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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글고양이 복막염 진단을 받았네요..



오늘 큰녀석과 작은녀석 검진을 받으러 갔다가 작은녀석이 복막염 확진 증상을 받았다.


그동안 단순히 큰녀석에게 치여서 몸무게가 적게나가 겠거니, 이전과는 달리 좀 더 누워있는 시간이 많아 지기에 날이 더워서 그러겠거니 하는 내 안일한 생각은 그저 큰녀석 몰래 간식을 더 주고, 큰녀석과 싸울때 더크게 혼내는 정도면 되는 줄 알았으랴,


사실 복막염 증상이 의심된다고 했을때도 단순히 복수에 물이찬다고만 생각을 했지, 치료방법이 없으며 점점 기력이 떨어져 결국엔 헤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을 알지 못했다.


애써 덤덤한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 선생님 이야기를 듣는 나에게 오히려 병명을 알려주고 설명을 해주고, 또 방법이 없다고 말한 후 적막이 뒤감싸던 진료실에 감싸는 선생님의 침묵이 오히려 안타까워 위로의 말을 건네는 바보 같은 나였다. 


실은 아무런 생각이 나질 않아 멍하고 착잡한 마음에 생각 없이 걷는 내  발걸음에는 뜨거운 햇살은 너무나도 찬란했다.


집에 들어오니 조금전 그 햇살이 너무나 눈이 부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었다. 역대급 폭염 주의보라 더니 날씨가 너무 더워, 햇살이 너무 눈부셔 눈물이 다나더라.


아, 그래서 너는 그렇게 슬픈 눈으로 나를 물끄러미 쳐다봤고, 조금이나마 나와 함께 하고 싶어서 그렇게 내 몸에 너의 그 뜨거운 체온을 나눴으며, 말을 하지 못하는 너는 그렇게 내가 밖에서 나갔다 오면 반갑다고 보고싶었다고 그렇게 귀찮을 정도로 쉴새없이 옹알이를 했었구나


아, 그렇게 강아지 처럼 이름부르면 뛰어와 내 무릎위에 살포시 앉던 너는 우리가 함께할 시간이 얼마 없는 걸 알아서 조금이나마 더 함께 하고 싶어 그럴 수도 있었겠구나 


분명 너는 아픔을 표현했는데 그걸 알아보지 못해서 미안해 

너의 기력 없음을 잠시나마 서운하게 생각 했어서 미안해 

힘든 너가 화장실에서 제대로 일을 보지 못한 것을 아이고 저녀석은 언제 클꼬 언제클꼬 하며 구박한 것을 미안해 

너의 그 쉴새없는 옹알거림을  단순히 배가 고파 그런거겠거니 하며 큰놈 몰래 너만 더 챙겨주면 되겠지 하며 별일 아닌듯이 넘어 갔던 것을 미안해 




그렇게 아프면서도 너는 항상 내몸 위에서 모가 좋다고 그르렁 거렸고, 이젠 내몸에 기대어 그 자주하던 그르렁 좋차 하지 않는 네 모습을 보며 녀석 이젠 조금 더 커서 안하는구나 하고 내심 못내 서운해 했던 어리석었던 내 자신의 무지를 이렇게 자책해 




그래도 처음만날때 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너의 온기를 조건없이 내게 나누어 주던 호기심 많고 씩씩하고 용감했던 너를 사랑해 




앞으로 길지 않은 시간이 남은걸 잘 알아.

우리, 그 시간동안 더 많이 행복하자, 사랑해

댓글
  • 아이셔 2018/07/22 12:49

    헐.... 방법이 없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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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S자이언츠 2018/07/22 12:50

    아 ㅠ 복막염 ㅠㅠㅠㅠㅜㅜㅠ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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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계사 2018/07/22 12:50

    ㅠㅠ 아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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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행성204 2018/07/22 12:52

    아 너무 이쁜데.ㅜㅜ 글도 담담해서 더 맘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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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on. 2018/07/22 12:52

    저렇게 이쁜데 ㅠㅠ
    왜 치료방법이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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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간늑대 2018/07/22 12:52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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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블리지연 2018/07/22 12:53

    복막염이라니..... 아니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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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록 2018/07/22 13:11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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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빈쫀슨 2018/07/22 14:08

