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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올리는 파리 여행 마지막 저녁 망치게한 웨이터 이야기

오늘 오후 늦게 루브르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박물관 바로 앞에 있는 진작에 보아둔 식당으로 갔습니다. 큰아들이 여기까지 왔는데 달팽이 요리 한번 먹어보고 싶다고 해서요. 실은 매일 서양 음식을 먹으니 지겨워서 어제 지드래곤이 즐겨 찾는다는 우동집에 갔는데 짜지도 않고 너무 맛있었어요. 그래서 달팽이 요리는 맛만 보고 식사는 그 우동집에 가기로 했죠.
황금빛 잔다르크 동상(아마도...) 앞에 위치한 식당에 들어가니 웨이터가 아주 친절히 안내하더군요. 자리에 앉으면서 미리 달팽이 요리를 맛보고 싶으니 달팽이 12마리만 시킬 수 있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친구 안색이 바뀌더니 주문을 받으러 오질 않는거예요. 바로 주변 테이블에는 상냥하고 유쾌하게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하면서 말이죠.
한참 기다리는 동안 몇 번을 불러서야 옆에 와서 한다는 말이 일인당 한가지씩은 시켜야 된다더군요. 바쁜 식당에 들어와서 달팽이 한접시만 달랑 시킨다는 것이 이들 입장에서는 곤란 할 수도 있겠다 싶어서 아내와 상의 끝에 와인 한잔과 맥주 한잔을 더 시켰는데, 정말 한참 있다가 돌아 와서는 그것도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이가 없는게 옆 테이블은 두 명이 식사 없이 달랑 음료수 두잔만 시켰는데도 아무 문제 없는데, 우리는 네명이 요리 하나에 술을 두잔을 금액으로는 두배 이상을 주문 했는데도 안된다는 거였습니다. 불어는 못해도 영어는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에 따졌더니, 그 친구 메니저 쯤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가서는 미국에서 온사람이 어쩌구저쩌구 하더니 아예 저희를 방치해 버리더군요. 결국 기분이 나빠서 자리를 박차고 나왔습니다.
그렇게 불쾌한 기분으로 우동집으로 향해 가다가 달팽이 요리를 하는 또 다른 식당이 보이길래 들어갔습니다. 만약 싫어하는 기색이 보이면 더 기다릴 것도 없이 바로 일어나서 우동집으로 가려고 했죠. 큰아들이 영어로 속사포처럼 주문을 했습니다. 달팽이 요리에 술 두잔 주문 가능하냐고. 그랬더니 아무 문제 없다면서 자리를 세팅해 주더군요.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혹시 한국에서 왔냐고 문더군요. 그렇다고 했더니 유창한 한국말로 자기는 강릉에서 왔다고 하더군요. 엥??? 그 친구가 우리 더러 한국에서 왔냐길래, 미국 워싱턴주에서 왔다고 하니 자기는 버지니아에서 태어 났는데 한국에서 여자친구 사귀었다면서, 파리에서 한달만 더 일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부산, 대구, 전주, 대전 등등 여친과 함께 돌면서 한달간 여행 할거라더군요. 그 웨이터 덕에 한국어로 편안하게 좋은 서비스 받으면서 잘 먹고 나왔습니다.
여행 마지막 저녁 웨이터 한 명 때문에 망치는줄 알았는데 다른 웨이터 덕에 기분 좋게 잘 마무리했습니다.
요약
1. 프랑스인 웨이터의 차별적 행동 때문에 기분 상했다.
2. 다른 식당의 한국어를 잘하는 미국 출신 웨이터 때문에 훈훈하게 마무리 되었다.
3. 처음 맛본 달팽이 요리에서는 흙맛이 난다? 어쨋든 아이들은 생각보단 낫다고 하면서 그래도 엄마가 해주는 골뱅이무침이 훨씬 맛있다고 한다.

