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백개가 넘는 리플을 모두 정독했습니다.
하나하나 댓글을 달고 싶은데 죄송합니다. 도저히 감당이 안되어서.바쁜티 내는 거 싫어하는데 완결 후에 너무 바빠져서 정신이 없습니다. 회사 일도 그렇고 어쩌다 따로 벌려 놓은 일들이 있어 퇴근 후에도 챙길 수가 없어 에필로그가 너무 늦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덕분에 완결 후에 오래 여운이 남으셨다는 분들이 계셨다면 저는 오히려 쉽게 빠져나온 듯 합니다.
그리고 쪽지도 죄송합니다. 저에게 엠팍 인터페이스가 아주 친절하진 않아서 쪽지 관리가 잘 안되네요. 놓친 쪽지도 한 둘이 아니고...
제가 무엇을 답을 했는지 안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어떤 분들의 쪽지는 유실된 것도 많고요.
엠팍 가입이 안되어서 쪽지를 못 보내어 아이디를 빌려 어렵게 연락을 취하거나 심지어 운영진의 수고로 연락이 간접적으로 오기도 했습니다. (운영진 감사 드립니다.)
이메일을 좀 알려달라는 문의가 많아서 이메일을 공개합니다.
andykson33(at)yahoo.com
제가 쪽지 답을 아직도 못드린 분들. 꼭 살펴서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인사를 전하려 일부러 가입하고 한 달을 인내하며 기다리신 분들.
정말 깊이 감사드립니다. (운영진이 이를 알아야 할텐데... 무려 오피스 누나 이야기때문에!)
에필로그라면 그 뒤 이야기를 주욱 쓰는 것이 맞겠지만 실질적인 끝은 그 공항의 이야기로 끝났습니다. 이번에는 왜 쓰게 되었는지 등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고로. 딱히 재미는 없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내용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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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를 쓰게 된 배경
아마 이 이야기에 많은 질문에 대한 답이 있을 듯 합니다.
마지막 회처럼 그렇게 헤어지고 실제로 꽤 오래 보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또 무슨 이야기를 더해서 인사를 따로 안한다는 서로에 대한 무언의 약속이 있는 것처럼 연락이 깨끗하게 끊겼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지나서 완전히 다른 일상을 살던 중에 또 어딘가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페이스북같은 소셜을 거의 안하는데 저와 같이 갔던 동료가 그 지역에서 저와 같이 사진을 찍고 첵인을 했고 그 동료와 안책임님이 소셜로 연결이 되어 있었습니다.
안책임님이 (외국에 있을거라 예상을 해 본적은 있었지만 실제로는 몰랐습니다) 그 지역에서 차로 세시간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고 제 사진을 보고 저에게 연락을 해 왔습니다. 혹시 여기 왔냐고. 짧게라도 좋으니 보자고.
그래서 겨우 일정을 짜내어서 안책임님을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보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한시간 정도 만나서 안부를 묻고 이러저러 사는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안책임님이 뜻밖에도 저에게 글을 써보라는 말을 했었습니다. 편지를 써달라는 것도 아니고 글을 써보라는 이야기를해서 좀 의아해 했습니다. 옛날 이야기도 좋고 지금 이야기도 좋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고 저는 그냥 웃어 넘겼습니다.
제가 실제로는 쓰지 않았지만 출장다니기 시작한 짧은 기간에 안책임님에게 많은 편지를 남겼었고 그게 인상적이었나. 그걸 다시 읽고 싶은건가 하는 생각을 했지만 정말 그런 이야기인지도 묻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너무 없어서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는 못하고 만난게 좋았나 그냥 안만나는게 나았나 약간 헛갈리는 상태로 헤어졌습니다.
난 무얼 기대하고 만났나.. 하는 생각과 그녀는 나에게 무얼 기대하고 이 먼곳으로 왔을까 생각이 교차되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더 지난 후,
제가 의욕상실을 동반한 우울증 비슷한 것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냥 정신과로 가서 약을 먹을까 하다 심리 상담을 받게 되었는데 놀랍게도 상담 선생님께서 글을 써보라는 이야기를 또 하셨습니다. 일종의 치료 요법중 하나로 생각한 것이 아닐까 했는데 제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그냥 마구 나열하는 와중에 저도 모르게 글쓰기 이야기를 한 것 같고 그거 하나를 딱 집어서 글을 써보기를 제안했습니다.
