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가 나 없으면 안 돌아갈까?

나는 저런 생각을 꽤 일찍 버렸는데

하사 때 첫 휴가가 혹한기 훈련 직전이었음.

금토일 휴가 다녀와서 월요일에 바로 훈련 시작.

고참들 먼저 날짜 잡고 남은 게 저 날 뿐이더라.

그래서 난 휴가 안 가고 애들 훈련 준비 도와줄 생각이었는데

금욜에 출근했더니 중대장이 '너 휴가 안 갔냐?' 하더라.

그래서 이러저러해서 안 갈 거라고 했더니

중대장이 졸라 어이없다는 표정 지으면서

"야 니가 뭐 그리 대단한 놈이라고.

너 없으면 부대가 안 돌아갈 것 같아?

야 암만 대단한 놈이 있었어도

그거 하나 빠진다고 안 돌아가면 그게 조직이야?"

막 이러구선 등짝 몇 대 때리고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고 얼른 집에나 가라고 하더라.

나중에 행보관이랑 술 마시다가 저 얘기가 또 나왔는데

행보관 가라사대

"나중에 부대에서건 회사에서건

너 없으면 안 돌아간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너를 호구로 보고 있는 거니까 조심해라."

그 뒤로 누가 OO씨 없으면 회사가 안 돌아가, 이런 소리하면

저 하나 없다고 안 돌아가면 그게 회삽니까? 이러고 말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