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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하나, 아직은 훈훈한 세상입니다.

지난 월/화요일, 작은 아이와 얽힌 작은 에피소드로 이 세상이 아직 메마르지 않고 훈훈하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월요일, 외갓집을 출발하여 집으로 오는 공항철도를 타기 위해 택시를 탑승한 것이 시작이네요.
택시에서 내려서는 교통 카드를 찾다가 카드와 세뱃돈이 든 지갑을 두고 내린 것을 알아 채게 됩니다.
계양역에서 만나기 위해 운전을 하고 가던 중 이 사실을 아내로부터 전달 받았는데, 초등학생 입장에서는 그 큰 돈이 사라진 사실에
얼굴이 노래지고 머릿속은 하얘지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죠.
게다가 현금으로 택시비를 지불했기에 추적할 수 있는 정보는 하나도 없는 상황이니 저도 난감해 지더군요.
공항철도에서 내린 아이와 아내를 차에 태우고 집으로 오며 얘기를 하다 보니 아이가 택시기사분 성함을 기억하고 있네요.
집에 와서는 그 때부터 폭풍검색에 들어 가게 됩니다.
다산콜센터부터 이리저리 전화를 해 보는데 임시휴일이다 보니 전화 연결이 되는 곳이 없네요.
포기할 즈음에 아내가 블로그 정보에서 새로운 전화번호를 찾아 연결을 해 봅니다.
다행히 연결이 되어 기사분 성함을 알려 드리니 동일성명을 가지신 분이 8분 있다며 잠시 후 전화를 주겠다고 하시기에 기다렸습니다.
30여분 후 아이가 탑승한 기사분은 찾았다는 기쁜 소식과 운행 중이어서 아직 뒷좌석 확인은 못 했으니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하시는 연락을 받게 되었습니다.
비록 지갑을 찾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기사분을 찾았다는 것이 신기했고, 운행 중이실 8분을 일일이 접촉해서
끝까지 확인해 주신 그 분이 참 고마웠습니다.
그로부터 1시간여 후 그 기사분께서 연락을 주십니다. 지갑을 찾았다는 반가운 소식과 함께요.
아이가 내린 후 손님들을 모시다 한 승객분이 지갑을 건네시며 아이 지갑 같으니 꼭 찾아 주라는 당부와 함께
기사분과 승객분의 연락처를 서로 공유하자고 하셨답니다.
그래서 저는 지난 화요일에 증산역까지 가서 길을 헤매이면서도 기사분께서 알려 주신 조합 사무실을 방문하여
지갑을 찾게 되었습니다.
어찌보면 그냥 묻어둘 수 있는 일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느껴지는 작은 정성이 참 고맙게 생각되었습니다.
작지만 성의 표시를 드리는 과정에서 두 분과 짧지 않은 통화를 가졌는데 그 분들의 목소리에서 다시금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울한 소식들이 여기저기서 많이 들리긴 하지만, 이래서 아직 이 세상은 버텨 주고 있고 아직은 세상이 훈훈한 정으로 돌아 가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두서 없는 재미없는 긴 얘기지만 제게는 큰 경험이었기에 남겨 봅니다.




댓글
  • 툐갼이 2017/02/03 19:09

    우와...
    이런 경험이 아이에게 정말 값진 교육이 되겠네요...
    사진에 제가 사는 곳이 나와 또 반갑기도하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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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2daE 2017/02/03 19:20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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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꼬맹이o 2017/02/03 19:43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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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Century 2017/02/03 19:43

    자제분에게도 좋은 경험이었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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