아시다시피 글을 쓴다는 것은 꽤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한 일이라 그런 처방(?)을 받고도 쉽사리 시간을 못내고 그냥 시간이 그냥 저냥 흘러가고 저는 가열찬 생활인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전 일상으로 돌아와서 잘 살고 있었고요.
그런 와중에 집 정리를 하던 중 안책임님이 선물해준 책을 발견하고, '그 때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라는 생각을 드디어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때의 기억이 정리되지 않거나 잡지 못함을 괴로워했거나 그런 거창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말 그대로 무언가 좀 쓰고 싶다는 생각이 그제서야 생긴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글을 써보라던 안책임님의 생각이 무엇이었을까. 한동안 고민을 하게 되었고 일단 틈날 때 좀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때의 이야기를요.
• 이야기를 쓰게 된 배경 (2)
사실 1,2편과 3편 이후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1편은 진짜 새벽에 혼자 술먹다가 '문득' 쓰기 시작한 느낌이 다분합니다. 문체도 매우 다르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막 썼습니다.
그리고 매우 가벼운 마음으로 쓰기도 했고 불펜 독자들이 긴 이야기를 읽어 줄까 싶은 강한 의심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정도 말초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을 의도한 것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리고 자세한 시간의 서술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대충 2년 전이라고 쓰는 바람에 많은 분들이 헛갈리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정작 1편을 새벽에 올려버리고 나서야 당사자에게 이야기를 안했다는 걸 깨달아 버렸습니다.
• 이야기를 쓰게 된 배경 (3)
2편을 어찌어찌 쓰고 올리기 직전에 안책임님에게 그냥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나 당신에 대한 글을 쓰겠노라고. 사실 좀 이미 어디 커뮤니티에 썼노라고.
이렇게 당당하게 할 수 있던 이유는 글을 써보라는 안책임님의 당시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를 써보라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가 자신도 읽고 싶어서는 아닌 것 같고 어쩌면 제가 과거에서 아직 못 헤어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았나 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해줄수 있는 건 없고 스스로 정리를 해보라는 뜻이 아니었을까요.
답으로 안책임님은 써보라고. 이왕이면 장난으로 말고 신경써서 잘 썼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몇 가지 조건을 약속해 주길 바랬습니다.
딸아이 이야기를 되도록 쓰지 말 것 (등장 시키지 말 것)
자신의 나신을 묘사하지 말 것
같이 잔 이야기을 자세히 묘사 하지 말 것
이름은 가명으로라도 쓰지 말 것
사실 123은 이해가 갔는데 4는 좀 의아하긴 했습니다. 사실 어느 순간에 가면 작중에서가명을 써서 이름으로 부르리라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16편까지 '안책임님'으로 밖에 남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실제로도 저는 이름을 잘 부르진 않았고 끝까지 존대하며 지냈습니다.
그리고 바람대로 조금 더 진지하게 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문체가 변한 까닭도 있습니다.
• 쓸 수 없던 이야기들
조건 1로 딸 아이와 이야기가 없던 것은 아닌데 모두 쓰지 않았습니다. 아예 등장 시키지 않을 수는 없었지만 저와 어떤 인터랙션이 있거나 딸 아이에 대한 묘사나 이름 비슷한 것은 되도록 모두 배제했습니다.
사실 딸이 다친 이야기 쓰지 말까 하다가 빼고나니 나중에 일일히 설명해야하는 것들이 많아질 것 같아 이 이야기만 큰 마음 먹고 썼습니다.
시간 의존적인 이벤트도 모두 제외했습니다. 같이 야구 플레이오프도 보러가긴 했었습니다. 또 중간에 누구든 알만한 국가적인 이벤트나 시사적인 사건들이 엮여서 존재했습니다. 왜 쓸 수 없었는지는 뒤에 쓰겠습니다.
• 등장 인물들
주작 논란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등장 인물.
이중 한명이라도 이걸 보면 알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혹은 이들이 아니더라도 관찰자 입장에서 알아 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의심들.
3-4편 정도 이후부터는 핵심 등장 인물 중 지금 저와 어느정도 신뢰 관계가 있는 소수의 몇몇 사람들에게는 이 이야기를 쓴다는 사실을 오픈했습니다. 덕분에 가명을 쓰고서라도 등장할 수 있었고 자신의 이야기가 나와도 침묵 해주기를 확실히 약속 받았습니다.
