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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릴사위 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데릴사위는 아니고

장인 장모님을 모시고 사는 사위입니다.


어린시절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뭐....말하고 싶지 않은 기억들뿐이고...

어찌하다보니

부모의 빈자리를 끌어안고

트라우마처럼 살아온 어린시절.


어렵게 만난 와이프는 삼형제중 둘째.

넉넉치 않았던 삶이다보니

장인장모님은

큰딸과 함께 살다가 다시 막내아들과 함께 살다가...

부침이 많으셨던 두분을


"내가 모시면 안되겠니?"


라며 조심스럽게 와이프에게 말하던날.

당황하며 내눈치를 보던 와이프의 눈을 기억합니다.


어려서부터

나의 꿈은

'가족'이란 단어였고

'행복한가족'이 최종 꿈이었는데

장인장모님을 모시면서 이 마지막 꿈을 맞출수 있을거라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 꿈은 완성되었습니다.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늘 북적거리는 삶을 희망했기에 가능한것 같구요.

생각보다 와이프가 너무 고마워하고

저에게 늘 잘하려고 애쓰는게 보여서

은근 꿀입니다 ^^;;


저는 장모님에게 어딜가나 늘 자랑거리인 사위입니다.

말없는 장인어른에겐 늘 든든한 사위입니다.

그렇게 믿습니다 ㅎㅎ


"아버지"

"엄마"

이 호칭으로 살아온지 10년...


사위는 아들이 될수 없습니다.

하지만 가족은 될수 있습니다.


오래오래 함께 살았으면 좋겠네요~

댓글
  • 뽀송아빠s2 2019/01/18 15:26

    시발 형 멋지다 ㅠㅠ

  • 포카리시멘트 2019/01/18 17:33

    저는 장인 장모님을 중2때부터 뵈어왔습니다.
    아줌마 아저씨로 시작한 호칭이 어머님 아버님으로 바꾸는게 쉽지 않던때도 있었고
    저희 엄마 저 결혼전에 암투병하고 돌아가시기전 예비 장인 장모님 병문안 오셔서 장모님께서 저희 엄마 손 꼭 잡고
    아들처럼 챙길테니 걱정마시라고 눈물 훔치면서 말씀 하시는데 그때 저희 엄마가 너무 감사하다고 마음이 편하다고
    하시는거 보고 많이 울었습니다.
    엄마 장례치르고 결혼하고 사위들 모아놓고 (제 위로 동서 두명) 너희는 엄마가 둘이고 막내는 엄마가 나 한명이니
    막내 편애한다고 해서 서운해하지 말아라. 라고 말씀하심..
    엄마가 나 한명이라는 그 말씀이 너무 감사하더라구요.
    아직도 엄마 엄마 하진 못하지만 엄니 엄니 하면서 모자처럼 지내고는 있습니다.
    물론 결혼전부터 동서들보다 저 엄청 챙기셨고 아들없는 한을 저 한테 다 푸신다고 남자옷 멋있는걸 사주고싶어도
    입을사람이 없었다며 엄청 사주시고 먹을것 챙겨주시고ㅎㅎ
    장인어른도 아들처럼 대해주시고요. 두분 돌아가실때 진짜 저희 엄마 돌아가실때만큼 울것같습니다.

  • 정점의끝 2019/01/19 15:27

    ㅊㅊ! 마지막 문구가 가슴 깊수키 파고듭니다^^

  • 중고차는엔카 2019/01/19 18:12

    솔찍..쉽지 않는 결정일겁니다. 그리고 가족구성원으로 기본을 다함이...
    현 시대 녹록하지 않는것 또한 사실이구요.
    내부모.. 내가 모시기도 힘든세상이되버린것 같구요.
    집사람과 함께 부모님과 함께 한집에서 살거란것을 가정하고 대화 해봣는데..
    이것저것..따지는 부분들이 한둘이 아니더군요. ㅜㅜ
    정녕 내 부모님은 나를 30여년 최선으로 모든것을 무조건적 희생하시고 감내하시면서 키우셧는데요.... ㅠㅠ
    그저 이런 행복한 선택을 하심에 미천하지만 추천을 드리고 싶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XBImpi)

  • 내첫차엘란트라 2019/01/19 18:15

    사위도 아들이 될수 있습니다.
    글보고 따뜻함을 느낌니다^^

    (XBImpi)

(XBIm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