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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아버지가 보고싶소 ~

태어나고 보니 부모님은 시골에서 태어 났고 아버지는 10대때 학교를 그만두고 도시에 나와 일을 하셨고
어머니 또한 중학교만 나와 공장을 다니다 선을 보고 아버지를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어릴때 기억을 말하자면..
그런 집안에 태어난 저인데 유치원을 다녀와 집에 왔는데 거실에서 엄마가 울더군요
엄마 울지마 하는데 저를 안고 펑펑 우셨습니다 아마 그때가 엄마가 아빠에게 맞아 첨으로 우는 광경을 본 것 같습니다
그후 비슷한 시기에 큰방에 있는데 아버지 형제분들이 오시더군요 큰방에서 장난감 가지고 노는
저보고 작은아빠가 @@ 이 방에 가서 놀아라 하는데 가는 도중에 엄마가 큰아버지 보고 도저히 이렇게 맞으면서
못살겠다 하시고 아빠는 담배를 피던 모습이 생생 합니다(유치원때지만..)
아마 지금 생각 해보면 엄마는 이혼을 하겠다 하고
아버지가 친가 형제분들을 다 불러 논의를 하던 자리 였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그후 시간이 흘러 초등 학교 4학년으로 기억 하는데 부모님이 싸우더군요 아빠는 엄마를 때렸고 무서운 전
누나방에 가서 하염없이 이 싸움이 끝나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하필 제가 너무 소변이 마려와 방을 나가겠다고 하니
누나는 곧 끝나니 참아라 하는데 못참고 누나 방문을 열고 나가는데 제방이 보이더군요
제방에서 아빠는 칼을 들고 있고 엄마는 그런 아빠에게 손을 빌면서 살려달라고 하는 모습이..
화장실에 가서 오줌을 싸고 나와 다시 내 방을 보니 아빠는 엄마를 때리고 있더군요
그후에도 비슷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팔뚝에 불주사 자국이 없죠 하필 불주사를 맞을때 전날 아빠가 엄마를 때려서 엄마는 누나랑 저를 데리고 도망쳤습니다
나중에 학교에 갈때는 주사 맞기 싫어서 안갔다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초등학교때까지 심했고 중학교때까지 가서 아주 종종 아빠의 손찌검이 많았지만
제가 고등학교 가고나서는 그런일들이 없었던걸로 기억 합니다
중학교때 기억을 해보면 괴외선생님이 와서 공부를 하는데도 거실에서 싸우는 소리 때문에
과외선생님이 무섭다고 수업도중 가버린 일도 있었죠..
제가 고등학생이 되면서는 아빠가 엄마를 때릴때 무서워서 누나 방에 가던
저는 더이상 아빠를 무서워할 덩치가 아니였다는게..
그후 대학교 1학년때 오랜만에 저 보는 앞에서 부모님이 싸웠는데
또 다시 아빠는 엄마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모습을 봤습니다
한대 맞은 멈마는 울었고 그 모습을 본 저는 아빠에게 대들었습니다
아빠는 역시 더이상 폭력을 휘두르지 못하고 대드는 저에게 화를 내더군요 마치 서로 불만이 있지만 서로를
때리지 못하는..
군대에 갔습니다
내가 원하는 부대는 아니였지만 하필 특공대에 가게 됐습니다
그리고 후방교육을 받으면서 몸을 좀 다친 상태에서 아빠에게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받으시고 울먹거리시더군요
