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학부모 칼로 딸 성추행한 남교사 살해 ...

고교 3학년 딸이 다니는 학교의 50대 취업담당 교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엄마는 딸이 성추행을 당했다는 얘기를 듣고 화가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3일 청주시 C고교의 산학겸임 교사로 근무 중인 A씨(51)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학부모 B씨(46·여)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B씨는 지난 2일 오후 5시20분쯤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의 한 커피숍에서 의자에 앉아있는 A씨를 미리 준비한 흉기로 수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다.
A씨는 목과 어깨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경찰은 B씨가 흉기를 핸드백에 담아와 범행에 사용한 것을 확인했다. 범행 뒤 달아났던 B씨는 이날 오후 6시40분쯤 남편과 함께 자수했다.
B씨는 “딸한테 A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말을 듣고 화가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A씨는 사건 하루 전인 지난 1일 오후 5시쯤 B씨의 딸(18)과 저녁식사를 한 뒤 노래방에 가서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관계자는 “피해자가 죽는 바람에 사실관계 파악에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B씨와 그의 딸은 ‘A씨가 노래방에서 몸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했다. 화가 난 B씨는 2일 오전 9시쯤 A씨에게 전화로 항의를 하고 분이 풀리지 않아 그를 커피숍으로 불러 “네가 선생이냐”며 흉기를 휘둘렀다.
A씨는 지난해 8월 C고교의 계약직 산학겸임 교사(옛 취업지원관)로 채용돼 이달까지 근무할 예정이었다. 주당 14시간씩 이 학교에서 취업·진로 상담을 맡았다. 시간당 3만원을 받는다. 이 학교에서 A씨는 ‘취업지원관’ 또는 ‘취업상담 선생님’으로 불렸다.
산학겸임 교사는 고용노동부와 대한상공회의소, 교육청이 연계해 현장 경험이 있는 산업체우수 경험자를 뽑아 학생 진로지원 등을 돕는 일을 한다. C고교는 금융정보와 유통경영, 상업분야를 가르치는 취업전문 고교다. 교육청 관계자는 “채용 과정에서 범죄전과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학교측은 “학생으로부터 A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제보를 받지 못했다. 성실하게 근무하는 분이었다”고 했다.
경찰은 사건당일 B씨와 A씨의 휴대전화 통화 내용과 노래방 폐쇄회로TV(CCTV)를 확보하고 지난 1일 A씨의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 또 숨진 A씨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도 의뢰할 예정이다.
청주=최종권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중앙일보] 50대 취업담당 교사 살해한 엄마 "딸 노래방서 성추행 당해 격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