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159205

저는 사실 돈까스랑 국수를 존나 싫어해요

자극적인 제목이라 죄송합니다
그런데 진짜 싫어해요
특히 경양식?은 더 싫어해요
얇고 넓은 돈까스에 그 특유의 소스발린거요
진짜 싫어해요
맛은 있지만 먹기 싫어요
왜 싫어하는지에 대해 짧게 쓸께요
빠더가 흔히말해 가정에 대해 완전 소홀이 하실때
우리 마더께서 약한몸 이끌고 살림꾸리실때였어요
평일에는 죽을똥 살똥(마더의 표현임다) 일하고
주말에는 저와 여동생의 견문을 넓혀주겠다면서
(정확히는 방학숙제및 연장선이겠지만)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셨어요
특히 입장료가 몇백원이거나 아예없던곳 위주로요
(거의 대부분 각지에 있는 도서관이었지만)
 행당동살때였는데 문방구에서 풀살돈이 없어서 밥풀로 색종이 붙혀 내기도 햇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밥풀이 더 잘붙긴 하지만 ㅡㅡ;;
여튼 차비도 겨우해서 다니고
몇정거장거리는 버스비가 아까우니 걸어다녔었거든요
근데 어쩌다 보면 점심시간이 지나가던 시간이 있었어요
저도 그렇고 동생도 그렇고 배고프다고 칭얼거렸겠죠??
그럼 어머니께서 꼭 데려가시던곳이 두종류의 음식점이 있었는데
하나는 돈까스집이었고 하나는 국수집이었어요
없는돈 대비 배부르게 먹을 수있었던 곳들이었거든요 
 
저랑 어머니 글고 한살어린 동생이랑 가게들어가면
돈은 없으니 한그릇을 시키는데
언제나 항상 곱배기를 시키셧었어요
저랑 동생 맥이고 둘이서 배가 부르다 칭얼대면
어머닌 남은거랑 국물까지 다 드셨었죠
돈까스집도 그랬어요
가게사장님한테 죄송한데 곱배기 하나만 되냐고
그러면 동생이랑 저랑 먹고 남은거 드시고 그 양배추남은거까지 다 드셨었거든요
근데 제가 눈치가 넘 어릴따 떠진거에요
어머니가 막 잘라주시면 몇점 먹다가 어머니도 드실껄 알아서 배부르다고 더 안먹었거든요
그럼 엄니가 이놈새끼 음식남기면 벌받는다 하시는데
엄니도 배가고파 허겁지겁 드실껄 알기에
궁디 펑펑 맞으면서도  배부르다 하면서 안먹었거든요
물론 동생은 오빠그거안먹으면 내가먹을께 이런 눈치없는 소리해서 속으로 저새끼가? 하긴 했지만요
엄니께서 그 허겁지겁 드시던 모습이 사실 돈까스만 보면 떠올라요
그래서 돈까스가 존나싫어요 
 
그래서 그런가 나이먹어서 엄니 드시는거보면 굳이 저 밥안먹어도 되는때가 많아요 그때 생각나서요
 
 울 엄니도 배고프셨을텐데 자식새끼 먹는거 기다리다 남는거 드실따 어땟을지 솔직히 너무 어릴때부터 알았어요 
전 지금도 그래요
엄니가 남는 음식드시는거보면 속된말로 지랄을 하거든요
그럼 엄니가 그래요
얘또 지랄병 도졌네 ㅡㅡ!! 이노무새끼가!!!
그러시는데 제 속 몰라서 그러시는거겠죠...
뭐 그러려니해요 
 
 
우리 마더가 음식은 솔직히 잘 못하시는편이에요
근데 항상 저한테 간좀 보라고 하시거든요?
 
 전 사실 싱겁든 짜든 엄니께서 해주신게 다좋다하는데
엄니는 간도 볼줄 모르는놈이라면서 매번 뭐라그러세요 ㅋㅋㅋㅋㅋㅋ
니 와이프는 좋겠다 음식투정안하는놈이라서?
라고 말씀하시지만
이유가 있어서 안합니다 라는 말이 끝까지안나와요 ㅎㅎ
괜히 얘기했다간 엄니한테 상처드릴거같아서요 
 아 여튼
 아니 나한테 간을 맛보게하지마세요!!!!!!!!
아 원랜 빠더가 간보셨는데 이젠 안계시니까...
그냥 갑자기 쓰고싶었던 이야기에요 
 

댓글
  • 조라 2017/03/27 23:16

    수제비도 존나 싫어하는 이유중 하나가
    행당동에 살때 였는데
    쌀 살돈이 없어서
    밀가루를 샀는데
    간 맞출돈도 없어서
    풀죽 처럼 휘휘 저어서
    저녁이라고
    내 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미안하다 그런말씀 하셨을때
    제가 국2였는데
    눈치개 빠른 제가 앞으로 반찬투정하면 내가 개새1끼다 했었거든요
    그 뒤로 진짜 반찬 음식 투정 안해요
    근데 우리 마덜은 니와이프는 좋겠다~~~
    이소리 하시니 ㅋㅋㅋㅋㅋㅋㅋㅋ
    어이고 어머니~~~

    (NjH1qU)

  • 노해 2017/03/27 23:38

    엄마 보고싶다 ㅠㅠ..