    복막염이 못고치는 병이군요... 사람은 수술하면 괜찮아지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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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상아리 2018/07/22 15:31

    내가 이래서 반려동물을 안키움..
    글쓴이분 상실감과 미안함이 얼마나 클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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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둠둠훔훔 2018/07/22 15:48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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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더풀마왕 2018/07/22 15:52

    위로가 되실지 모르지만 이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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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요바돌 2018/07/22 16:20

    유튜브 꼬부기가 복막염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넜는데 안타깝네요..글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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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피Ruffy 2018/07/22 16:38

    [리플수정]케빈쫀슨// 복수가 찬다고 해서 옛날에 복막염이라는 이름은 붙었는데 전신 질환입니다. 복수 안차는 경우도 많고요. 사람에서 말하는 세균성 복막염하고는 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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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옥이언니 2018/07/22 18:13

    너무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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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찬욱 2018/07/22 18:34

    아... 몇일전 저를 보는것 같네요.
    지난주 화요일에 복막에 문제가 생겨 15년 키우던 고양이를 보냈습니다.
    최대한 옆에 붙어서 말걸어주고 쓰다듬어주고 하다가 보냈어요.
    복수가 꽉차서 아이가 많이 힘들어했는데 나중에 자세 바꿀깨도 힘들어하더라구요. 옆에 붙어계실수 있으면 그때마다 조금씩 도와주세요. ㅠㅠ
    님 마음 너무 잘압니다. 너무 도와주고싶은데 딱히 해줄수 없는게 사람 미치게 만들잖아요.
    자책이 밀려올지도 모릅니다. 생각 너무 많이 하지 마시고 덜 외롭게 잘.. 보내주세요 ㅠㅠ
    힘내세요 ㅠㅠㅠㅠㅠㅠ앙꼬야 보고싶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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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파크 2018/07/22 19:49

    그래도 혹시 모르니 큰병원에 가보심이 ㅜㅜ ..저도 키우는 강아지가 보내는 시그널을 몰라봐서 병원가서 병명 들었을때 너무 미안했다는 자책을 엄청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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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S이대호 2018/07/22 20:39

    큰병원이나 고양이전문병원 한 번 가보세요 복막염의심되는 애들중에 실제 복막염인 경우는 꽤 적은 수래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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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요정 2018/07/22 22:05

    하..아까 중간까지 읽다가 그냥 말았거든요
    넘 슬플거 같아서요
    지금 다시 제대로 정독했네요...
    글내용과 짤 모습때문에 더더욱 울컥거려집니다..
    다 읽고 나니 그냥 저절로 눈물이 고이네요
    댓글들 읽어보니 그래도 다시 꼭 재검진 하셔서 부디 좋은 소식 있었음 하네요
    사실 짤로도 올렸는데
    제가 먹이 주는 냥이도 몇달동안을 계속 그르릉거리고 옹알이하고 원래 그런 녀석이 아닌데..
    요즘엔 더더욱 여름이라 그런지 몰라도 잘 돌아다니는 녀석이 계속 누워만 있는것이...
    뭔가 좀 이상하다 이런 생각 많이 들었는데..그냥 걱정이네요
    암튼 꼭 좋은 소식 다시 전해주었음 하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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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보고간다 2018/07/22 22:28

    글 이제 봤네요.. 일일히 답글 달지 못한점 죄송합니다.
    네, 혈액검사 및 초음파로 95%이상이라는 판정을 받긴 했는데..거기도 고양이 전문 병원인지라..댓글보구 한번 더 병원을 찾아가 볼까 생각중이네요. 다들 감사합니다. 복받으실 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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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트코잉 2018/07/23 02:09

    ㄲㅇ.. 저도 1년도 못키우고 보낸녀석 생각나네요
    ㅜㅜ
    고양이 불치병에 가까운게 복막염이죠
    남은시간 덜 고통스럽고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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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안주연 2018/07/23 10:25

    아 3냥이 키우는 집사로써 어떻게 위로을 드려야 할지...
    다른분 의견대로 다른 병원 가보시고 옆에서 많은 힘이 되어주세요ㅜ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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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hnexen 2018/07/23 11:17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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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수리V2 2018/07/23 22:15

    힘내세요 ! 꼭 기적이 일어나길 ㅠㅠ 냥이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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