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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평화로운 장안구 동물농장 (설치류/파충류 주의, 스크롤 주의)

안녕하세요, 수원시 장안구에 살고 있는 농장주 입니다.
......진짜 농장은 아니고.. 집에서 온갖 동물을 키우다 보니 가끔 농장인 기분이 듭니다 ㅎ_ㅎ;;


어릴 때부터 집에서 햄스터나 핀치류, 앵무 등의 조류와 붉은귀거북, 사슴벌레 등 여러 동물들을 근근히(?) 키워 왔는데,
사회 초년생이 되어 독립을 하니 동물(특히 새)이 너무너무 키우고 싶은데 6평 남짓한 원룸에 키울 만한 것이 마땅찮았지요.
그 와중에 당시 남자친구이던 남편이 [크레스티드 게코]라는 도마뱀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저도 급 뽐뿌(?)가 오더라고요.
나도 뭔가 하나 들여야겠다 하며 데려온 것이 [몽골리안 저빌]이라는 사막쥐였습니다.
그러면서 조금 더 큰 원룸으로 이사를 하고, 그 와중에 다른 동물들오 하나 둘 들이기 시작하며 대, 아니 小농장시대(..)를 맞이하였습니다.
결혼을 하면서 키우던 동물들을 합치니 머릿수만 20마리 넘게 한 집에 바글거리며 살게 되었습니다 ㅋ....

어떤 동물과 함께하고 있는지 조금 보여드릴까 합니다.

모든 사진들은 저와 남편이 직접 찍은 것들이고, 키우기 시작한 당시부터 지금까지 뒤섞여 있습니다.
사진에는 있지만 지금은 별이 되어 떠난 아이들도 있고, 지금 있지만 사진에 없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ㅋㅋ;;;;

몽골리안 저빌 (현재 4마리)
위에도 언급한 대로, 제가 독립한 뒤 처음으로 들인 동물은 바로 몽골리안 저빌이었습니다.
사막쥐로 검색해도 나오는데, 정말로 사막에 살지는 않고 내(內)몽골, 시베리아 남부, 중국 북부 등의 건조한 초원 지대에 사는 동물입니다.
흔히 보는 쥐처럼 긴 꼬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 꼬리에 털로 덮혀있는 것이 특징이기도 합니다.

IMG_0639.jpg
처음에 암컷 두 마리를 데려온 뒤, 수컷 두 마리를 더 데려와 인사하던 날
노란색 '콩찌'(암컷), 회색 '팥찌'(암컷), 갈색 '밤찌'(수컷), 검은색 '깨찌'(수컷) 총 4마리로 저빌 왕국(?)을 시작하였습니다.
두 커플로 쪼개진 뒤 새끼를 낳고 모두 암수 분리하여 동성끼리 잘 살다가,, 지금은 모두 죽었습니다 8ㅂ8 (사진은 2013년도 이맘 때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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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02.jpg
새끼 때의 모습이 강아지를 닮아서 꽤 귀엽..지 않나요?
여담이지만 왼쪽은 수컷, 오른쪽은 암컷인데 왼쪽 노란 아이는 귀엽다고 제 어머니께서 '메리'라 이름 지으신 뒤 키우셨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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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 오동통통 (아까 그 어머니가 이름 붙이신) '메리'와 구석 한 켠의 메리 아부지 '밤찌'
야생의 저빌들은 점프도 잘하고 늘씬하고 날쌘 그런 느낌인데.. 분명 쟤도 날쌔긴 한데.. 메리는 서열 1위여서 그런 건지 저래서 서열 1위가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초특급 돼지.. 였습니다.
살에 파묻혀 빼꼼히 나온 앞발이 모에 포인트 입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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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을 타는 사회성 높은 무리생활러
야생의 저빌은 한 쌍의 우두머리 부부와 새끼들, 그리고 그 새끼들을 돌보는 아직 독립하지 않은 새끼들이 무리지어 생활하는 사회성 높은 동물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혼자 두면 스트레스를 받고 성격 또한 나빠진다고 합니다.
실제로 두세 마리 붙여 놓으면 물고 빨고.. (근데 진짜 좋아서 못살아요ㅋㅋ) 서로 털 골라주고 킁킁거리고 포개져 자는 등, 엄청 사이가 좋습니다.
다만 모계 중심의 사회라 성체 암컷이 셋 이상 넘어가면 심각하게 싸울 확률이 높아 2~3마리 정도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사진의 세 마리는 어미 '팥찌'와 그 두 딸로 구성된 가족입니다)

