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프듀 / 펌) 시타오 미우 응원하는 이유들

 

 

미우 응원하고 있는 팬들이 쓴 건데 아래 블로거는 나름 유명한 분이라네요.

더쿠에 올라왔던 내용이라 하는데 옹호글로 보이시겠지만, 한 번 읽어보셔도 괜찮을 것 같아 가져왔습니다.

출처 블로그 : https://m.blog.naver.com/ilovemylifealot/221346826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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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를 알게 되신 경로는 저와 다들 비슷하셨을 거에요. ㅎㅎ 
저는 프듀 시즌 1, 2를 보진 않았지만, 전소미나 김세정, 강다니엘 이름 정도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도 기사를 통해서 일본하고 합작해서 프로듀스를 한다길래 뭐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프로그램 시작한 줄도 모르고 있었죠.
그런데, 아이디도 없어서 눈팅만 하는 한 커뮤니티에 피카부 직캠 영상의 링크가 올라왔더라구요. 네이버 TV에 올라온 영상을 무심히 보고, 
"오 일본 애들 중에도 이쁜 애가 있기는 하구나"라고 
생각하고 넘기려는데,

방심하다가, 이 댓글을 보는 순간 빵 터지고 말았습니다. 
이 댓글을 쓴 마음이 귀엽더라구요.  
그래서 애가 도대체 얼마나 좋길래 이런 댓글을 남기나 하고 호기심이 생겨 유투브 동영상 한 두 개 정도 찾아보고,  결국 프듀를 보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이 부분은 진심으로 깊이 후회를 하는 중입니다. 아예 처음부터 프쿠시마에 발을 들이는 게 아니었는데..)
저는 당연히 인기가 이렇게 많으니, 방송 분량이 많을 줄 알았는데, 정작 프로듀스48에서는 이 아이를 정말 찾기가 어려워 의아했었죠. 
"뭐, 그래도 지금 인터넷에서 반응 오는 것 보니 잘 되겠지.."
그러면서 그냥 방송만 봤습니다. 이 당시에는 투표는 1표도 하지 않았고, 할 생각도 전혀 없었어요. 
(제 인생에 이런 오디션 프로를 꾸준히 본 것도 처음이라 투표 따위 ㅋㅋㅋㅋ)
그리고 올해 제 여름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5화 순발식.

헐... 36위라고? 이렇게 인터넷에서 인기가 많은데 36위?  

"쟤는 이렇게 인기가 많은데 36위 한 거 가지고 저래 호들갑이냐? 일본인이라 그런가?"
(나중에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고 난 뒤, 너무나도 알겠는 그 때의 미우의 마음 ㅠㅠ)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인터넷 체감 인기는 이렇게 많은데, 왜 이렇게 순위가 낮은지.. 방송 분량이 없어서 그런 건가 라며, 검색을 해 봤죠. 
그리고 남자들은 투표를 안 한다는 반복되는 프듀의 역사를 알게 되었고,

갑자기 이 아이에게 뭔가 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처음 두 어 개의 유투브 동영상에서 본 그 순박한 모습들, 그 중에서도 특히, 올해 집 앞에 가로등이 생겼다며 좋아하던 그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아서요. 

