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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초등교사인데 스승의 날 폐지했으면 좋겠네요.

매년 5월 15일 즈음이면 오는 공문이 있습니다.
스승의 날 맞이 공직기강 확립하라는 공문과
청렴 공문입니다. 이거 볼때마다 기분이 더러워집니다.
교직생활 10년동안 돈한푼 받은적 없는데 왜 이런 공문을 매월 5월이면 받아야하나
스승의 날마다 왜 잠재적 뇌물 수수혐의자가 되어야하나.
포털에 스승의 날 관련 기사도 뜹니다.
댓글에는 십수년전 본인들이 어렸을 때 교사들에게 당했던 기억을 꺼내면서
요새 스승이 어딨냐고 욕을 합니다. 저도 제가 스승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스승의 날만 되면 요새 선생들은 스승이 아니라고 욕을 먹어야합니다.
작년에 1학년 담임을 했습니다. 작년에는 스승의 날 며칠 전부터 강조를 했습니다.
아무것도 안받으니까 선생님한테 아무것도 주지말라구요.
올해는 고학년 전담을 맡고 있는데 오늘 아침 쉬는시간에 작년 아이들이 왔습니다.
지금 반에서 스승의 날 편지쓰기를 했는지 우르르 편지를 책상에 올려놓고 나가는데
한 아이가 자기랑 엄마가 만들었다면서 딸 주라고(올해 출산을 해서 학부모들이 알고 있어요.)
비즈로 장식한 머리핀을 줍니다. 고급져보여서 머릿속으로 이거 받아도 될까 안될까 순간 계산하고
미안한데 이건 못받을거 같고 편지만 받을게 하고 돌려보냈습니다.
그 핀 받아봐야 쓸데도 없습니다. 다만 1년동안 같이 했던 아이의 마음이 고마운 거지요.
9살 짜리 아이가 선생님 준다고 엄마랑 신나서 만들었을텐데 거절하기가 참 마음이 안좋습니다.
스승의 날이 없으면 아이들도 그런걸 줄 생각을 안하고 저도 거절해야하는 어려움을 안겪어도 되겠지요.
꽃도 아이들이 사오는건 안되지만 학생대표가 달아주는 건 됩니다. 그래서 학교 예산으로 카네이션 일괄 구매해서
회장들한테 자 이따가 나한테 달아줘~ 해야합니다. 엎드려 절받기도 하기 싫습니다.
매년 스승의 날마다 교육청에서는 교사들이 뭐 받나 안받나 눈에 불을 켜고 감시하고,
초등학교 아이들은 선생님을 좋아하니 뭐 주고 싶어하고,
교사들은 거절해야하고, 아이들은 거절당하고,
스승의 날 뉴스에서는 교사에 대한 욕이 난무하고,
그냥 폐지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아침부터 교감님의 청렴관련 장문의 메세지를 보고 맘이 답답해서 쉬는시간에 끄적여봤습니다.
댓글
  • totoronim 2018/05/15 10:53

    인정요

    (XM7Baj)

  • 까망^^* 2018/05/15 10:59

    닉행일치라는 문구가 생각이 납니다
    본문을 읽으시긴 한건지...

    (XM7Baj)

  • Lv7.Κοοki™ 2018/05/15 10:54

    님들의 선배들이 해놓은게 있어서 그렇죠.

    (XM7Baj)

  • [a9]멍멍황제 2018/05/15 10:56

    저도 그 선생들한테 당한 세대인데... 저 어머니도 저 교사될때 초중고12년동안 촌지 다 갖다줬고 11명은 받고 1분만 거절했다고 절대로 촌지 받지 말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냥 폐지했으면 좋겠어서 쓴 글입니다...

    (XM7Baj)

  • Lv7.Κοοki™ 2018/05/15 10:57

    혹시라도 폐지 청원하시면 동참해드립니다.

    (XM7Baj)

  • [a9]멍멍황제 2018/05/15 10:58

    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207626?n에이브이igation=petitions
    교사들이 폐지 청원 하고 있습니다. 동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XM7Baj)

  • 토니스파크 2018/05/15 10:54

    인즈엉!!

