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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만 해먹고 살기 너무 힘드네요.

시작은 음악으로만 먹고 살수 있을까? 라는 고민에서 도전했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지쳐가는 기분입니다. 

아직은 포기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뮤지션들이 왜 모두 다른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게 되네요.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는 덕업일치는 누구나의 소망일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문으로 하기엔 부족한 상황들로 인해서 다른 직업을 가지게 되고 거기서 벌어들인 돈으로 원래 하고싶었던 일들을 취미생활이라는 형태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있다고 생각해요 

'덕업일치는 정말로 어려운일일까?'라는 의문을 항상 가져왔고, 도전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도전을 해보지도 않고 나중에 시간이 지나 '그때 해볼걸..'하는 생각을 가지는 것 보다는 
실패를 겪어보더라도 도전을 해보고 내 인생의 자산으로 만드는게 훨씬 옳은 방향이라 생각했기에 밴드를 시작했습니다. 
음악을 전공으로 하지 않은 사람들끼리 모여서 단지 음악을 좋아하기에 시작한 인디밴드였습니다. 
더군다나 외모도 돈도 부족하기에 음악으로만 부딛혀 볼 수 있는 좋은 계기였지요.

그러나 점점 축제들은 소규모화 되어가면서 드럼까지 사용하는 풀세션 밴드들은 더더욱이나 공연할 기회도 돈도 줄어드네요.
물론 축제기획자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는 합니다. 버스킹 하는 팀들은 음향장비나 무대에 들어가는 비용들이 줄어들고,
시끌벅적한 노래보다는 조곤조곤 가슴 한켠을 자극할 수 있는 음악을 더 좋아하는 요즘 정서에도 더 잘 맞구요.

그렇다고 밴드들 중심으로 돌아가는 락 페스티벌은 신인뮤지션보단 기성뮤지션이 대부분이고 들어가는 신인 뮤지션들도 한두팀씩 들어가긴하지만 지속적인 인기를 가지지 못한다면 그냥 일회성 공연에 불과합니다. 
특히나 제가 몸담고 있는장르는 더더욱이나 견고하고 확고한 팀들이 있고 시대의 유행도 어느정도 지난 장르라 뚫고 들어가기가 더 힘드네요 . 
그리고 지방에서 활동하다보니 서울만큼의 문화를 따라가기도 힘들고, 기회도 더 자주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외부상황의 탓보다는 내부적으로 더 다듬고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노력을 할 수 있기에 아직은 포기하기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찾아올 기회를 붙잡을 준비를 좀 더 해야 할 것 같네요.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수백, 수천개가 될지도 모르는 인디밴드들 모두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음악 뿐만아니라 다른 지역 예술 문화에도 좀 더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바람이구요.


그냥 이런저런 넋두리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
  • 남도한정식 2017/03/31 12:46

    어차피 후회할꺼면 할수있는 만큼 해보고 후회하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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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만비공감 2017/03/31 14:38

    안정적인 수입을 포기하고 제가 좋아하는 직업을 택한 저는 돈은 예전보다 벌지 못하지만 심신의 안정과 여유가 좋습니다.
    그래도 수입이 없다는거 줄었다는거.... 꿈과 현실사이에서 매일 조율중입니다.
    힘내시라고 비공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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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트블루우 2017/04/01 14:52

    거의 비슷한 입장이네요 ㅠㅠ
    서로 힘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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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고양이 2017/04/01 15:50

    안녕하세요 저도 인디밴드생활부터 시작한 음악가예요
    혹시,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이란곳에 예술가 인증을 받으셨나요?
    그곳에서 지원사업으로 예술인 파견지원사업 이라던지, 창작예술기금이라든지 여러형태로 지원받을 수 있는 방법들이 있어요
    만약 예술인 인증이 되어있으시면, 월요일까지 예술인파견 지원받고있거든요
    공고 꼼꼼히 읽어보시고 신청해보세요!
    저희팀은 작년에 블랙리스트에 들어가있어서
    많이 힘들었어요 ㅠㅠ
    올해는 많이 좋아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함께 힘내요!! 예술가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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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사리 2017/04/01 16:08

