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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에 대한 푸념

저는 남자아이 2명(초등 5학년, 3학년) 을 둔 아빠입니다.
어제 부부싸움을 크게 하고 나와서 이 글을 씁니다.
이번에 1박 2일로 강원 영월로 휴가를 다녀왔는데,
다녀와서 대판 싸웠어요.
싸운 이유는 여행 가서 스마트폰만 보는 것 때문인데요.
제 가족의 경우 서울에 사는데, 어딘가로 여행을 가면 매번 오후가 되어서 출발합니다.
그러다 보니 밥은 중간에 휴게소에서 먹게 되고,
숙소에는 저녁에 도착하여 겨우 저녁 먹고, 스마트폰 보다가 하루 자고,
아침에는 또 늦잠을 자니까 늦게 일어나 라면 끓여 먹고 11시 체크아웃 겨우 시간 맞춰가고
다시 서울에 올라와요. 그렇게 하니까 다음 날 점심을 또 휴게소에서 먹게 되고요.
맛집을 좋아해서 그런 게 아니라 여행 갔으면 휴게소 음식 말고 다른 현지 음식을 먹고 싶은 마음이 있고,
숙소 외에 근처에 볼 게 있으면 산책도 하고 같이 사진도 찍고 그러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매번 그렇지만 가족들 입장에서는 그게 귀찮아서 싫다네요.
집 외에 다른 장소에 와서 스마트폰만 하다가 가도 힐링이 된 거라고 그러는데,
저의 경우에는 어렵게 시간 내서 서울을 벗어나 왕복 6시간 운전하고, 좋은 곳으로
가족 여행한 것인데 이런 식의 여행이라 매번 아쉽다는 생각만 듭니다.
그래서 제가 여행 가서 스마트폰만 볼 거면 이제 나는 여행 가고 싶지 않다고 아내에게 이야기했어요.
그랬더니 아내가 앞으로 안 데려가겠답니다.
내가 차 운전해서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갔다 온 것인데,
누가 누굴 데려갔냐고, 내가 어린아이냐, 애완동물이냐 하면서
나도 모르게 화가 나서 ‘X발’ 하고 욕이 튀어나왔어요.
그랬더니 아내가 저에게 ‘X발새끼, 개새끼 그러면서 앞으로 너 안데려 가‘ 그러면서 더 심한 욕을 하더군요.
지금 결혼한 지 12년 되었는데, 배우자에게 그런 욕은 살면서 처음 들어봤습니다.
제가 화가 나서 먼저 욕을 한 것은 잘못이지만 배우자에게 한계 아니고 홧김에 한 것인데,
아이들이 다 같이 있는 자리에서 그런 욕을 들어서 너무 충격을 받았습니다.
항상 어딜 갈 때 차를 타도 가족이 모두 헤드폰과 스마트폰 준비해서 귀에 끼고,
의자 제끼고 누워있고, 저는 운전만 해요.
그래서 내가 무슨 운전하는 로봇이냐?
차 탈 때 다들 그렇게 하면 나는 어떤 기분이겠느냐 했더니 다른집도 다들 그런다고,
그러면 각자 차에서 뭘 해야 하냐고 되묻습니다.
차에서 같이 풍경도 보고, 노래도 듣고, 이야기도 하고 그러면 좋겠는데,
그런걸 바라는게 참 쓸데없는 욕심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는 어릴적에 부모님과 같이 살지 못해서 같이 여행한 추억이 하나도 없어,
저희 아이들은 되도록 그렇게 키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는데
참 어렵네요.
너무 긴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댓글
  • drbasic 2025/11/11 19:30

    여기서 다른사람이 님의 가족 욕하는것을 원치 않는다면
    이런 문제는 가족끼리 대화로 해결하심이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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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날 2025/11/11 19:35

    그렇네요. 누가 가족 욕하는 걸 좋아할까요. 저는 누군가 공감해주길 바라고 쓰게 된것 같습니다. 조언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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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르파 2025/11/11 19:30

    여행가면서 차에서 휴대폰 들여다보고 가는 것만큼 멍청한 짓이 없죠. 바깥 풍경 보려고 여행 가는 건데.
    외국을 한 번 나가보세요. 그때도 폰 보고 있을런지. 외국 가서도 그런다면 가족 여행은 없다고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hZxaqg)

  • 다음날 2025/11/11 19:36

    외국 가서도 똑 같은 상황입니다. 괌, 푸켓 갔었는데, 똑같은 내용으로 또 싸웠어요.
    해외에 가서도 휴대폰만 들여다 봐요...ㅠ.ㅠ

    (hZxaqg)

  • Liber 2025/11/11 19:32

    그시기 아빠는 운전기사 ....
    뭔가 해줄려고 하지마세요 .... 맘만 상함.ㅜㅜ
    좀더 시간지나면 아빠의견도 듣게 됩니다.
    걍 해달라는거 해 주고 그속에서 내가 즐길꺼리를 찾아보세요 .

    (hZxaqg)

  • 다음날 2025/11/11 19:38

    그래야 하는데, 저는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귀하고 소중하게 느껴져서 자꾸만 그러지 말자고 이야기를 하게 되네요. 그러면 또 싸움이 일어나고..계속 반복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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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elixxx 2025/11/11 19:34

    운전 교대하면서 하면 안되나욛 ㄷ 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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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날 2025/11/11 19:38

    아내가 운전 면허 딴지 10년 되었는데, 차를 끌고 나가기만 하면 어디 부딪혀서 오고, 아직도 주유도 할줄 물라요. 장보러 가거나 가까운데 갈때만 아내가 운전해서 다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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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EIBRAIN 2025/11/11 19:35

    와이프분이 못됐네요
    남편은 가정적이고 잘 살려고 하는것 같은데

    (hZxaqg)

  • 다음날 2025/11/11 19:41

    스마트폰 보는게 유일하게 스트레스 해소하는 것이라고 해요. 그런데 그걸 아이들이 다 따라하니 답답하네요. 밥상에서도 스마트폰 보면서 먹어요. 진짜 환장 하겠습니다. 보는건 유튜브 아이돌 영상이랑 주식채널, 정치채널 같은건데 거의 24시간 틀어봐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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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고민임 2025/11/11 19:38

    2박 3일을 가세요

    (hZxaqg)

  • 다음날 2025/11/11 19:40

    그러고 싶은데, 아이들 학교 빠지면 학업 뒤처진다고 반대를 해서 그러질 못하고 늘 1박 2일로 갔네요. 저는 이런 여행을 할꺼면 그냥 당일로 서울 근교 다녀오는게 더 낫다고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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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ustDoIt! 2025/11/11 19:41

    서로 생각이 다른데 지금 부터 본격적으로 튀어나오기 시작하는군요
    그거 솔직하게 말해 더하면 더했지 절대 달라지지 않습니다
    빨리 각자갈길 가는걸 추천드립니다

    (hZxaq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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