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사업체라서 보증을 섰었지만 IMF의 충격때문에 근근히 버티다가 결국은 도산을 하게됐었죠.
신용보증재단에서 구상권 청구가 들어온게 2006년도였습니다.
그 당시는 제가 공부하던때라서 모아놓은 돈도 없고 능력도 안되던 시절이었죠.
그래서 담당자에게 말했습니다. 2년후에 공부가 끝나니까 그때부터 상환하겠다. 절대 안떼어먹는다.
다행스럽게도 그 담당자는 말이 좀 통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저한테 각서 한장 받아간 후로 2년간 연락 한번 안하더군요.
공부가 끝나갈 즈음 만나자고 연락이 오더군요. 학교앞 커피숍에서 만나서 상환 방식이랑 금액에 대해 협의를 하고 사인까지 했습니다.
한달에 40만원씩 10년간 상환하고 마지막달에 잔여금 모두 상환하는걸로 약정을 하고 그 이후부터 저는 열심히 상환금 하기에 들어갔습니다.
그 후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10여년간 2회정도 연체(3회 연체하면 약정무효) 끝에 결국은 상환을 끝냈네요.
40만원이 그렇게 큰돈은 아니지만 작은돈도 아니라는걸 10년간의 시간속에서 배웠네요.
지금이야 먹고사는데 어렵지않을 정도로 살지만 처음 상환을 시작할때의 막막함을 생각해보면 참 감개무량하다는 말이 이럴때 쓰는말 같네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이런 동기가 있어서 더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도 되네요.
상환은 저번달에 끝났는데 출장 갔다가 돌아온 그저께가 되서야 이 서류를 제손에 쥐게 되었네요.
한 5분정도 조용히 눈물 흘리면서 서류를 보면서 지난 10년간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군요.
가끔 보배에 삶이 힘들다고 글 올라오는걸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개개인마다 사연들이 있고 어려움들이 있으시겠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더 열심히 사는것이 최선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이제 이번달부터 제 생활에 40만원의 여유가 좀 더 생기겠네요. ㅋ
이번달은 와이프랑 애들 크리스마스 선물 좀 좋은걸로 사주고 내년 1월부터는 40만원짜리 적금 하나 들까 생각중입니다.
적금 안빼먹기 위해서라도 또 열심히 살아야하는 동기를 갖게되겠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메리크리스마스 되시고 새해에는 보배형님들 더 발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