    뭐,,, 저는 방금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벽돌 나르다 왔습니다. ㅎㅎ;
    샤워 할때 보니 지게를 지어서 양쪽 어깨가 멍이들어있네요.
    저같은 경우는 악기 레슨이랑 연주를 합니다만, 그것만 가지고는 그냥 생활비에 다 들어가 버려서 아직 젊을때 조금이라도 저축을 하고자 오전에는 건설 현장 잡부 알바를 하고 오후에는 학원에서 악기 레슨을 하고 저녁에는 라이브카페에서 연주를 하면서 살고있습니다.
    주변에 뛰어난 음악가들이 많습니다만 역시 여유있는 분들은 원래 집이 잘 사시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딱히 돈을 벌지 않아도 건물 한두개 있다거나.. 털털해 보이지만 사실 아파트가 60평이 넘는다거나..;;
    그냥저냥 평범한 가정의 음악가들은 대부분 점점 생활이 말라가는듯 하네요.  그러다 지쳐서 결국 그만두고 나이 더 들어서 젊었을때 음악했다 말하시겠죠.
    저는 속 편하게 인생자체가 취미생활이라 생각합니다.  어차피 하루아침에 상황이 변하는건 아니니 오늘 할 수 있는일 하면서 스트레스 받지말고 화이팅 해야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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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코사이다 2017/04/01 17:10

    힘들죠.. 전 얼마전에 10년하던 팀을 정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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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나초콜렛 2017/04/01 20:38

    멋집니다 화이팅하시고 반드시 좋은기회 잡으시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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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득근하고파 2017/04/01 20:40

    인디밴드만 해도 될만한 사회적 시스템이나 다양한 인디문화를 더 쉽게 접할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티비에는 어리디어린 아이돌 뿐이고...
    정말 인디음악하시는 분들 너무 고생이 많아요
    공사장에서 노가다 하고 라면 국물 얼려먹으며 음악했다는 밴드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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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ve_forever 2017/04/01 20:42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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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라인드코어 2017/04/01 20:52

    힘내세요. 저도 최악의 상황인 익스트림 메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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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벼흘 2017/04/01 20:54

    음악은 아니지만 저도 꿈을 접고 다른 일을 하고 있습니다.
    힘 내시라는 말은 왠지 공허해 말 하기 그렇고, 현실적으로 문화 컨텐츠가 발달하려면 그 생산자들이 당장의 생계에서 어느정도 자유로워져야 할 것 같습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다수의 직업이 사라질거라 합니다.
    문화쪽으로 일 하시는 분들이 생계수단으로 해야 할 상당수의 직업 또한 사라지겠죠.
    대안은 기본소득 밖에 없는것 같습니다.
    작성자님이 온전히 악기만 다룰수 있고 저도 펜이나 타블렛만 만지는 그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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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uesman 2017/04/01 20:56

    꿈은 꿈이라서 아름답고 소중하고 가치있지만 현실이 되면 더이상 꿈이 아니죠
    목표를 두고 하는 뮤지션은 세상에 아무도 없을겁니다.
    꿈이 현실이 되서 그게 삶을 영위하기 위한 직업이 된다면 더이상 꿈이 아니라 업이 되는거기때문에
    어떻게 마음 먹느냐가 제일 중요할거 같아요
    저 역시 20대 내 30대 초반까지는 누가 봐도 '뮤지션'의 삶을 살았었는데
    내 음악활동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 할 생각은 별로 안했던거 같아요
    그저 공연때 무대위에서 연주하는게 좋았었고 멤버들과 함께 밤새워가며 녹음하는게 즐거웠었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나의, 우리 팀의 음악을 무대에서 연주했을때
    객석에서 좋아해주고 박수쳐주는 관객들이 좋았었었죠
    실력이 좋다고 성공하는게 아니고 성공한다고 인정받는게 아니고
    뮤지션이란 그냥 내가 '음악으로 내 삶을 살 수 있는가' 중요한거 같아요
    그렇게 살 수 있다면 돈은 없어도 행복하고 나중에 시간이 오래 지나도 후회는 남지 않을거예요
    지금 저는 먹고살려고 악기매장 매니저 일을 하고 있지만
    마음만은 아직 옛날처럼 돈 생각 않고 무대에서 연주하는게 좋은 '뮤지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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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지네랜드 2017/04/01 20:59

    현재 중국에서 음악거래 플랫폼으로 창업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저도 밴드를 하면서 무수히 많은 뮤지션들이 꿈을 접는걸 보고 시작하게 됐네요. 제가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줄 수 잇을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관심 있으시면 [email protected]으로 메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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