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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 '권력의지와 선거승리에 대해서'

 

우리 정치지도자들이 인품도 훌륭하고 인상도 좋기 때문인지 한때 주요 대선주자들에 대해서 "사람은 좋은데 권력의지가 없다."는 비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정치인에게는 당연히 지극히 부정적인 평이기 때문에 이런 비판을 받는 분들은 자신의 강력한 권력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애를 썼는데, 주로 레토릭을 강하게 하는 방식이 채택됐다. “제가 정권을 잡아야 합니다.”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라는 식의 노골적인 발언이 등장했다.

 

지지자들에게는 그런 말들이 나름 효과가 있어서 "000이 사람이 달라졌어."라고 칭찬이 나오고는 했다.

 

그런데 정말 말을 '세게' 하는 게 권력의지를 보여주는 걸까.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무엇인가를 얻고자 하는 ‘의지’의 크기는 결국 그것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것을 포기할 수 있는가, 얼마나 큰 대가를 기꺼이 지불하는가로 나타나는 것이다.

 

로또가 되거나 갑자기 큰돈이 생기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해서 의지가 굳건하다고 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남들이 생각하지도 못한 희생을 기꺼이 감수하는 모습을 볼 때 의지를 인정받을 수 있다. 그리고 선거에서 권력의지를 인정받는 것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다. 정치인 스스로 자신의 집권이 최선임을 깊이 믿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선거가 또 한 번 변곡점을 맞고 있다. 지지율로 보면 민주당의 위기다. 여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강력한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에게 대한 비판 중에 현재 감성적으로 가장 먹히는 비판은 (그것이 정당하든 아니든 간에), “안철수가 집권하면 박지원이 상왕 노릇을 할 것이다.”라는 것이다.

 

박지원 대표나 국민의당 측에서는 이런 비판에 대해서 억울하게 생각할 것이고 반박할 말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박지원 대표가 “안철수 후보가 승리한다면 그 정부에서 아무런 공직을 맡지 않겠다.”라고 선언한다면, 논리로 반박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호소력을 가질 것이다. ‘상왕’ 얘기가 좀 더 퍼지면 이런 선언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안철수 후보는 조만간 국회의원직을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가 국회의원직을 사퇴하지 않은 것을 안 후보가 여러 차례 비판했기 때문에 자신은 의원직에 연연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서 대비를 시도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이에 대한 논리적인 비판은 별론으로 하고(예를 들어 안 후보는 애초에 정치를 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대통령이 되려는 목적만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 그 자체로 큰 희생이나 포기, 즉 권력의지로 비칠 것이다.

 

자 그렇다면 우리 민주당도 그것을 뛰어넘는 ‘권력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막연히 앉아서 “저쪽이 집권하는 것은 ‘적폐세력’을 연장하는 것이고, 우리가 집권하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다.”라고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말 그렇게 믿는다면, 그 목적을 위해서, 올바른 집권을 위해서 무엇이든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선거가 한 달 남았는데 “여론조사가 문제가 많다.”라고 타박만 하는 것은 벌써부터 수세적 태도를 취하겠다는 것으로밖에 안 보일 것이다. 한달을 수비만 하면서 버틸 수 있는가. '대세론'이나 그 변형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유권자들에게 정신이 버쩍 든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조기대선이 된 것은 결국 촛불민심 덕분이다. 더불어민주당이나 문재인 후보에게 부족한 점도 많지만, 현재의 제 정치세력 중 현실적으로 가장 잘 촛불민심을 받아서 개혁을 해나갈 수 있는 정당은 민주당이다. 근거 없이 국민의당을 폄훼하고 싶지는 않지만, 펀더멘털을 놓고 볼 때,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차기 정부를 이끌어 갈 역량을 비교한다면 객관적으로 민주당이 우위에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집권하면 다양한 인재를 쓰겠습니다."라는 막연한 약속으로 그런 차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인재나 역량은 미리 갖추는 것이고, 선거 때는 그 결과를 놓고 평가를 받는 것이다. 누구나 미래의 약속으로 평가받고 싶어하지만, 누구나 실제로 한 일로 평가를 받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겨야 한다. 그것이 공동체를 위한 최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승리를 위해서는 싫더라도 많은 것을 내려놓고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다 껴안는 통합을 해야 한다,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 전략에 대해서 말이 많은데, 원래 필승의 전략이라는 것은 없다. 또한 기본적으로 역량이 우위에 있는 쪽에서 복잡한 작전을 생각할 필요도 없다. 절실하고 필사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통합을 위해서도 경선 과정에서 마음을 상한 분들에게 감동을 줄 정도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냥 막연히 함께 갑시다, 라고 하는 정도만으로는 부족하다.

