척사에서 빠질 수 없는 그 이름
    제7기병대는 우리나라와도 간접적인 인연이 깊죠

    (KHGXsk)

(KHGX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