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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불륜인가요?

친구들이나 와이프에게는 말하지 않은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약간은 긴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네요.
2014년 7월.
호주에서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주권 신청 및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면접 제의가 들어오지 않았고, 주변 친구들은 (외국인)자기네 나라로 돌아가거나 혹은 호주에서 좋은 직장을 구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오던 그 때...약간은 자신감도 상실하고 밖으로 나가기가 꺼려지더라고요.
좋아하던 취미인 테니스나 비디오 게임도 손에 안 잡히고, 이력서만 열심히 돌리고 면접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다, 이렇게 집에만 있으면 영어도 까먹겠다 싶어 인터넷으로 한국에 있는 분들과 영어 대화를 하기 시작 했죠.
3명과 1:1 영어 대화 시작.
공무원 준비하는 여자 A - 일주일에 한번 1:1로 영어 전화
공무원 준비하는 남자 B - 일주일에 두세번 1:1로 영어 전화
학교 선생님 여자 C - 일주일에 두세번 1:1로 영어 전화
모두 좋은 사람들이였고...영어를 배우고자하는 열기가 대단 하셨어요.
A, B 는 영어 중하정도였고, C는 영어 중상.
그러다보니 C랑은 조금 더 심도 있는 깊은 대화가 가능했습니다. 대화 중에는 한국어 절대 금지 였거든요.
3개월 가량 그렇게 각기 다른 세 사람과의 영어 대화.
한번 하면 30분 -1시간 가량 했으며, 매일 주제는 달랐습니다.
대화를 통해 영어에 대한 공부뿐만이 아닌...단절된 사람들과의 거리를 조금이나마 좁힐 수 있던 계기가 되었고,
우울했던 구직 활동 기간에 큰 힘이 되었습니다.
11월.
영주권을 획득하고 운 좋게 바로 취업이 되었네요.
새로운 일을 배우고, 회사에 적응하고...바쁘게 생활하다 보니 어느 새 세 사람들과 자연히 소홀해 지게 됩니다.
그렇게 세 사람과의 영어 대화는 끝.
가끔...아주 가끔 C분 이 생각나요.
한국어 이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지만,
생각이 바르던 분.
교직에 있으면서 정말 아이들을 사랑하고...교육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갈구 하셨던 분.
책을 좋아해서 방이 책들로 둘러 쌓였던 분,
작가 중에서도 알랭 드 보통을 좋아하셨던 분.
그래서...알랭 드 보통 책을 읽을때면 이 분 생각이 납니다.
여전히 제 카톡에 친구로 되어 있지만,
서로 만날 이유도, 연락 할 일도 없지요. 물론 그래서도 안되는 것 같고요.
이런 감정을 뭐라고 정의 하기에는 어렵네요.
만난 적도, 서로 오래 알던 사이도 아니지만...알랭 드 보통을 접할 때면 이 분이 계속 생각날듯 하네요.

댓글
  • 페리카나양념통닭 2017/05/17 08:29

    그게 우정이고 추억 아니겠습니까. 뭘 어떻게 해보겠다는게 아니라 그저 긍적적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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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거킹꽈트로치즈 2017/05/17 08:30

    생각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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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1아빠 2017/05/17 08:32

    세상에 불륜아닌 사람들이 없게요 ???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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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보다커 2017/05/17 08:33

    전 자다가도 수지 생각나던데..저도 불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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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웬디앤리오 2017/05/17 08:36

    좋은 생각이네요. 저도 걸그룹에 한번 빠져볼까요? ㅋ
    어제 걸그룹 동영상 하나 보고 있는데 와이프가 피식 웃고 가더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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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보다커 2017/05/17 08:38

    수지는 제껍니다. 수지 알라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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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웬디앤리오 2017/05/17 08:42

    수지 이미 이민호꺼 아닐까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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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돌민돌아빠 2017/05/17 08:33

    그건 당연한거죠 ㅎㅎ
    좋은 단계에서 멈추는게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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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삥~ 2017/05/17 08:34

    그게 무슨 불륜? 기껏해야 연애(?) 그것도 아니네요. 그저 추억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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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쫄깃한개불이 2017/05/17 08:35

    사랑과 우정 사이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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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분간어용세력 2017/05/17 08:35

    딱 멈추기 아름다운 단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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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광:D 2017/05/17 08:42

    모 그분들과 연애를 하신것도 아니고... 따로 사적으로 만남을 가지신것도 아니고... 적당한 선을 유지하신거같은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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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ST] 2017/05/17 08:50

    그분생각하시면서 치면 불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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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웬디앤리오 2017/05/17 09:11

    얼굴도 모르는데 어떻게 쳐요? ㅋㅋㅋ
    그럼 지금껏 ㅇ동보면서...저 불륜 엄청 했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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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심* 2017/05/17 08:51

    저...그분 카톡 연락처좀 주세요.
    진지합니다.
    저도 교사고, 책 좋아하고 아이들을 좋아합니다.
    생각이 바른 여교사 만나 결혼하고 싶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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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웬디앤리오 2017/05/17 09:13

    아...ㅠㅠ
    죄송합니다. 제가 아는 거라고는 서울에 계시고, 대학원 공부하고 계셨고...
    초등학교 교사 였어요. 나이는 짐작으로는 20대 중후반 이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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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xyli<x>nk 2017/05/17 08:52

    인간에 대한 호의죠. 다만 남녀라 그 미래는 ?표 이고요... 좋은 사람과의 인연우 수십권의 책보다도 더 유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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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PIYA 2017/05/17 08:55

    O스를 해야 불륜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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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웬디앤리오 2017/05/17 09:13

    지금 O스를 어떻게 하는 지 까먹었을 정도네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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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향사내 2017/05/17 09:09

    유부들이라도 인간이기에 누구나 이성적으로 끌릴수 있죠...더군다나 외모보다 가치관이나 인간적인 매력엔
    그 심도가 더 클수밖에 없습니다.
    그것 역시 님이 심적으로 힘들때 어쩜 마음에 안식을 주었던 사람이라서 더 그럴수도 있겠네요.
    정답은 없습니다.
    그 좋은 감정을 추억으로 간직하세요.
    제가 보기엔 님은 그당시 어쩜 여자가 아니라 친구가 필요했을수도 있었던거 같네요.
    다만 이성이라서 혼동이 잠시 온거라고 생각하심 될듯합니다.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결국 본인에게 있어요...화이팅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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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웬디앤리오 2017/05/17 09:14

    네 그런듯 합니다. ㅎ
    한국 들어가게 되면 저 작가 책이나 몇 권 더 구매 하려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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