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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안철수가 놓친 3개의 대선 승리 주머니 2

전편에서는 안철수에게 주어졌던 3개의 주머니 중, '언론을 이용한 여론 왜곡'을 '대형 단설 유치원 억제'라는 삽질로 스스로 차버린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럼 두 번째 주머니 '양자 토론을 통한 진보 VS 보수 구도'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2. 양자 토론을 통한 진보  VS 보수 구도
지금까지 5회 진행된 대선 후보 토론을 보며 많은 분들이 말합니다.
"아니, 저런 토론 실력으로 왜 안철수는 양자토론을 하자고 한거야?"
 
그러나 안철수가 주장한 양자토론의 목적은 '토론 실력'에 있지 않습니다.
진보 vs 보수라는 프레임 만들기에 있습니다.
 
다섯 번의 토론에서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심상정은 문재인 후보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토론 내용이 아니라, 포지션의 이야기입니다.
진보적인 주장을 하는 심상정 덕분에, 문재인 후보 성향이 자연스럽게 중도/온건 진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중도/온건 보수 포지션을 잡으려던 안철수는 이도 저도 아닌 상태로 붕 떠버립니다.
그림2.jpg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호남, 중도, 20대 지지후보 미확정 유권자, 5~60대 보수가 안철수의 공략 대상이었습니다.
성향이 다른 그룹들을 공략한다는 건, 한 마디로 외줄타기처럼 위험한 게임.
호남을 위한 발언에 치중하면 보수가 떠나고, 보수에 집중하면 호남과 촛불의 20대가 외면할테니까요.
아마도 이 해결 방법으로 안철수와 국민의당은 '반문 프레임'을 이용하려 했을겁니다.
 
즉, 원래대로 '언론을 이용한 여론 왜곡'이 성공했다면 4월 2주 말쯤에 여론조사 상, 문재인-안철수 양자구도가 성립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언론과 안철수의 압박으로, 4월 19일 1차 후보 토론 후에는 양자 토론이 이루어졌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이 프레임을 모를리 없는 더민주가 거부했겠지만, 이 경우 언론에서 난리를 쳤겠지요.)
 
그럼 양자 토론은 어찌 진행되었을까요?
1. 문재인 후보는 진보 이미지, 안철수는 중도와 온건 보수 이미지를 가져갔을 것입니다.
2. 안철수는 (양자 가상 대결에서 그랬듯이) 보수 시청자들에게 자신들의 대변자로 보였을 것입니다.
3. 반문 성향 유권자(호남, 60대 이상)들은 어떤 상황이든 문재인 반대편의 안철수가 좋게 보였을 겁니다.
4. 문재인의 안철수 공격은, 보수들에게 '박근혜를 공격하던 이정희'를 떠올리게 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반문은 토론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문재인만 아니면 되는 것이었고, 보수는 보수를 대변하는 안철수를 지지하는 결과가 나왔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양자토론 시도는 실패했고, 다자토론이 다섯 차례 진행되었습니다.
여기서 안철수에게 3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첫번째는 유권자들이 토론을 보는 행태가 바뀌었습니다.
많은 언론이 말하듯이, 토론은 지지자들의 집결 시키기 위함이지, 결과를 바꾸기 위함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은 달랐습니다. 토론을 보고 지지자를 바꾸기 시작합니다.
가장 피해를 본 것이 안철수이고, 문재인 후보도 일부 타격을 받습니다.
 
--- 중앙일보 23~24일 여론조사 ---
TV 토론 후, 지지후보 변경 생각 20.4%(전주 조사 10.6%)
TV 토론 후에도 지지후보 변경 없음 73.4%(전주 조사 86%)
 
