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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U 스포) 토르4를 그렇게 나쁘지 않게 보는 리뷰. 스압



일단 들어가기 앞서


1. 전 토르 4가 다크월드급 망작이라곤 생각하지 않습니다.

2. 이 영화로 MCU 망했다 그런 생각도 안 합니다.



그러면 여기서 얘기할건,

'그렇게 나쁘지 않게 보는 사람 입장에서 이 영화의 어디가 문제인가?' 하는 점입니다.




1.


저는 이 영화의 본질적인 문제는 몰입감의 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직전 영화인 닥스2를 기억해 봅시다.


물론 여러 단점이 있고 호불호가 갈리지만, 적어도 미친 마녀인 스칼렛 위치는 무시무시하게 묘사됩니다.

일루미나티의 퇴장은 허망했을지언정 충격적이었고, 넷상에서 두고두고 회자되었죠.


도입부부터 멀티버스 스트레인지의 끔살, 히로인의 NTR 전개, 완다의 타락죽이라는 쾌속 전개를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토르 4에서 토르의 장광설을 듣는 오프닝은 슬슬 귀찮아지고

(가오갤과 캐미는 커뮤에 올라오는 예상글이 더 재밌음)


염소 나오면 좀 닥치라는 생각이 들다가




이즘 되면 저놈의 농담 짓거리는 언제 끝나냐는 생각만 들 뿐입니다.


그나마 중후반 부터 개그끼가 좀 빠지고 진중해지긴 하지만

이미 관객들은 이 영화에 대한 인내심을 상당히 잃어버린 상태입니다.





사실 개그가 빠진 중후반 이후에도 토르는 대사가 너무 많습니다.


무거운 순간에 침묵이 필요한데, 개그가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대사를 치려고 해요.




2.


몰입감의 부족은 위기라는 체감이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바로 빌런의 문제죠.


물론 저는 고르라는 캐릭터를 호평하며, 그 캐릭터의 아이러니와 설계 그리고 연기력에 호평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고르가 이 영화에 잘 섞였는가 하면 그건 아니었거든요.


고르는 주인공 일행과 깊게 엮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헬라를 생각해봅시다.

묠니르를 박살낸 토르의 누이, 조국 아스가르드의 숨겨왔던 치부, 토르의 친구들과 국민들을 도륙한 숙적.


헌데 고르는 신을 죽인다는 점 말고는 어떤 방식으로든 깊게 교류하진 않거든요.

아스가르드 애들 납치? 납치극은 너무 흔해빠지고 평범한 레퍼토리죠. 신 죽이기? 엑스트라들 몇명은 죽였네요.


고르에게 토르는 그냥 스톰브레이커 든 신1 정도의 위치죠.

토르가 고르의 비뚤어진 신념을 지적하는 선량한 신이라는 점은 전혀 지적되지 않습니다.





사실 마이티 토르나 발키리나 고르와 깊게 엮을 수 있습니다.


마이티 토르는 초월자의 힘을 얻었지만 죽어가는 인간이니 고르와 동류이고

발키리 역시 신에게 이용당하고 사랑하는 이를 잃었으니 고르와 동류이죠.


하지만 그림자 영역에서 잠깐 암시만 되고 넘어갑니다. 그걸로 끝이에요.

결국 고르가 한 건 엑스트라 신들을 화면 밖에서 죽이고, 인질극 좀 한게 전부네요.



하다못해 고르가 제우스의 도시에 쳐들어가 학살극을 벌이거나 하면 더 흥미로웠을 겁니다.


고르가 타락한 신들을 도륙하는데, 토르 일행은 어쩔 수 없이 고르를 막으려는 거죠.



하지만 이러나 저러나 빌런은 붕 뜨고, 영화는 초반에 힘을 너무 뺐고, 결국 마지막까지 힘이 축 빠져 늘어진 채 끌려가는 겁니다.

집중도 안되고 뽕도 없으니 생각나는건 그 짜증나는 개그씬밖에 없죠.



3.


그래도 그렇게 끔찍한 영화는 아닙니다.



어설프고 구멍투성이던 제인 포스터의 러브스토리는 드디어 짜임새 있게 구성되었고,


납득할 만한 영웅적인 결말을 맞았죠.



신에게 절망한 신 도살자가 최고신 앞에서 다시 엎드려 애걸하고


그 최고신의 힘으로 현신한 딸의 품에서 행복하게 최후를 맞는다는 빌런의 설계는 훌륭합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영화에서 붕뜬다는 점만 빼고요)




발키리와 코르그 역시 적절한 역할을 잘 이행합니다.





하지만 그들을 하나로 묶어줘야 할 주인공에 힘이 부족합니다.



결국 이 영화는 좋은 부품으로 조립되었지만, 엔진에 딸리는 자동차와 같습니다.


포텐셜은 있고 장점은 있지만, 힘이 딸려서 비실거리면서 앞으로 나아가거든요.



아예 앞으로 나가지도 못하는 다른 망작들보다야 훨씬 낫겠지만, 바로 전 작품이 신나게 쾌속질주를 했던 걸 생각하면 여러모로 아쉽죠.

댓글
  • 닥자터자피자 2022/07/07 23:25

    타이카 와이키키 영화에서 제발 진지한 장면을 유지해달라고 애걸하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음

  • 침대밑에 맥심 2022/07/07 23:11

    ㄹㅇ뭔가 그냥 산만하더라..


  • 침대밑에 맥심
    2022/07/07 23:11

    ㄹㅇ뭔가 그냥 산만하더라..

    (Xl6YEW)


  • 라젠드라
    2022/07/07 23:11

    개그씬을 줄이고 고르 분량을 더 늘렸어야 했다...
    ...

    (Xl6YEW)


  • 미스터피
    2022/07/07 23:13

    아쉬웠던 점들이 잘 정리된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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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4875823521
    2022/07/07 23:14

    야 근데 전장이 그리웠고 싸우다 죽어서 발할라로 가고싶었던 발키리는
    토르 최종전가기전에 왜 말바꿔서 자긴 방해가 될거같으니 안갈래 라는거 나만 이해 안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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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DOG+
    2022/07/07 23:14

    싸우다 죽는 것과 개죽음은 다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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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4875823521
    2022/07/07 23:15

    싸우러가는건데 개죽음이라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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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스터피
    2022/07/07 23:16

    일단 뉴 아스가드를 책임져야 하니까 전사로써 싸웠던 게 '일탈' 정도 였다고 봐도 무리는 아닌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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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쿠라지마 마이
    2022/07/07 23:14

    글 잘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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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닥자터자피자
    2022/07/07 23:25

    타이카 와이키키 영화에서 제발 진지한 장면을 유지해달라고 애걸하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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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닥자터자피자
    2022/07/07 23:28

    아 그리고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는 완성도가 부족하다고 보고 완전 불호인 관점인데도)
    유독 불호로 불타기가 딱 좋은 영화임
    일단 호불호가 오지게 센 작품인데도 불호를 압살할 만한 호 포인트가 부족하다는점
    영화의 감성과 톤이 과잉되었고 자주 흔들린다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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