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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글]제가 EOS R을 선택한 이유

예. 그냥 거두절미하고 바디 덜떨어진거 알고 샀습니다. 그냥 각오했어요. 주문 당일날 밴딩노이즈 이슈 터진것까진 예측을 못했습니다만 그냥 감수하기로 했습니다. 원체 성격이 좀 꼬인 부분이 있어서 남들이 X이라고 옆에서 암만 떠들어도 직접 손가락으로 찍어서 혀에 대보고 X인지 된장인지 체험해봐야 속이 풀리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취미가 사진이 아닌 카메라라 그간 기변질 수도없이 해댔습니다만, 잘 쓰던 오두막 던지고 소니 A7M2로 넘어간건 그놈의 AF 이유가 컸습니다. 그냥 까놓고 얘기해서 센터 1점 외에 다른 측거점들 신뢰를 도저히 못하겠고, 센터 1점도 심심하면 이놈이 초점이 맞았나 안맞았나 100% 확대해놓고 눈알 빠지게 들여다보는게 싫었거든요.
A7M2 처음 들였을땐 뭐 신세계였죠. 초점 신경 안쓰고 살았습니다....만. 그놈의 JPEG가 절 괴롭히기 시작하더군요.
개인적으로 후보정을 안합니다. 샤따 끊은 시점에서 사진은 종결이다 뭐 이런 거창한 철학이 아니라 그냥 후보정이 귀찮아서 딱 질색입니다. 글 서두에 썼다시피 취미가 사진이라기보단 카메라거든요 헤헤. 카메라 만지는건 참 좋아하지만 사진 만지는건 극도로 귀찮습니다. 해봐야 셀렉 - 수직수평 보정 - 필요하면 트리밍 여기서 끝입니다. 더 건드리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고수분들 세팅값 집어넣을 수 있는 캐논의 픽쳐스타일이 제겐 축복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EOS R 처음 나올때부터 관심있게 지켜봤는데.... 엄마나. 2018년에 나온 바디가 2014년에 나온, 그나마도 이게 센서보관함이지 카메라냐고 까이는 A7M2하고 비슷한 수준이라고 극딜당하고 있네요 오우야. 근데 또 가격은 이제 좀 카메라스럽단 소리 듣는 A7M3하고 비슷해요. 캐논 니들 양심은 있냐?
EOS RP도 나온다길래 그럼 얘를 써볼까 했더니 누가 캐논 아니랄까봐 세세한 영역까지 친절하게 급나누기를 해주셨네요. 아니 전자선막 ON 상태에서 고속셔터 돌리면 보케 잘린다고 소니에서 그 난리난거 뻔히 봤으면서 전자선막 ON/OFF 기능은 왜 빼버렸대요? 항상 캐논 장점으로 드는게 만두를 비롯한 빠른 조리개의 대구경 렌즈들이 보여주는 환상적인 보케인데 싹둑. 에라이. RP는 그 시점에서 포기하고 R 들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게 A7M2에 LM-EA7 어댑터 물렸을때보단 쪼오끔 더 쾌적하네요. 제 기준에서 그만하면 됐습니다. 아직 소니 3세대 바디 안만져봤거든요. 아마 3세대 바디 만져봤으면 진짜 장고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A7M2에서도 위상차 센서 면적 부족한거 말고는 큰 불만 없으니까요. 하던대로 야구장에서 망원 걸어서 동체추적 돌리면 좀 바뀔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까짓거 오두막으로도 콧구멍 후비면서 찍던 사진 수준인데 EOS R이 안되겠습니까.
픽쳐스타일은.... 네 그냥 천국에 돌아온 기분입니다. 아오. EOS 유틸리티 켜고 픽쳐스타일 메뉴 진입하는 순간 귓가에서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가 울려퍼지는 기분이네요. 이제 스트레스 좀 덜 받겠네요.
다만 EOS R을 지인에게 구매 추천하겠느냐....라고 한다면 전 No라고 할 것 같습니다. 저처럼 명확하게 후보정에서 스트레스 받느니 바디 덜떨어진걸 감수한다는 조건 아니고서야 그 가격대에서 훨씬 훌륭한 선택지들이 많으니까요.
2시간 후면 점심시간이네요. 맛있는 점심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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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ㅈㅑㅇㅣㅇㅏㄴㅌㅡ 2019/04/04 10:18

    죄송한데요 글 처음에 취미가 사진이 아니라 카메라라고 하셨는데 글을 읽다보미까 취미가 카메라가 아니고 사진 맞으신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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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삽질의달인☞ 2019/04/04 10:21

    그런가요? 생각지도 못했던 복병이 ㅡ,.ㅡ;;;;; 그렇다고 치긴 사진공부에 너무 무관심한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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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ㅈㅑㅇㅣㅇㅏㄴㅌㅡ 2019/04/04 10:27

    아니에요 색감은 물론 보케모양까지 세세하게 신경쓰시는 정도라면 사진에대한 열정이 대단하신게 맞는것 같아요 심지어 글쓰시는 감성도 남다르신듯 합니다 비유법이 장난 아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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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ino_lee 2019/04/04 10:33

    열심히 사용하면 그게 제일 좋은 바디죠.
    사진도 그런바디가 제일 맘에드는 사진을 많이 뽑아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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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삽질의달인☞ 2019/04/04 10:43

    예. 열심히 사용하는게 제일 좋은 바디란건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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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이여영원하라 2019/04/04 10:39

    카메라가 취미라고 하셨지만 정말 사진에대한 애정도 많으신것 같아요 저는 귀차나서 대충찍고 대충보정하고 끝인데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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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삽질의달인☞ 2019/04/04 10:44

    저는.... 그냥 보정하는 자체가 너무 귀찮아요 흑흑흑. 책도 여러 권 사고 라룸도 있긴 한데(사실 이건 어도비 CC 구독하니 굴러들어온거에 가깝지만) 손대고 싶지가 않아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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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D밀가루 2019/04/04 10:40

    3세대 만지셨으면 ㅋ 저도 사진보다는 카메라가 취미인듯한데 3세대는 정말 대단하더군요 ㅎㅎ 어느정도냐면 더이상의 신기술은 저에게 의미가 없다 정도로 그냥 끝판이더군요 ㅎㅎ
    뭐 결국 저도 색감 하나 보고 R로 돌아왔지만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취미가 카메라인사람으로서 한말씀 드리자면 이건 작게 귓속말로(카메라가 A7M3가.. 한달 정도 쓰니 그 모던한 모양새가 질리더군요) 크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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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삽질의달인☞ 2019/04/04 10:45

    3세대 만졌으면 선뜻 EOS R 못샀을걸요 ㄲㄲㄲㄲ.
    .....근데 생각해보니 M2를 M3로 바꿔치기했으면 와이프한테 안걸릴 확률 100%였긴 한데;;;;
    (카메라 바꾼다고 브리핑하느라 진땀 좀 뺐습니다. 아놔 생활비에 십원 하나 안건드리고 가진거 팔아서 바꾼다는데 또 카메라 바꾼다고 잔소리 한바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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