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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일하면서 겪은 일

항상 알바시점의 글이 올라오더군요
전직 본사직원으로 겪은 일 풀어보려합니다.
1. 점주님 사정이죠.
제가 담당했던 점포 점주님이 병에 걸리셨어요
법적으로 격리가 되어야하는 전염성 질병이었죠
점주님은 입원하셔야 했고 저는 그 사실을 보고했습니다.
돌아온 답변은 안타깝지만 휴점및 영업시간단축은 불가
법적 격리 질병임을 다시 한번 알렸지만
답변은 같았습니다.
알바를 구해서라도 영업하라고
입원은 급했고 점포는 시골이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청년회장이 60대인 그런곳..
알바를 구할래야 바로구할수없는곳
다시한번 요청했습니다. 직영점 직원이라도
출장으로 보내달라고
결국 1주일 직영점 직원이 출장왔고
각 구인사이트에 구인광고 올렸습니다.
안 구해졌고 무심하게도 1주일이지나 직영점 직원은 돌아갔습니다.
점주님은 아직 퇴원하지못한상태
출장을 연장해달라 했지만 할만큼해줬으니 절대불가라는답변
점주님은 제게 사정했고 저는 결국 야간미영업을 눈감았습니다. ...
그리고 걸렸죠
저는 시말서를 제출했고 점주님께 제손으로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미준수시 위약금내셔야한다고...
절 도와준다고 나선 선배는 저와 점주님 앞에서 위약금이 없으시면 현 소유하신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서라도 내라하더군요
제게는 따로 와서 넌 회사직원이지 봉사단체직원이 아니라면서요..
점주 아들이 다니던 직장을 퇴사하고 내려와서야 사태가 끝났습니다...
이후 점주님과 점주아드님 내외의 관계가 틀어지며..
점주님이 만나는 유일한 본사직원인 저에게 원망아닌 원망이 돌아왔구요
이때 회사에 대해 회의적으로 변했습니다.
2. 돈 내세요.
다른 점포입니다. 점주의 자녀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큰사고였죠. 두번다시 못걸을..
수술엔 큰돈이 필요했습니다.
점주는 당장 큰돈이 없었고, 눈앞에 매일 회사에 보내는 정산금이 있었죠
여러분이라면 어떻하시겠습니까?
점주님은 그돈을 본사에 송금하는대신 딸 수술비 및 병원비로 사용했습니다.
이 이후에 제가 이 점포를 맡게되었고
제게 떨어진 미션은 밀린 정산금 천만원을 받아내라는 것..
하루에 한번씩 전화했습니다. 밀린것 송금하세요
나눠서라도 송금하세요
.... 근데 여기도 시골이었어요 24시간 점주내외가 12시간씩 근무하면서 매월 200만원 간신히 벌어들이는 점포
근데 거기다 장애가 생긴 자녀를 비롯해 애가 셋
...생활비로도 빠듯한 점주..
송금이 힘들었고 몇개월간 1000만원이 900만원으로 줄이는데 성공했을뿐..
회사는 제게 지급정지를 하라했습니다(편의점은 일 정산금을 본사로 송금하고 매월 정해진날 로열티배분후 돌려받습니다)
전 먹고는 사셔야 하니 반은 지급하겠다. 담당실무자는 나니까 믿어달라 했습니다.
점주님 믿었으니까요.
그런데 반만으로는 생계유지가 힘드셔서 였을까요..
또 미송금이 늘어났습니다.
또 시말서를 썼고 지급정지 및 상품공급중단했습니다.
결국 점포는 문닫았고 점주내외는 집을 팔아 위약금과 미정산금을 냈고 그이후는 저도 모릅니다.
3. 돈 천천히 내세요
2번은 읽으시면서 욕은 안나오셨죠? 점주님 상황도 회사처분도 이해할만 하잖아요
근데 지금부터쓰는 내용을 읽으면 욕나오실거에요
당장 저만해도 이일로 사표결심했으니까요
미 송금액 2천만원
사유는 다른 사업에 쓰려고..
회사의 조치는
천천히 내세요 괜찮습니다
아예 특약 계약서까지 써줬더군요
인수인계하면서 얼마나 어이없던지..
왜냐구요? 이점주는 건물주였어요
수틀리면 다른브랜드 편의점으로 전환오픈하면되요
그러면 그브랜드에서 권리금조로 위약금이랑 미송금액 내고도남는 돈을 주거든요
그 상권을 다른브랜드 넘겨주기 싫고
재계약할때 조금 유리하려고 천천히내라고 한거죠.
저에게는 2번과 3번은 동시진행이었습니다.
제 기분은 말 그대로 엿같았습니다.
3번 점포는 한번에 미송금액을 지불할 능력도 있었고
그로인해 생계가 힘들어지지도 않을 곳이었으니까요
이때 회사에 많이 개겼습니다.
찍혔고 그후에는 3개월 단위로 발령이 났어요
전남에서 전북으로 전북에서 다시 광주로
광주에서 강원도로 발령이 날쯤  사표냈습니다.
내면서 입사한 그때가 생각 났어요
오고싶어서 20살때부터 이 회사편의점에서 알바했죠
군대 제외하고 8년간..
서류 2번떨어지고 3번째 도전에
흔한 스펙 없이 당신네 브랜드에서 일한경험 하나로 합격
정말 오고싶었던 회사...
그랬는데... 오고나니까... 점점 우울해지고 그랬어요..
어떻게든 다니고 싶었는데.. 점점 다니기 싫어졌어요
도망치듯 낸 사표..
지금와서 그 회사에 드리고 싶은 말은
사표 수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ㄱㅅㄲ들아..