    (NjH1qU)

  • 프로허언러 2017/03/27 23:38

    글쓴님 마음이 넘 예쁘네요! 어머님은 이렇게 착한 아들 있어서 좋으시겠습니다!! 눈물나용 ㅠㅠ

    (NjH1qU)

  • 독서실짱 2017/03/28 00:02

    어릴때  짜장면 하나 시켜서
    내가 먹고 남기면 어머니가 남은거 긁어 드시던 생각나네요...
    어머니 보고 싶네요

    (NjH1qU)

  • 조라 2017/03/28 00:07

    아 몇달전에 행주빨아먹는다고 엄청 혼나긴 했지만
    저도 할 말 많다 이거야!!!!!!!
    망할 할망탱이!!!!

    (NjH1qU)

  • 트레키 2017/03/28 00:26

    멋있어용....
    아 엄마보고싶다...

    (NjH1qU)

  • 로로11 2017/03/28 00:31

    눈물이 찔끔하네요
    어머님 효자 아들하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네요~

    (NjH1qU)

  • 설악산 2017/03/28 00:31

    저도 비슷한 이유로 김치부침개를 싫어했어요.
    어릴때 돈 없을때 어머니가 해주시던 음식이거든요.
    그냥 신김치랑 밀가루만 있으면 되는...
    먹기 싫어서 한 두점만 먹을 때가 많았죠.
    한동안 쳐다도 안볼 정도로 싫어하는 음식이었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몇년이 지나다 보니 이제 그맛이 그리워지는거 있죠? ㅎㅎ
    그냥 엄마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그거에요. 김치부침개.
    가끔 생각이 나서 제가 해먹으면 아무리 다시 만들어 봐도 그 맛이 안나요.
    더 맛있음..
    역시 부침개는 밀가루보다 부침가루지!
    캬아 수제 막걸리랑 김치부침개랑 먹으면!!!! 꿀맛!!!!! 캬!!

    (NjH1qU)

  • 노잼살인마 2017/03/28 00:38

    좀 다른 이야기 지만, 이놈의 나라는 못먹는거면 못먹는거지 기를 쓰고 먹이려고 하는 인간들이 너무 많음
    졸라 극혐

    (NjH1qU)

  • 侍奉 2017/03/28 00:38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셔서 아이야 그렇게 살아가고~~

    (NjH1qU)

  • 세줄 2017/03/28 00:41


    뭐야 이사람 쫌 멋진데?...

    (NjH1qU)

  • 꺄릇 2017/03/28 00:41

    깊은 마음을 가진 글쓴이님과 어머님,
    함께 항상 행복하세요.

    (NjH1qU)

  • 구남과여 2017/03/28 00:41

    왜때문에 저를 울리시는거죠......ㅜㅜㅜㅜㅜ

    (NjH1qU)

  • fishmans 2017/03/28 00:42

    저도 비슷한 이유로 수제비 칼국수 못먹어요...ㅋ

    (NjH1qU)

  • 도라에에몽 2017/03/28 00:45

    아.....존경스럽네요....멋진아들....
    반찬투정하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ㅠㅠ 부끄러워 ㅠㅠ

    (NjH1qU)

  • 지대넓얕 2017/03/28 00:49

    내일 전화드려야겠다...

    (NjH1qU)

  • 믱믱이 2017/03/28 00:50

    돈가스를 튀겨 대접하면서 이런저런 얘기하시면 트라우마 푸는데 도움이 될거같다요

    (NjH1qU)

  • 소짠지 2017/03/28 00:50

    저두 수제비 싫어했어요.  옛날엔 먹을것이없으니 쌀아끼겠다고  밀가루음식  많이먹었죠. 수제비,칼국수등
    육수도없어 맹물에 국물만 간이되어있는 밀가루덩어리ㅠㅠ 결혼14년차인 지금  음식점에서 사먹는게 신기할 정도네요^^  들깨수제비 맛있어요~~(하지만 집에선 만들어 먹을정도는 아니네요)
    엄마가해준 홍두께로밀고 두께 일정치않은 칼국수 먹고싶다ㅠ 엄마~~~