물론 이야기에 나오는 부서장 같은 회사 사람들까지는 아닙니다.
난데없이 저에게 링크를 보내어 저를 위기(?)로 빠트린 친구는 등장 인물로 나오지 않습니다.
회사 사람들을 바꾸어서 쓰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되도록이면 안책임님과 저 사이의 이야기 중심으로 풀어갈 수 밖에 없었지만 마지막에 출장 이야기는 어쩔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나올 수밖에 없어 어떻게 해야 리얼리티와 원래 이야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당사자들이 못 알아 보게 하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작중 인물 중 아무리 제가 알 수 없게 바꾸었어도 '어 이건 내 이야기인데' 하며 아마 몇몇은 알 수도 있을겁니다.
이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장소
예리한 몇몇 불페너가 계셨는데...
마지막 장소는 미국은 맞지만 사실 LA가 아닙니다.
실제 장소를 썼다가는 너무 자세하게 현지 이야기를 쓰고 몰입할 것 같아서 일부러 LA로 바꾸었습니다. LA는 가보긴 했지만 아주 잘 아는 동네는 아닙니다.
그외에 한국에서 장소는 딱히 특정해서 쓴 곳이 많지 않기 때문에 굳이 주작(?)까지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대부분 서울 안에서, 그것도 아주 제한적인 장소만 배경으로 썼습니다.
사실 안책임님네 아파트를 오픈할 뻔한 적이 있는데 올리기 직전에 황급히 수정했습니다.
• 논란의 비행기 티켓 바꾸기
이게 다 논란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말도 안된다. 주작이 확실. ' 식의 논란이 있었는데요. 심지어 다른 커뮤니티의 글을 저에게 제보? 해주신 분도 계셨습니다.
저도 항공사의 공식 입장은 모릅니다만 실제의 일입니다.
(공식적으로 가능하다고 할 것 같진 않네요)
다음에 비즈니스석을 타게될 일이 또 있으면 포디움의 직원에게 다시 물어보겠습니다.
다시 확인해 드리자면 보안 검색 구역과 게이트를 모두 통과하고 더 이상 보딩패스(와 이름을)를 확인할 일이 없는 탑승 직전의 일입니다.
해당 회차에서 댓글로 비슷한 케이스를 생각한다는 분이 계셨는데 가능하셨다면 알려주시고 혹시 제지 당하셨다면 사과 말씀드립니다.
• 더 논란의 한국 면허증으로 렌트
이건 더 논란이 되었네요.
[대장님]께서 정리해주신 글 보았습니다.
이 역시 '말도 안된다. 외국 몇 번 나갔다고 어설프게 주작..' 식의 논란이 역시 있었습니다.
이건 제가 그 뒤로도 캘리포니아에서 몇 번 했습니다. LAX에서도 가능했고 특히 샌프란시스코 국제 공항( SFO) 에서는 너댓 번이나 성공(?) 했습니다. 물론 제 정보를 렌터카 회사에서 미리 가지고 있어서 가능했을 수도 있습니다. (거의 늘 같은 회사에서 렌트 합니다. 등급이 높습니다.)
다른 주와 국가에서는 시도 안해봤습니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국제 면허증을 가지고 가시기를 강권합니다.
• 안책임님은 이 이야기를 읽었는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쓰겠다는 말을 하고 그 뒤로 한번도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안 봤다... 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을 심각하게 안하는 사람이었고 맘 카페는 고사하고 네이버 아이디도 과연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 안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소셜도 즐기는 것같지 않은데 우연에 우연이 겹쳐서 출장지에서 만나게 된 셈입니다.
(남편때문에 소셜을 더 안 좋아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한참 전의 일이므로 그 뒤로 좀 열심히 하게 되었을 수는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공전의 대 히트(?)를 쳐서 드라마, 영화화 되지 않는한 모를거라 생각합니다. (요즘 시대엔 영상이 텍스트보다 힘이 월등히 세니까요.) 최종회의 경우 조회수 9만회를 기록했는데 (크으. 대박...) 사실 정말 많긴 하지만 사회 전체의 인구로 보면 그리 크지 않은 숫자입니다.
