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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념주의) 아들앞에사 펑펑울었다.

몇년만에 눈팅팅붓고 입찢어지고 코 꽉~~ 막힐정도로 어마무지하게 울었다.. 두살배기 아들 앞에서 너무너무 우울하고 슬프고 답답해서.. 사실 누가 보면 힘들것도 없는데 왜케 맘이 공허하고 슬픈지.. 남 눈치보면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 맘껏 못하는 내 처지가 내가보기에도 너무 비참한데 나를 이렇게 위축하게 만드는 사람들이...내 부모님들이라는 생각을 하니 너무 우울하고 그분들에게 차마 화를 품을수가 없어서 나한테 그 화를 돌렸다.. 그건 내 오랜 버릇이었다... 엄마는 나의 소중한 것들을 깎아내리는걸 늘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그것들이 엄마가 보기에 하찮으면 나에게도 그러해야했다.  우리집은 하숙집이었는데 고딩 사춘기때 밥을 너무 돼지같이 먹어서 살이찐 딸을 보고 화가나신 엄마가 하숙하던 학생들 앞에서 날 개패듯이 때리실때도... 나는 엄마보단 잘못한 내 자신을 탓했다... 아이를 낳고나서야 엄마가 그렇게 하진 말았어야 했다는 걸 깨달알았는데 이미 시간은 너무 많이 흘러있었고 그 얘기를 꺼낼 때 마다 아빠마저 왜 그딴 쓰레기같은 기억을 자꾸 끄집어내면서 부모 원망이나 하냐고 몰아붙이는 바람에...그냥 내 가슴 한 곳에 큰 굴욕의 사건으로 남았을 뿐... 내 서러움은 아직 해소되지 못하고 그대로 남아버렸다. 누가봐도 딸 아들 잘 키우신 부모님인데... 빗나간적은 없다..(공식적으로는ㅋ) 근데 난 내가 잘컷다고 1도 생각 못한다...내 자존심의 결여가 엄마아빠 탓인것만 같고 이런 생각을하는 내 자신이 너무... 불효녀같고 이걸 쓰는 순간에도 다른사람 눈에 내가 나쁘게 비쳐질까봐 겁이나는게 너무 슬프다...
나는 내 자신을 너무나도 싫어하는 어른으로 자랐다. 미움받는게 너무 두려워서 싫어도 싫다고 못하고... 반사적으로 의지를 사용하지않는 애교를 부리고 얼굴엔 웃음만 띄운다. 이건 내가 내 자신에게 제일 소름돋는 부분이다. 가식이지 이게... 혹시나 사람들이 날 불행한 아이로 볼까봐.
엄마는 나에게 어떻게 화를 참는지 알려주시지 않았다. 그저 화가나면 화를 나게한 상대에게 함부로 해도 되는 것처럼... 엄마는 그렇게 내가 맘에 안드는 날에는 칼처럼 날카로운 혀로 나를 난도질했다. 고딩때 나는 자다가도 엄마가 날 날카롭게 부르는 환청에 시달려야했다. 그럴때면 벌떡일어나 덜덜떨며 방문이 열리나 쳐다봐야했고...
화가나면 자해했다. 화장실에 처박혀서 따귀를 때리고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으면 주먹으로 얼굴을 치고 배를 때리고 벽에 머리를 박고 입안에 손을 넣어서 구토하게하고 샤워기호스로 목을 조르고 소리없이 우는건 도가텄었다.
남이 나때문에 상처받아서 날 미워하는건 겁이나는데 내가 내자신을 미워하는건 이상하게 겁이나지 않아서.. 나를 함부로대했다. 자책하고 자책하고 담배피고 술먹고...
그래도..엄마는 좋은분이시다... 누구보다 날 사랑하시고.. 솔직히 그건 의심할 바 없는데 그 관심과 사랑의 표현과 이끄는 손길이 너무 거칠었다.. 
그래... 그게 문제였다. 한가지 확신하는건 엄마아빠는 나를 너무 사랑하신다는 거였다. 그래서 이 모든 트라우마에도 불구하고 나는 엄마아빠랑 친하다. 이건 남들이 보면 모순이겠지만... 음 이게 사실이라 더 할말이 없다..
근데 너무 강요가 심했고 모든것에 간섭했다.. 물론 지금도..심지어는 남편도 간섭을 너무 받아서 이제는 진저리를 치는데 우리 부모님이지만 대변을 해줄수가 없다.
절레절레
오늘 교회에서 목요예배를 하고 집에 일찍돌아가려 일어났는데 엄마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더 있다 가라며 날 잡았다. 집에는 병가로 쉬고있는 남편이 아이를 보고있었다. 빨리가야한다고 그냥 나오면 될걸 나는 어쩔줄을 몰라하며 엄마가 화를낼까봐 변명을 늘어놨다...겨우 허락을 받고 나오려는데 차로 바래다 준다며 아빠를 불러서 결국 아빠차를타고 집에갔다..가다가 멸치주먹밥 사가려했는데 예배 끝나지도 않았는데 간다고 해서 급한일인줄 알았도니 주먹밥사서 가는 여유는 있냐고 따질까봐 (확신되는 레퍼토리) 말도못하고 그냥잠자코 갔다.  집에도착해 감사하다고 말하고 집으로 올라가는데... 늘 그래왔으면거 갑자기 그게 뭐라고.. 오늘따라 너무너무너무 비참해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내가 ... 아직도 엄마아빠한테 허락을 받고 내집으로 귀가를해야한다는게... 주먹밥 사서 가면 안되냐고 그거 하나 못물어보고..매번 그래왔으면거 새삼 너무 짜증나고 막막하고 답답해서.... 집에 도착해서 멍하게 밥을 먹는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결국 그동안 내 의사없이 살아온 내인생에 너무너무 우울해져서 눈물이 났다.. 한번흐르니까 멈추지 않았다. 별안간 입을 벌리고 으아아아앙 하면서 울음을 토해냈다. 가슴에 욱여넣고 미처 소화하지 못해 썩어버린 감정들이 쏟아져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눈물이 나오지 않을때까지 울어버렸다. 남편이 놀라서 벙찌고 내 옆에서 울음소리를 듣던 아들이 기어와서 잉잉대며 내가 저가 울때마다 해줬듯이 내 머리를 그 작은 팔로 두르고 쓰다듬어줬다. 이쁜 내 아기... 아이를 안고 울며 다짐했다... 이 아이는 꼭..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키우겠다고.... 

