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이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

꼭 한국 브랜드이기 때문이 아니고, 더더구나 국뽕같은 것도 아닌데... 삼양을 좋아합니다.
마치 지인이 운영하는 오디오랩에서 생산한 투박하지만 이쁜 진공관앰프나 북셀프 스피커를 보는 느낌이거든요.
메이저급과 경쟁시켜놓고 보면, 비록 완성도가 조금 미흡해도... 열의가 보이거든요. 그 덕분에 흔히 말하는 '가성비'를 초월하는 개성과 신뢰가 느껴지죠.
대충 굴리다가보면 어느날 문득... "잘 쓰고 계시죠? 이번에 네트워크 새 버전으로 튜닝했는데, 시간되실때 오셔서 업글하세요. 업글비는 7만원..."
그 7만원이 문제가 아니라, 뭔가 또 다른 세상을 만날것 같은 기대감에 며칠을 두근거리면서 방문일을 기다리죠.
삼양 35.4에 대한 첫 느낌이 바로 그런 것이었죠.
어느날 후핀이 난다는 것을 느끼고는 AS센터에 접수. 접수하는 길도 그리 짜증나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까짓 7만원 내고 네트워크 업글도 하는데, 삼양은 무료로 해결할수 있는데 짜증이 날리가 있겠습니까. 오랫만에 만나는 친구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룰루랄라... 방문했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센터에서 "삼양은 원래 그래요. 원래 AF-C는 최대개방에서 쓰는거 아녀요. F1.4 쓰라고 F1.4렌즈로 만든게 아니라 F8이상 조여서 찍으라고 만든거요. 펌웨어 업글? 그거 하건 안하건 별 차이도 없어요. 그냥 하지마요..."이야기를 들었을때의 충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사용하자니 불만족스럽고, 고쳐보자니... 업체에서는 정상이니 그냥 쓰라고 하고... 참 난감하더군요.
제가 삼양렌즈나 렌즈스테이션에 대한 글을 몇번 올린것을 기억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저는 렌즈스테이션을 구입해서 성공적으로 교정해서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께 대여해드렸는데요... 대부분은 교정 성공하신 것으로 보이고, 실패하신 경우는 해당 렌즈의 개체불량이라고 판단됩니다. 즉, 렌즈스테이션을 통하면 삼양 35.4는 사용자 스스로 충분히 해결할수 있고, 교정이 해결된 렌즈는 충분히 좋은 렌즈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자가교정을 통해 교정이 불가능한 렌즈는 애초에 불량 렌즈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삼양이 답답한 것은 그거죠. 소비자가 스스로 할수 있는 것을, 업체는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것. 까놓고 말해서 이건 능력부족이 아니라 성의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해결해주기 싫은거죠. 핀틀어짐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해보지도 않고 대충 몇컷 찍고는... 카메라 액정을 보면서 "이거 정상이예요"라고 단정하는 자신감은 또 뭔지. ㅋ
삼양이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봅니다.
어차피 QC가 잘못되거나, 핀틀어짐이 발생할수밖에 없는 공정상의 문제는 일단 접어두고요,
AS센터를 제대로 운영하거나 그것도 싫다면 사용자가 자가교정할 방법을 편리하게 제공하면 됩니다.
제가 삼양 마케팅 담당자라면 홈페이지에 이렇게 공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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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의 일부렌즈가 일부 상황에서 사용자의 카메라의 촛점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희 공식AS센터에 접수하시면 해당 문제를 잘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공식AS센터에 접수하시기 불편한 분들과 공식AS센터에서의 해결이 미흡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해 아래와 같이 교정툴인 렌즈스테이션을 대여합니다.
* 대여대상 : 삼양렌즈 정품등록자
* 대여기간 : 무상보증기간 내 1회 무상대여 (왕복택배비도 본사에서 제공합니다), 무상보증기간 이후 2회 (왕복택배비는 고객 부담)
렌즈스테이션으로 자가교정을 실패하신 분들은 본사 연락처로 연락주시면, 별도로 점검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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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스테이션 10개만 고객 자가교정용으로 돌리면 해당 이슈는 대부분 해결될 겁니다. 10개... 아까울까요? 정 아깝다면 85.4 예판구입자들에게 증정하는 수량을 10개만 줄이면 되는 일입니다. 무상보증기간내에 감당해야 할 왕복택배비가 아까울까요? 정품등록시 무상으로 보내주는 (별 쓸데도 없는) 보자기-렌즈파우치-를 안보내면 그것도 부담이 없어집니다.
사용자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왜 업체가 해결하지 못하고, 도와줄 생각을 못합니까!
지금도 제 렌즈스테이션을 사용해서 교정중이신 회원분도 계시고, 대기하고 계신 분도 있습니다. 고맙다고 커피쿠폰이라도 보내시겠다고 쪽지를 받으면...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사양하고 있습니다. 제가 잘났다는게 아니라, 저도 하는 일을 왜 삼양은 못합니까! 이건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것이고 성의부족이라고 생각들수밖에 없습니다.
소니 85.8을 사용하고 있지만, 삼양의 85.4도 기대가 많습니다. 삼양이 자기 고객들에게 성의있는 모습을 보이고, 그런 모습에 다시 기쁨을 느낄수 있는 시기가 오면... 저도 삼양 85.4를 구입할테죠.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최소한의 성의라도 보여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