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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낮에 뇌출혈 빌런 썰이 주작이었다고?

 

낮에 9월에 뇌수술 한다고 글 올렸던 유게이다.

 

허허 낮에 뇌출혈 수술받는다는 그사람 글 올린거 보고 나도 요번에 뇌수술 일정 잡힌거 올린건데

 

그게 주작이었다니까 괘씸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네

 

그래서 그냥 다시금 물타기 할겸 썰 풀려고 글썼음.

 

글 시작하기전에, 나는 그 빌런이랑 동일인물이 아닌걸 먼저 밝힘. 


뇌경색.jpg

 

이건 작년 연말에 기존에 다니던 유성 선병원에서 써줬던 소견서.

 

이번 9월에 수술받는건 뇌혈관종으로, 뇌경색이랑은 연관 없는 질병이고 (질환 생긴데가 뇌라는거 빼고)

 

작년 8월에는 뇌경색으로 입원했었는데(작성글 보기 하면 나옴) 당시에도 몇가지 이유로 편히 쉴수가 없었다.

 

 

1. 대전에있는 유성 선병원에서 뇌졸중집중치료실 (일반병실보다 위, 중환자실보다 아래)로 입원했는데

 

내 상태가 간병인이 필요할 정돈 아니었지만 병원차원에서 그 병실은 전체가 간병인을 써야만 한다고 하길래 하루 7만원씩 보험 전혀 안되는 간병인 비용이 나갔음

 

대학원생이다 보니 적은 월급으로 등록금 + 긱사비 + 식비 하고나면 얼마 안남는지라, 그 7만원도 되게 부담되었음. 물론 병실 비용도 훨씬 비쌌고..

 

덕분에 입원일수 하루라도 줄이려고 의사선생님이랑 쇼부쳤었음. 이정도면 퇴원하고 약먹으면서 통원해도 되죠? 소리만 세번 한듯

 

 

2. 다행이 보험이 있긴 했는데, 젊은 나이에 뇌경색으로 진단받았고 당시 보험가입 후 만 1년이 지나지 않은 상황이라 보험사에서 압박이 들어왔었음.

 

이 시부럴것들은 퇴원하고 사흘 후에 침대 누워있는데도 하루 열번씩 전화를 하더라. 

 

우리집은 어머니랑 나랑 둘이 사는데, 나 아프다고 어머니께 보험업무 처리를 맡기기엔 그쪽에서 어떻게든 보험금 안주려고 수작을 부리던 상황이라 

 

그나마 이쪽에 지식이 있는게 나밖에 없어서 퇴원 직후 보험회사랑 분쟁도 내가 다 처리하고, 결국 진단금이랑 진료비는 타냈지만 보험사에서 꼬리자르길 당했었음. 

 

때문에 이번 9월에 받는 뇌수술때는 사보험이 하나도 없다.

 

저거가지고 금감원 민원도 넣었는데, 상대가 대기업이다 보니까 당연히 졌지.

 

 

3. 이건 내 탓이지만, 퇴원하고 나서 교수님이 나보고 한두달쯤 쉬고 오라 하셨는데 당시 사수형이랑 같이 하던 프로젝트의 끝이 어느정도 보이길래

 

퇴원일로부터 만으로 12일만 쉬고 복귀해서 다시 업무 시작함. 이때 중간에 뇌수막염도 한번 걸렸었는데, 연구실에 얘기했다간 더 쉬고오란 말 들을거 같아서 

 

연구실엔 비밀로 하고 점심에 몰래 응급실 다녀오고 저녁에 응급실 다시 다녀오고 이런식으로 일했었음. 

 

물론 이건 내잘못이 맞다. 몸을 너무 막굴렸어.

 

 

여기까지가 작년 뇌경색으로 인한 문제고, 이번 뇌혈관종으로 쓰러졌을때도 문제가 좀 많음.


 

1. 분당설대병원으로 입원했는데 병원비가 드럽게 비쌈.

 

물론 검사/진단에 좋은기계 쓴다는건 아는데 그래도 처음엔 MRI 하나찍을때마다 보험 안되면 150만원 나올거라고 하더라. 

 

없는 형편에 150이나 MRI로 쓸순 없어서 지금이라도 대학병원 딴데로 옮겨야 하나 하고 고민하다가, 밤 열한시에 반쯤 정신나간 상태로 지도교수님한테 연락해서 

 

"교수님, 상황이 이런데 어디 대학병원이 좋을까요, 교수님 세브란스에 아는 선생님 계시지 않던가요." 물어봤더니

 

지금 사람이 죽게생겼는데 돈이 문제냐고, 정 안되면 내가 돈 다 내줄테니까 일단 MRI 찍으라고 교수님한테 한소리 들었음.