저희 회사나 친구들은 저에게 '야 이거 잼있지 않냐...' 하면서 링크를 보내준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물론 제 지인들이 인터넷쪽으로 재미없는 사람들만 모여 있을 수는 있습니다. 이미 알고 저만 빼고 '쟤가 쓴거 같아..' 하면서 주고 받을 가능성도 있....)
• 그러면 안책임님이 읽어도 괜찮은가?
저는 괜찮습니다.
사실 읽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쓴 적도 있습니다. 제 마음이 이때 이랬노라고 쓴 부분이 많으니까요.
물론 어느 부분은 자신을 이렇게 묘사했노라고 싫어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써보라고 했을 때 이정도는 충분히 감수 할 수 있으니까 썼을거라 생각합니다. 아니 감수라기 보다도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썼다는 것에 조금은.. 뿌듯해 하지 않을까도 생각합니다. 중대한 착각이 아닐까 물론 걱정도 있습니다만...
(사실 이런 의미에서 1편은 다시 쓰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가슴 이야기는 실제로 안책임님이 읽어 본다면 좀 챙피합니다.)
• 고치고 싶은 부분
수많은 오자. 띄어 쓰기 틀림을 비롯한 맞춤법 문제.
검토따윈 없이 그냥 업로드에 급급하여 생긴 비문들.
지구 자전 방향 오류. (와 얼토당토한 일부 과학 드립들)
1편 ;;;;
• 시간 정리 필요
많은 분들이 이 이야기들이 2년 동안 일어난거라면 당연히 안책임님과 결혼했겠지.. 하는 말씀을 해주셔서 아. 처음부터 좀 잘 쓸 걸. 하는 후회가 매회 밀려왔습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면... 2년 전이 이 이야기의 마지막었습니다. 처음 쓰기 시작할 때는 이야기 안에서 계절이 바뀌고 해가 넘어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한 4-5화 즈음에서 끝날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니 저에겐 그냥 2년 전에 있었던 일. 이라고 대충 쓰고 넘어가도 어차피 끝이 2년 전이니 상관 없었습니다. 작중에 해를 넘기지 않을 줄 알았으니...
하지만 이야기를 쓸 수 있는건 한번 계속 써보자라고 생각하자 이야기에서 해를 두 번이나 넘기게 되었고 많은 것들이 꼬이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이런 문제로 인해 시간적 의존이 있던 일들은 모두 제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를테면 (올림픽같은) 스포츠 이벤트나 시사적인 일들은 모두 서술하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일이었는데 쓰지 못함으로 인해 다른 이야기에 갖다 붙이기도 어려워서 갑자기 감정적으로 이상하게 바뀌는 부분도 좀 있었을 것입니다.
시사적인 사건과 관련된 일이나 대화도 있었지만 앞선 이유와 연애 플롯과는 관계없어 보여 조금 썼다 지운 일이 있습니다.
• 아오이 츠카사
아. 이건 진짜 나중에 좀 후회했습니다.
너무 모두들 아오이 츠카사에 몰입하셔서...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다른데 (AV 배우와 비슷한 이미지이긴 힘들지 않을까요.) 제가 유일하게 투영할 수 있는 이미지를 던진 셈이 되어버려 많은 분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되버렸습니다.
그 뒤로 몇몇 불페너께서 아오이 츠카사의 사진을 이해를 돕고자 올려주시곤 했는데요. 하필이면 그 사진들이 꽤 비슷하지 않은 사진들이어서 저로서는 좀 불편했습니다.
(그 분들을 탓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잘못이라면 제 잘못.)
알게된 초반에만 아오이 츠카사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얼핏했었고 (문제는. 그 감상을 그대로 갖다 써버렸고) 좋아하게 되고 연애를 시작하면서 아오이 츠카사에 대한 이야기는 아예 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불펜에서 드라마/영화화 되면 캐스팅이 어떨까 하는 ([흑맥콜님]등의) 글 많이 읽었습니다.
이보영, 서현진, 김현주, 손예진, 미생의 선차장으로 나왔던 신은정등 많이 제안해주셨는데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모두의 상상력에 맡기겠습니다.
아마 그 분도 좋아하실겁니다. 자신이 현재 잘나가는 배우로 회자되고 있으니까요.
아오이 츠카사는 이제 그만...
• 시즌2 쓸 수 있나요?
안책임님 시점으로 써보면 좋겠다는 의견 많이 써주셨습니다.
그런데. 이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입니다.