처음에 데려왔던 4마리에서 출발한 저빌 왕국 1세대와 그 자식인 2세대는 모두 무지개 다리를 건너 별이 되었습니다 ㅠㅂㅠ
뭔가 아쉬운 마음에 작년 초에 새로운 아이들을 데려와 이번에는 더욱 으리으리한 집을 만들어 주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D



크레스티드 게코 (현재 9마리)
지금의 남편인 당시 남자친구와 연애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모종의 이유로 도마뱀 한 마리를 떠억 들입니다.
(사실 남편이 동물 키우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저도 격심한 뽐뿌를 받아 저빌을 데려왔었습니다 ^ㅂ^;;)
습한 환경에서 키우는 습계형이고, 벽타기가 가능한 붙이류 도마뱀입니다.
이름의 '크레스티드(crested)'는 볏, 돌기 따위가 있는 것을 의미하는데, 눈 주변에 마치 속눈썹이 길게 자란 것마냥 돋아 있습니다.
도마뱀 싫어하는 사람들도 이 아이는 좀 귀여워 보이는 외모 때문에 거부감이 덜 하다고 하네요.
색상이나 무늬의 패턴에 따라 다양한 모프가 존재하는데, 남편과 저는 딱히 모프 가리지 않고 키우고 있어서 정확히는 모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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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좋은지 발색이 잘 올라온 '새콩이'
도마뱀의 특징이 온/습도, 기분 상태에 따라 색깔이 확확 변하는데, 야행성이다 보니 습도 높은 밤, 그리고 탈피를 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최상의 발색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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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초콩이', 오른쪽 '새콩이'
오른쪽의 붉은 기 도는 노란 아이가 앞 사진의 불타는 자몽색의 그 아이입니다.
그나마 이 사진에서도 오렌지색이 잘 나온 상태고, 좀 건조한 아침에 자고 있을 때는 허옇다 못해 회색빛까지 돌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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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손가락과는 반대로 관절이 밖으로 꺾이는 발가락
게코 발바닥을 이용해서 유리에 붙일 수 있는 뭔가를 개발한 것도 있었는데, 아무튼 발바닥이 미끄럼을 방지하도록 주름이 잡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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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 일의 부화기간을 거쳐 태어난 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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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스티드 게코가 피어나는 나무(?)
한 번 교미에 성공하면 한 달에 2개씩, 대체로 12개의 알을 6개월에 걸쳐 낳기 때문에 한 사이클에 별 일이 없다면 2마리가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한 달 간격으로 형제들이 깨어나 크레스티드 유치원이 부흥했었지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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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수문장 케르게코베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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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부절 개체(왼쪽)과 정상 개체(오른쪽)
크레스티드 게코는 위급 상황 시 꼬리를 끊고 도망가는 습성이 있는데, 다시 자라는 종도 있는 반면 이 크레스티드 게코에게는 꼬리 재생 능력이 없습니다 ㅠㅠ
그래서 꼬리가 잘리면 개구리마냥 짧뚱해져서 크레구리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어릴 때 자기들끼리 꼬리나 발가락을 먹이로 오인하고 공격당하면 끊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는데, 아차 하는 순간 끊어버립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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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에는 총 5마리가 있습니다
유정란, 무정란, (강한 플래시에 비쳐 보면 무정란은 노랗고 반투명한데, 유정란은 불그스름하고 불투명합니다) 많은 알들이 세상에 나왔고, 유정란에서는 무사히 태어난 새끼가 대부분이지만, 유정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이 중지되어 쪼그라든 알, 알을 찢고 (조류와는 다르게 알이 결 따라 찢어집니다) 나오다가 힘에 부쳤는지 머리만 내밀고 죽은 새끼, 무사히 찢고 나와서도 뭐가 안 맞았는지 금방 별이 된 새끼 등 몇몇은 아픈 기억이 있네요 8_8
암컷들은 커다란 사육장에서 단체 생활 중이고, 수컷들은 방 하나씩 차지해서 도마뱀들 중에서는 가장 으리으리하게 살고 있습니다 ㅎ_ㅎ