 

병실로 옮겨지고 어느정도 회복되서 핸드폰좀 만질만 하길래 제일 처음한게 국가에서 의료비 지원받을수 있는거 없나, 하고 알아본거였는데

 

이것도 나중에 교수님이 알고서는 아픈놈이 회복에 집중해야지 왜 그런거 알아보면서 머리 굴리냐고 혼났다.

 

앞으로 수술비는 더깨지게 생겼는데 허허 젠장

 

 

2. 저거랑 별개로 우리 교수님 공사구분 되게 확실한 사람이라서, 사적으로는 내가 아프면 사제간의 정으로 지원을 해주시는 분이지만

 

공적으로 연구실에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으면 석사까지만 하고 먼저 졸업하라고 하실 분임. 근데 난 좀더 공부하고 싶어서 아직 이대로 나갈순 없어.

 

그래서 지금 교수님한테 "나 일 더할수 있음" 이라는 의학적 근거를 보여드릴라고 병원에서 그간 찍은 MRI 데이터 CD로 받아서 브리핑할 자료만들고 있음.

 

내 뇌 데이터 보고 정리하는건 단순히 대학원생의 노예본능때문이 아니라 (완전 틀린건 아니지만) 연구실에서 내 자리를 사수하기 위한 방어행동임.

 

대학원생은 노예.jpg

 

 

아이고 교수님 저를 내쫓으실거면 관짝에 담아서 송장으로나 치우십쇼. 제 발로는 원통해서 못나가겠습니다.

 

 

3. 작년에 보험사에서 꼬리자르기 당한거때문에 지금 사보험이 없음. 때문에 이번에 수술받으면 그거 병원비를 내가 전부 내야돼.

 

병원비도 문제지만, 수술하고 한달정도는 내가 회복에만 집중해야 하니까 아무일도 못하고 집에서 쉬기만 해야됨. 아무 일도 하지 말라더라.

 

게다가 또 한달은 재활치료만 해야되니까 재활비용도 좀 들어가겠지.

 

원래는 6월말에 연구실 복학하면서 랩비받는거로 어느정도 생계를 유지할 계획 짰다가, 싹다 무너진거지.

 

때문에, 지금 어머니는 나 간호할 시간 쪼개가면서 알바 하시고 나는 언젠가 호무라쨩 등신대 피규어 나오면 사려고 매달 넣던 적금도 깨버렸음.

 

그리고 수술 전까지 과외도 하나 늘렸고.. 휴학중에 용돈이나 벌려고 중학생 영어만 하던게 다음달부턴 수학도 봐주게 생겼다.

 

다행이 학부/대학원 동기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주겠다고 하는데 얼마나 모자랄진 잘 모르겠다.

 

 

그래서 처음에는 루리웹에다가 모금 글이라도 올려볼까, 하고 생각해서 루리웹 공식 계정에 그런 게시글 올려도 될지 메일도 보냈었는데 아직 답장은 못받았다. 

 

봐서 병원비가 정말 많이 모자라면 루리웹 본사 찾아가서 물어라도 볼까 생각을 하고있었고

 

만일 글을 올리는게 허가되었을때를 대비해서 오른쪽으로 갈 수 있을정도의 완성도 있는 원고도 작성하고 있었는데..

 

 

오늘 그렇게 주작썰이 딱 터지니까 참 허탈하다.

 

주작을 할게 없어서, 뇌질환으로 주작을 한다니까 몹시 괘씸하다.

 

 

내 경우 수술 성공확률이 90%정도 된다고 하지만, 그래도 실패할때를 대비해서 유언장까지 미리 써놓았고

 

수술하면서 과거 기억이 어디가 손실될지를 몰라서 연구노트도 다시정리해놓고, 주요 지인들이 나에게 어떤 사람인지도 다시 정리 해놓은데다가

 

수술 후에 교수님이 너 혹시 지능 떨어져서 학위 더 못하는거 아니냐고 할지 모른다 싶어서 수술 전/후로 IQ 테스트를 할 계획을 세우고 있음.

 

수치상으로 IQ가 떨어지지 않았다는걸 증명하면 그런말씀은 못할테니까. "교수님 그냥 뽑을때부터 이랬던거에요. 수술때문이 아니라."

 

 

물론 내가 좀 과민반응 하는것도 있고 필요 이상으로 준비를 하는것도 있긴한데, 뇌질환이 그만큼 심각한 질환인건 누구나 알잖아. 

 

뇌출혈로 긴급수술 해야하는 사람이 폰 붙잡고 있을때부터 좀 이상하다 싶긴 했는데, 나도 출혈 조금 멎었을땐 데레스테도 할수있었으니 그냥 그런갑다 했지.

 

 

괘씸하다 진짜. 연구실 출근 못하고, 완성 직전까지 온 논문을 7달이나 방치둔것도 서글픈데.

 

나 쉬는거때문에 우리 사수형 허리디스크 걸렸는데도 쉬지 못하고 출근하고있어서 그것도 미안해 죽겠고.

