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헌터 초반부, 헌터 시험 편에 등장한 무한사도류 토가리 씨
프로 헌터라는 직함답게 나름 강력해 보이는 검술을 뽐냈지만
그가 반년 걸려서 완성한 칼날 잡기를 히소카가 10초만에 해내며
히소카 띄워주기 용 조연으로 전락해버린 비운의 캐릭터다
하지만 이쯤에서 드는 의문이 하나
프로 헌터인 그가 넨 능력자가 아닐 리는 없으니
저 싸움은 킹반인에 불과한 독자들이 못 알아봤을 뿐,
고도의 넨 능력 싸움이었을 것이다.
훗날 웡의 세례로 넨에 눈 뜬 독자들은
"아! 쟤도 넨을 써서 히소카랑 싸웠겠구나!" 하고 짐작하지만
퇴장해버린 그의 넨 특성과 능력은 베일에 싸여 있다.
따라서 많은 독자들이 그의 능력을 조작계로 인지하고
조작계 넨 능력으로 히소카와 싸웠을 거라 여긴다
하지만 필자는 그런 어설픈 추리능력으로는
권모술수가 판 치는 헌터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본다
왜냐면 조작계는 상대를 조종하는 게 가장 강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여단의 이 캐릭터도 조작계 능력자로서
안테나를 꽂은 상대를 조작하는 넨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조작계, 구현화계 능력자가 특수능력에 몰빵하는 건
그들이 가진 재능적인 문제에 기인한다
넨 능력자의 계통 별 효율은 적성에서 멀어질 수록 약해진다
본인이 조작계라면 강화계의 수련 효율은 40% 가량!
남들보다 2배 이상의 수련을 쌓아도 결과물에서 밀리게 된다
작중에서 강화계가 강력한 계통으로 취급되는 이유가 이것이다
갖고 있어서 손해볼 일이 없는 강화계 재능을 100% 가지고
성향 나름으로 보험용 변화계, 방출계 능력도 갖출 수 있기 때문.
변화계, 방출계도 이 점에서 유리하다
본인의 넨 특성을 살리는 능력 개발에서 더해서
80%의 강화계 재능으로 공방력도 올리기 쉽다
이들 역시 본인의 적성에 가까운 조작, 구현화계의 능력 성향을
자신이 개발해낸 넨 능력에 녹여넣을 수도 있는 것은 물론이다
반면 조작계, 구현화계 능력자는 이 문제에서 큰 손해를 가진다
이들의 재능 파라미터의 80%를 차지하는 특질계는
발현하지 않으면 아예 죽은 퇴화기관에 가깝기 때문.
조작계, 구현화계는 비교적 특질계에 각성하기 쉽다지만
그마저도 각성하지 못하면 무의미하다
그럼 이쯤 돼서 무한사도류 씨의 넨 능력을 다시 보자
그의 능력이 조작계였다면 무한사도류는 재능 낭비이다
조작계의 강화계 효율은 고작 40%.
칼날을 넨으로 강화해도 강화계에 비하면 약하다.
특기인 조작능력도 칼 4개를 다룰 뿐이라면 너무 초라하다
하지만 그가 조작계가 아니라 강화계라면 어떨까?
결과는 놀라웠다.
100%의 강화계 적성으로 칼의 날카로움과 회전력을 강화,
80%의 방출계 적성으로 몸에서 떨어진 칼의 오라를 유지하며
60%의 조작계 능력으로 던진 칼을 되돌아오게 할 수 있다!
게다가 이렇게 회전력과 위력이 높아진 칼날을
오직 본인의 신체만으로 받아내야 하는 제약도 있다면
칼날의 위력은 넨의 고수인 히소카에게도 위협적이다.
이렇게 배경을 이해하고 보면 무한사도류 씨의 반응도 이해가 간다
회전속도가 올라가서 손잡이가 보이지도 않는 무한사도류.
강화계의 자신도 시력을 강화해서 간신히 낚아채는 기술이거늘
히소카는 그 칼날을 가뿐히 낚아채버렸다.
순간의 경악으로 "쿄"와 "교"가 흐트러졌을 것임은 자명하다
하지만 알다시피 히소카는 오오라를 감추는 "인"의 고수.
그 싸움에서 히소카는 칼날에 번지껌을 뻗었던 것이다!
강력무비한 무한사도류는 번지껌도 베어버렸겠지만
껌의 성질을 가진 번지껌은 손잡이에 달라붙었을 터.
히소카가 번지껌을 사용해서 칼날을 낚아채고
순식간에 "제츠"로 번지껌을 없애버렸다면?
뒤늦게 넨 능력을 쓴 건 아닐지 의심하며 "교"를 펼쳐도
무한사도류 씨의 눈에는 아무 것도 비추지 않았을 것이다
히소카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냉정을 유지하며
승산을 높이고자 속임수를 펼치는 천상 야바위꾼이다
그의 미스디렉션에 무한사도류 씨는 틈을 찔리고 말았다.
(비슷한 절차를 걸치며 개털린 ㅈ밥 챔피언)
그러나 히소카조차 "칼날을 조작하니까 조작계겠네" 하며
무한사도류의 진가를 조작계라고 오인했다면.
혹은 번지껌이 운 좋게 유리한 능력이 아니었다면
그는 상상을 초월하는 칼날의 절삭력에 즉사했으리라
즉, 이 싸움은 초반에 선보이기엔 너무도 뛰어났다.
만일 독자들에게 넨 능력에 대한 지식이 있어서
무한사도류의 진가를 나레이션 등으로 해설받았다면
후일 주인공의 성장마저 시시해 보이고 말았을 것이다
무한사도류 토가리 씨는 그런 제반사정으로
이름이 비슷한 만화가 토 아무개에게 버려졌다
곧 있으면 다시 연재될지도 모르는 헌터X헌터.
독자 제형도 오늘 하루 정도는
패배했음에도 아무 항변도 없이 고고하게 떠난
무한사도류의 시조 토가리 씨를 추모해 보면 어떨까?
어쩌면 그 묵념이 당신의 넨 능력을 깨워줄지도 모른다
이글은 헌터 협회로부터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작성되었습니다.
파워2001
2022/09/11 19:56
그냥 계통 없던
넨 게화전
신체 피지컬 아닐까
세카
2022/09/11 19:57
일단 던지는 무기는 히소카에게 상성이 너무 나쁘잔아 . . .
따잃학상
2022/09/11 19:57
되게 그럴싸해서 재미있네 요고
따잃학상
2022/09/11 19:57
넨 설정이 확실히 잘 잡혀있어서 독자들 추리가 참 재미있당
카오스현
2022/09/11 19:59
사실 넨 나온 이후 설정대로라면 틀린 말 하나도 없긴 함ㅋㅋ
애초에 완전 전투용으로 능력 설계하는 변태새끼들이 이상한거지. 커스터마이즈 가능한 초상능력이 있는데 이걸 전투에만 쓴다고??? 대가리 사이어인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