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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좀 덜 떨어진다고 걱정하던 우리 아가 이야기+사진

2009년 10월 14일
영등포구청 근처의 한 가정집에서
50일 된 요크셔테리어 한 마리를 분앙 받아왔어요.
수면 양말 크기보다 작았던 우리 아가
(아마 티컵이 유행하던 당시 티컵으로 개량된 강아지가
저희 아가의 엄마였던 것 같아요.)
정말 애지중지 키웠어요. 근데 애기가 크는데 이빨이
안 나더라구요... 이상했어요.
하관은 지나칠 정도로 짧고 발가락은 여섯개입니다. ㅎㅎ
제 눈에는 예쁘기만 해서 다른 걱정없이 키웠는데
예방접종도 하고 중성화도 해야해서 잘 맞는 병원을
찾아다니다가 한 곳에 정착을 했는데
선생님이 어렵게 말하시더라구요.
우리 아가가 좀 덜 떨어진다구요. ㅎㅎ 약간 기형(?)이라네요.  흉부도 이상하고(만져지는 게 좀 이상하긴 해요.)
이빨 안 자란 거 보라면서, 걱정을 하시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개의치 않았어요. 그냥 건강하게 자라 주기만을 바라면서 매일 같이 산책을 시켰어요.
산책 만큼 좋은 게 없다길래, 우리 아가가 인적 없는 곳에서
마냥 뛰어놀 곳을 찾아 늘 그곳만 다녔습니다. ㅎㅎ
(다른 개만 보면 기겁을 하거든요...)
덕분에 저도 지금 햇수로 7년째 정발산이라는
아주 좋은 곳으로 사계절 내내 운동을 다니고 있습니다. ㅎㅎ
저희 아가는 대소변만 가리고 다른 건 하나도 못 알아 들어요.
지금 8살인데 "엄마한테 와~" 하는 얘길 겨우 2년 전에서야 알아 들었습니다.
겁은 지나치게 많아서 위층이나 밖에서 조금만 쿵쿵거리거나 울리는 소리가 나면
제 손이 닿지 않는 티비 받침대 밑이나, 선반 밑으로
숨어 버려요. 그리고 한참 동안 안 나온답니다 ㅎㅎ
나중에서야 나오면 제가 꼭 껴안고 "괜찮아, 엄마 여깄어"
해도 못 알아 들었는데... 요즘 들어 처음으로
구석으로 안 숨고 저한테 달려와서 안기는 기적같은 날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ㅎㅎ
하지만 바뀌지 않는 것들이 많아요.
일단 간식을 먹을 때, 간식을 제가 주는 것을 알면서도
제가 본의 아니게라도 가까이 가게 되면 기겁을 하고 도망을 가거나,
으르렁~~ 거려요. (거의 짖지 않는 아이인데도 말이에요.)
산책하러 나가는 걸 가장 좋아하면서도
나가려고 옷을 입히고 끈을 매면 문 앞에서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요.
제가 "얼른 나가자"라고 해도 저만 멀뚱멀뚱 쳐다 봐서...한참 그렇게 기다려야 해요...ㅠㅠ
그리고 산책하다가 다른 강아지들 만나면 삼십육계 줄행랑은
기본입니다 ㅋㅋ 사실 한 5년 전에 친구랑 살면서
길에 버려진 아가를 데려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그 아가만 보면 기겁을 하고 거품을 물거나
늘 구석으로 숨기만 해서 동물농장에서 촬영을 오려고 할 정도였답니다 ㅎㅎ
아무튼 그래서 저는 늘 본의 아니게 다른 강아지 주인분들께
죄송합니다 ㅠㅠ 애기가 겁이 많아서 그래요. 하고
머리를 숙입니다. ㅜㅜ
하지만 그런 건 이제 괜찮아요...
ㅎㅎ 그냥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지금 혼자서 엄마만
기다릴 우리 아가가 너무 보고싶어서요.
힘든 세월이었는데 아마 우리 아가가 없었으면 못 버텼을 거에요...
그렇게 겁이 많은 아이지만 제가 한 번씩 울면
무슨 소리가 나건 겁먹지 않고 저한테 와서 제 눈물을 핥아서 닦아줘요.
이제서야 엄마 껌딱지가 되서 엄마만 졸졸 쫓아다녀요.
2키로 조금 넘는 아주 작은 생명인데...
제 소원은 우리 아가가 저랑 10년만 더 건강하게
살아주면 하는 거에요...ㅎㅎ
우리 까미 참 예쁘죠, ㅎㅎ 다른 친구들에 비해
발달이 덜 되서 제가 고생할 거라던 선생님이 생각나네요.
발달이 덜 되어도 사랑으로 건강하게 무럭 무럭
잘 자랐답니다. ㅎㅎ 아, 여전히 발가락은 6개고
하관이 짧아 사료를 편하게 못 먹긴 합니다. ㅎㅎ
이빨도 몇 개 없는데 난 것도 애기 이빨 상태로
멈춰져 있구요...ㅎㅎ (양치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ㅎㅎ)
그래도 저한테는 제 생명의 은인이자, 제 생명의 원천입니다 ㅎㅎ
글이 두서없이 기네요. 그냥 까미 생각에 주절주절 거리고 싶었어요 ㅎㅎ
그리고 다른 강아지들처럼 손, 발을 내밀거나, 앉아, 일어서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사랑 받을 수 있다는 얘기도 하고 싶었어요.
(+혹시 근데 사진 수정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ㅠㅠ)

댓글
  • 모리공주 2017/03/16 16:02

    까미 너무너무 예뻐요
    근데 까미만큼이나 작성자님 마음이 너무 예쁘고 따뜻해요
    요즘 동게에 반려동물 쉽게
    입양보내는 글들 보고 너무 화났었는데
    이 글 보니 힐링되네요
    저도 집에서 저만 기다리고 있을 멍뭉이 언능 보고싶네요
    까미 오래오래 건강하게 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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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비타민 2017/03/16 16:47

    볼일보고 택시타고 집에가는길인데 주책맞게 눈물이..ㅎ 아가 정말 너무너무 예뻐요^^까미야~~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길바래^^ 저도 얼른 우리 사고뭉치 안아주러가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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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2017/03/16 18:15

    까미야 넌 너 자체로 소중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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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들린검사 2017/03/16 19:45

    똘똘해보이기만하는구만  아주 이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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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닉이없슴 2017/03/16 19:49

    글쓴님 천사같아.....ㅜㅜ 말귀 좀 못알아 들으면 어때요....사랑받고 자라서 너무 예쁜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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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난바를먹어 2017/03/16 20:40

    이 말이 생각나네요
    "천사와 천사가 만났으니 그 곳이 천국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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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uy_ko 2017/03/16 20:51

    저렇게 사랑을 받는데 무엇이 문제겠습니까
    때로는 사랑만으로 해결되는 세상도 있는법이죠 글쓴님 넘 이쁜 아가랑 같이 사시네요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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