댓글
  • Ace of Aces 2018/07/10 05:57

    관광지여서 그런가 이해하려고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불친절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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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꿍이£ 2018/07/10 06:04

    이건 대놓고 무시하는 것도 아니어서 따지기도 힘들더군요. 만약 영어도 못하고 어버버 거렸으면 더 심한꼴 당했을것 같아요. 북미에 산지 18년이 지나는 동안 한번도 안당한 일을 파리에서 5일 만에 처음 당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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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banddeep 2018/07/10 06:18

    그래도 예전보단 좋아진것 같아요
    06년도에 처음 프랑스 갔을땐 식당에서 불어로 주문 안하면 먼가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오더 받았는데 kpop이 좀 유행할때쯤 다시가보니 길거리에 젊은 여학생들이 길물어보는데 한국인이냐며 친절하게 잘 가르쳐주다라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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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꿍이£ 2018/07/10 06:25

    여기와서 깜짝 놀란게 젊은 한국 여성들이 정말 많더군요. 가는 곳 마다 두세명씩 여러 그룹들이 다니는데 여름 방학이나 휴가여서 그런가 싶네요. 그런데 한국인 남자는 별로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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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릉크낙새 2018/07/10 06:18

    노골적으로 비백인들을 싫어하는 식당 같아 보이네요. 몇년 전, 독일 수도 베를린 테겔공항 인근 호텔의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할 때 겪은 일임.
    건너편 테이블에 앉아 있던 독일(? 아마도...백인) 영감탱이가 자꾸 나를 노려보면서 x 밟은(벌레 씹은) 표정을 짓더라는... "유색인종 주제에 어딜 감히 호텔 식당에!"라는 표정~
    또, 베를린 시내에서 젊은 독일인에게 길을 물었더니, 쳐다도 안 보고 "모른다."며 쌩~! 같은 독일인데도 프랑크푸르트에서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거든요.
    인구 300만의 독일 수도가 오히려 국제화가 덜 된, 옛 나찌 같은 인종차별 의식이 강하게 남아 있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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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ephyr 2018/07/10 06:28

    프랑크프루트는 붐근차 께서 계시던 곳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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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꿍이£ 2018/07/10 06:28

    큰아이가 3년전에 학교 오케스트라 졸업 여행으로 독일에 다녀왔는데 굉장히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칮절한 사람들만 만났거나 백인 친구들과 함께 다녀와서 그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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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덜덜덜덜덜 2018/07/10 06:19

    뭐...에스까르고가 원칙적으로 에피타이저이다보니 메인도 시켜라? 이건가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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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꿍이£ 2018/07/10 06:30

    그런것 같은데 그럼 커피나 음료수만 시키고 수다 떨다 가는 사람들은 왜 친절하게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주문 한 금액 보다 훨씬 적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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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R399 2018/07/10 06:23

    저도 음식이 너무 안맞아서 이래저래 고생하다 피자헛이 있길래 냉큼 들어갔다가 흑인홀서빙 하는 어린친구에게 완전 개무시 당했네요ㅎㅎㅎ 원래 흑형 흑누나들 영화 두라마 보며 엄청 좋아했는데...애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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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꿍이£ 2018/07/10 06:32

    어쩜 흑인들이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 그랬을 거예요. 저도 여기서 우버 이용하면서 만난 분들 보면 백인이던 흑인이던 한 분도 영어를 못하시더라고요. 우린 불어가 안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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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roFist™ 2018/07/10 06:23

    영국 프랑스 인종차별 유명하죠..
    현지인들끼리도 귀족이냐 아니냐 차별 쩌는데
    미국이 인종차별이 대놓고 없는건 총기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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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꿍이£ 2018/07/10 06:35

    귀족 출신들의 우월감 내지는 차별이 장난 아니다란 이야기를 가이드에게 저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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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ragonHill 2018/07/10 06:33

    인종차별은 지역 국가 불문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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