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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글 보고 갑자기 생각난 대학시절 발표 멘붕썰.

껄껄 학부시절 저의 발암썰 No1. 을 풀어보자면..

어쩌다 교수님들에게 발표 잘한다. 수업 니가 해도 되겠다. 라는 평을 듣게 되었음 (자랑임)

교수님들의 연달은 호평에 그 후로 발표를 거의 전담하게 되었는데..(이 부분은 눙물)

한번은 너무나 당당하게 어떤 후배놈이 

"형이 발표 잘하니까 형이 하면 되고, 제가 ppt 만들테니까 잘해줘요. 잘한다고 칭찬많이하던데 얼마나 잘하나 구경 좀 하게" 

라고 바로 역할분담을 걸어버림..(정말 딱 저런식으로 말함 ㅎㄷㄷ..그 때 눈치채지 못한게 재앙의 시작이었음.)

'이 미친 새끼는 뭐지..' 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라 하고 지나감.

어차피 이러나 저러나 나는 졸업때까지 발표를 할 운명이라는걸 받아들인 시기였기 때문에..


그런데 발표 전날 아직 만들고 있다는 소리만 나올 뿐 초본조차 안나옴.

나는 분명 준비해야 되니까 발표 전날 오전까지는 ppt 가 나와야 한다고 미리 말해둠. 

발표자로써의 책임감 이랄까...그런게 있어서 본인은 ppt 잘 보지 않고 발표하는편이었고, (멋있자나! 청중만 보고 말하는 발표자라니!)

그래서 ppt 의 텍스트와 내용은 물론이고 거기에 실리지 않은 배경지식이나 정보까지 다 숙지해두는 사람이었음.

하지만...........


결국 발표 당일, 발표 '진행하면서' ppt 처음 보게됨 ㄲㄲㄲㄲ 심지어 발표하기 직전도 아니고,

내가 강단에 올라갔을 때 (심지어 강의실이 엄청 큰 곳이었고, 듣는 사람 엄청 많은 수업이었음..ㅠㅠ)

usb를 꽂은 뒤에 내가 발표해야 할 ppt 라는 것을 '처음' 보게됨^^

보자마자 대략 멘탈에 지진이 일어나기 시작.

내가 알기로 분명 30분 정도 발표해야 하고, 이후 20분간 질의 응답하고 교수님 질문에 대답하고,

관련 내용에 대해 교수님이 설명해주고..뭐 그런식이었는데

슬라이드가 딱 '한장'임

정말로 딱 '한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물론, 전체 내용은 더 많았음. 다만 그 뒤에 있는건 참고문헌이고 30분간 내가 슬라이드 한장으로 떠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지)

뭔가 있어보이는 배경? 하나에 원판 모양으로 연구주제 하나 써있고 그 주위에 카테고리 별로 키워드 써있는게 다임 ㅋㅋㅋㅋㅋㅋ

설명, 사진, 뭐 이런거 하나도 없음. 그냥 


머리가 새하얘지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남들앞에서 식은 땀이라는걸 흘려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무대체질(?) 이라, (무대에 서는건 좋아하지 않지만 선다고 딱히 긴장하지는 않는 타입)

사람들 앞에서 당황해본적이 없는 나에게는 무척 신기한 경험이었음

불과 1,2초 사이에

"이 새끼가 파일을 잘못 들고온건가?"

"이거 뭐 내가 모르는 엄청난 기능이 숨어있어서 텍스트 하나 누를 때 마다 막 촤르르르르르르륵 하고

관련된 사진과 텍스트가 주룩주룩 엄청난 이펙트와 함께 나오는건가?"

"아니면 이게 무슨 마법의 원판같은거고, 이게 룬 문자라서 내가 이걸 읽으면 3d 영상이라도 나오나?"

등등 온갖 상상이 ㅋㅋ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영상자료는 링크조차 걸려있지 않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화같은거였는데 - (영화 'xxx'의 xxx 캐릭터) 라고 써있는게 다임 오호호호호호.......


결국 나는 그날 멘탈이 탈탈 털려가며 30분간 중요한 키워드를 다 설명해주고, 

새하얘진 머리로 생각안나면 농담 섞어가며 시간도 벌고,

별별 개소리를 다하며 30분을 넘기게 됨 (내 인생에서 가장 긴 30분이었음..ㅠ)


결국 그렇게 폭풍같은 30분이 지나고.........

