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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함께 산다는 것은...

여행 다니다가 비행기 값이 아까워 제주도에서 살고 있습니다. 살다보니 사람도 사귀고 그러다 보니 지인들의 개들과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한 녀석과 많이 친해졌습니다. 
우리 모스리,
제주에서 알게 된 분이 키우던 녀석입니다. 시골집에서 같이 살다가, 이사를 하면서 잠시 다른 분께 맡겼습니다. 이사한 곳은 개를 키우기 좋지 않은 환경이였던지라, 늘 입버릇 처럼 "집을 지을 것이고 그러면 한 켠에 모스리 집을 지어서 데리고 온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거의 매일 모스리를 찾아 가셨구요. 
자유로운 녀석,
모스리를 처음 봤을때 드는 감정입니다. 햇살이 반사되는 해변가를 자유롭게 뛰어 다니는 모습이 강력하게 각인 되었습니다. 그 때만해도 제가 모스리랑 같이 살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학대, 그리고 파향.  
모스리를 잠시 맡아 키우는 분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이 돌았습니다. 개를 때린다고, 그래도 그저 야단치는 정도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주인의 의사도 묻지 않고 모스리를 멀리 보냈습니다. 그 뒤 드러난 사실 모스리를 때리는 수준이 아니라 가죽으로 학대 했다는 사실을 들었습니다. 
슬픈눈, 상처,
모스리가 보내진 곳을 알아내서 일주일에 한번씩 찾아 갔습니다. 슬픈눈으로 쓸쓸히 앉아 있는 녀석을 보고 있자면 가슴이 답답하고 눈물이 나왔습니다. 모스리는 아는 얼굴 왔다고 제 얼굴 구석구석 핥아주며 반가워했고, 저는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습니다. 그때 데려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저 역시 환경이 안되는지라 마음만 그래서 더 미안했습니다. 
다시 아빠품,
모스리가 파향되고 두달을 조금 넘은 시점, 원래 주인이 모스리를 다시 데리고 왔습니다. 도저히 마음에 걸려서 미안해서 그냥 둘 수 없다고 그리고 환경이 좋지 못했도 본인 옆에 두겠다는 마음으로 데리고 왔고 저는 한 걸음에 모스리를 보러 왔습니다. 
저는 다시 아빠품으로 돌아온 모스리를 자주 찾았습니다. 산책도 함께 하고 숲길도 걷고 오름도 다니고 간식사서 챙겨주면서 한 1년은 왔다 갔다 하다가 지인분 방이 하나 남아서 작년 5월에는 그 방으로 짐을 싸서 이사했습니다. 
친구 모스리,
유독 모스리가 절 좋아했습니다. 원주인도 "야, 나보다 널 더 좋아하는 것 같아. 유독 너를 좋아해." 그런데 좋아하는 방식이 달랐습니다. 모스리가 원주인은 아빠로 대하고 저는 친구로 대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때쯤 원 주인은 집을 짓고 있었고 모스리 집도 구상하고 있었습니다.
"모스리 두고가"
원 주인이 집을 짓고 이사가면, 함께 살던 집은 제가 연세 승계 받아서 살기로 했고 그 얘기를 하면서 모스리도 두고 가라고 했습니다. 생각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쉽게 뱉은 말이 아니였구요.
이년 넘게 저를 지켜 봤고, 일년 넘게 모스리랑 지내는 제 모습도 봤던지라 저는 믿을 수 있다 생각하셨는지 원주인은 모스리를 제게 맡기고 이사했습니다. 이사했어도 모스리 종종 보러 오고 모스리 안부도 묻고 합니다. 
키우는 것이 아니고 함께 살기,
전 모스리랑 같이 살고 있습니다. 제가 모스리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이 녀석과 얘기도하고 산책도하고 밥도 같이 먹으면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제가 술약속이 있어서 술집에 가면 종종 술집까지 따라와서 몇시간이고 기다려 줄때도 있고, 같이 산책하고 아이스크림콘 하나씩 물고 공원에 앉아서 쉬고 가기도 하고, 날씨 추우면 방안에 들여서 제 침대에 재우고, 날씨가 좋으면 차에 태워서 같이 놀러도 다니고,
이렇게 모스리랑 같이 살고 있습니다.  
댓글
  • 지원이삼촌 2017/01/06 09:02

    동네골목대장  모스리에게도 상처가있었군요. 그래도 이젠  모스리역시도  좋은 반려인이 생겼다는걸 알고  동네 꼬질이 녀석,배고픈 녀석,지나가던 옆집 멍뭉이까지... 자기한테는(모스리) 둘도없는 반려인이 생겼단걸 자랑하고싶어  작성자님댁에 데리고 오는갑습니다.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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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이맘 2017/01/06 10:22

    키우는게 아니라 같이 산다는 말씀에 아~~그렇구나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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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성 2017/01/06 11:13

    저희 고미랑 너무 비슷하네요...그리고 털색깔이 완전 똑같아여 가슴에 흰털도 그렇고.....
    얘는 좀더 날렵하게 생기고 저희 고미는 조금 뚱띵하게 생긴 느낌?
    혹시 견종을 알수 있을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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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아지귀여워 2017/01/06 12:24

    아 정말 멋진아이네요~*
    학대받았다니 마음이 아파요 ㅠㅠ..
    강아지랑 같이 사시니 부러워요..
    저도 나중에 마당있는 집사게 되면
    리트리버한마리 백구 한마리 꼭 기를 거예요 ㅠㅠ
    남편이랑 개키우려고 돈벌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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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래와부비새 2017/01/06 12:33

    와~ 저번에 사진 올리시지 않았나요? 사진이 멋져서 기억하고 있어요!!ㅎ
    새해 복 겁나 받으시길:^) 모스리도!!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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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요미40 2017/01/06 13:15

    역시 동네개들 목욕시켜주는 아저씨는 뭔가 다른 마음씨시네요.. 아름답습니다. 진심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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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ahki 2017/01/06 13:17

    반려... 함께 한다는게 이런 것 같아요. 서로 하나의 생명체로서만 대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모스리와 원글님의 관계가 참 특별하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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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C비둘 2017/01/06 13:17

    아 눈물이 핑 도네요 .. 모리스는 좋겠어요 좋은친구가 생겨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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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달수달수 2017/01/06 13:24

    모스리.. 모스리... 어디서 들어본거 같은데.. 하다 글 읽으면서 "키우는게 아니라 같이 살기"란 대목에서 왠지 모르게 눈물 찔끔. 그리고 첫번째 등대사진보고 예전에 베스트에 올랐던 분이구나.. 생각이 났네요. 모스리가 작성자분이랑 오래 오래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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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흥냐옹 2017/01/06 13:38

    모슬포 살아서 모스린가요 ㅎㅎㅎ
    모스리 평안하고 행복해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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