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월급받으며, 회사책상에서 이런 고민을 쓰는게 어찌보면 사장님에 대해 죄송스런 생각인데....
그래도 제 인생 눈 감을 때까지 회사가 책임져주는게 아니므로 몇자 적어봅니다.
1. 영업으로 들어왔는데, 통번역, 해외출장 시에 사장님 수행비서로 역할한정....
명함은 해외영업인데, 실상하는 일은 위에 적은 그대로, 통번역과 사장님 수행비서입니다.
일본에서 성과를 좀 내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세요.
그래서 일본 거래처와 주고받는 문서, 이메일 등을 번역합니다.
(사장님이 한글로 글을 써주시면 그대로 받아서 번역해서 보내는 일...)
그리고 사장님 해외출장 시에 업체와의 미팅 때에 통역과, 회의록 기록 등의 수행비서 역할을 하고요.
덕분에 제가 회사취업을 할 수 있었지만, 뭔가 역할이 한정되고 하면서 내가 더 성장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업무에 관련된 일반사무는 당연한 부분이므로 제외했습니다.
2. 회사전체가 이런 분위기
저는 위에서 쓴 내용이고..
경리담당하시는 분은 그냥 사장님 지시에 맞게 은행다녀오고, 입출금하는 일 밖에 없는 것 같고.
기술직으로 계신 분은 사장님이 업체에 견적내실 때에, 기술적인 조언을 하시는 정도.
매주 월요일 아침에 진행회의를 하고 금요일 오후에 한주간 마무리회의를 하는데...
사장님께서 이미 다 정해놓으신거 이렇게 진행할 예정이니 너는 뭐하고, 너는 뭐하고 이런 느낌이에요.
간혹 의견을 낼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사장님이 의견내는 사람을 설득시키려고 하시며,
사장님께서 원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하심.
3. 자잘하게 들어오거나, 우리가 거는 소송...
우리가 돈을 줘야할게 있던, 우리가 받아야할 돈이 있건...
소송얘기가 심심찮게 들리고는 합니다.
우리가 받을게 더 많더라도, 소송얘기가 들리고 하는데 회사 잘못되는거 아닌가하는 불안감같은게 항상 있습니다...
4. 얼마 전에 우연히 들은 회사상황
저희가 무역이 반 이상이 되는데...
환율변동으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 무역보험공사에 보증금을 걸고 환율변동에 따른
손해를 보전하기 위한 보험에 들려고 했는데 가입이 반려되었습니다.
그 전화를 제가 직접 받았는데...(마침 담당하시는 총무직원 분이 자릴 비워 대신받게됨;;)
회사의 총 부채가 3500%정도이고, 자본잠식상태라 가입을 할 수가 없다는 내용입니다.
회사의 부채가 3500%라면, 회사자산이 100만원이면 빚이 총 3500만원이란 얘기잖아요ㄷㄷㄷ
5. 비선실세
이건 걍 회사 내부에 도는 소문이라 저도 자세히 모르니 대략 저런 내용이 있다고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과장님 한분이 회사 사장님 조카인데, 그 분이 회사를 좌지우지 하는...
공식적으로는 사장님과 과장님은 남남인데, 직원들이 알음알음 두 분의 관계를 알게 되었다는 내용이라서...
이렇다보니, 고민이 되고, 이직준비를 해야하나 싶기도 하고..
월급은 잘 나오는데, 상여나 성과는 당연히 없고요...
지난 추석엔 떡값10만원과 선물세트라도 받았는데, 이번 설에는 선물세트조차도 없을 것 같습니다.
https://cohabe.com/sisa/8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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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괜찮고 월급 잘 나오면 일단은 다니셔도 될 거 같아요.
장래성이나 전망은 잘 판단하셔야 도 ㅣㄹ 듯.
업계자체가 장래성이 있는 업계이기는 하고 월급은 잘 나오는데요ㅎㅎ
근데 저런 내부사정이 있으니, 싱숭생숭합니다ㅠㅠ
1번 케이스는
좀 탄탄한 회사일경우에는, 이게 뭐 불만을 갖고 그럴 일이 아니라
기뻐하면서 철밥통 되는 아주 훌륭한 경우인데..
해외영업에서 성과내는 것 보다는 사장 수행비서가 되는게 훨씬 낫죠.
문제는 회사 재정상황이 어렵다는 것이네요.
