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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시대에 있었던 식인 벌레 이야기

아래 글은 조선의 학자, 이익이 쓴 책인 성호사설의 만물편에서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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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처럼 쏟아지는 벌레 떼(雨虫)


몇 해 전, 온 나라에서 떠들썩하게 전하기를, “무슨 벌레가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져서 온갖 음식물 속으로 섞여 들지 않는 일이 없었다. 생선이나 고기 속에서 흔히 발견되었는데, 하얗고 가늘며 긴 것이 마치 흰 말의 갈기처럼 생겼다. 사방에서 온통 그랬지만 무슨 벌레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이 해에 지독한 병이 많이 퍼지자, 사람들은 모두 이 벌레에 중독되어 그렇다고 한다.” 하였다. 이런 사실이 참으로 있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따지고 보면 이런 이치가 역시 있을 법도 하다.


《고려사》에 상고하니, “고종(高宗) 33년(1246년) 5월에 독충(毒虫)이 비처럼 쏟아졌다. 벌레 몸뚱이가 가는 그물에 싸였는데, 쪼개면 마치 흰 털을 쪼개는 것과 같았다. 음식에 묻어서 사람의 뱃속에 들어가기도 하고 혹은 사람의 살을 빨아먹기도 하다가 죽으므로, 당시에 이 벌레를 식인충(食人虫)이라고 하였다. 여러 가지 약을 써도 죽지 않다가 파즙[葱汁]을 〈벌레 몸에〉 바르니 저절로 죽었다.” 하였으니, 이것은 마땅히 기록해 두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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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본문대로라면 고려 고종 시절인 1246년 5월, 하늘에서 벌레들이 비처럼 쏟아져서 사람의 몸속에 들어가거나 살을 빨아먹다가 죽었는데, 여러 약들을 써도 안 죽었다가 파의 즙을 발라버리니까 비로소 죽었다는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사람을 해치는 벌레 떼가 하늘에서 쏟아져 내렸다는 것이 꼭 오늘날 종종 보이는 괴물들을 다룬 공포 영화 같네요.


그나저나 "생선이나 고기 속에서 흔히 발견되었는데, 하얗고 가늘며 긴 것이 마치 흰 말의 갈기처럼 생겼다."는 구절을 보면, 저 벌레들의 모습이 생선 속에 기생하는 고래 회충 같은 기생충들 같습니다. 


아마 사람들이 기생충들이 사는 생선이나 고기를 먹었다가 감염되어 죽었던 듯합니다.

댓글
  • 음..난마귀 2017/03/27 15:36

    아마도 생선기생충이 번창하여 새에옮겼다가 새의 배설물이나 토사물과 함께 떨어져서, 육지까지 왔을 가능성이 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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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esident 2017/03/27 20:01

    이런 이야기 완전 좋아요 자주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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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냥냥이 2017/03/27 23:45

    흥미롭네요 잘 읽고 가요~ 추천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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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BE 2017/03/28 06:05

    재밋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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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분♡전환 2017/03/28 06:12

    이분 다른 글도 꿀잼이어요 ㅋ
    닉넴 누르고 함 봐보세용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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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고파파 2017/03/28 06:31

    회충보다는 그그 나무에 사는 진드기? 생각이 더 나네요
    아버지가 강가에 땅이 하나 있으신데 거기에 온통 이름은 기억이 안나는데 무슨 XX나무 진드기인가가 다 퍼져서
    나무가 온통 진드기가 내뿜는 하얀 실같은걸로 휘감겨있고 바람만 불면 그 실들이 엄청 날라다녔거든요
    심할때는 바람불면 시야가 온통 뿌얘질 정도로 ㄷㄷㄷ....
    그 실도 엄청 가늘고 하늘하늘해서 거의 거미줄? 같은 굵기였어요
    글에 나오는거랑 상당히 비슷한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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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망포르O♡ 2017/03/28 07:39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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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유댓글실록 2017/03/28 09:21


    무, 무서워
    사,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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