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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생각난 도를 아십니까 후기

오늘은 아니지만 때는 바야흐로 몇년전..
 
제가 살던 동네에는 도를 아십니까 분들의 상습 출몰지역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동하는 동선과 늘 겹쳐서 운때가 나쁘면 그분들을 종종 만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조금 듣다가 얼른 가야한다며 황급히 자리를 떳고...
 
그 후부터는 그분들의 모습만 보이면 길을 돌아서라도 피해서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내가 왜 멀쩡한 길 놔두고 돌아가야하나 싶은 자괴감이 들어...
 
적폐청산을 다짐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그 길을 다니기 시작하였고...
 
그러던 어느날!!
 
그분들이 달려들기 시작했습니다...
 
도 : 안녕하세요. 인상이 너무 좋으세요~
나 : 감사합니다~
도 : 부모님께 효도 많이 하셔야겠어요~
나 : 어떻게 아셨어요~ 그래서 부모님께 효도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도 : 그리고 조상님께도 은덕을 받았으니 그분들께도 잘하셔야겠어요!
나 : 당연하죠! 그분들이 있기에 제가 있으니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 : (얼굴이  밝아지며) 저희가 수행하는 사람들이어서 이런 것들을 연구하고 수행하거든요~잠깐 시간되시면 저희랑 함께하실수 있으세요?
나 : 당연하죠! 이렇게 좋은 말씀해주시는 분들인데요~ 근데 제가 질문이 있는데 그것도 알려주시면 하라는 대로 다할게요!
 
라고 하니 그분들의 얼굴이 더더욱 밝아지면서!
 
도 : 어떤거요? 말씀해보세요!
나 : 저에 대해 이렇게 잘 아셔서 너무 신기해서 여쭤보는 건데요, 제 이름이 뭔지아세요?
도 : (얼굴이 빨개지고 당황해하며) ...........
나 : 모르세요? 아까는 저에대해 잘 아시더니... 그럼 제 직업이 뭘까요?
도 : (급정색하며) 수행하는 사람을 가지고 장난하는거 아닙니다!
나 : 장난하는게 아니라 너무 신기해서 그런거에요! 그럼 지금 제가 어딜 가고 있을까요?
도 : (정색하고도 단호한 목소리로) 태어난 날과 시를 알면 다 알수 있습니다.
나 : 알려드릴게요~ 그럼 제가 한 질문 알려주세요!
 
라고 하니 옆에 있던  다른 분이...
황급히 그 분을 잡아 자리를 뜨셨고....
자리를 뜨면서도 소리를 지르며...
 
"도를 연구하고 수행하는 사람한테 장난치면 천벌받아요!"
 
라고 하며...사라졌네요...
 
그리고 그 이후 그 길엔 제가 떠날때까지 나타나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그 길은 다시 제 품으로 접수했습니다...
너무 시원한 기억이네요!
댓글
  • chanceux 2017/07/15 08:45

    저런 애들이 효도 얘기 꺼내면 그것만큼 어이없는게 없음..
    니네 부모는 니가 그러고 다니는거 알면 밥이 목구멍에 안넘어갈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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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중남고공대 2017/07/15 23:50

    저는 예전에 몇마디 받아줬더니 이런 말씀드리면 실례같은데 어쩌고 저쩌고 하길래, 네 실례네요. 했더니 꿀먹되시길래 가던 길 갔어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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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불렁 2017/07/16 00:08

    ㅋㅋㅋ 전 비오는날 이수역 앞에서 친구 기다리는데 어떤 아줌마가 인상너무좋다고 야기좀하자면서 조상님한테 잘하랫나? 그러면서 제 팔을 붙들길래 우리고모무당인데여... ㅇㅇ라고되게유명한데..네이버에검색해보세여. 이랬더니 ㅅㄱ 이러고감ㅎ 우리고몬아니고 삼촌애인이였는데그냥써머금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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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르마딜로 2017/07/16 01:46

    ㅋㅋㅋㅋㅋㅋㅋ 제 초등 동창이 저런거에 빠져서 군대가기 전이었나? 후였나?
    저에게 연락을 하더라구요 저는 한참 퇴마록에 빠져있기도 하고
    종갓집 종손이기도 하고 종교 신화 설화 역사 야사 등등등 관심 많았거든요
    궁금해서 몇번 쫓아다녔어요 역시나 엉터리고 우주의 가을이니 그딴소리는 하면서 근본도 없는 이야기만 하고 그래서 끊었지요
    얼마 지나지않아 그 친구 어머님께서 전화가 ;;;;
    가출했다고 연락도 없고 사라졌다고 뭐 아는거 있냐고 찾으시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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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가필요해 2017/07/16 01:48

    서대전 네거리와 서대전역 네거리  사이에 유독 많은 도 전도사들이 많은거 같아요.
    딸래미가  운동하러 다니느라 자주 왔다 갔다 하는데 하도 가는 길 가로 막고 불러 세워서  대충 얼굴을 익혔는데
    며칠 전에 길 가는데 몇걸음 앞에서 저기요 하고 말 걸어 오기에 아는 얼굴이라
    더 말 하기 전에 저 종교 있어요!! 외치고 빠져 나왔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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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꿀오소리 2017/07/16 01:51

    많이 뜬금없는 소리지만. 전단지 나눠주시는분 제앞사람까지 나눠주고 난 건너뛰고...
    담배불은 고등학교다닐때 한두번 빌려달라는사람있었던것 같은데 그땐 운동했기에 비흡연자였고...
    군대다녀온 후로는 길물어본 사람이 없었던것같고...
    오유에서 도에관련 글들을보며 머릿속으로 계획만 무성하게 짜뒀는데 대구에선 '도를아십니까'가 없나? 한번을 못만나봤네요...
    한번쯤 만나보고싶긴합니다.. 어떻게 말을 걸어오는지 경험도 해보고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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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짬나옹이 2017/07/16 02:10

    전 그냥 손으로 휙휙 저으면서 지나갑니다.
    뭐하러 말을 섞어요.. 귀찮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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