제가 대학 때 기숙사에서 생활했는데, 학교가 외진 곳에 위치한 탓에 기숙사 뒷길에 가로등이 없었거든요. 저도 무서웠지만, 저희 학교 여학우들 밤에 항상 정말 무서워했던 기억들이 나서, 저는 가로등이 얼마나 저 아이에게 큰 사건인가 개인적으로 공감이 많이 되었지요. 
단지 그 단순한 이유 하나였습니다. 
춤선이 고와서, 혹은 예뻐서 라고 각자 다른 이유들을 가지고 응원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프로듀스48에서 미우보다 더 예쁘고 춤 잘 추는 연습생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이런 가벼운 시작이었습니다. 
(이 때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렇게 가시밭길 험난한 팬질이 기다리고 있는 줄은 ㄷㄷㄷ)
개인적인 의견이긴 하지만, 저는 솔직히 이쁜 건 한국 아이돌들이 세계최고라고 생각하는 주의라서.. 
미우도 피카부 직캠이 제일 이뻤지, 화면에 잡히는 건 그 때 그 때 다르더라구요. 
요모조모 뜯어보면 한국 아이돌들이 제일 예쁘고 잘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전에도 그랬듯, 예쁘고, 노래 잘하고 춤을 잘 추는 것이 저 같은 사람을 투표까지 하게끔 이끌지는 못했습니다. 
(오디션 프로를 보지 않은 덕질 초보자 티를 팍팍 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투표를 시작했습니다. 2표씩. 
투표를 하게 되니, 이것저것 더 찾아보게 되더라구요. 왜냐면 11표×2가 남았거든요. 
누굴 뽑아야 할지 몰라서 이 사람 저 사람을 검색해서 봤습니다. 
"와 한국을 9년이나 좋아해 준 일본 연예인이 있었네. 감동이다. 꼭 한국에서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꼈으면 좋겠다. 1표!"
"얘는 또 뭐지? 이런 상황에서도 주위를 밝게 해 주는 애네. 힘들텐데 마음씨가 참 좋다 넌 꼭 데뷔해라 1표!"
"얘는 시즌1 때도 나왔던 애구나. 아 굉장하다. 각오도 대단하고. 뽑아줘야겠다 1표!" 
그냥 이렇게 투표를 했습니다.  
(고르고 보니, 대부분이 한국 연습생들 ㅎㅎㅎㅎㅎ)
그리고 미우에 대해서 더 검색을 해 보고는 
이토록 사랑스러운 아이가 일본에서 지난 5년간 어떻게 지내왔었는지, 현재 입지가 어떤 수준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권외 5년. 
100위 안에도 못 드는 관심 밖 멤버. 
곧 해체가 유력한 그룹. 
정식 그룹 멤버로 인정도 받지 못하고, 
노래조차 원곡이 아니라 자동차 회사 광고를 위해 가사를 바꿔 불러야 하는 아이..

일본 대중 문화 특히 akb쪽은 제 취향이랑 절대 맞을 수가 없더라구요. 노래는 항마력 테스트 수준이라 완곡을 들어본 적도 없고, 해 봤지만 안 되고... 지금 입은 저 옷도 너무 맘에 안 들고. 앞으로도 일본 노래나 제이팝을 들을 계획은 없습니다.

그런데도 항상 밝게 웃고, 
콘서트에서 무대에 서지도 못하는데도, 무대 아래서 팬들과 열심히 아이컨택 하면서 흥을 돋우려고 최선을 다해 춤을 추고 노래하는 이 아이.. 
가슴에서 뭔가 차오르더라구요. 
내가 지금 누구 동정할 처지가 아닌데... 
...................
그치만 사람 맘이라는 게 그렇게 안 되잖아요. 
주머니에 만 원 밖에 없어도, 힘들게 시장에서 남은 물건 처리 못해서 끙끙대는 할머니들 보면, 
필요없어도 파 한 단이라도 사게 되는 게 그게 사람 맘이라는 거니까..
미우에 대한 걸 더 알게 되고 난 이후, 
그 때부터 사촌동생들, 친구들, 지인들에게 모조리 소위 "영업"이라는 걸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기프티콘을 뿌리고, 
일면식도 없는 남을 위해 부탁을 한 것은 살면서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챙피했고, 진지한 충고도 많이 들었습니다. 

프듀를 보기 전이었다면, 저도 똑같이 이렇게 친구들에게 반응했을 겁니다. 그래서 친구들 반응이 백프로 이해가 됐어요.

하지만, 그냥 순수하게 이 아이가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 한국에서 데뷔해서 즐겁게 활동하다가 갔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아시는 일들이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저는 야마구치현이란 게 어딨는지 잘 몰라서, 검색할 때 이미 "이 곳 출신들이 우리랑 악연이 많구나" 처음에는 그 정도로만 인식했습니다. 
그게 이 아이와는 크게 상관이 없어 보였기에.
 