 

그리고 뇌출혈이 아니라고 하니까 되게 부럽다. 나도 좀 안아팠으면 좋겠다.

 

 

나는 저런 주작썰 돌지 않게 수술 전날 머리 빡빡밀고 인증샷을 올려야겠다. 


그리고 수술 잘 받고 건강히 돌아오라고 댓글 달아주는것들 정말 고마운데..진짜 고마운데..

 

수술 전까지 어차피 할거 없어서 꾸준히 유게 할거니까..오늘도 내일도 계속 유게 나타나니까.. 그렇게 안달아줘도 돼.. 민망해..

 

 

이런 내 인생이 유머라서 유머탭으로 올림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데, 이정도면 전성기 무도보다 한수 위인것 같다.

댓글
  • orez 2018/07/12 02:38

    진짜로 아픈 사람은 이러고 있는데.
    빌런은 탈퇴하고 빤스런했음.
    보고 있는 입장에서도 짜증난다.

  • 연근조림 2018/07/12 02:42

    빨리 낫고 호무라랑 결혼해라

  • 김전일 2018/07/12 02:39

    너에게 할 말은 하나 뿐이다
    아프지마라. 건강이 가장 우선이다.

  • cntecat 2018/07/12 02:38

    민망하면 더 달아주지 몸조리잘하고와

  • 말레이B 2018/07/12 02:38

    너는 진짜 힘내라 화이팅

  • cntecat 2018/07/12 02:38

    민망하면 더 달아주지 몸조리잘하고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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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erdman 2018/07/12 02:38

    아프지마라
    안아프겠다고 죽지도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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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레이B 2018/07/12 02:38

    너는 진짜 힘내라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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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rez 2018/07/12 02:38

    진짜로 아픈 사람은 이러고 있는데.
    빌런은 탈퇴하고 빤스런했음.
    보고 있는 입장에서도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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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흰소나무 2018/07/12 04:01

    이래서 내가 '구라라서 다행'이라는 애들 이해하기 어려운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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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ㅂㅣ추 2018/07/12 04:54

    그냥 가식이지 시발, 랜선으로 동정보내는 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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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전일 2018/07/12 02:39

    너에게 할 말은 하나 뿐이다
    아프지마라. 건강이 가장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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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근조림 2018/07/12 02:42

    빨리 낫고 호무라랑 결혼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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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T카류 2018/07/12 02:43

    실험실생활이라니... 골병 지름길ㅠㅠ
    그래도 재미있고 성취감 있어보이니 다행이네 난 도저히 아무것도 없고 몸만 축나고 정떨어져서 나왔는데
    멘탈도 튼튼한거 같은데 수술 잘받고 하던일 다 마무리 잘되길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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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덕 2018/07/12 02:44

    실손보험도 없어???
    진단금 나오는 그런거 말고 니가 낸 병원비 일부 돌려받는 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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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무라쨩은내와이프 2018/07/12 02:46

    기존에 들었던 실비보험이 실손+진단금 나오는거였는데, 그거 짤린다음엔 없어. 발병을 5월에 했는데 3월에 혹시 몰라서 보험 알아봤던것들도 뇌경색 병력있다고 하니까 다들 가입 힘들다고 하더라.
    그나마 학교쪽에서 얼마정도 돈 환급해주는 의료복지가 있어서 그쪽에 좀 기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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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보덕 2018/07/12 02:53

    아아...ㅠㅠ 힘내라는 말밖에 해줄것이 없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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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6283261576 2018/07/12 03:04

    핫하 계속 민망해져라
    내년에 이 글 보면서 이럴때가 있었지 해야하니 몸 잘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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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알챠스카 2018/07/12 04:00

    분당서울대병원 내가 입원해봐서 아는데
    거기 병실 간호사들 졸라 불친절함
    필요한거 있으면 직접 바로바로 버튼눌러서 불러서 말해야함 절대 순찰 안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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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frae 2018/07/12 04:00

    저희 어머니 돌아가시기전에 뇌종양 수술한거 생각나서 더 공감되네요
    아조씨 꼭 쾌차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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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라이플 2018/07/12 04:22

    이 시간에 유게하지말고 몸 건강부터 챙겨라 괜히 수술전 생체리듬 깨지면 좋을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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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론맛콧물 2018/07/12 04:35

    아 MRI 사진으로 피피티 만드신다던 그분이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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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리나간[은행강도] 2018/07/12 05:58

    나 너 과거에 보험트러블 관련해서 글 올린거 본적 있음
    힘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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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4374687652 2018/07/12 06:05

    ㅠㅠㅠㅠㅠㅠ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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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lddutorl 2018/07/12 06:10

    수술 잘되길 바라. 친구가 뇌질환으로 생사 넘나드는거 봤더니 남일같지 않네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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