쓸 생각도 안했지만 제가 상대방이 되어 서술해야하는데 한 20초 상상해 봤지만 너무 이상합니다.
완전한 3자가, 그리고 여자가 빙의해서 쓰면 모를까 저는 못 쓸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건 안책임님이 알건 모르건 원하지 않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 드라마나 영화로 나오나요?
이건 너무너무 힘들고 어렵고 상상의 유니콘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우리는 즐겁게 TV틀면 흔하디 흔하게 나오는 드라마지만 드라마 작가들은 일반적으로 굉장한 트레이닝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제가 드라마 극작 수업을 받아서 시나리오를 고쳐서 방송국을 찾아 다니면 가능성이 있겠지만 제 능력이나 시간으로는 수십년 뒤에 가능할까 싶습니다.
물론 저에게 난데없이 PD와 작가가 세트로 천사같이 찾아와서 알아서 기가막히게 각색해주겠다고 한다면 모를까. 저에게는 너무 멀고 힘들고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네요.
• 사실 쓰고 싶었던 이야기
이걸 진짜 후기에 쓰고 싶었습니다.
사실, 제가 쓴 에피소드들은 '일어난 이야기' 그러니까 어떤 '사건' 중심으로 풀어간 이야기들입니다. 그런데 저에게 이 연애는 제가 무언가 살아있음을, 가치가 있는 사람임을 느끼고 저도 잘 몰랐던 과거의 자존감의 문제들이 해결되고 치유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경험들은 제가 서술했던 사건들 뿐아니라 대부분 대화를 통해 이루어진 것들입니다.
하지만 대화 중심으로 풀어나가기엔 마지막 화에서 썼듯이 대화를 복원하기엔 불가능했고 몇몇 편린에 가까운 기억과 느낌에 기반하여 써야했기 때문에 이런식의 서술은 어려웠습니다.
남성 중심의 불페너 분들께서 어떤 부분에 감명(?) 을 깊이 받으셨을지 충분히 짐작합니다. 제게 중요했던 것은 그 뒤에 제가 어떤 느낌으로 가지고 어떤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같은 마음을 먹었다는 것입니다.
하룻 저녁의 짧고 강렬한 스릴러같은 경험이 아니라 인생의 마일스톤 같은 '나는 이런 선물을 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이것이 잘 전달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이 문제를 잘 알고 안책임님은 지속적으로 저에게 가치있고 좋은 사람임을 알려주었고 이 점이 무엇보다도 고맙고 또 안책임님이 슬기롭고 현명한 사람이라 생각하는 점입니다.
'좋은 사람'이나 '자존감'같은 감성이 너무 흔하고 진부해서 건드리기 어려웠습니다만 이 이야기를 쓰는 내내 저에겐 중요한 키워드였습니다.
• 새드 엔딩인가요?
"옆에 누워있네요" 혹은 "앗. 지금 밥먹으라고 성화군요."같은 말이 마지막에 나오기를 기대하신 분들께 정말 죄송합니다.
유혹이 없지 않았지만 마지막을 바꾸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제 이야기를 쓰겠다고 마음먹었고 안책임님에게도 이야기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이야기는.
제 이야기인 동시에
저에게 '오피스 누나' 이자 연인이었던 안책임님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로 봐서는 새드엔딩일 수 있겠으나 저는 이 경험을 통해서 (해피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끝으로...
• 그 분은 잘 지내시나요?
네. 잘 지낼거라 생각합니다.
여전히 아름답고 단단하고 현명하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 쓰지는 않겠습니다. 위에 말한대로 외국에 살고 있다는 것 정도까지만 쓰겠습니다.
쪽지로 댓글로 많은 분들께서 후기를 남겨주셨고 모두 읽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마음 속에 기억에 안책임님이 있겠지요. 그 사람을 추억하고 감정을 떠올려보고 혹은 지금 바로 이 시간에 연애하고 싶다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제가 말하기엔 낯간지럽지만.
그렇게 여러분들 마음에 안책임님이 각자 살아있다면.
잘 지내는 것 아닐까요?
이제 크보와 mlb의 가을 야구 즐기시길 바랍니다.
그제 '오피스 누나급' 롯기전, 한글날 대첩 있지 않았습니까?
저도 그렇게는 못 쓰겠습니다. =)
다음 한마디로 모든 것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 압도적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