    (XM7Baj)

  • 학교를없애자 2018/05/15 10:54

    그냥 휴가를 주지... 애들도 놀게 하고

    (XM7Baj)

  • Geobuk2 2018/05/15 10:55

    어린이집은 받네요..

    (XM7Baj)

  • [a9]멍멍황제 2018/05/15 10:57

    네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만 김영란법 대상이더라구요.

    (XM7Baj)

  • Geobuk2 2018/05/15 11:05

    선생님들은 왜 뺐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포함시킬려면 다하던가.. 다른 엄마들은 다 하는데 우리는 안할수도없고..어느샌가 상품권으로 바뀌고 있더군요.

    (XM7Baj)

  • [우유와어묵]™ 2018/05/15 10:56

    신경 끄시면 될듯하네요...
    바라지도 말고 받지도 말고
    직장생활 하는사람 이런 범죄자 취급 당하는거 한두번이
    아니잖아유..

    (XM7Baj)

  • 반대맨 2018/05/15 10:56

    선물가져오면 따끔하게 혼내야죠.
    불법이라고 가르쳐 주세요.

    (XM7Baj)

  • [a9]멍멍황제 2018/05/15 10:57

    9살짜리가 선생님 준다고 열심히 뭐 만들어왔는데 따끔하게 혼내라구요???

    (XM7Baj)

  • 반대맨 2018/05/15 10:59

    모른척하는거 보다는 잘못된거는 잘못됐다고 말해주는게 참스승이겠죠.

    (XM7Baj)

  • [a9]멍멍황제 2018/05/15 11:00

    당연히 선생님한테는 주면 안된다고는 말했죠.
    근데 따끔하게 혼은 못내겠네요. 아이가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을지 보이는데...
    제가 참스승은 아닌가보네요.

    (XM7Baj)

  • 빌레몬 2018/05/15 10:56

    저도 동의 합니다.
    그리고 정말 수고가 많으십니다.
    말 나온김에 폐지 청원 함 갈까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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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9]멍멍황제 2018/05/15 10:59

    http://www1.president.go.kr/petitions/207626?n에이브이igation=petitions
    이미 교사들이 폐지 청원중입니다.
    동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말씀만이라도 너무 감사합니다.

    (XM7Baj)

  • 빌레몬 2018/05/15 11:00

    청원에 참여하겠습니다.
    이글에도 추천 남겼습니다.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해 주는 제자들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힘을 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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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9]멍멍황제 2018/05/15 11:04

    네 꼬맹이들이 열심히 종이접기 해서 편지 써준거 보면 기분이 참 좋네요.ㅎㅎ
    작년에 가나다도 잘 못쓰는 애들이었는데..

    (XM7Baj)

  • 서울38 2018/05/15 10:57

    저희 와이프도 교사지만 항상 그러네요..폐지했으면 좋겠다고요....요즘 이런날에 오히려 기분 다운된다고 하드라구요..파이팅하세요.

    (XM7Baj)

  • [a9]멍멍황제 2018/05/15 11:01

    감사합니다. 아침부터 많이 다운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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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사람 2018/05/15 10:59

    의사도 범죄인 취급 받아요..울 나라에 존경 받는 직업이 몇이나 되겠어요?
    아이들 꿈이 연애인, 건물주인 세상입니다..
    그냥 그러려니 하세요..토닥토닥~

    (XM7Baj)

  • 전직대마법사 2018/05/15 11:00

    일반 회사원도 그렇죠..
    말단직원인데 뭐 받는게 있다고 매년 청렴교육 필수로 받고, 가끔 관련 공문도 내려옵니다.
    솔직히 상급자들한테 필요한것같은데 말이죠

    (XM7Baj)

  • [5D]라미드우프닉스 2018/05/15 11:00

    전 반대의견입니다.
    세월호 사고가 일어났다고, 모든 학생들 수학여행 없애자고 하는 것과 같은 논리라 생각합니다.
    스승의 날에 악용되는 촌지같은 것들 때문에 그런 것인데,
    그 원천 자체에 문제있는 것 같다는 논리로만 보입니다.

    (XM7Baj)

  • [a9]멍멍황제 2018/05/15 11:02

    그럼 스승의 날의 목적이 뭔가요??