    (NjH1qU)

  • 김요미 2017/03/28 00:53

    아....ㅜㅜ

    (NjH1qU)

  • 엄마왈 2017/03/28 00:55

    10년도 전 쯤?
    서울에서 대학다니던 오빠가 엄마한테 부대찌개를 끓여달라고 했어요.
    부대찌개를 모르던 엄마는 오빠 말만 듣고 개당 100원하는 후랑크소세지랑 런천미트를 사와서는 김치찌개에 소세지와 캔햄을 넣고 끓이고선
    한입 먹어보는 오빠의 반응을 너무 초조하게 쳐다보셨어요.
    오빠가 얘기를 하기를 이게 무슨 부대찌개냐고 엄마는 부대찌개도 안먹어봤냐고 승질이 내면서도 맛은 있네 하면서 먹었고
    그때 전 처음으로 두부나 참치외에 김치찌개에 새로운 재료가 들어갈수도 있구나 라고 생각하며 맛있게 먹는데
    엄마가 그러시더라구요
    부대찌개같은거 먹어볼일이 없었다고...
    그 말에 굉장히 찡했었고 마음도 아팠어요.
    엄마는 우리 키우느라 외식도 잘 못했을텐데....
    그리고 저 대학생 되서 첨 알바하고 외식가자고 부대찌개 먹자고 그러니까 엄마가 회를 먹자고 하셨어요. 저희 엄마는 회를 좋아하시거든요.
    생각해보니까 저희 엄마는 회를 좋아하시더라구요. 오빠랑 저는 돈까스나 짜장면 같은 싼거만 사주시고 엄마는 맨날 회 세꼬시만 드셨어요.
    저희 엄마는 부대찌개같은건 싫어하신다 그러더라구요. 요새도 부대찌개나 치킨같은거 안 드시고 대게나 회만 드셔요...

    (NjH1qU)

  • Stigma 2017/03/28 00:57

    아... 자기 전에 왜 절 울리세요.... ㅜㅜㅜㅜㅜㅜㅜㅜ

    (NjH1qU)

  • 슷슷이 2017/03/28 00:59

    전 어릴때 아버지 배나가시고 끼니 걱정할때 어머니가 라면하나에 국수면 넣어서 저랑 동생 어머니 세명이서 먹던것 때문에 30초반까진 국수 안먹었어요  요즘은 먹어요

    (NjH1qU)

  • 별일없이산다 2017/03/28 00:59

    가끔 이런글 보면 부모님은 정말 대단하다는걸 느낌..특히 엄마..
    울엄마도 몇개 에피소드가 있긴함...ㅠ 부모님의 사랑은 하늘같이 높아라~

    (NjH1qU)

  • 카오옹 2017/03/28 01:05

    저희집은 항상 닭다리가 맨마지막에 남죠 의식적으로 안먹다가 이제는 습관처럼 굳어졌네요

    (NjH1qU)

  • Moonray 2017/03/28 01:08

    우리 집은 어릴 때 라면 하나 사서 국수 왕창 넣고 양을 불려서 먹었습니다.
    지금도 국수가 더 싸긴 하지만 그 때는 막 500g?짜리 국수 한뭉치가 500원 정도였던 것 같네요.(라면이 200원 300원 할 때)
    뭐 그 라면도 특식이죠. 보통은 장 푼 물에 국수 넣고 먹었으니...
    뭐 어쨌든 어릴 때 가난의 기억이 있으니 청승맞게 궁상을 떨면서 사는데
    딱 5분만 10분만 더 고생하면 몇천원 이상을 절약하는걸 아는데... 그 몇천원이면 지금도 일주일치 식량을 만들 수도 있는 루트까지 있고...
    뭐 그래요. 그래봤자 공감도 못받고 너나 그렇게 살라는 소릴 듣죠.
    뭐 지금도 딱히 가난을 극복한건 아닙니다만... 그러니까 이렇게 사는 거겠죠.
    술, 담배, 유흥같은거 즐겼으면 더 열심히 살았으려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친구 만나도 거기 들어가는 돈이 그렇게 아까울 수가 없어서...
    차라리 집으로 불러서 뭘 해먹는게 속도 편하고 맘도 편하고 입도 편한;;

    (NjH1qU)

  • eyess 2017/03/28 01:16

    제목만 보고 돈가스는 사랑인데!!하며 한마디 하러 들어왔다가
    눈가가 촉촉해져서 추천을 박았다고 한다....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하셨어 실사판이네요..ㅠ

    (NjH1qU)

(NjH1q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