댓글
  • 옆집아이 2018/07/14 23:56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로 어느브랜드인지 궁금하시겠지만
    7이든 g든 c든 m이든 다 똑같아요
    제 경험이라 모르는 미담이 있을지 모르지만
    아는 험담 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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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뭏디 2018/07/15 00:41

    가진 놈이 더하다....
    라는 말이 생각나는데 맞는 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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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벨 2018/07/15 00:42

    참 ㅈ같은경우 다보겠네요 고생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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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렙법사 2018/07/15 01:00

    현재 편의점 운영중인 점주 입니다.
    본사 sc분들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 그에 비해 본사는 진짜 객새끼들 맞습니다. 처음 기약 할 때는 간이고 쓸개고 다 줄것처럼 하고 계약 성사되면 교묘하게 말바꾸기 하면서 나몰라라 하죠 재계약 시즌 돌아오면 다시 똥꼬라도 빨아 줄 것처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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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랑누나 2018/07/15 04:15

    2번 내외분은 어차피 위약금으로 집 날리게 될 상황이었다면 집 담보로 대출이라도 받아서 미수금을 지불하는게 낫지 않았나싶어요,,,
    저라도 돈 끌어다 자식 수술비 보탰겠지만 어쨌든 회삿돈 횡령한 것이고 회사와 글쓴님께서 어느정도 기회를 준 상황에 이자도 안 붙이고 원금만 갚으라는건데 집이라는 자산도 있으면서 계속 미루고 몇 달동안 100만원만 갚은건 좀 제 성격엔 이해가 안가네요,,,,
    3번 상황은 얄미운건 분명하지만 회사는 다른 선배분 말처럼 이익을 추구해야하니 회사에 이점이 되는 매리트가 있는 상대에게 배려를 해준거라 이것도 이해는 갑니다,, 특히 경쟁사가 입점할 수 있는 곳이면 이 곳의 수입 100만원은 경쟁사가 못 얻게 될 100만원의 가치가 더해져 200만원 또는 경쟁자가 많을수록 그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 같아서요,,
    근데 저도 텍스트로만 접해서 이렇게 말했지만 사실 그 상황에 닥쳐서 면대면으로 그 상황을 접했다면 너무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것 같아요,,
    고생 많으셨구요 다음 일에선 이제껏 해왔던 배려 및 고생 다 보상받을 수 있는 일 하게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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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로배우자 2018/07/15 04:49

    집 근처에 CU, Mini stop, GS25, 7-11이 백미터 반경안에 하나씩 있습니다.
    업종 겹치는 게 가장 문제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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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빛_날개 2018/07/15 08:15

    다들 슬픈 일 없이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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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ymar 2018/07/15 08:17

    1번 2번은 사실 본사 문제라기보다는 점주 개인사 문제로 인한 것이고 회사가 자선사업은 아니기에 어쩔 수 없는 경우로 보여집니다.
    2번의 경우 사업하면서 천만원의 유동성 위기도 감당 못한다는 건 사실.. 애초에 편의점은 접었어야 하는 거였다고 생각되네요.
    그리고 3번의 경우는 편의점 하는 지인에게 들은 바 있습니다.
    편의점 하려면 일단 목 좋은 곳에 상가부터 사고 계약하라고.. 건물주가 편의점 하겠다는 것과 아무것도 없이 편의점 하는 건 대우부터가 다르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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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퀼라 2018/07/15 08:31

