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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는 안그래" 하는 남편들 이해한 썰

결혼 3년차고요. 네네.. 갈수록 스트레스는 대박입니다 ㅋㅋㅋ

근데 그와중에 "우리엄마는 안그래" 아니면 "우리 가족은 안그래" 이러는 사람들 있자나요.

그사람들 이해하게 된 계기가 있어서 공유하고자 씁니다.


저희 아버지 위로 누나 즉, 저한테 큰고모가 있는데요. 아빠가 막내이기도 하고, 고모하고 나이차이가 좀 있어서

고모가 아빠 어릴때 돌아가신 할머니 역할을 거짐 다 해주셨습니다.

특히 고모네집에 아들 셋, 다들 오빠라서 딸이 그리우셨는지 저를 막내딸 처럼 이뻐해주시고

그 여성스러운 치마 같은거 꽃핀 이런거 어렸을적 많이 사주시고

지금도 한달에 한번씩은 꼭 전화하셔서 안부물어주시고 보고싶다 하시고 그런 할머니 같은 분입니다.

저도 어디가서  나는 할머니는 없지만 고모있다. 우리고모는 천사다.  고모 너무 좋다. 하고 다녔어요.


그런데 문제는 큰오빠가 결혼하고 큰고모랑 같이 살면서 시작됩니다.

새언니는 진짜 이뻐요. 완전 이쁜사람 인데 왜 오빠랑 결혼했냐고 제가 놀릴만큼 이쁜사람이 들어왔더라고요.

그렇게 몇년이 흐르고 어느날 오빠 언니들하고 명절에 모여 술먹는데 언니가 그러더라고요


"아가씨 우리집 오지마요."


"언니;; 제가 불편하고 싫으세요? 그럼 언니 친정가고 명절에나 갈께요. 아님 고모만 따로 밖에서 만날께요."


"그냥 오지마요. 그냥 싫어요. 따로 만나지도 말아요."


정말 언니한테 아무것도 잘못한게 없는데 언니가 왜그럴까.. 정말; 알수가 없었어요. 그렇다고 제가 눈치없이 매일 간건 절대 아니고요.

저도 일년에 명절에 두번하고 행사있을때나 한번씩 보고 전화나 한번씩 드릴까;

한번도 그런적없거든요.  술취해서도 누군가한테 의미없이 미움받고 있다는 생각에.. 너무 속이 상하더라고요

그래도 차마 명절에 고모를 안찾아 갈순 없어서 언니 없을꺼 같은 시간에 휙 다녀오고 있으면 십분 있다가 집에가고 

이랬거든요 ..  


그렇게 대놓고 솔직히 물어보진 못하고 시간이 흐르다 이번설에 그 새언니와 친한 사촌언니하고 얘기를 하다가

그얘기가 나왔습니다.

나는 그언니가 나 싫어하는거 같아서 .. 최대한 눈에 안띄려 노력한다. 저번에 나 오지 말라그랬다. 내가 보기싫은가보다.

근데 사촌언니가 그러더라고요. 그언니가 그러더라 니가 왔을때 고모한테 너무 살갑게 굴고 애교부리고 하니까..

고모가 언니를 니가 올때마다 구박했단다. 넌 왜 저렇게 못하냐고. 왜 애교가 없냐고 저렇게 좀 하라고 


놀랐어요;; 어라? 우리 천사고모는 그럴리 없는데.. 없는데.. 하면서 저도 시집갔고. 대충 알겠더라고요.

우리고모도 나한테 하는거랑 언니한테 하는거랑 다르구나. 아 .. 새언니는 내가 가고나면 안들어도 되는 소릴 듣고

얼마나 내가 미웠을까... 나는 평생 하던일이라 무의식적으로 하는일이 .. 언니에겐 상처였을수 있겠구나



이번설에는 어쩌다보니 못봤는데... 다음추석때는 언니 선물도 챙겨주려고요.. 그냥 이일을 겪고보니.. 남편이 했던 이야기들도 이해가가고

이건 아닌거 같은일을 왜 그렇게 이집에선 당연하게 여길까 했던 일들도 조금씩 이해가가더라고요. 이런 기분 이었겠다.. 하고

다들 명절스트레스로 아직도 힘든분들 많으실텐데.. 내안의 평화..되시라고 글 써봅니다.