아빠 울어? 왜 울어? 하는데
아빠는 울먹이면서 야 이놈아 엄마 한테 아프다는 말좀 하지 마라 엄마가 걱정이 크다 라는 말씀을 하는데
처음였습니다 아 ~ 아빠가 그래도 자식인 나를 걱정을 하구나..
20년 넘게 진짜 처음 였던 것 같습니다 툭하면 경제력으로 우리를 협박 하던 아빠
엄마를 tv 에 나오던 가정폭력 사건처럼 때리던 아빠
그런 아빠가 제 전화에 울먹거리면서 걱정을 하더군요..
이등병때 부모님 면회오라고 했는데
바리바리 싸들고 오셨더군요 제가 아직 이등병에서 몰랐는지 그리 바리 바리 싸들고 온 먹거리를
제 지역대 소대에 전달을 못하고 버렸던 기억이..
엄마는 애 피곤하니 근처에서 쉬자 아빠는 특공대 간 아들 자랑 하러 서울에 있는 친척들 만나러 가자
이 건으로 또 싸우더군요 결국 서울 친척집으로 갔고 아빠 동생들이 다 모였는데
저는 친척형과 술을 먹고 우리 숙소인 모텔 호텔? 에 나중에 왔는데 엄마 눈에 멍이 들었더군요
너무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소리를 질렀죠 아들 외박 나오는데 또 엄마를 때렸냐고 대체 왜 그러냐고 나 죽는꼴 보고싶냐고
악을 지르니 아빠는 말 합니다
무슨 소리냐 내가 엄마를 왜 때려야 가다가 그냥 넘어져서 그러지 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더군요..
나중에 들어보니 친척집에서 나와서 아빠에게 계속 맞았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렇게 미운 아빠 그렇게 내가 사랑하는 엄마를 두들겨 패던 아빠..
그런 아빠가 저 군시절 상병때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하고 마지막으로 통화 하던게 생각이 나는데 그 당시는
그게 마지막 통화일줄은 꿈에도 몰랐죠..
작은엄마가 그러더군요
아빠 돌아가시기 전에 전화가 와서 **이 대학교좀 졸업 할수 있게 도와달라는 말을..
모르겠습니다 평생 미워 하던 아빠 평생 엄마 두들겨 패던 아빠가
돌아가기전에 친척들에게 전화를 해서
나를 부탁하는 전화를 했다는게 그냥 그랬습니다..
못사는 시골집안에 태어나 20대에 자수성가 해서 20년 넘게 자기 맘꺼 살다
40대 중반넘어 사업이 망하니 스스로 가시면서 자기 아내 자기 딸에게 끝까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라는 말을 하고
아들은 군대에 있으니 말 못하고 다른 친척 들에게 자기 아들좀 부탁한다고 대학교만 졸업 시켜달라고 부탁하는
그런 아빠를 보니 맘이 심란 하더군요
저도 어느새 제대를 하고 나이가 30대 후반이 됐습니다
아주 가끔 아빠를 생각 하면 말도 안되는 폭력을 휘두르던 모습과 나를 걱정하던 그런 모습들이 겹치면서
한편으로는 정말 안타깝게 돌아가신 아빠와 술한잔 먹고 싶은 마음과 지금도 엄마를 때리던 모습이 겹쳐서
마음이 괴롭습니다 참 잔인하게도 아버지 돌아가신지 16년이 넘었지만 어릴때 아빠가 엄마를 때리던 모습이
생각이 나면 아빠에 대한 분노가 올라 온다는거죠..
혹시 이글을 보시는 분들은 절대 애들 앞에서 싸우지 마세요 아버지가 돌아가셔도
너무 그리운마음과 너무 분노하는 마음이 겹칩니다
20180515_053351.jpg
그래도 지금은 아버지가 그냥 저 세상에서 잘 사셨으면 합니다.
그냥 그랬으면..

