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약 85mm 렌즈들 7종 간단평가

짤이 말해주듯
85mm 렌즈 이야기라면 저도 참 할말이 많아서 뒷북 좀 쳐봅니다.
제가 알기로 특수렌즈를 제외하고 FF호환이 가능한 전통적인 85mm 화각대 중망원 렌즈들은 총 14종이 존재합니다마는
여기에서는 M42 타쿠마 85.8, K85.8, M85/2,목성9호85/2, 자이스85.4ZK, 탐론90마, 그리고 삼성AF85.4XA렌즈 7종에 대해서는 제가 써본적이 없기 때문에 다루지 않았습니다.

(1) 삼양MF 85.4
내돈내산 85mm의 가장 첫번째. 사실 MF에 적응못하고 얼마 못가서 바로 방출당한 아쉬운렌즈.
해상력은 의외로 좋지만 색수차가 잘 나오는 렌즈이고 특히 플레어 고스트는 하아....
가성비 기준으로는 모든 단점을 상쇄해도 될만큼 저렴하지만, MF적응여부가 이 렌즈의 전부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렌즈는 무조건 AF인생이구나 깨닫는 터닝포인트 (...)

(2) 펜탁스 A*85.4
구매하지는 않았으나 몇번 마운트했던적이 있습니다. 삼양MF85.4하고 뭔 차이냐 하면, 확인히 진득한 컨트라스트가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물론 색수차도 그만큼 진득(...)합니다.
출시 40년 다되어가는 진짜 올드렌즈인데 중앙부 해상력은 여기 7종렌즈 통틀어 중상급(!!!) 수준으로 시대를 초월하는 전설의 렌즈입니다. 단지 색수차가 너무 심해서 2020년대의 정밀한 디지털 트렌드를 따라가기는 개인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호불호의 결과 그리고 이제는 충분해진 대안들의 존재로 인해 이제는 정말 이 렌즈를 전설로 간직하고픈 분들만 남아 전부 사재기하여 끌어앉은 덕에 더이상 중고장터에 나오지를 않는 진짜 전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3) 펜탁스 FA*85.4
펜탁스 85mm의 살아있는 역사 그 자체이자, 가장 많은분들이 애용해주셨고 가장 널리 알려진 펜탁스의 가장 대표적인 85mm렌즈입니다.
냉정히 말해서 지금 시점기준으로는 대충 소니 FE85.8 정도의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마는
이 렌즈의 출시연도는 1992년 (!!!) 입니다.
더블가우스 광학계의 반토막식 IF설계가 그렇듯 원거리 해상력은 썩 높은편이 아아닙니다마는 이 렌즈는 인물촬영 목적으로 기획된 것으로 인물 촬영화각을 위한 중거리(4~20m정도?) 묘사력과 특히 크림보케의 배경처리능력은 2020년대 현역렌즈 수준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점은 바디모터와 KAF1프로토콜의 AF정밀도 부족으로 핀이 살짝씩 왔다갔다 할 때 초점 전후로 생기는 색수차가 피부톤에 영향을 주는 문제가 있는데, 렌즈출시연도와 현재 중고값을 감안하면 렌즈상태와 핀관리를 세심히 하고, 부득이할때는 조리개 한두스탑 조이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가끔 얼굴에 핀 한번 제대로 맞았을때의 터지는 그 한방의 묘사력은 진심으로 DFA*85.4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정말 이놈에 한방 때문에 애증과 웬수같은 존재가 되기도 합니다.
종합적으로, DFA*85.4 출시 이후로 폭락한 중고시세와, 그래도 어느정도 남은 중고물량을 감안하면 2022년 현재에도 이 렌즈를 구매,사용하시는것을 저는 적극 추천드릴 수 있습니다.
또는, DFA*85.4의 크기와 무게를 도저히 감당하실 수 없는 분들에게는 크기무게가 반밖에 안되는 이 렌즈가 현실적인 대안일 수도 있습니다. A*85.4의 전철을 따르는듯 슬슬 중고매물의 숫자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으므로 저처럼 쓰지도 않으면서 FA*85.4를 아예 소장용으로 끌어앉고 죽겠다는 강성극렬펜빠들만 남기전에 빨리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4) 펜탁스 FA 77리밋
이 렌즈는 출시 20년째 현역으로 생산되는 신품렌즈로서 위의 전설의 A*85.4 렌즈 설계를 기반으로 소형경량AF화한 펜탁스의 가장 대표적인 중망원 리미티드 렌즈입니다.
장점은 일단 생긴거 외관 그 자체가 장점입니다. 조리개 F1.8짜리 렌즈가 정말 얇은 알루미늄 단조경통 속에 유리알이 아주 꽉차있는 모습만 봐도 배가 부르고, 주먹보다도 작은 렌즈는 그 무게도 270g에 불과합니다. 필터구경 49mm짜리 풀프레임용 77mm F1.8 렌즈입니다.
묘사특성은 A*85.4와 판박이같은 느낌인데, 그 진득함은 정말 그대로 물려받았고 색수차는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그런데 개선되었다는게 디지털급이 아니다보니 역시나 아쉬운것은 사실입니다. 색수차 한정 비교해서 77리밋의 색수차가 FA*85.4보다 좀 더 많다는 개인적 느낌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진득한 색감(저주파분해능에 따른 MTF10특성)이 그대로 색수차도 진득하게 만들기 때문에...
FA*85.4와 77리밋은 펜탁스 85mm 화각의 대표적인 떡밥으로, 그 묘사특성과 경향성이 정말 신기할 정도로 판이하게 다른 렌즈입니다. 제 개인적 의견으로 기본 인물촬영에는 FA*85.4를 추천드리지만, 77리밋의 장점 (렌즈가 작으면 모델에게 부담이 적은것과, 77리밋의 진득한 색감을 오히려 이용하는 연출도 충분히 가능)을 충분히 살리거나, 인물 촬영 외의 다양한 촬영에서는 오히려 77리밋의 결과물이 더 나을수도 있습니다.
두 렌즈의 차이가 더욱 궁금하신 분들은 댓글을 통해 함께 토론(...)해볼 수 있겠습니다.
*노파심에서, 오늘 기준으로 77리밋의 중고매물 개체별 평균상태는 상당히 안좋은 편으로, 이는 77리밋의 신품 판매량이 전부 2000년대 초반 참치광학 시절에 집중되어 (그때 펜탁스 사용자가 가장 많았으니까요!) 지속적으로 마모된 헬리코이드와 크고작은 생활충격으로 가해지는 광축데미지가 무려 10여년간 풍화작용으로 닳았기 때문으로,
2022년 생산된 HD코팅 원형조리개 버전의 리뉴얼 77리밋을 신품으로 사용해보시면 아마 깜짝 놀라실겁니다....