고딩 때 국사 시간에 치를 떨며 분개했던 이완용은 경기도 광주 출신이지만, 제가 경기도 광주 출신 연예인을 보고 이완용을 이야기하면서 핏대를 세운다면,  오히려 제가 얼마나 우습고 상식이 없는 사람일까를 증명하는 꼴이 될 테니까요. 
그러나, 문제는 이 아이가 지역 밀착형 아이돌인지 뭔지 때문에, 연예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활동지역인 야마구치현과 연결이 안 될 수가 없었고, 관련된 방송을 찍고, 이 곳 출신의 사람들을 자기 입을 통해 말을 하고 다녔다는 점들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멍 했습니다. 
사실 그것까지는 몰랐거든요.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면, 처음 영상을 보고는 그냥 "끝났구나" 하고 방송 그만 보고 투표도 그만하자고 돌아섰었어요. 
인터넷을 보니, 벌집을 쑤신 듯이 난리더군요. 
이제까지 지지해 왔던 팬들의 허탈함.. 
그리고 미우를 위해 쓴 글들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 
그 둘 다 충분히 이해가 가능한 반응들이었습니다. 
그리 오랜 인생을 산 건 아니지만, 지난 경험들로 볼 때 이런 논쟁에서는 그냥 한 발 떨어져서, 조용히 침묵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살아가는 지혜라고 체득한 터라 
"그깟 티비 프로 안 보면 그만이고, 얘야 이렇게 인지도 올렸으니, 일본 가면 잘 되겠지"
관심을 끊으려 노력했습니다. 
내 인생도 벅찬데 남의 인생, 그것도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라는 연예인 걱정, 거기에다 또 타국 연예인 걱정을 뭐하러 하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더군요. 
집요하게 미우를 공격하는 글들, 폭로성 게시물들이
자고 일어나면 계속해서 올라왔습니다. 
이해가 잘 가지 않았습니다.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만 응원하지 이렇게까지 공격을 하는 이유가 뭘까? 
그 에너지는 도대체 어디서 나올까? 
정의감인가 애국심인가? 아니면 그냥... 증오인가?
줄기차게 비판하는 상대쪽을 이해해 보려고 했지만, 
역사 논쟁까지 벌어지는 현장들을 보며 어이도 없었고, 
(미우를 위한다면서, 민족의 원흉까지 이해한다고 글을 쓴 분들은 제가 장담컨대 팬이 아니었을 겁니다. 
 미우를 주욱 지켜본 입장에서는 그렇게 이야기하는 건, 미우 상황에 맞지도 않을 뿐더러, 논의를 그런 식으로 가져가 버리면, 이 아이가 빠져나올 수 없는 프레임에 걸려버리는 걸 미우를 아끼는 팬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으니까요. 만약 그런 사람이 팬이라고 한다면, 제가 가장 먼저 가서 한 대 쥐어박았을 겁니다. 제발 정신 좀 차리라고.)
미우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친일파에 혼모노라며, 비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비난하는 글들을 볼 때는, "그게 아닌데..." 라며 모니터에 대고 혼자 작은 탄식도 내뱉었습니다. 
한국말도 잘 못하고, 셀카 고자, 얼굴도 어쩔 때는 그렇게 예뻐 보이지도 않고, 심지어, 7곱하기8이 44라고 당당하게 이런 멍청한 아이가 뭐가 그렇게 위협이 된다고, 뭐가 그렇게 맘에 안 든다고..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저는 미우를 아직 응원하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소위 말하는 "손절"을 하면, 맘도 덜 아프고 인터넷의 비판들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고, 일상에 집중도 할 수 있지만,
지금 못 본 척 외면하면, 
앞으로 언젠가 문득 이 아이가 또 생각이 날까봐, 
아니면, 이 아이가 혹시라도 안 좋은 일을 겪게 되고, 잘 못사는 근황이 올라오면, 
그 때는 지금의 나를 스스로 많이 원망할까봐 
저는 지금도 미우를 응원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여러분들이 이 아이를 어떤 이유가 됐던지 응원을 하지 않으시고, 여타 이유로 꺼림칙하다고 말씀하시는 것도 저는 존중합니다. 
그냥 빈 말이 아니라, 저라도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과거 자신들이 저지른 만행에 대한 제대로 된 사죄도 없이, 오히려 이후의 행태들로 생긴 일본에 대한 국가적인 반감을 
이 아이를 공격하고 무너뜨리며, 미우를 지지하는 사람들까지 비난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말씀을 조금만 아껴주신다면 감사드리겠습니다. 

한국어를 거의 못하는 미우가 알고 눌렀는지는 모르겠지만, 광복절에 태극기와 순국선열을 기리는 도서를 올린 연습생 친구들의 게시물에 좋아요도 눌렀답니다.

여러분이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도, 이해받지는 못하지만 누군가가 지금 이 아이를 아끼는 마음도
폭과 깊이는 다르겠지만 똑같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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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를 올리고 난 이후 방송된 3차 순발식에서, 서투른 한국어로 미우는 더듬더듬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서 미우에 대해서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하신다면, 바라건대, 앞으로 이 17살짜리 소녀를 조금만 더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 주신다면 감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