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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견과의 이별

우리집 강쥐가 오늘 새벽 세상을 떠났네요
갑자기 이사를 와서 적적하신 할머님 말동무나 해드리라고
한겨울 꼬물거리는 녀석을 행여나 추울까봐 꼭 품속에 안고
집으로 와서 그렇게 가족이 되었어요
이녀석은 고맙게도 14년간 잔병치례 없이 잘 지내왔었는데
언제부턴가 눈이 안보이기 시작하고
귀가 안들려서 고개를 자주 갸웃거리고 
냄새도 맡지를 못해서 좋아하던걸 코앞까지 가져다줘야 먹을수 있었어요
근데 어느날 갑자기 강쥐는 뒷다리를 쓰지 못하게 되었고  결국 심장에도 무리가 생겼는지 헐떡거리기만 하더라구요
그렇게 오랫만에 집에 가서 누워있는 녀석을 만났는데
제가 온것을 눈치챘는지 흥분을하며 앞다리를 움직이려 애쓰더라구요 
이제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아서  열심히 머리를 돌려가며 저를 찾는 그 아이를 그날 꼭 껴안고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랬던것이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어제 안락사를 생각해 보자는 어머님의 전화를 받고, 통화가 끝난후 한숨을 쉬는데 나도모르게 왈칵 터져나와서 한참을 집안을 서성거리며 아이처럼 엉엉 울었어요
그리고 강쥐는 거짓말처럼 오늘 새벽에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한번 바라보고 고개를 떨궜다고 해요
이제는 더이상 아프지도 않고 네발로 힘차게 뛰어서 먼저가신 할머님 옆에서 부비적거리며 반갑다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슬프다가도 미소를 짓게되는 신기한 기분이 드네요
노견과의 이별은 자식을 떠나보내는 것 처럼 힘들고 괴롭지만
반려동물이 평생을 바쳐 주는 기쁨은 분명 그보다는 큰것은 분명해요
참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한 하루네요
댓글
  • 모리공주 2017/03/16 15:47

    천사 같던 아이가 하늘의 별이 되었네요
    그곳에서 편안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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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썰렁펭귄 2017/03/17 00:46

    끝까지 사랑받아서 무척 행복했을거에요.
    잊지말고 추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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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달무슨달구 2017/03/17 03:40

    안녕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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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처럼9 2017/03/17 07:27

    반려견과의 이별은 아무리 준비를 해도 막상 닥치게 되면 그 슬픔은 감당하기 힘이 들죠.
    인간과 개의 생명 싸이클의 차이가 원망 스럽죠.
    먼저가신 할머니와 즐겁게 살거라고 상상해 봅니다.
    힘내시기 바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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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한외톨이 2017/03/17 07:59

    따뜻함이 느껴지네요.
    하늘나라가서 할무니랑 잘 놀고 계실거예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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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땡큐프란시스 2017/03/17 08:32

    그 고통을 충분히 알기에 말없이  안아드리고 가요. ㅠ ㅠ ㅠ 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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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몬스터98 2017/03/17 08:44

    병원 치료는 안하셨나요??뒷다리는 요추의 문제이고 심장은 약을 꾸준히 쓰면 얼마든지 살수 있습니다. 아이가 죽은건 너무나 안타깝지만 반려견이란 표현을 쓰시기엔 너무 애완견 처럼 보내셨네요..치료만 받으면 더 행복했을텐데..요즘엔 2차병원까지 얼마든지 치료시설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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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bZombies 2017/03/17 08:50

    내새끼, 형제처럼 함께 살아 온 강아지들을 떠나 보내는 감정을 알기에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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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뒷집개구리 2017/03/17 08:55

    15년도 7월에 먼저 하늘로 간 저희 로미오랑 닮은 아이군요..
    저희 로미오도 척추와 목을 못 움직이면서 한달간 누워있다가 새벽에 엄마를 마지막으로 바라보고 하늘로 갔답니다.
    우리 강아지들 하늘에서 우리를 기다리며 신나게 뛰어놀고 있을거에요..
    어디선가 들었는데 강아지들도 사람처럼 49일동안 천국 여행을 하고 천국으로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아이가 즐겁게 여행하도록 너무 슬퍼하지 마시고 즐거웠던 기억 행복했던 기억도 같이 추억해주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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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울님매니저 2017/03/17 08:59

    14년이면 우리 방울이랑 비슷하게 살다 갔네요 저도 자식 보낸 기분이에요 글쓰는 지금도 눈물이 나네요 아가야 천국에서 우리 방울이랑 행복하게 지내렴 작성자님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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