교수님의 표정은 이미 개똥씹은 표정 ㅋㅋㅋ(평소 깐깐하기로 유명한 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질의응답 시간까지 다 마치고 맨탈이 터져 그 자리에서 바로 쌍욕을 하고 싶었으나

이미 탈진 상태라 머리가 하얘진 본인은 터덜터덜 자리로 돌아감 ㅋㅋㅋ


같은조의 선배, 동기들이 나를 달래서 담배를 피러가는길 그 후배가 막타를 꽂아줌.

"발표 엄청 잘한다고 교수님들이고 선배들이 아주 추켜세워주더니 왜 발표를 그렇게밖에 못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후 그 후배놈은 같은 조의 조원들에게 무차별 폭격을 당하고...(Feat. 프로페서 킴)

한학기인가 두학기인가 더 지나고 안보이길래 왜 안보이나..하고 그냥 무심하게 지나가게 되었는데.

결국 휴학했다가 전과였나 편입이었나 뭐 다른곳으로 가게되었다는 이야기만 들리더라.

하는 썰 ㅋㅋㅋㅋㅋ
댓글
  • Nerd 2017/04/25 14:39

    엿먹이려고 노린게 아닌 이상 인간적으로 저렇게는 못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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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미 2017/04/25 14:43

    그사람이 처음부터 님 싫어해서 계획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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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ltrask 2017/04/25 14:58

    그..그건가..!! 제가 넌씨눈이었던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하지만 원한 살만한 행동은 한것이 없었던것으로 기억하는데..ㅠ
    아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원한을 살만한 행동을 했던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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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계란땅콩빵 2017/04/25 20:41

    다읽고 순간적으로 열받아서 비공누를뻔했네여....이시대 참 멘붕글 ㅇ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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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해민. 2017/04/25 20:42

    으어:;; 그런데 이정도로 진행이 안된 ppt였는데 조원들이 전부 방관만 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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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아리랑 2017/04/25 20:47

    님이 칭찬받는게 질투나서 저 지랄병난듯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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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ron_Man 2017/04/25 20:50

    님 왤케 착하게 그랬어여.... 저런건 밟아줘야되는뎅...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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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고냥이 2017/04/25 21:15

    저런 개ㅂㅅ은 어딜가던 똑같죠
    그 자리에서 아주 가루가 되도록 쳐밞아버렸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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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신 2017/04/25 21:58

    처음부터 전과나 편입 할 생각이라서 자긴 점수 상관 없으니 일부러 작성자님 물먹인 듯?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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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ltrask 2017/04/26 00:06

    뭐 교수님이 알아서 ppt 작성자 점수를 날려주셔서 별다른 항의는 하지 않았고,
    그냥 그 후로 그 후배를 무시하는걸로 일단락 되었다는 것이 후기입니다.
    그 상황에서 뭐 제가 나이 좀 더먹고 선배라고 때릴수도 없고..쌍욕을 할수도 없고..
    그냥 너는 그러고 살아라 나는 너랑 안엮일란다. (여러분의 발암을 유발하는 병내나는 대처)
    니 점수는 어차피 날아갔으니 니 잘못에 대한 책임은 니가 지는거고,
    죽여버리고 싶지만 이미 지난 일 가서 뭐라 해봤자 달라지는 것도 없고 나만 스트레스 받을거뻔하고..
    어차피 이 사건으로 너는 매장이니 나는 그냥 너를 무시하련다.
    하고 끝났더랬지요. 물론 1년인가 지나고 전과였나 편입소식을 듣게 되긴했지만.
    저는 쿨가이라 언제나 조별과제를 할 때 한명의 참여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면 그냥 쿨하게 교수님한테 말하고 끝이었죠.
    껄껄 그래서 학술대회 나가서 수상했을 때는 팀원 중 한명의 이름이 수상자에서 빠지기도 했었답니다.
    그냥 대회 진행하는 쪽에다가 얘는 진짜로 아무것도 없으니까 명단에서 빼달라.
    아니면 수상 거부하겠다. 이렇게 통보하니까 바로 빼주더군요 ㄲㄲㄲ. (여러분의 발암을 막기 위한 약사이다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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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geo 2017/04/26 01:51

    글러먹었네요 어떻게 저러지?
    처음 말하는거부터가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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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따뜻한별들 2017/04/26 01:56

    그따위로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선배건 후배건 그 순간부터 사람대접 안할 것 같은데요. 아니, 못할거같아요.
    양심이라는게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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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칠지 2017/04/26 02:01

    와... 그래도 피피티한장 살리신거 대단해요.... 저같음 "잠시만요.. 야 너 옥상으로 나와" 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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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헐랭헐랭 2017/04/26 02:02

    저는 그냥 전날 아침까지 안나오면 제가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개 지랄을 떨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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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솜브라 2017/04/26 02:06

    일부로 엿먹으라는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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