게다가 되도 않는 비선실세까지..
개인적으로 나이 더 드시기전에
빨리 그만두는게 맞다고는 봅니다만(사장 수행비서 하실 정도면 스마트하고 능력있으신듯)
아마 회사에서 잡을 겁니다.
수행비서라는게... 제가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것보다는 언어가 된다는 그 점 하나 때문입니다ㅠㅠ
그러니까 사실상 회사가 사장의 영업력과 인맥에 의존하는 원맨 컴퍼니란 얘긴데, 그러면 회사가 잘 나가도 본인에게 돌아오는 파이는 그다지 없겠군요. 이직할 곳이 아예 없는 이상에는 이직 준비해서 손해볼 건 없을 듯.
넵. 원맨 컴퍼니라는 말씀이 딱 맞습니다.
(그 내용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원맨 컴퍼니라는 쉬운 말이 있었네요ㅠㅠ)
댓글 감사드힙니다ㅠㅠ
이직할 곳이 아예 없는 -> 아예 없지 않은 으로 수정
저 경우에 남는다면 사장 개인의 잠재력을 보고 남는것인데, 사실 말씀하신 그 사장처럼 이런저런 줄타기 잘 하는 사람이 대체로 약삭빠르게 잘 돈 벌고 흥하긴 하는데요, 그렇게 살아남았다 해서 본인이 그 사장의 가족급 측근으로 남을 수 있느냐.. 그게 문제지요. 측근으로 남지 못한다면 제아무리 공이 커도 딱히 큰 보상을 받지 못할 겁니다. 보상을 받는다면 본인 없으면 사장이 일을 못 할 정도로 큰 역할을 해내는 것인데, 하시는 일로 봐선 그렇지 않아 보이고요. 반면 사장의 아찔한 줄타기가 실패하여 망했을 경우 물론 그 실패는 본인에게도 영향을 미치겠죠.
한마디로 리스크는 있는데, 기대이득은 평범한 상황처럼 생각이 됩니다.
자세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부채가 좀 심각하네여.. 준비하시는게 좋을듯해여~
댓글 감사드립니다~
업무만족도가 낮다는건 시간이 경과할 수록 이직할 때 해당업무의 경력자로서
경쟁력이 다른사람보다 떨어진다는 겁니다.
일 해볼만큼 열심히 해서 성과가 나오지 않는거랑, 해보고 싶은 일 해보지도 못한것과는
연차가 쌓이면 쌓이수록 그 격차가 크게 벌어집니다.
그렇군요...
사실, 제가 무얼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느낄 때가 많이 있습니다ㅠㅠ
지금 일이 재밌고 좋으시면 계속 다니시는게 맞고
뭔가 아니다싶으시면 나와야죠.
제 경험으로는 아니다싶은데 회사를 억지로 다닌 시간이 가장 아깝더군요.
생계를 책임져야해서... 공부를 더 해보고 싶은데, 부모님께 손을 벌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서요. (오히려 부모님이 저한테 손 안벌리면 다행인지라...)
돈 때문에 다닙ㄴ디ㅏㅠㅠ
좋아하는 일은 잘하기 어렵지만 잘하는 일은 좋아하기 쉬워요 지금 하는 일은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아닌거 같아 보여요
제가 일본에 있을 때, 통&번역 알바를 몇번 해보고나서 번역은 몰라도 통역은 진짜 제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고(생각보다 스트레스가 장난아닙니다. 순간적인 순발력이라던가 뉘앙스 등...), 그렇지 않으려고 했는데...
해외영업이라해서 적절히 외국업체와 일할 때에 외국어를 쓰겠지 하는 생각으로 실제업무가 위에 말씀드린 통&번역으로 한정되더라고요....
사실, 제가 무얼 좋아하고 무얼하고 싶은지 모르겠는게 제일 큰 것 같습니다ㅠㅠ
다 필요없고... 오너가 비리가 있고, 독재 마인드라면 그 회사 다니기 힘듭니다.
특히나 애사심이 있고 회사에 대한 오너쉽이 있는 직원으로선 정말 힘듭니다.
일반 직원들에게 인간적으로 대해주시는건 정말 좋으신 분인데요.
경영이나 이런 부분에서 몰랐던 걸 하나둘 알게되면서, 머리가 복잡해지네요...
사이즈가 어떻게 되나요? 매출규모와 재직원 수를 알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