댓글
  • Joy 2017/05/26 02:34

    저도 이제 7개월 접어드는 아들 키우는데...
    감정이입이 돼서 갑자기 눈물이 찔끔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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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이니 2017/05/26 02:53

    힘내세요..
    저도 육아하다보니 나 자신을 사랑해야 내아이도 더 사랑하며 키울 수 있겠더라구요..
    작성자님은 사랑받아 마땅하신분입니다.. 그러니 나부터 나를 더 사랑해주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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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스맛껌 2017/05/26 07:57

    거리를 좀 두시는게 어떨까요
    조금씩 천천히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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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위에서노래 2017/05/26 11:35

    읽다가 쓰니님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에 저도 가슴이 아파오네요...힘내세요.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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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리냥 2017/05/26 17:26

    엄마를 위로해주는 아가.. 벌써 쓰니님 아기는 사랑하는 법을 알고 있나 보네요. 엄마가 보여준 모습이겠죠?
    그동안 너무너무 힘들셨을텐데 그래도 잘 버티셨어요. 예쁘게 아가도 잘 키우고 계시네요.. 조금더 자신을 믿고 사랑해주세요. 나는 나이기도 하고 이제는 엄마이기도 하니까요. 앞으로도 잘 하실거예요. 힘들땐 우세요. 아가에게도 힘들때 서로 위로하고 위로받을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거예요. 그리고 쓰니님도 위로받고 힘 받으시길 바라요.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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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줄리아차일드 2017/05/28 07:42

    생활권을 옮기세요
    이사 교회두요
    멀리 이사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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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eoni 2017/05/28 07:56

    네 몸에서 일단 멀어져야 합니다
    힘내세요
    멀어지고 눈에서 안보이면 서서히 잊어갈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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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잇쉐어 2017/05/28 08:41

    마음이 아프네요.
    성경에서 말하는 사랑의 정의를 다시 확인해보시면 어떨까요.
    -----------------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고린도전서 13장 일부)
    --------------------------------------
    부모님이 작성자님을 사랑하는 방법이 위와 같은 가요?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윗사람(부모,상사,선배)의
    가학적이거나 왜곡된 표현을 사랑으로 믿고 살고있어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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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색머리앤 2017/05/28 08:46

    아..멀어지는것도 힘내는것도 쓰니님에겐 불가능한 일이겠죠
    다만 남편이나 아이에겐 친정어르신들이 함부러하지 못하게 해주셨음하는데..
    그게 불가능하겠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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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곤시리즈 2017/05/28 10:26

