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ZR로 찍은 사진 한 장...
니콘포럼의 유령, 듣보잡 굿놈 인사 올립니다.
ZR을 보름간 써보며 느낀 점 살짝... 사용기나 리뷰 그런건 아닙니다.
1. 사실 레드의 감성?이라는 것 자체를 잘 모르고 넷플릭스에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 정도의 느낌이 자동으로 나오는건가 하는 막연한 생각만 가지고 레드의 R3D NE 코덱으로 열심히 촬영해 봤습니다.
장점이라면... 베이스 감도 800과 6400에서의 활용성. 일단 RAW 파일이 주는 다이내믹레인지의 혜택은 ProRess Raw에서도 어느 정도 누릴 수 있는거라 크게 다르다는 생각은 안들었습니다. 여하튼 감도 세팅이 네이티브 800부터 시작한다는 것 때문에 H.264에서 800과는 노이즈 차이가 큽니다. 6400으로 가면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노이즈 억제나 질감이 다르지요. 밤에도 노이즈 신경 안쓰고 촬영할 수 있다는 게 시네캠의 장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ND 필터에 50만원은 지출했...
(참고로 말씀 드리면 베이스 감도로 설정해도 200에서 12800인가 까지 세팅이 가능하나 다른 감도로 해서 촬영하면 저감도에서는 명부쪽 디테일이 다 죽습니다. 반대로 고감도로 올리면 암부쪽에서 노이즈가 많이 올라오더라구요. 12비트의 한계인가 싶기도 하고 사진에서처럼 기대하시면 실망이 클거 같습니다. 이거 알아채리는 데 하루도 안걸림. 그냥 딱 800 혹은 6400으로만 찍는 게 마음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으실듯 해요. ND필터 쇼핑 필수)
그리고 색감은.. 결국 제 손을 거치면 레드건 뭐건 다 제 스타일로 나오더라구요. 특별히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레드의 특성이 바로 툭 튀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LUT만 적용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DR을 이용해 색정보들을 최대한 뽑아 내고 밝은 영역부터 어두운 영역까지 기호나 의도에 따라 보정하다 보면 결국 제 취향의 색감이 나옵니다. (16비트면 어마나 좋을까 상상하며 레드 얼마인가 검색한 건 비밀.)
H.264, 265에 비하면 그 자유도가 훨씬 넓고 명부 암부 할 것 없이 색정보가 가득하다는 게 촬영시 노출을 조금 실패 하더라도 후반작업에서 어느 정도 커버가 된다는 게 장점이면서 또한 다른 RAW 코덱도 대동소이 한 것이므로 레드 코덱이라서 더 좋다 나쁘다 말하기는 좀 애매합니다. 다만 레드의 다양한 LUT들을 기본으로 하면 컬러그레이딩 하는데 시간을 좀 아낄 수 있고 용도에 따라 느낌을 달리 할 수 있다는 장점이 타 RAW 코덱에 비해 낫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아, 그리고 32비트 레코딩은 정말 기가 막힙니다. 이거 하나 때문이라도 일반적으로 공연 등에서의 촬영시 스트레스가 확 줄어들었어요.
2. 바디 자체는 생각보다 키가 크고 묵직한 느낌입니다. HDMI나 메모리카드 위치 같은 건 사실 깔 일은 아닌거 같고요. 조금 불편한 대신 돈을 아꼈으니까요. 다만 스위블 액정은 혹여 외부 마이크만 연결해도 스위블액정의 장점을 다 살리지는 못하겠더라구요. 로우앵글 하려면 조금 가려지거나 삐딱하게 틀어서 봐야 하기 때문에 아예 모니터 연결해서 쓰게 됩니다. 그럼 또 묵직해 지니 리그 셋팅 해서 삼각대에 올리게 되고 그러면 또 배터리 올리고 하다보면 스위블이 필요가 없어지는...
ZR은 보통의 경우 딱 케이지(손잡이 때문에 필요해유)만 장착하고 가벼운 렌즈 달고 일상을 시네마틱하게 담는 취미를 가진 일반 사용자용이 아닌가 싶습니다. 동시에 현업 종사자들에게까지 손을 뻗는... 욕심이 과한 거 같으나 가격을 보면 납득이 되는 희안한 포지션.
개선 되어야 할 사항이라면,
(1) 다른 반응 속도들은 최고인데 녹화버튼 누를 때 약간의 딜레이 때문에 실수한 줄 알고 다시 눌러서 꺼지기도 한다는 것. 반대로 껏는데 안꺼진줄 알고 다시 녹화버튼 누르기도...
(2) 듀얼베이스 ISO... 생각보다 DR이... 실제 15스탑에 이르지는 못한다는 점. 감도 설정의 자유도가 적음 (노이즈 문제)
(3) 메뉴 구성이 사진과 똑같은데 추가된 기능들까지 더해 정신이 없다는 것. 폼펙터 자체가 새로운데 메뉴 구성은 똑같아서 Z6iii 쓰는 느낌
(4) 사진은 가끔 찍지만 마이크로 SD카드에 저장하는데 아직 니콘트렌스퍼2에서 SD 슬롯을 못 읽네요. 환장합니다. 이거 꺼내서 컴에 옮기는거 끔찍.
(5) H.264 / H.265 품질이... Z6iii 보다 못한 느낌. 환경이 달라서인지 모르겠으나 일상적인건 265 10비트만 써야 해서 아쉽네요.
(6) ProRess LT 꼭 넣어줬으면
(7) 그 외에 자잘한 불편사항이 있으나 다 기억이 안날 정도로 아직은 아쉬운 점 많습니다. 펌웨어 업데이트로 완성형 바디가 되기를 빕니다.
아마추어가 쓰기엔 스펙이 과하고, 현장에서 쓰이기엔 뭔가 아쉬운 구석이 몇 가지 있고... 그럼에도 확실히 니콘을 다시 보게 되는 바디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아직 자잘한 문제들이 있으나 펌웨어 업뎃으로 해결될 일일테고, 그에 따라 메인캠이 되기도 하고 서브캠으로 굳어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참고만 하시라고 ZR로 촬영한 아무런 의미도 없는 영상 하나 링크 남깁니다.
아 그리고 ZR 증명사진이요.


두루두루 댁 내 평안하시길...
(아, 이제 장롱에 넣어둬야지. 흐흐)
아빠가 안티, 이쁜 공주님을..ㅎ
제일 이쁜걸로 골랐습니다. ㅋㅋ
장농안에 뭐가 있을까요?
음... 좋은 거 많에 둘어 있다고 하믄 훔쳐 가실까봐 말 안하겠습니다. ㄷㄷㄷ
세팅 잘 하셨네요~유용한 후기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H.265 화질은 왜 그런지 아쉬움이 좀 남아요)
치밀하지 못해서 말만 장황했습니다. 결론은 쓸만하다 이고 레드코덱 활용은 연습이 필요하다 네요. 김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는요. 디테일이 없어서 죄송하네유. ㅎㅎ
주요 사항을 잘 요약해 주셨군요. 유튜브에 올라 온 다른 분들의 리뷰에서도 이 글과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더군요. ZR이 니콘 시네마 라인의 첫 바디임에도 무난하게 잘 나온 것 같습니다..ㄷㄷ