결과적으로 안철수는 보수와 5~60대 지지율이 급격하게 빠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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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문재인 후보는 20대~30대의 이탈이 커졌습니다.
실제로 문재인 후보의 경우, 19일 1차 토론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이고 20대 지지율이 5%p 오릅니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2,3차 토론에서 두각을 못보인 문재인 후보는 9%p 하락하고 , 두각을 보인 심상정 후보는 11%p 상승합니다.
물론 이는 문재인 - 안철수 지지율 격차가 커짐에 따른 결집 분열 이유도 존재할 것입니다. 하지만 정의당 지지자의 문재인 후보 지지율이 27% -> 28% -> 26%로 큰 격차가 없음을 볼 때 주원인으로 보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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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는 안철수가 토론에서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1등을 목표로 하는 사람은 문재인, 안철수 두 사람입니다.
잃을 것이 없었던 심상정과 유승민, 지키기만 하면 되는 문재인(대세론)과 홍준표(보수표)였습니다.
반면 안철수는 어떻게든 공격해서 표를 뺏어와야 하는데, 이 역할을 잃을 것이 없는 심상정, 유승민에게 뺏겨버립니다.
이는 많은 오유분들이 지적하듯이, 애초에 '내 것이 아닌 것을 두 손에 무리하게 쥐고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안철수를 보수의 대안으로 생각했던 5~60대와 보수표 이탈은 특히 컸습니다.
안철수는 공격하고 달려들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두려움이 그를 패배로 이끌었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결국 본인들이 만든 홍찍문(홍준표 찍으면 문재인이 대통령된다) 프레임이, 안찍박(안철수 찍으면 박지원이 대통령된다)에 먹혀버렸습니다.
철저하게 두들겨맞고, 보수표와 5~60대 지지율을 위에처럼 송두리째 홍준표에게 헌납한 것이 토론의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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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네거티브를 하기 위해 최악의 수를 썼다는 겁니다.
3차 토론에서 나온 '갑철수, mb 아바타' 언급은 '대형 단설 유치원 억제'와 함께 이번 대선 최악의 단어 3위 안에 들 것입니다.
역시 다들 아시는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 무언가를 부정하려하면 할수록 상대에게 각인시킨다는 프레임 이슈'를 스스로 던진 것입니다.
'프레임은 프레임으로 덮어라.' 라고 합니다.
즉 부정하거나 해명할 것이 아니라, 다른 프레임을 던져 시선을 돌려야만 합니다.
그런데 안철수는 '갑철수, mb아바타로 안철수 공격'하라는 내용이 담긴 더민주 문건(더민주는 내부 직원의 비공식 문서라고 해명)으로 문재인을 공격하려는 욕심에 자충수를 두고 말았습니다.
썰에는 종편에서 문재인을 죽어라 싫어하는 황OO, 이OO, 최OO와 함께 유명한 민OO의 어드바이스였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결론적으로 두 번째 주머니인 양자 대결 TV토론은 시도는 실패했고, 다자 대결 TV토론은 죽을 쑤며 지지율 추락이 계속되었습니다.
이제는 골든 크로스는 고사하고, 실버 크로스를 걱정해야 할 상황입니다.
(개인적으론 돼지 발정제로 강O 모의나 하는 그런 인간 이하의 대상과 실버크로스를 걱정하는 이 정국이 참으로 씁쓸합니다만..)
이제 남은 것은 마지막 주머니, "단일화를 통한 굳히기"입니다.
이미 상황은 불가능에 가까워졌지만, 안철수는 이 주머니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음 회에 그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댓글
  • 마동왕그랑죠 2017/04/30 04:45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번 공약에서 2030의 마음을 끄는 공약의 attration 강도가 조금 약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하락은 했지만 그래도 50대 지지율이 상승했으므로 소폭 하락의 추세를 보였군요. 이번 대선은 솔직히 구도가 만들어 준 지지율도 한 몫 하는 점도 있기 때문에 이 짧은 시간이 문후보한테 유리한 점도 있지만 불리한 점도 있었던 거 같네요. 그 불리한 점은 특히 20대 젊은 세대들한테.

    (2hvmH3)

  • 문학역사철학 2017/04/30 07:06

    초반에 반문지대라는 이미지와 언론빨로 말도 안 되게 치고 올라왔으나,
    폭죽 터지듯 터지는 1일1의혹들과 셀프 유치원 네거티브, 거기에 토론까지 망하고나니 민주당은 딱히 뭐 한 짓도 없는데 자기 스스로 알아서 폭락..
    게다가 홍준표라는 보수 구멍까지 점점 커지고있고...
    갈 수록 레드준표가 입에 걸레 물수록 찰스 표만 빨아들일텐데, 아직도 호남과 TK 왔다리 갔다리하며 문재인 욕만 해대고 있으니 참 딱하네요..