댓글
  • 진상보고있나 2017/02/02 14:23

    글쎄요. 그렇다면 본인이 시모랑 해결할 일이지, 글쓴이에게 오라마라 보라마라 할 일이 아닌데요. 아니 쓰니가 새언니 되는 사람에게 못된 소리를 한 것도 아니고 이간질을 한 것도 아니고, 사이좋은 고모랑 조카 만나는 거 막으면 안 되는 건데요.
    이해할 부분은 이해하고 화내고 따질 부분은 따져야 하는 것 아닐까요. 제 기준에서는 고모분과의 갈등은 둘째치고 쓰니한테 한 것만 보면 그 새언니란 사람이 경우없고 이기적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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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기억해 2017/02/02 14:44

    윗댓글 보고 작성자님 대댓글 보니까 와... 되게 지혜롭고 현명하신 분이란 생각 드네요 저도 솔직히 윗댓글처럼 생각했거든요 ㅠㅠ 저도 애교도 많은 성격이고 남들한테 싫은소리 듣는것도 싫어해서..
    그치만 작성자님 말씀 들으니 조금 알 것도 같네요. 물론 저는 그렇게 착하게 생각할 자신은 없지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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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츤데레고양이 2017/02/02 15:06

    저도 시댁가서는 잘 애교부리고 못해요  ㅠㅠ 좋은말씀 해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ㅠㅠ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ㅠㅠ
    그냥 제가  언니한테 아무말 못하고 넘긴거는 .. 고모한테 피해갈까봐 . 괜히 고모딸도 아니고 사촌아가씨 진짜 딱잘라서 남이고
    고모는 같은 공간에서 매일 볼 사람들인데 제가 쭈글쭈글해지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해서 아무말 안한거였는데 ...
    앙금은 좀 있었죠 저도 사람인지라 ㅎㅎㅎ 이제 분가해서 사니까 저도 이제 눈치 안보고 가도 되고~ 너무좋아요 . 그래도
    언니한테 잘해주려고요. 가끔보는 시부모님 저도 어려운데 언니는 매일 같은 공간에서 얼마나 힘들었으면 저한테라도
    분풀이 하고 싶었겠어요. 큰오빠 성격에(가부장적 조선시대사람) 잘해줄 사람도 아니고 ㅋㅋㅋ 며느리들 다들 힘내고 하자고요!
    우리끼리 뭉쳐야지 그쪽 입장에서 아가씨라고 다른 말하면되겠어요 ㅠㅜ 같이 힘든사람들 끼리 으쌰 으쌰 해야지!!
    이래놓고 .. 제가 막상 시집가서 모진소리들으면 또 힘들어지니 ㅋㅋㅋ 저도 어쩔수 없는 번뇌의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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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인뎅 2017/02/02 15:11

    글쓰니분이 마음이 참이쁘시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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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냥한엄마곰 2017/02/02 15:23

    흠.. 그래도 저희 남편은 좀 빨리 깨우친 편인지..
    결혼 준비 전엔 '우리 엄마는 안그래'를 달고살다가.. 결혼준비 하면서부터 '우리 엄마도 그렇네..'로 바뀌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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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tIsLoveDear 2017/02/02 16:02

    친구가 한 말이 기억나네요.  할머니랑 같이 살았는데  맨날 밥해주고 드시면 안되는거 못 드시게하고,  그래도 드셨다 아프면 병원데려가고 그러는 나는 천하의 나쁜년이고 가끔와서 할머니 좋아하는거 사와서 드리고 용돈 주고가는 고모는 세상에서 제일 착한 딸이더라.  라고 자조적으로 그러더라구요.  그때 슬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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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ootsiePops 2017/02/02 17:14

    글쓴님 진짜 대인배시네요 정말 대단해요!!
    인생을 지혜롭게 살아가시는것같네요
    존경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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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keItBetter 2017/02/02 17:16

    자식은 자식, 조카는 조카, 며느리(혹은 사위)는 며느리(혹은 사위)인데 그걸 이해 못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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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다만곰탱이 2017/02/02 17:22

    음... 제생각에...
    글쓴이한테 대놓고 오지마라 싫다할 정도의 성격이라면
    자신이 겪고있는 일을 잘 설명하고 좋게 풀수도 있었을꺼같은데 그러지못한게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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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lloww 2017/02/02 17:54

    그런게 있는것 같아요. 나한테는 좋은 사람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안좋은 사람일수도(혹은 안좋은 행동을 할수도)있다는 점을 이해하는게 중요한것 같아요. 주변 사람들한테 칭찬이 자자하고 평판 좋은 사람도 집안에서 자녀나 며느리사위한테는 어떻게 할지는 아무도 모르는거잖아요. 또 며느리 자리는 참 다른경우가 많더라고요. (저는 저희 부모님도 앞으로 사위나 며느리에게 어떤 사람일지 절대 장담 못하겠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어른들한테 애교부리고 사근사근하게 대하는 성격은 아니라, 저런 구박(?) 계속 들으면 엄청 마음 상하고 힘들것 같거든요. 알바할때도 저 애교없다고 구박하는 어른들 있었는데 그런 사람은 더 싫어지고 그 앞에만 가도 더 굳더라고요. 반면에 애교부리는거 싫어하시는 분이랑은 죽도 잘맞고 엄청 친하게 지냈어요. 여튼 내막을 듣고 새언니를 이해해주는 마음씨가 이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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