    편의점은 아니지만 대형마트 입점도 비슷한 갑질이 있습니다. 이건 제 지인 이야기인데, 예전에 쉬는날 없이 365일 무휴로 대형마트를 운영할때 지인의 가족이 급작스럽게 사망했습니다. 마트에 임시 휴업을 하겠다고 했는데 그러면 계약위반이고 위약금을 모두 물고 나가야 된다고 했고, 그러면 알바를 급하게라도 쓰게 해달라고 했지만 대형마트는 알바를 쓰더라도 개인이 바로 쓰지 못하고 일정시간 마트내 교육을 받아야 쓸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당장 알바를 구해도 그 알바가 일하려면 2~3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교육받지 않은 알바는 쓸 수 없다라고 했죠.
    어쩌겠습니다. 결국 휴업을 강행했고 마트에는 위약금을 내고 나가라고 했습니다. 지인은 평소에 마트가 어긴 자잘한 다른 계약사항을 잘 기록했기에 그걸로 역으로 민사소송을 했고 다른 업주들도 평소에 같이 당한 계약위반 사항을 참고 감내했던거라 단체 소송에 들어갈 상황이었죠. 그제서야 마트는 위약금없이 계약해제하는걸로 합의하자고 했고 재판상 화해형태로 끝냈던걸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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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대괄장군 2018/07/15 08:53

    최저임금이 영업손실에 큰 이유가 되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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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료후 2018/07/15 09:02

    이런 사연보면 안타깝기도 하다가 요즘 최저시급땜에 지랄하는것들 보면 정이 뚝 떨어지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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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대행복하라 2018/07/15 09:35

    이게 정상인지 비장상인지 현실인디 비현실인지
    모르겠지만.... 위의 사연은 사실 "미담"축에 낍니다.
    세상에 저런 프차는 아주아주 아름다운 축에 속합니다.
    슬프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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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스 2018/07/15 10:05

    사회생활 하고 있지만.. 이걸 이해한다는 분들이 많은게 이해가 안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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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윈 2018/07/15 10:35

    24시간강제영업, 과도한 위약금, 선택불가능한 인테리어비용등등 대부분의 계약이 편의점본사에 너무 유리하게 되어있습니다. 전번 편의점주 자살사건으로 문제가 주목은 받았지만 유야무야되고 있는데 바뀌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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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복댕 2018/07/15 10:42

    편의점 점주는 진짜 내돈내고 노예취업인것같아요..
    보증금이며뭐며 다 내돈내고 창업하는데 수익은 나눠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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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피르 2018/07/15 11:10

    그러면서 최저임금 올리면
    자기들이 죽여놓는 1번이나 2번같은 사례의 점주들이
    최저임금때문에 죽는다고 방패로 쓰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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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쿨쿨서태웅 2018/07/15 11:23

    저러면서 왜 점주들은  가만있는 알바를 건들고 지랄들임????본사를 향해서는  한마디도 못하면서 최저임금으로 지랄거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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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멉휴 2018/07/15 11:26

    업주들이 최저임금 갖고 gr하는 이유가 딱 나오네요.
    알바한테 돈 몇만원은 안줘도 별일 없지만,
    본사에 내는 수백만원은 못 깎으니까요.
    강약약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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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밋 2018/07/15 11:53

    프랜차이즈는 어째 사채업자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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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매 2018/07/15 12:39

    참 웃기는게 저런식으로 영업을 강제할거면 애초에 프랜차이즈에서 직접 직영점으로 차리는게 맞는거 아닌가.
    자기 돈 투자해서 가게 차린 점주인데 문 열고 닫는거도 자기 맘대로 못하면 그게 무슨 자기 가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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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옆집아이 2018/07/15 13:10

    대부분 잘못 생각하시는게 점주가 임대한 가게가아닌 본사가 임대한 점포의경우... 점주는 사장이라기보단 바지사장? 계약직 매니저? 뭐 이런거랑 비슷합니다. 맘대로 할수있는거 별로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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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uzzEffect 2018/07/15 13:23

    관련업계 종사하고 있는사람으로서 씁쓸하네요..얼마전에 저도 미송금때문에 상품공급중단까지 해봤던터라
    그래도 저 오면 항상 반갑게 맞아주시는 경영주님 때문에 힘냅니다. 힘내세요 fc, ofc, sc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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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빵똥 2018/07/15 14:17

    다른 사이트에서는 댓글의 20% 정도가 기업입장을 옹호하더라구요.
    그냥 그럴 수 있다 정도가 아니라 완전 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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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BFTC 2018/07/15 14:40

    요즘 드는 생각이 프렌차이즈란게 어떤 업종이 돈 되는 건 알겠는데, 현장에서 일하기 싫으며, 자기 돈을 직접 걸기도 싫은 사람들이 머리 굴려 만든 사업인 거 같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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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봄달 2018/07/15 15:13

    너무나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회가 원래 이런 게 아니라 본사와 같은 회사들이 사회를 이렇게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들 어느 곳에선가 행복하게 지내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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