(5) 펜탁스 DA 70리밋
크롭렌즈가 여기에 왜 끼냐는 이상함을 대뜸 먼저 해명해보자면, 이 렌즈를 제가 K-1에 써보니 풀프 이미지서클을 충분히 커버하고 있습니다. 광량저하를 포함한 주변부 화질저하는 필연적이겠으나, 렌즈의 주 용도를 인물촬영에 집중하면 주변부 화질저하는 충분히 용서가능한 수준으로, 인물촬영 아웃포커싱 뻥뻥 날리면 주변부 화질 의미가 없는걸로 세상에서 가장 작은 팬케익 여친렌즈로 인생역전이 됩니다.
풀프레임에서 70mm F2.4의 스펙은 판형빨로 아웃포커싱을 충분히 얻을 수 있고, 태생이 DA렌즈라 우수한 색수차 억제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기간 사용해보지는 않았기 때문에 자세한 묘사특성을 알고있지는 않지만, 신품 6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납득가능한 스펙과 괜찮은 중앙부 해상력과 우수한 색수차 억제력 그리고 무엇보다 진짜진짜 전세계 유일의 AF중망원 팬케익렌즈라는 최고의 휴대성을 감안하면, 저도 요새 DFA*85.4의 돼지력에 부담이 커서 세컨렌즈로 구매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는 오히려 77리밋보다 70리밋이 더 갖고싶네요.

(6) 시그마 옛날팔식이
이 렌즈도 직접 구매하지는 않고 몇번 마운트 해보았습니다마는, 그 묘사특성은 공개된 MTF와 같이 의외로 담백하고 알기쉬워 금방 파악하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FA*85.4와 DFA*85.4의 그 중간 어딘가의 묘사특성을 가지는 전형적인 디지털 렌즈입니다.
그중에서는 FA*85.4에 조금 더 가까운데, MTF10에서 짐작되듯 투명한 색감이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FA*85.4보다 조용하고 정밀한 AF성능. 해상력은 조금 더 나은 것 같은데 확 와닿을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고 색수차는 또이또이하고....
출시연도 답게 딱 2010년대의 전형적인 가성비 서드파티 렌즈이지만, 펄식이에서 벗어나던 당시의 혼란스러운 도장처리만큼이나 존재감만 반짝하고는 벌써부터 전설로 사라지려고 하는 희귀한 렌즈가 되었습니다.
(7) 펜탁스 DFA*85.4
한줄평.
그냥 현존 지구상 최강의 85mm 단렌즈. 이걸 굳이 설명을 해야하나...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