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할아버지는 25년생이시고 두 개 나라의 군대를 다녀오셨습니다. (일제시대 남방군.관동군 , 6.25때 국군)
일제시대 말에 강제 징집되셔서 동남아 전선과 만주에서 군생활을 하셨는데
해방되고 집에 어떻게 오셨냐고 여쭤보는걸로 시작해서 그 누구에게도 못들은 진짜 리얼한 군생활얘기를 들었네요..
버마전선에서 총탄에 맞은 분대원을 집중사격때문에 그냥 놓고올수밖에 없었던 이야기
만주 고지대에 있던 초소에서 내려다보는 달에 비친 압록강이야기
강제징용되서 끌려간 조선인들끼리 조선말썼다가 걸려서 죽도록 맞았던 이야기
1945년 8월15일 중대장실로 불려가서 일주일후에 전선투입된다는 전달사항을 받는도중에 천황의 항복방송을 라디오로 직접 들으신이야기
해방이후 압록강 철교를 도보로 건너면서 다시 와보겠노라 생각했지만 분단은 상상도 못하셨다는 이야기
등등.. 그 동안 여쭤본적이 없었는데 75년전의 일을 너무 생생하게 기억하고 계시고 정말 대단하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군요..
나라없는 슬픔을 겪어보지 않은사람들은 정말 모른다고.. 젊은 사람들은 지금 누리고 있는 사소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지 조금은 알았으면 좋겠다고 하시면서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셨습니다.
우리들 군대는 정말 아무것도 아닐거라 생각되네요 그 옛날에 선조분들 얼마나 고생하셨을지ㅠㅠ
예전에 올렸던 할아버지 손글씨 첨부합니다ㅎㅎㅎ
와
대단하십니다 추천
아 저 손글씨 기억나요
와 붓글씨...ㅎㄷㄷㄷ 하군요...죄송하지만...할아버지 경험담을 불펜에 좀 올려주시변 고맙겠네요...ㅋㅎ
역사의 산증인 ㄷㄷ 추천
녹음이라도 해 놓으시지 그러셨어요
거의 블레이드 러너의 마지막 대사 수준인데요??? ㅎ
나는 너희 인간들이 상상하지 못할 것들을 봤어.
(I've seen things you people wouldn't believe.)
오리온좌의 어깨 위로 포화를 내뿜는 공격함들,
(Attack ships on fire off the shoulder of Orion,)
C 광선의 빛이 탄호이저의 바다에 깔린 어둠 속에서 명멸하는 것도 봤지.
(I watched C-beams glitter in the dark near the Tannhuser gate.)
그리고 글씨는 예전에 본 듯 한데...
진짜 멋집니다. 너무 균형감이 좋아 보여요.
서예 잘 모르지만 꽉 짜여진 느낌들지 않나요?
할아버지 살아계실 때 성격이 웬지 완벽을 추구하시고, 균형감을 중요하게 여기셨을 듯 한 생각이 듭니다.
안목이 높으셨을 것 같다능....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