기니피그 (현재 3마리 + 본가 2마리)
6평 원룸에서 살던 때, 누가 원룸 건물 입구에 고슴도치를 사료를 포함하여 용품 맟 사육장 째로 버린 일이 있었습니다.
1주일 가량 임시보호를 하면서 고슴도치 카페에 글을 올려 다른 분 품에 넘겨 드렸는데, 이 때 기니피그를 키워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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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올린 적이 있는 '꿀빵이' 움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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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집에 온 날, 오자마자 널부럭하는 패기의 '꽃빵이'
보통 어지간한 동물들은.. 적응기간 이라는 것을 가지기 마련인데.... 이 하얀 인형같은 아이는.. 오자마자 드러눕..더라고요..
옆에서 시무룩한 표정의 꿀빵이도 아직 마음 놓고 못 눕는데....(.....) ←기니피그는 겁이 매우매우매우!!!! 많은 쫄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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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모 돋는 '꽃빵이'
'꽃빵이'는 기니피그 중에서도 장모종인 '실키'인데, 본인이 키우시는 수컷 기니피그 2세를 원하시는 어느 분과 인연이 닿아 교배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비는 '텍셀'이라는 종인데, 털이 곱슬곱슬한 것이 특징으로 굉장히 임팩트 있게 생겼습니다 ㅋㅋ
새끼가 태어나면 수컷 한 마리는 그 분께 보내고, 다른 수컷은 분양하고 암컷은 제가 모두 키우려 했는데....... 맙소사... 3마리가 모두 수컷이었습니다.
두 마리 다 분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나도 아쉬워서 부모님 앞에서 징징거렸더니 당신들께서 키우시겠다고 두 마리 다 데려 가셨습니다.... >
댓글
  • 포맑 2017/04/28 04:50

    와 사진이... 멋지네요. 애들도 너무 이쁩니다. 여러 종류를 키우시게 된 과정도 궁금하게 됩니다

    (S1jDnI)

  • 묵월 2017/04/28 07:02

    정말 농장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네요!
    모두 다 귀엽습니다! 애정 듬뿍 받고 자라는 것 같아요.

    (S1jDnI)

  • 너없는자리 2017/04/28 07:59

    우와...완전 정성글...
    넘 재밌게 잘 봤습니다! 특히 도마뱀들... 넘 귀엽네요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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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wangGaeTo 2017/04/28 08:58

    심장에 해로운 글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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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이오빠 2017/04/28 13:15

    우왕... 부러워요...
    마치 미래의 저의 모습일것 같네요 ㅠㅠ
    저도 골든햄스터 1마리에서 시작해서  현재 골든2, 드워프1,  크레스티드게코 1 이랑 함께 살고 있어요.
    아직 독립을 하지 않고 제방에서 키우고 있어서 더 데리고 오고 싶지만 환경의 여의치가 않네요 ㅎㅎ
    몇가지 궁금증이 있는데 혹시 기니피그랑 친칠라는 변냄새는 어떠한가요?? 골든햄스터애기들은 화장실을 완벽하게 가리고 대변에도 냄새가 없어서 괜찮은데 기니피그랑 친칠라 를 데려올 예정이라 변냄새가 걱정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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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고 2017/04/28 22:25

    친칠라가 너무 귀엽네요 보통 몸무게가 어느정도인가요??ㅎㅎ 정말 털 많이날리나요?? 막 둥둥 떠다니는지 궁금합니다ㅎ
    친칠라는 화장실 모래 안쓰죠??  목욕모래는 쓰는 것 같던데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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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밀리에 2017/04/29 03:14

    정성글은 무조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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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INY 2017/04/29 03:24

    다 읽었는데 고슴도치를 줍고 기니피그를 입양해야겠다는 결심은 어떤 매커니즘으로 작동하는지 알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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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하야야요이 2017/04/29 03:37

    도마뱀들 너무 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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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리랑 2017/04/29 04:06

    저랑 취향이 비슷하시네요.. 도마뱀에 기니피그같은 소동물 크으 정독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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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물은어디에 2017/04/29 04:54

    아 세상에... 다들 너무 예뻐요

    (S1jD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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