    (2hvmH3)

  • nap~ 2017/04/30 07:27

    20대 지지율 빠진 시점이 여성정책과도 좀 관련이 있겠네요.

    (2hvmH3)

  • 정철 2017/04/30 07:35

    눈에 '확' 띠는 20대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에 공감합니다. 그리고 제 주위를 보면 20대 표심을 잡지 못하는 데에는 어쩔 수 없는 포지션의 문제도 있는 것 같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온건보수고, 20대는 조금 더 꿈꾸는 세대인 것 같아요. 포지션상 심상정 후보의 공약쪽이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2hvmH3)

  • 하늘새123 2017/04/30 07:46

    안철수는 새로운 정치를 이야기 했어야 했습니다.
    민주당에서 그렇게 헛발질 했는데도 지지율 30% 부터 시작했다는게 사람들이 기대했다는 증거죠
    근데....
    안철수 주면인물들... 보면...
    박지원, 김한길, 손학규, 김종인
    구태의 극을 달리는 정치인 들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문재인 + 새정치
    만으로 믿었습니다.
    근데 토론...보고.. 돌아설 수밖에요

    (2hvmH3)

  • 그럴수도있재 2017/04/30 07:56

    그래프를 보니 20대 문재인표가 9% 떨어지고, 심상정표가 11% 올랐는데, 심상정이 문재인표와 안철수표 일부를 흡수한 것 같아요.  20대가 토론에서 선명성이 보이는 후보로 옮겨간 것 같아요.  젊으니까 좀 더 진보적이고 이상주의적 성향이 있지요.
    젠더 문제는 영향이 안 미친 것 같아요.  그랬으면 표가 심상정으로 옮겨가지 않았겠죠.  심상정이 메갈이라고 온라인에서는 욕을 먹는데, 20대 지지율은 올라가는 현상이 좀 특이하군요.
    20대를 위한 공약 부족이 영향을 많이 미쳤는지 모르겠어요.   심상정이 20대 공약이 더 있는 것도 아니고, 있다해도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도 아니쟎아요.

    (2hvmH3)

  • micron 2017/04/30 08:12

    솔직히, 역대 선거에서 각 정당은 2030, 특히 20대에 대한 정책 공약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해본 적이 없으니, 뭘 해야하는지도 모릅니다. 민주당만의 문제는 아니고 모든 정당이 가진 문제입니다.
    노인 세대는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도, 투표는 합니다. 투표에 관심이 없는 사람(관심이 없는 이유가 있는데, 그걸 극복하고 투표장으로 유도할 대화의 통로가 별로 없습니다)을 투표장에 끌어 가기가 어렵고, 투표하려는 사람에게는 자신에게 투표해 줬으면 한다라는 대화할 통로라도 있고, 상대방의 표를 뺏어 오는게 효가가 더 큽니다. 그러니 어떻게든 상대의 표를 가져오기 위한 공약과 정책을 합니다. 보수 정당은 당연히 노인세대가 자기들 표이니 잃지 않기위해서 신경을 쓰고, 젊은 세대가 기반인 민주당도 이기기 위해서 노인들 표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책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노인 세대를 위한 정책에는 상당히 적극적입니다.
    젊은 세대는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정책과 별 관련이 없는 투표를 하다보니, 상대적으로 관심 대상이 아닙니다. 진보 정당은 자기들 표라고 생각해서
    정책을 내서 유인해 볼 필요를 느끼지도 못했고(재원이 들어가는 정책이 5060에 맞쳐지고, 투표율이 괜찮은 3040에 대한 배려는 좀 하지만, 20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보수 정당은 해 놓은 일이 있다보니,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길 포기했고, 그러니 2030에 대한 정책이 없습니다.
    자기들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서지 않는 한, 정책으로 보상 받기는 어려울거에요.

    (2hvmH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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