    글만봐도 스트레스가 엄청나실것 같네요..
    공감하고 안타깝습니다
    착한딸 콤플렉스라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엄마 기분이 어떤지 항상 눈치보고
    여느 딸들처럼 엄마랑 지지고볶고 싸우는관계가
    아닌 상사와 부하 관계같은..
    일단은 그런 마음가짐을 내려놓으세요
    결혼해서 남편과 자식..내 사람들이 생겼잖아요
    친정부모님 마음속에서 내려놔도 돼요
    님은 독립된 주체에요
    먹고싶으면 먹겠다하고 집에 가고싶으면
    그냥 바빠서 가야겠다 하세요
    부모님이 뭐라하시면
    참지말고 그냥 얘기하시면 돼요
    그렇게 참기만 하다가는 본인이 미칩니다
    부모님하고 싸워도 돼요
    싸우고 화해해도 되고 연락안해도 돼요
    내식구들 챙기고 살아도 바쁜세상이에요..
    그러니까 너무 눌러서 참지마세요
    그건 진짜 나 자신을 괴롭히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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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기내는용기 2017/05/28 10:39

    저는 작성자님만큼은 아니지만 비슷한 경우예요. 다행히 독립한 지 꽤 되었고 이제는 연락도 잘 안 할만큼 거리를 두고 있는데 그런 저한테 자기비난을 하게 됩니다. 불효자라고 인성이 나쁘다고... 같이 있으면 내가 못 견디겠고 떨어져 지내면서 연락도 안 하면 내가 나쁜 것 같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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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든해솔 2017/05/28 11:07

    저도 사랑 받으면서 자랐어요. 그러나 그게 제가 원하는 사랑 방식은 아니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방황했죠..
    이런 얘기를 한다면 제 부모님이 섭섭해하실 거예요 아마.
    저도 작성자님이랑 비슷하게 저한테 일어났던 일들과, 부모님한테 기대했는데 받지 못한 정서적인 부분을 끌어 안느라 지쳤었어요..
    작성자님도 그런 상태이신 것 같아요. 그리고 신체적으로는 가정을 꾸리는 둥 독립을 한 상태인데 정신적으로는 독립이 되질 않아서 그 괴리 때문에 더 힘드신 것 같구요.
    ~하지 않으면 사랑 받을 수 없어, 라는 스스로 지치게 하는 생각과 행동은 놓아버리세요.
    부모님은 안 그러던 사람이 그러니 조금 놀라실 수도 있지만 작성자님은 성인이고 누군가의 남편이고 한 아이의 위대한 엄마에요.
    스스로의 힘과 자신의 인생에서 주체가 되어야 누군가의 인생에 든든한 기둥이 되줄 수 있답니다. 아이가 자존감이 낮은 걸 닮길 원하지 않는다면 작성자님이 우선 스스로를 사랑해줘야죠.
    내가 잘해야 돼, 부모님을 원망해서는 안 돼, 그래도 내 부모인데 이런 생각 모두 자책의 구렁텅이에 빠뜨리는 생각들입니다.
    자책은 자존감을 왕창 깎아먹어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해주세요.
    그리고 그런 생각들 말고 내가 하고 싶은 건 뭔지, 어떻게 살길 원하는지, 부모와의 거리를 얼만큼 뒀을 때 내가 편한지를 찾고 정신적으로 독립하세요. 그럴 때가 온 것 같아요.
    분명 엄청 엄청 힘들어요. 해 본 입장으로서 한 달 넘게 우울했어요. 그러나 한 가지 장담할 수 있는 건 분명 나아집니다.
    과거에 있었던 일은 있었던 일로 남기고, 부모와 나는 다른 존재라는 걸 인정하고, 내가 어느 정도만 해도 괜찮다는 걸 알면 세상 가장 편해지실 거예요.
    엄마와 꼭 친하게 지낼 필요 없구요. 성인으로 대우 받길 원한다고 눈 꼭 감고 의견 피력하세요.
    제가 해봤는데 사랑받기 위해 행동하지 않아도 부모님은 작성자님을 여전히 사랑하실 거예요. 모질어 보이는 말을 하더라도 미워하지 않아요.
    그러니 너무 많이 우울해하지 마세요ㅠㅜ 지금 작성자님의 생각은 스스로를 아프게 만드는 생각들 뿐이니, 과거에 대해 생각하기보다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해 잘 생각해 보셨으면 해요..
    저는 이제 어느 정도 인생에서 답을 찾고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를 알게 되니까 세상이 다르게 보여요. 부디 작성자님도 그러셨으면 해서 댓글 길게 남깁니다..! 분명 해내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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