 

양측이 다 최선을 다한다고 인정을 받으면 결국 유권자들은 어느 쪽이 실력이 있는지, 어느 쪽이 올바른지를 두고 평가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이길 수 있다.

 

후보, 캠프, 당 모두 유권자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희생하고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앞으로는 그런 방법을 계속 구상해서 건의할 생각이다.

 

직접 선거도 치러보고 다른 사람의 선거를 도운 적도 있는데, 아무리 유리해 보이는 선거도 가진 것을 다 바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 이제 우리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는 유권자들 앞에 집권을 위해서 어디까지 포기할 수 있는지 보여줘야 하는 시험대에 섰다.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나도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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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략기획의원장 금태섭 의원의 글인데 퍼왔습니다

댓글
  • 헤이보이 2017/04/09 20:46

    태섭아 한달만 기다려라 ㅋㅋㅋ

    (AsXgCf)

  • 제드바틀렛 2017/04/09 20:47

    헤이보이/ 안철수 지지자들 댓글 선점하는 예술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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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룡서인 2017/04/09 20:47

    새도우 캐비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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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리오 2017/04/09 20:47

    안찍박 ㄹㅇ 진리인가 보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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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신혜 2017/04/09 20:49

    안찍박이 효과가 있나 다들 그걸 추천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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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비안 2017/04/09 20:49

    안찍박이 통하긴 하나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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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uvier 2017/04/09 20:51

    박지원 물러난다고 안찍박이
    안먹히는거 아니에요.
    안철수를 찍으면 박지원이 비선실세
    라고 홍준표가 할걸요.
    이건 야권지지자에게나 안먹히지
    할배들 한테는 먹혀요.

    (AsXgCf)

  • 오직당신뿐 2017/04/09 20:54

    안 맡는다고 해도 누가 믿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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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라유키 2017/04/10 03:34

    박쥐같은 놈. 본성이 어디 가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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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SURADA 2017/04/10 10:34

    간빠짓과 박사모 하던 짓을 돌이켜 생각 해 보면 추호의 오차도 없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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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나코 2017/04/10 11:03

    캠프 사람들이 이 정도 인식만 가져도 좋겠는데.

    (AsXgCf)

  • 고슽인더쉘 2017/04/10 12:38

    안찍박은 진보 유권자한테는 먹히는 프레임이 아님... 보수 유권자한테 먹히는 프레임이지..

    (AsXgCf)

  • walnutmani 2017/04/10 15:18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박 대표가 '후보가 (선대위 구성을) 다 못하기 때문에
    자기한테 위임해 달라'라고 하더라"
    라며 "선대위 구성이 얼마나 시간이 걸린다고"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당헌당규대로 후보가 (선대위 구성을) 하고 내용을 최고위에서
    협의하면 되지 않냐고 (문제를 제기) 하는데 박 대표가 자기가 혼자 한다고 하는 것"
    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다만 "(위임에 대해선) 찬성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http://v.media.daum.net/v/20170410115110523?s=pelection2017

    (AsXgCf)

  • walnutmani 2017/04/10 15:18

    오늘 요 기사보니 안찍박이 사실인가 보네용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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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golo 2017/04/10 16:04

    영남에서 박지원 포비아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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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땅콩한알 2017/04/10 16:18

    TK사람들에게 안철수가 되면 박지원이 상왕되고 정동영이 선대위원장이라고 말하면, 안철수 뽑겠다고 말한 사람이 고민 좀 해야겠다고 하나같이 반응해요~ 안찍박은 뽑을 사람이 없어 방황하는 표심의 행방을 좌지우지할 만큼 강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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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노니무스 2017/04/10 16:40

    그래봤자 문재인에 대한 포비아만 할까요? 잠깐 망설여도 결국 문재인 포비아가 박지원 포비아보다 훨씬 강력햇 효과 없습니다. 다른 전략을 생각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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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ind.K 2017/04/10 17:34

    "집권하면 다양한 인재를 쓰겠습니다."라는 막연한 약속으로 그런 차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인재나 역량은 미리 갖추는 것이고, 선거 때는 그 결과를 놓고 평가를 받는 것이다. 누구나 미래의 약속으로 평가받고 싶어하지만, 누구나 실제로 한 일로 평가를 받는다.
    이 말 기가 막히네요.
    선거와 관계없이 제게 가르침을 주는 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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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알기아 2017/04/10 20:38

    좋은 글입니다. 문재인이 잘 경청하고 행동으로 보여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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