댓글
  • ▶◀머슬링 2018/05/15 06:05

    찡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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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리조트 2018/05/15 06:07

    애기들만 불쌍하죠 부모들이 싸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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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latonic™ 2018/05/15 06:10

    조선 유교사회가 남긴 유산중 가장 미개한 부분중 하나가 가정내 폭력행위를 가족제도 유지를 위한 수단또는 권한으로 둔갑시켜 정당화해왔다는 것이죠.
    이것이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더욱 강화되고 결국 폭력을 무감각하게 받아들이게 만든 출발점이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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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분좋은... 2018/05/15 07:09

    조선 유교의 폐해를 절감합니다만... 유교는 절대로 여자를 때리지 않았고, 때리지도 못하게 했어요. 유교가 여자를 때리게 했다면 유교를 잘 공부하고 숭상했던 사대부 양반들이 그랬겠죠...
    흥부전 같은 소설을 보면 유교 같은 거 모르는 하층 계급들이 여자를 때리곤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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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윤파파 2018/05/15 06:10

    그 마음 담아 엄마에게 효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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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D]_혁쭌아범 2018/05/15 06:11

    저도 30대 후반입니다.
    고등학교 때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리워지네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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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초보 2018/05/15 06:14

    잘 읽었습니다. 먹먹하네요. 결혼하고 자식 보시면 또 다른 생각이 드실 듯 합니다. 행복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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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빠리마코토네 2018/05/15 06:15

    눈물나네요 ..전어머니가먼저돌아가셔서..보고싶습니다 어머니는 건강하신가요?
    from SLR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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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n_Woo 2018/05/15 06:18

    ㅠㅠ...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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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엽의계절 2018/05/15 06:18

    어제 오후 얘기(5살)앞에서 전화로 와이프랑 싸웠는데 애가 제앞에서 안절부절하더군요ㅠㅠ
    지금 야간근무중인데 아직도 그생각하니 마음이 무겁고 아들한테 미안하네요.
    그때 절 쳐다보는 눈빛이 가슴이 후려파네요ㅠ
    진짜 애기앞에서는 싸우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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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럽쭈니 2018/05/15 07:15

    저희애도5살인데 다투고있으면 하지말라고 소리지르더군요..
    알건다아는것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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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소년 2018/05/15 06:22

    훌륭한 아빠되세요 엄마는 잔정으로 자식을 키우고 아빠는 표현은 못하지만 큰정으로 키운다합니다 아버지가 지켜보고 계실테니 훌륭한 아빠 되시면 될듯합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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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니아빠™ 2018/05/15 06:27

    저도 돌아가신 아버지 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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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X70 2018/05/15 06:34

    한편의 단편소설을 읽은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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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eelGoodphoto 2018/05/15 06:37

    어릴적 저도 부부싸움 하는거 많이 봣는데 아버지가 때린것도 종종 봤고.. 저도 형이랑 맨몸에 벨트로 맞고 그랬죠...커가면서 아버지한데 욕도하고 폭력도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어머니한데 인격모욕적 발언도 하시고 여동생 결혼식 전날에도 어머니를 때렸다더군요..그 말은 얼마전에 들었는데 어찌나 화가 치밀던지.. 부끄러운줄 알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잘 안 변합니다 불우했던 어린시절 가정환경땜에 남을 믿지못하고 그렇게 억척스럽게 살아온가 같네요 여자때리는것도 서슴치않고 ...그런데 잘 안변해요...마음은 아버지라 안스럽고 고마운데..어머니가 더 불쌍합니다 남편한데 사랑 못받고 자라서 불쌍해요 그래서 제가 아직 결혼을 안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 줄 수 있는 여자 만나고 싶어서..아버지처럼은 절대 되지는 않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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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올자 2018/05/15 06:40

    꼭 화이팅 합시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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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올자 2018/05/15 06:40

    꼭 끊으실수 있으실 겁니다
    아침 출근길에 정독했습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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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꽁지~▶◀ 2018/05/15 06:41

    마음이 무거워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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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스라떼소년 2018/05/15 06:44

    그 마음으로 어머님께 잘하셔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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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은뭐임메 2018/05/15 06:49

    벌써 30대 후반이 아버지가 돌아가실 나이라는게 안타깝네요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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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돌이 2018/05/15 06:58

    저는 아직 살아계시지만, 어릴적 환경이 비슷해서 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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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럽쭈니 2018/05/15 07:14

    자식때문에 참고사신 어머니가 대단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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