    (XM7Baj)

  • [5D]라미드우프닉스 2018/05/15 11:08

    제가 교사가 아니라, 왈가왈부 할 수 없지만
    친구중에도 10년 넘게 고등학교 다니는 놈 있어서 간접적으로나마 조금 경험했습니다.
    그 경험상 스승의 날은 없어져서는 안 될 의미있는 기념일이라 생각합니다.
    현직 교사신데, 의미를 모르고 그러신건 아닐테고 왜 저한테 스승의 날 목적을 물어보시는지요?
    편협한 생각을 가지신게 아니신지 모르겠네요.
    수년전 가르친 제자들이 스승의 날이라고, 제 친구한테 형오빠 하면서 밥 사달라고
    혹은 자기 취업했으니 밥 쏘겠다고 연락오고 한답디다.
    교사는 5지선다형 퀴즈풀이인 수능공부만 가르치는 교과 강사가 아니지 않나요?
    사회성을 가르쳐주고, 더 나은 사회인으로서 성장하도록 아이들을 인도하고 지도해야하는 위치에 있는 주요한 사회구성원인데
    그런 구성원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다시 재고하고자 하는 기념일이겠죠.
    백과사전 링크 답니다.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b13s0318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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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9]멍멍황제 2018/05/15 11:13

    굳이 학년 초인 5월 15일일 이유도 없구요. 뭐 꼭 필요하다면 학기가 모두 끝난 2월로 옮기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스승의 날이 없어도 수년전 가르친 제자들 많이 찾아오고 합니다. 스승의 날이 없어도 사회성을 가르쳐주고 더 나은 사회인으로 성장하도록 아이들을 인도하고 지도해야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XM7Baj)

  • 치킨과피자 2018/05/15 11:01

    방학이 아닌데
    쉬는 시간에 폰으로 글 쓰신건가요? ㅋㅋ

    (XM7Baj)

  • [a9]멍멍황제 2018/05/15 11:02

    저는 전담이고 수업 없는 시간에 잠깐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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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대아빠 2018/05/15 11:01

    올해 40입니다
    예전에 국민학교 중학교 다닐때 스승의날 교실에 쌓인 선물 담임이 차키 던져주면서
    내차알지? 친구들하고 들고가서 주차장에 선생님차 트렁크에 던져 넣었더너 기억이 납니다
    국민학교 1학년때 우리누나 담임도 하고 내담임도했던 이쁘장하셨던 여 선생님 나를 그렇게 이뻐해줬던 이유를 성인이 되어서 들었을때 내가 잘해서 이뻐하셨던게 아니였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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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9]멍멍황제 2018/05/15 11:03

    저도 스승의 날마다 명품 손수건, 인삼 이런거 엄마가 갖다드리라고 해서 갖다드린 생각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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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유81 2018/05/15 11:01

    제 와이프도 교사인데요
    그냥 없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XM7Baj)

  • [a9]멍멍황제 2018/05/15 11:04

    네 굳이 스승의 날이 있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네요.

    (XM7Baj)

  • 개마고원(2) 2018/05/15 11:02

    세상참 잘돌아 가네요 가르쳐 주시고 좋은길 인도하시는 스승님에게 작은 선물도 못주고 받는 풍토가 잘됀거라고 보시는 분들 많은데 씁쓸하네요 정이 없는 스승과 제자에게서 무슨 인성교육이니 참교육이니 하는 교육이 되겠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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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일없을까 2018/05/15 11:06

    지금은 선생님 보다는 교사라는 호칭과 직업이 어울리는것으로 보이네요..
    따라서 스승님이라는 단어도 추억속으로 보내야하지 않을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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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쿵후보이친미 2018/05/15 11:08

    중학교때 담임이 술을 좋아해서 애들끼리 돈 걷어서 맥주캔 사다가 하트 만들어서 준적이 있는데...이것도 다 추억이군요..아쉽네요..어릴때는 학교에서 약간 축제 처럼 즐기고 했는데..이제 폐지 까지 이야기 나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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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롬곡옾눞 2018/05/15 11:10

    대학교수들은 받아도 괜찬나요?
    주변보니까 친구들이 교수님들한테 꽃보내고 케익보내구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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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우오빠™ 2018/05/15 11:16

    폐지는 좀 거시기 하고 날짜만 2월 중순 정도로 옮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XM7B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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