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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F의 영광, 캐논EOS로 뒤집다." (퍼온글)

니콘, 캐논 관련 글 검색하다가 재미있는 칼럼을 봤습니다. 2007년의 글이지만 흥미로운 내용이어서 함께 나누기 위해 올려봅니다.
물론 고수님들은 다 잘아시는 내용이겠지만, 그래도 니콘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에게는 잠깐 읽을꺼리 정도 될 것 같네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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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F의 영광, 캐논EOS로 뒤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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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전차부대의 공격에 후퇴하는 영국의 전차부대원들. 전쟁과 함께 성장한 독일의 광학기술은 카메라의 진화에 거름이 되었다. 사진 청어람미디어 제공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더 나은 카메라를 위해 끊임없이 기술을 진화시켜 온 영원한 맞수 경쟁의 역사
난 니콘과 캐논 카메라를 다 쓴다. 니콘 혹은 캐논만을 사랑하는 순정을 기대한다면 이 글을 읽지 말기 바란다. 마음에 드는 여자가 한 사람만 있다면 불행이다. 세상엔 멋진 여자가 넘치고 넘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의 생각이다. 멋진 여자와 좋은 카메라의 관계도 비슷해서 오로지 하나만을 선택하는 일은 몹시 어렵다.
사진 인생의 전반부는 니콘과 함께했고, 지금은 캐논을 더 사랑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매력적이고 섹시한 자태와 그 안에 담긴 섬세한 기질이 지금의 취향과 일치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과거의 연인도 소중하다. 한때의 열정과 에너지를 다 쏟아 부었던 시간의 미운 정 고운 정을 그리워하고 있으므로 ….
독일 군수산업의 이력이 묻은 니콘의 성장
니콘의 역사는 19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 2차 세계대전과 군수산업, 특히 광학분야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레이더나 전파추적 요격 장치가 없었던 시절 대포를 쏘거나 전투기가 폭격할 때 광학 장비에 의존했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기 바란다. 선명한 조준경은 전세를 뒤집을 만한 위력으로 작용했다. 당시 이 분야의 독보적 선두는 독일이었다.
독일의 광학 기술을 흡수한 니콘은 전쟁과 함께 성장한다. 전후 군수산업의 평화적 전환으로 카메라 산업에 눈을 돌린 변신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 니콘 카메라에 묻어 있는 견고함과 변함없는 기능의 신뢰감의 바탕에는 가혹한 조건에서 최고의 성능을 유지해야 하는 군수품 생산의 이력이 깔려 있다.
캐논은 니콘에 이어 1933년에 등장한다. 출발은 모든 점에서 불리했다. 사세도 지명도도 니콘의 맞수가 되기엔 턱없이 모자란 신흥 메이커였을 뿐이다. 하지만 캐논 역시 독일 의존을 벗어나진 못했다. 니콘과 캐논 두 회사는 공통적으로 독일의 광학산업과 카메라 기술을 모델로 해서 열심히 베끼는 일로 자신의 영역을 개척하기 시작한다.
니콘은 당시 최고의 양대 거봉이었던 콘탁스를, 캐논은 라이카를 선택한다. 초기 두 회사의 카메라는 거의 독일제와 같은 외형과 기능을 갖췄다. 가장 중요한 렌즈의 성능은 뭔가의 미진함을 남긴 채로. 캐논의 초기 모델은 니콘에 비해 그 품격이 많이 떨어진다. 여전히 이류의 설움을 극복할 힘을 갖추지 못했음이다.
남의 것을 베끼기에 급급했던 일본의 카메라가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다. 니콘의 첫 에스엘아르(SLR) 기종인 니콘F(1959)의 등장이다. 독일의 영향을 벗고 독자적 아이덴티티와 성능을 갖춘 쓸 만한 카메라란 인정을 받게 된다. 당시 유행이었던 에베레스트 등정 때 혹한의 추위와 강풍에도 끄떡없이 작동했던 카메라로 그 성능을 입증했다. '신뢰의 니콘'이란 신화의 출발이 된 사건이기도 하다.
이후 니콘은 승승장구 세계 카메라 시장을 석권하게 된다. 신문 사진기자와 전문 사진가의 신뢰받는 기종으로 30년 이상 최고 위치를 차지했다. 마치 군용품을 연상시키는 검정 쫄쫄이 칠의 망원렌즈는 소유한 것만으로도 사진가의 격을 드러낸다. 니콘이란 이름이 붙는다는 것만으로 카메라의 명품이 되는 영화를 누렸던 것이다.
니콘이 과거의 명성과 현재의 성공을 누리는 사이 '만년 이등이었던 캐논'은 절치부심 역전 기회만을 노렸다. 카메라의 견고함과 기능의 신뢰감을 넘는 무엇이 필요했다. 캐논은 새로운 첨단기술과 디자인으로 승부하기 시작한다. 상식을 뛰어넘는 파격과 채 검증되지 않은 신기술마저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 새로운 기종들을 세상에 선보였다.
80년대 후반 캐논은 이오스(EOS) 시리즈로 변신해 기존의 가치와 관성을 뛰어넘는 참신함으로 위력을 키워갔다. 카메라에 인간공학을 접목시켜 곡선 형태로 카메라 몸체를 변신시켰고, 고성능 렌즈의 개발로 더 선명하고 화려한 색채의 세계를 열게 된다.
캐논, 앞선 기술과 디자인 역량의 결합
캐논은 미래만이 관심사인 듯 보였다. 사업을 다각화해 관련 분야의 기술을 이종격투기처럼 섞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퓨전의 이점을 카메라 곳곳에 담아 둔 발상의 전환은 만년 이등에게 승리의 조짐을 보여주었다. 올림픽 경기장에서 발견되는 흰색 경통의 캐논 엘(L) 망원렌즈의 수는 점점 늘어만 갔다.
디지털 시대에 들어서 캐논은 영원한 승자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정글의 법칙을 증명했다. 앞선 기술과 시대를 읽는 눈, 이를 포장하는 디자인 역량의 결합이 무기다. 니콘은 어느새 캐논의 앞선 기술을 도입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세상은 돌고 돈다. 이등이 일등이 되는 역전의 신화는 사실이다.
2007년 현재 니콘의 새로운 부상이 화제다. 반성과 재기의 역량이 담기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전통의 명가는 놀라운 잠재력으로 또다시 정상 탈환을 노릴 것이다. 이 지점쯤에서 우리는 두 메이커의 싸움을 반겨야 한다. 실력 있는 맞수의 경쟁은 더 나은 카메라를 만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누가 이기든 상관없다. 내가 원하는 것은 관계가 아닌 선택의 이점뿐이다. 영원한 라이벌 니콘과 캐논이 있어 사진의 깊이를 더해 준다면 이 또한 즐겁고 행복한 일이 아니겠는가.
윤광준/사진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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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콘이 필카 시절엔 퍼스트였는데, 디지털로 바뀌면서 세컨이 된 듯 하네요. 본문 글처럼 2등이 1등되고, 1등이 2등되고...
언젠가 2등이 또 1등 되는 날 있겠죠. ㅎㅎ

댓글
  • 김민용 2017/07/25 14:57

    2등이 3등 됐죠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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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라도라솔라솔라미 2017/07/25 14:59

    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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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ongineer 2017/07/25 15:06

    촌철살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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